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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유가 있습니다 : 거룩을 키우시는 하나님의 훈련 - 사무엘상 3 ㅣ 김양재 목사의 큐티강해
김양재 지음 / 두란노 / 2021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대 때 말씀의 달콤함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큐티를 제대로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었다. 그래서 어머니가 예전에 제자훈련을 받을 때 숙제로 받았던 책 중 큐티에 관련된 책(오래된 책이라 이름도 잘 기억나지 않지만)을 읽는데, 그 책에서 큐티의 최종(?) 단계가 설교라고 되어 있었다. ‘설교가 큐티라고?’라는 생각에 그땐 나름 인상적인 이야기였는데, 이 책을 읽으니 그때 기억이 난다.
사무엘, 사울, 다윗, 요나단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사무엘상의 내용을 통해 이 책에서는 크게 두 가지의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있다. 첫 번째는 고난이고, 두 번째는 회복이다.
고난은 인생의 주요 주제이기도 하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고 있어서 그런지 이 주제는 최근 더욱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이 책의 부제에도 잘 나와 있지만, 저자는 고난을 ‘거룩을 키우시는 하나님의 훈련’이라 표현한다. 사람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하나님의 기름 부으심이 임했을지라도 정말로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으로 ‘거듭’ 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난의 과정을 겪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 다윗이 어떻게 참 ‘다윗’이 되었는지 그 여정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성경 인물의 말 하나, 행동 하나,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의도까지도 예리하게 풀어내는 저자의 시각이 탁월하다고 느꼈다. 다윗과 아히멜렉 사이의 대화나 다윗과 요나단의 관계, 미갈 이야기 등 평소에 성경을 읽으면서 궁금하게 생각했던 부분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두 번째 키워드는 ‘회복’이다. 이 책은 일반적인 강해 설교집이 아닌 ‘큐티 강해’라 이름붙여져 있다. 책에서도 저자가 밝혔듯이 일반적인 삼대지 설교나 주석 인용 등의 방법보다 자신과 공동체의 삶의 모습과 성경의 인물들의 상황을 연결시키고 그 안에서 적용을 이끌어내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모든 성경(적어도 이 책의 내용에서는)의 이야기가 회복, 특히 깨어진 가정의 회복과 연결되는데 이것은 이 교회 공동체가 가진 특징이자 하나님이 이 목사님을 통해 맡기신 사역의 특징과도 연결되는 것 같다. 나처럼 다소 무난(?)하게 신앙생활을 한 사람에게는 너무 광풍이 휘몰아치는 이야기들이 많아 이런 공동체의 모습이 잘 상상이 되지는 않지만, 어떤 모양이든 성도의 삶에는 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기 깨어짐, 자기 부인의 스토리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성경 인물들이 처한 문제 상황과 그들의 반응,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살펴보는 것은 참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교훈이 된다. 이 책에서 그런 적용점들을 많이 제시해 주어서 좋았다.
‘날마다 황소를 드는 것이 큐티입니다.’
이 책에 소개된 예화 중 가장 내 눈길을 사로잡은 문구다. 황소를 거뜬히 드는 장사꾼이 그 비결을 밝히는데, 그 황소를 송아지 때부터 매일 들었다는 것이다. 매일 말씀을 읽고, 말씀과 씨름하며, 말씀을 적용하고 실천하기 위해 애쓰는 그 한 걸음 한 걸음이 결국 나의 믿음의 실력을 쌓는 길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성경이 진리이기 때문이고, 또 다른 이유는 저자인 목사님 본인이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 하지 않았던가.
책의 제목과 같이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다. 원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우리의 삶이 그렇다.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실 때부터 지금까지 모든 순간이 하나님의 예상 밖의 일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하나님이시기에 내가 믿고 의지하고 살아갈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리스도인은 곧 죄인이다. 자기 안에 구원이 없음을, 삶의 해결책이 없음을 인정하고 주님께 나오는 자들이다. 저마다의 상처가 있고 아픔이 있다. 특별히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은 더 그것이 부각된다. 다 이유가 있다. 그리고 다 방법이 있다. 성경은 진리인데, 이 진리는 틀에 박힌 정답이 아니라 인격적으로 우리 삶에 적용되는 해답이다.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것이 나만의 고민이 아니었구나’를 깨닫게 된다는 점에서 위로가 된다. 특별히 가장 가까운 관계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체들에게, 혹은 주변에 그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있어 그들에게 힘이 되어주기를 원하는 지체들에게 이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 내가 사울이고, 내가 다윗이고, 내가 요나단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그 때부터 하나님이 관계 속에서 역사하기 시작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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