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 뽑은 고려 노래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고전
윤성현 지음, 원혜영 그림 / 현암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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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시절 특히 좋아했던 향가와 고려가요. 향가로는 <제망매가>를, 고려가요로는 <청산별곡>과 <가시리> <정석가> 등을 좋아했고, 백제의 노래인 <정읍사>는 지금도 옛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시간을 내어 다시 공부하자 마음먹었지만, 마음만 몇 번을 먹었는지; 하여 이 책을 보았을 땐 '이건 사야 해!' 하며 바로 장바구니에 넣었다지. 세월이 흘렀다지만, 이 노래들이 전해진 몇 백 년에 비할 수 있을까. 꿈 많은 십대 시절 그 느낌 그대로 내 마음에 살포시 다가온다. 옛글은 그래서 좋다. 그렇지만 경기체가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지잘난맛에지어허세가득한 느낌이 오글거렸던 것 같다; 그래도 다시 보면 재미있겠지. 지금은 속요만 보고 있어서; 내가 사모하는 고려시대 학자 이제현이 <익재난고>의 <소악부>에 옮겨놓았다는 옛노래도 좋았다. 아 멋진 사람들은 멋진 일을 한다니까!  

그런데 그 십대 시절 후렴구가 가장 인상적이고 그래서 웃겼던 <청산별곡>은 다시 보니 가슴이 아파온다. 누구였을까? 이렇게 외롭고 서러운 마음을 노래로 남긴 사람은. 아주아주 오래전 희노애락을 노래한 사람들은 사실 나와 다르지 않은 이들일 테지. 노래 한 수가 몇 백 년의 시간을 뛰어넘게 해 준다. 예술이란 이처럼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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