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재기이 - 타고난 이야기꾼, 추재 조수삼이 들려주는 조선 후기 마이너리티들의 인생 이야기
조수삼 지음, 안대회 옮김 / 한겨레출판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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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삼의 <추재기이>는 꼭 한번 읽어 봐야지 했던 작품이었다. 그런데 안대회 선생님께서 풀어쓴 이 책이 나온 걸 알고는, 역시!!!라는 소리가 나왔다. 기득권보다는 주류에서 밀려난 사람들에 대해 애정을 갖고 글을 써온 선생님에게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 편 한 편 그리 길지는 않지만, 어느 역사책에도 거의 기록되지 않는 시장통의 보통, 때로는 그보다 더 아래에 자리한 사람들의 이야기.  

지은이도 그렇지만, 조수삼 또한 참으로 훌륭했던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신분이 존재했던 시대, 중인 출신이었던 그는 아마도 더 높은 자리를 꿈꾸었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에게 눈길을 주었고, 또 그것을 기록으로 남겼다. 물론 그의 구술에 손자가 기록을 한 것이지만, 달라질 게 무어랴.  

나는 어느 시대에나 엄연히 존재했던 마이너리티들에게 눈길을 주고 이를 기록으로 남긴 사람들을 존경한다. 과거에나 현재에나 그런 기록을 남겼고 남기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다. 그리고 그 과거의 기록을 잘 알고 보존하는 것이 후대 사람들의 의무라고도 생각한다. 찾아내고 풀어쓸 재주가 없는 나로서는, 이렇게 다른 분들이 노력으로 얻은 결실을 열심히 찾아보는 것이라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할 것이다. 나의 눈은 무엇을 보고 있는가, 제대로 보며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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