며느리와 벼 이삭 수북수북 옛이야기
강무지 지음, 신민재 그림 / 한솔수북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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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무지 글 / 신민재 그림 / 한솔수북

옛날 어느 마을에 아들을 셋 둔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어요.
며느리까지 다 본 할아버지는 슬기롭고 부지런한 며느리를 가려 논밭을 물려줘야겠다고 생각합니다.
할아버지는 세 며느리에게 벼 이삭을 하나씩 나눠주며 보잘것 없어 보이는 벼 이삭이지만 다 쓸모가 있다며 나름대로 한 번 써보라 하지요..
맏며느리는 낟알을 다 까서 밥에 넣어 먹고 둘재는 오래 두려고 처마 밑에 매달아 놓고.. 막내 며느리는 궁리 끝에 참새를 잡는 미끼로 쓰지요.
그리곤 잡은 참새를 달걀 하나랑 바꾸고 옆집에 부탁해 달걀을 품게 해 병아리를 키우고.. 병아리가 암탉으로 닭들이 돼지 무리로.. 돼지 무리를 송아지로  또 송아지를 누렁소로 키우게 됩니다.   
삼 년이 지난 후 벼이삭 하나로 며느리들이 무엇을 했는지 답을 들은 할아버지는 며느리들을 모두 칭찬하고 그중에서도 가장 지혜롭고 부지런한 막내 며느리한테 논밭을 물려 줍니다.
그 뒤로 막내며느리는 힘든 농사일도 척척 해내고 형님네들과 사이좋게 골고루 나누어 함께 잘 먹고 잘 살았다 하네요.

옛이야기 속에는 권선징악이나 슬기로운 삶의 교훈 같은 것들을 보게 됩니다.
이 책을 보면서도 부지런함, 지혜로움, 착한 마음과 나눔 같은 것들이 떠올려지더군요.
같은 벼이삭 하나라도 누군가에게는 한 술의 밥이 되거나 씨앗이 되기도 하고 다른 이에겐 그 가치가 남다른 커다란 누렁소로 바뀌게 되었어요. 
더우기 막내며느리는 지혜로움 뒤에도 다른 형제들과도 나눔을 행할 수 있는 덕을 갖추기도 했고요.  
또 할아버지는 며느리들의 이야기를 듣고 벼이삭을 하찮게 생각지 않고 모두 소중히 여긴 것을 칭찬합니다.
작은 것에도 그 가치를 생각할 줄 알고 며느리들을 현명히 대하는 태도가  막내 며느리 못지 않게할아버지 또한 지혜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벼이삭으로 새를 유인해 잡고 그것이 달걀에서 소로 변하는 과정의 이야기도 흥미롭고 마치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글, 다양한 종이에 그려 오려 붙인 듯한 꼴라주 그림들도 재미있습니다. 

저녁, 규현이랑 아빠랑 책읽기를 하고 함께 독서대회를 해보기로 했어요.
우연히 독후활동지 자료를 보게 되었는데 쓰기가 대부분이라 유주에게는 좀 어렵겠고 또 규현이 혼자 하기엔 재미 없을거 같아.. 규현이랑 아빠랑 하는 독서대회로 하자 했지요.

셋이서 공부상을 앞에 놓고 책읽기를 하는데 잠이 온 유주가 자기도 활동지를 할거라구요..
내심 아빠 따로, 규현이 따로 활동지를 어떻게 쓸지 기대 되었는데..
유주가 하겠다는 바람에 아빠랑 유주가 한 편, 엄마랑 규현이가 한 편.. 실상 엄마 아빠는 보조자입니다.

첫 번째 질문부터 '몰라!!'를 하니 규현빠가 유주에게 객관식으로 문제를 다시 내 답을 적게 하네요. 말로는 답을 대는데 아직 글쓰기는 벅차 세 가지 답을 적고는 그림을 그린다 합니다. 
그나마 규현이는 좀 컸다고 꼼꼼히 문제를 봐가며 답을 적어가네요.

유주는 표지에 나온 막내 며느리를 그린다며 그럴싸하게 흉내내더니 또 곧장 하나 더 옆에 그려 넣습니다. 
글쓰기가 더딘 규현이는 유주가 그림을 마친 후에야 그림 그리기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뜬금없이 닭들을 그리고 싶다고요..
책읽기를 할 때 아빠랑 엄마가 너무 실감나게 닭소리를 내서 그런가 규현이는 닭그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합니다. 


유주는 글 보다는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낫고 규현이는 반대로 그림보다 글이 낫습니다^^
같은 활동지이지만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표지 그림이기도 하고 본문 페이지에 실린 막내 며느리 그림을 복사해 말주머니를 달아보기로 했어요.
유주랑 아빠는 먼저 그림속 표정과 행동을 따라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맞은편에 있는 규현이는 아직 활동지에 그림을 그리는 참입니다.
규현이가 다 마치고 이름을 쓰니 갑자기 유주도 먼저 써놓은 활동지에 이름을 적어 넣네요.

졸렸던 것인지 유주의 말주머니들은 아주 짤막짤막합니다.
더우기 책에 먼저 쓰인 '아함'을 시작으로.. '안녕'과 '휴' '아' 이렇게 네 가지 뿐이에요.
규현이도  말주머니를 쓰기 시작했는데.. 세 개를 이야기해가며 쓰더니.. 좀 지루했던가 담에 하자 며 펜을 내려 놓습니다.

세 번째 며느리 그림은 며느리가 눈을 감고 검지 손가락을 든 그림인데.. 규현이가 '코딱지를 먹을까?'라고 써놓았더군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지만..
그림과 잘 어울리는 듯 해 모두 한바탕 웃었습니다^^
다음 그림들도 하면 재미있을텐데.. (활동지 전에 말주머니 달기를 먼저 할껄 그랬나봐요.)

아빠랑 독서대회를 하려다 살짝 물꼬가 바뀌긴 했지만 아빠랑 이야기도 하고 함께 표정 따라하기, 글쓰기를 하면서 많이 웃었던거 같아요.
활동지에 적힌 글이나 그림보다 중요한 건 이렇게 공유하는 시간이지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기억되는 것은 옛이야기가 전하는 교훈보다 바로 그 시간, 그 즐거움이 먼저일테니까요..  


Tip. 작은 말주머니는 아이들 학습지 스티커 여백 부분을 잘라 써 보세요.
풀칠하지 않아도 되고 아이들이 직접 떼어쓰기 좋구요.
아이들 준비물 이름표나 예쁜 그림도 학습지 스티커에 그려 오려 붙이면 깔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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