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살배기 아이가 들려주는 예쁜 사랑이야기

사랑은요 - 네 살배기가 들려주는 10가지 사랑 이야기
마에다 케이코 지음, 마츠이 미유키 옮김 / 예꿈 / 2009년 10월

[사랑은요..]는 붉은 표지와 하얀 바탕에 줄지어 있는 사과그림이 인상적인 그림책이에요 
빨간 원피스를 입은 귀여운 아이, 빨강, 노랑, 연두, 파랑 등의 따뜻한 색감의 색연필로 깔끔하게 그려진 책과 꽃, 빵과 풍선 등 삽화 모두 아기자기하게 느껴지고요..
접혀진 책장을 펼쳐 책 속의 그림과 글을 보는 재미도 새롭습니다 

책읽기를 하기 전, 먼저 아이들에게 사랑이 무어냐고 물었습니다
제목 옆에 '네 살배기가 들려주는 10가지 사랑 이야기'라는 부제가 우리 아이들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궁금하게 했습니다 
여섯 살인 큰 아이는 '빨강 하트'라 하고 네 살인 둘째는 '백설공주'라고 합니다
큰 아이 답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 비슷해서 그냥 지나쳤는데 갑자기 백설공주라 하니 그 이유가 궁금하더군요
"응,, 왜냐하면요.. 내가 갖고 싶은 거니까요.."
같은 네 살인 우리 딸래미는 '갖고 싶은 것'이 사랑이라고 해요

책 속의 아이는 무엇을 사랑이라고 할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사랑은요.. 
엄마 아빠가 책을 읽어주시는 거에요
꽃에 물을 주는 거에요
우유를 마시는 거에요
빵을 나눠 먹는 거에요
아이스크림을 먹는 거에요
작은 새들에게 열매를 하나씩 주는 거에요
풍선처럼 하늘을 나는 거에요
함께 사는 집이에요
내 모습 이대로 사랑해 주세요
내일 또 만나는 거에요

아이가 말하는 사랑은 참 다양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이유들은 모두 고개가 끄덕여질만큼 솔직하면서도 부모로서 생각나게 하는 것들이 많아요

엄마 아빠가 책을 읽어 주시는 것, 책 속에 사랑해가 들어 있으니 하나 둘 셋을 넘어 백 권을 읽어달라 하구요
엄마 아빠랑 하는 책읽기 시간 뿐만 아니라 엄마 아빠와의 놀이시간을..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그 시간을 공유하면서 아이들은 사랑받는다고 느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꽃에 물을 줌으로써 꽃이 날마다 더 예뻐질거라고, 빨리 자라 친구들을 안아줄 수 있게 우유를 마실거라고.. 또 내가 다 먹고 싶어도 친구가 활짝 웃으니 친구랑 빵을 나눠 먹는 것이 사랑이라 말하는 아이는 나 혼자 욕심내지 않고 뭐든지 친구와 나누려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어요
내 품을 내어 그 따뜻한 온기를 전하고 나누는 일,, 아이가 생각할 때에도 그것이 사랑임을 알고 있나봅니다
음,, 그러고 보니 우리 딸내미하고는 반대의 기특한 생각을 하고 있구요 ^^

아이스크림을 같이 나눠 먹고 열매를 못 받아서 우는 새가 없도록 새들에게 열매를 하나씩 주고 높이 날 수 있도록 풍선처럼 하늘을 나는 것이 사랑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함께 사는 집에서 그대로 사랑해달라고 말하네요
'그대로 사랑해주세요'는 부모에게.. 우리 어른들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콕 찝어 일러주는거 같아요
그대로 사랑하는 일...
점점 그것을 잊고 기대하는 사랑을 키우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사랑은 과연 얼마만큼 일까,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어요
내 아이에게 어떻게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줄까 하는 여러가지 생각도 말이에요

아이가 말하는 사랑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구체적이고 솔직합니다
그리고 매번 아이는 100이라는 숫자를 세네요
또 그 숫자처럼 그림들이 100개씩 그려져 있어서 책읽기를 하면서 아이와 세어보는 것도 즐거운 일 같아요
이 책읽기를 할때는 그냥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손을 잡고 읽어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책 읽는 그순간 엄마 아빠가 널 사랑해 하고 말하지 않아도 아이는 엄마 아빠의 마음을 먼저 알거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