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는 늑대
팔리 모왓 지음, 이한중 옮김 / 돌베개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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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 모왓에 대해 듣자마자 바로 이 책을 샀다. 책의 정보는 보지 않고 저자에 대해 검색해보았다. 인상 좋은, 푸근해보이는 할아버지 프로필 사진이 떴다. 산타클로스 같다고 웃었다. 얼굴만 보았지만 몸도 동글동글할 것 같은 할아버지는, 유머를 너무나도 잘 아는 사람이었다. 정말 깔깔거리며 읽었다. 마지막에 이르기 전까지 마치 내가 저자와 함께 늑대를 관찰하고 언 땅을 구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내 눈이 늑대를 보고 있고 늑대들이 나를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착각도 아주 큰 착각. 마지막 페이지를 읽으며 눈물이 나는 걸 보며 내가 훔쳐본 이 세계가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했는지를 절감했지만, 나는 그저 인간일뿐이다. 잃어버린 세계를 스스로 외면하고만 저자와 같은. 허나 내가 그 분을 어찌 나무랄 수 있을까. 나는 아마도 그만큼도 마음을 열지 못하고 더 큰 두려움에 휩싸여 분노했을 것이다. 저자가 훔쳐본 늑대들의 세계, 다시 내가 훔쳐본 그 둘의 세계. 두 세계 모두 나는 경험할 수 없을 거라는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슬픔과 두려움이 그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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