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 사막
박경진 글 그림 / 미세기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문득 '내가 그림책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어떤 내용을 쓰고 어떤 그림을 그리고 또 어떻게 채색을 할 것인지.. 그러면서 제가 사는 일상과 제가 보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떠올랐습니다
이 책을 쓴 박경진 선생님은 중국여행중 황량한 모래사막을 보면서 환경의 소중함을 전하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되었다 하시네요
산과 들과 물이 사라지고 모래바람만 남은 땅,, 그곳에선 어떤 일이 있었던걸까요?



말들이 뛰놀고 소들이 모여 한가로이 풀을 뜯는 푸르고 아름다운 땅! 
어미와 새끼말이 웃음 짓고 어린 소가 어미의 젖을 빠는 생명과 풍요로움이 가득한 들판, 그 들판 끝자락엔 우거진 숲이 있습니다
이제 막 부화한 새끼들에게 열심히 먹이를 주는 어미새의 날갯짓이 분주하고 숲에서는 새들의 노랫소리도 계속 들려옵니다
숲 골짜기에는 숲의 동물들이 모두 나와 붉은 열매를 따 먹기도 하고 물을 마시며 살아갑니다
너구리, 사슴, 토끼, 곰, 다람쥐, 돼지, 소 그리고 말들이 뛰노는 맑은 물.. 상상으로 그리는 땅은 이렇게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사람들이 하나 둘 몰려들고.. 사람들은 그들의 터전을 만들기 위해 길을 내고 집을 짓고 또 사냥과 부를 위해 닥치는 대로 말과 들소들을 잡아 들입니다
사람들이 모여들수록 길과 집이 늘어나는 대신 푸른 들판과 울창한 숲, 맑은 시냇물과 동물들은 점점 사라져 가네요
비가 내리지 않고 땅이 메말라가자 사람들은 숲을 다시 살리는 대신 그곳을 떠나갑니다
그리고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 그곳은 풀 한포기 자라지 않는 삭막한 모래사막으로 변했습니다

사람들이 그들의 풍요로움을 즐거워하는 동안 동물들이 그들이 나고 자라온 숲을 바라보며 아쉽게 떠나가는 그림이 기억에 남습니다
푸른 색이 점점 줄어들면서 갈색 집과 갈색 사람들로 빽빽이 채워지던 그림이 모래언덕과 모래 사막으로 변하는 것이 허무하기도 하고요..

먼 훗날
푸른 들판과 울창한 나무숲과
맑은 시냇물이 되살아나는 날,
그날이 오면 모두들 다시 돌아와 줄까?
정답던 동물들
그리운 내 친구들이.
  (책 내용에서)

사라진 푸른 들판과 울창한 나무숲, 맑은 시냇물을 되살려줄 이는 누구일까요?
과연 모래사막을 만든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요? 
인간이 자연의 주인으로 살아온 지난 날, 세월 속에 묻히고 또 세월 속에 속수무책으로 사막화되어 가는 땅에 대한 안타까움과 사람에 대한 생각들이 남는 그림책입니다
초록과 갈색의 대비, 똑같은 색깔과 똑같은 모습으로 단순하게 그려진 사람들의 이기심.. 그림을 보며 인간이 만든 사막화와 환경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잃고나서 안타까워 하는 아쉬움을 담은 그림책이 아니라 우리의 자연과 우리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보여주는 그림책이 많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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