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활동] 두부랑 눈이랑~♬ 차갑고도 즐거운 촉감놀이

명희의 그림책 ㅣ 보림 창작 그림책
배봉기 지음, 오승민 그림 / 보림 / 2008년 2월

배봉기 글 / 오승민 그림 / 보림

아빠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고 창밖 길에선 저벅저벅 사람들 소리가 들리는 어두컴컴한 저녁입니다. 명희는 혼자 방에 앉아 그림책을 보고 있어요
엄마가 보고 싶으면 명희는 엄마의 스웨터를 끌어안고 작년 생일날 엄마가 사준 그림책을 봅니다
읽고 또 읽어 이제는 다 외워버린 그림책.. 그곳엔 흰곰과 노는 행복한 아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책 속의 흰곰이 명희 곁으로 왔어요
흰곰과 명희는 택시와 기차를 갈아 타고 버스를 타고.. 그렇게 그리워하던 엄마를 찾아 다시 집으로 출발합니다
그리고 술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던 아빠를 찾아 집으로 돌아옵니다
작게 꼬부리고 잠든 명희는 자기가 바라는 소원을 꿈꾸며 아빠와 엄마를 그리워하고 또 기다립니다

그림책에서 세상을 보고 그림책에서 감동을 받고 또 배우게 되네요
아빠의 가정폭력으로 집을 나가버린 엄마, 그리고 술만 마시고 자신과 가정을 돌보지 않는 아빠를 둔 명희는 혼자 반지하 어두운 방을 지킵니다
그림책을 보며 책속의 아이처럼 행복을 꿈꾸는 명희는 곰과 함께 엄마와 아빠를 찾아 집으로 돌아오는 꿈을 꾸지요 
눈 오는 겨울날, 잿빛의 그림들.. 잔잔한 글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이라 그런지 애잔하고 슬펐어요
가정불화때문에 보호받지 못하고 방치된 명희.. 부모의 사랑을 그리워하고 간절히 원하는 명희의 모습을 보며 따뜻한 가정과 사랑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엄마로서.. 엄마의 자리가 얼마나 큰가.. 또 한 번 배우게 됩니다
아이들은 아직 명희의 마음도 이 책의 메시지도 모르겠지만요,,
함께 읽으면서 아이들에게 상처가 아닌 사랑이 될 수 있도록 부모의 역할을 바르게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두부로 아이들과 조물락 조물락 미술놀이를 해보았어요
두부 한 모를 꺼내주고 둘로 똑같이 가르라는 미션에 규현이가 케잌칼로 싹둑! 자르고
손과 칼로 마구 주물주물 으깨뜨리면서.. '차갑다' '부드럽다' '뿌지직거린다' 말이 많습니다

규현이에게 책에 나오는 하얀 곰을 만들어 보쟀더니 먼저 강아지를 만들어보고 싶다 합니다
곰은 귀가 위로 섰는데 강아지는 귀가 옆으로 있다면서요..
둥근 모양은 엄마랑 함께 만들고 규현이가 귀를 만들고 콩을 놓아 후훗~ 웃는 강아지와 곰을 만들었어요

동그라미 두 개를 이어 눈사람을 만들고 빨대로 후후 불어 두부가 어떻게 되는지 해보고 싶다 하더군요
후후후~~ 부는가 싶더니 두부가 입으로 들어갔다는 규현이^^
유주는 그사이 물감을 섞어 색두부를 만들었어요
조물락조물락~ 섞어 손에 한가득 움켜쥐고 뿌지직!! 뿌지직 똥이 되었다는 아이들은 기분이 무지 좋습니다

아!! 아!! 어!! 감탄사가 연발! 규현이 표현대로 대박이다!! 놀이 재료입니다
두부를 치우고 쟁반에 한가득 눈을 담아 왔거든요
아파트 복도에 들이친 눈이 제법 쌓여서 쟁반에 눈도 소담합니다
(몇 년에 한 번 내릴까 말까한 많은 양의 눈이라 세상이 온통 하얀색이네요)
 

으악~ 넘 차갑다^^
물감두부를 만져서 그리고 차가운 눈을 만진 아이들 손이 빨강색이네요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그 즐거움~ (소심한 엄마는 더운 물을 옆에 준비하고^^)

둥글둥글 눈을 굴려 눈덩이 두 개를 만들고 작은 눈사람을 만들었어요
아이들이 놀면서 그 작은 눈사람에게 눈싸움을 하기도 하고 콩 박았던 얼굴이 어느새 사라지고 팔이 여기저기에 생겨 괴물이 되기도 했어요
유주는 눈사람 아이스크림 케잌이라며 먹고 싶다고도 하고요.. 눈덩이를 규현이 옷 속에 쏘옥 집어 넣기도 합니다
규현이는 뒤로 벌러덩!!

'명희네 엄마의 얼굴을  만들면 어떨까?' 물었더니 규현이랑 유주가 싫다네요
에구에구~
대신 플라스틱 통으로 동글동글한 아이스크림 케잌만 잔뜩 만들어놓고 먹으라고 내밀더군요
눈에도 물감을 섞어 아이스크림이 바닐라도 있고 딸기도 있어요

방바닥이 눈과 으깬 두부로 질척이는데 오늘은 아이들이 그냥 즐거워하는 날이었음 싶었어요
씻으면서 아이들이 정말 재밌었다고 하더군요
소소한 것에서 행복과 사랑을 느끼는 아이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