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다음 집
상현 지음 / 고래인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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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다운 집을 꿈꾸는 모두를 위한 한 줌의 햇살 같은 책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도 한 번쯤은 해봤을 법한 놀이.

형형색색의 우산들을 이리저리 펼쳐 쌓아 만든 돔.

식탁 의자 몇 개 세워두고 이불을 느슨하게 얹은 텐트.

계절 이불이 들어찬 장록 속, 손전등 하나로 밝힌 동굴.

그 작고 아담한 공간이 온몸을 말랑하고 부드럽게

감싸안아 주는 것만으로 안도감과 자유로움을 하염없이

만끽하고는 했다.


아담한 방의 첫인상은 흡사 작은 큐브와 같았다.

당연히 불편함 투성이었다.

그럼에도 좋았다. 어쩌면 크지 않아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온전한 나만의 시간, 어설프게 꾸려가는 살림,

다닥다닥 채워가는 추억,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두 면만이 온기가 달아나지 않는 곳이었다.

다닥다닥  붙은 집들은 답답하다고만 여겼는데

매서운 도시의 겨울,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나름의 생존 방법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집에서 멀어질 필요가 있다.

바닥에 몸을 붙고, 벽에 어깨가 기울고, 침대에 등이

파묻히는 자각이 들 때면 애써 나를 집에서 떼어놓으려 한다.

대충 손에 잡히는 옷에 몸을 집어넣고, 현관문을 여는 동시에

신발의 뒤축에 발을 툭툭 밀어 넣는다.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문을 닫는다. 그럼 집은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점이 된다.

그때, 걸음이 시작된다.


어떤 인물들이 어떤 배경에서 어떤 서사를 이루어지는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소설이 되듯, 집도 그 속에 담기는 사람과

놓일 땅과 짜임새가 다른 한, 무한히 달라질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는 것.

아파트에 둘러싸여 살다 보니 당연한 것을 잊고 지냈다.

모두가 각각의 이야기를 담은 유일한 집에 살 수 있다면

보다 자연스럽고 평온할 텐데. 

다소 비현실적이지만 그런 희망을 품어보았다.


결국 집이 만드는 치유의 종착역은 볕이 가장 풍부하게

존재하는 바깥으로 향하는 것이 아닐까. 다시 나갈 수 있는

용기를 내어 신발을 신고 현관문을 나서 걷고, 자연을 누리고,

누군가를 만나고, 살아내는 것이리라. 하지만 가정 먼저,

눈부실 만큼 볕 좋은 날, 창문을 활짝 열어보는 것부터 해 볼까.


'집은 그냥 집일 뿐이야.' 진짜 중요한 것은 그 속의 나와 

함께했던 사람들, 그 모든 기억의 장면들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goraein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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