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나영·전영주·박유진의 한국은 해킹되었습니다는 해킹을 기술 사고가 아닌 국가적 재난으로 규정하는 책이다. 이 책은 대한민국이 왜 해커들의 쉬운 표적이 되었는지, 그리고 그 구조적 원인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해킹은 더 이상 특정 기업이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경제·일상 전체를 위협하는 실체적 위기임을 분명히 한다.추천사들이 강조하듯, 우리는 보이지 않는 전쟁에서 반복적으로 패배해 왔고 그 사실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왔다. 보안을 비용으로 취급하는 문화, 책임을 회피하는 제도, 침해 사실을 숨기는 관행이 위기를 키웠다는 분석은 뼈아프다. 특히 지정학적 갈등과 정보전, AI 시대의 도래 속에서 한국의 취약성이 어떻게 확대되고 있는지 현실감 있게 설명한다.이 책은 공포를 조장하기보다 변화의 필요성을 요구한다. 정부·기업·시민 사회 모두가 역할을 바꾸지 않으면 같은 실패는 반복된다는 경고가 분명하다. 국가의 안전과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불편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현실 진단서다.
김주하의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갑니다는 차분한 문장으로 깊은 통증을 건네는 에세이다. 이 책은 위로를 서두르지 않고, 상처를 쉽게 봉합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아픔이 아픔으로 존재하도록 허락하며, 견뎌온 시간의 무게를 정직하게 드러낸다.얼어붙은 한강 위를 걷는 고양이의 이미지는 이 책의 정서 그 자체다. 차갑고 위태로운 세계를 건너면서도 멈추지 않는 작은 존재의 걸음은, 상처 입은 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아프게 한 이들을 쉽게 용서할 수 없다는 감정까지도 숨기지 않고 담아낸 점이 인상적이다. 이 책은 용서를 강요하지 않고, 먼저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라고 말한다.담담하지만 단단한 문장들 속에서 저자의 태도와 삶의 결이 또렷하게 느껴진다. 상처를 안고도 삶을 건너가는 이들에게, 이 책은 조용한 동행이 되어준다. 쉽게 잊히지 않는 여운을 남기는 에세이다.
김수림의 따뜻한 여사의 월간집밥은 한 번의 요리로 한 달의 식탁을 편하게 만드는 밀프렙을 현실적으로 제안하는 요리책이다. 냉동 보관을 전제로 한 레시피 구성 덕분에 반복되는 집밥 고민을 줄여주고, 바쁜 일상에서도 균형 있는 식사를 가능하게 한다.재료와 과정은 부담스럽지 않으며, 자취생·다이어트 중인 사람·식비를 아끼고 싶은 독자 모두에게 실용적으로 다가온다. 요리를 잘해야 한다는 압박 대신 덜 지치면서 먹는 방법을 알려주는 점이 인상적이다. 집밥을 생활의 짐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루틴으로 만들고 싶은 독자에게 유용한 책이다.
임주경의 둥근 곳으로 가는 사람은 독자를 이야기의 바깥이 아니라 자기 안쪽으로 이끄는 소설이다. 잇스토리 출간작 특유의 색채가 분명하며, 명확한 사건 전개보다 감각과 무의식의 흐름에 집중한다. 읽다 보면 플롯을 따라가기보다 인물의 침묵과 여백에 머물게 된다.이 소설에서 ‘둥근 곳’은 상처와 기억이 각을 세운 채 남아 있는 지점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며 마모되고 수렴되는 자리처럼 느껴진다. 설명되지 않은 감정의 틈들이 독자의 경험을 불러내며, 전자책으로 읽는 동안에도 자주 멈춰 생각하게 만든다. 빠른 이해를 기대하기보다는, 자신의 내면과 조용히 마주하고 싶은 독자에게 오래 남는 작품이다.
공림의 비추는 기쁨은 기쁨을 성취나 결과가 아닌 삶의 태도로 바라보는 에세이다. 이 책은 남들과 비교해 증명하는 기쁨이 아니라, 각자의 속도에서 발견한 고유한 기쁨이 세상을 비춘다고 말한다. 우리는 모두 다른 리듬으로 살아가며, 그 차이가 만나는 순간이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는 시선이 인상적이다.문장들은 조용하고 절제되어 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르고, 어제의 너와 오늘의 너도 다르다는 전제를 통해 변화 자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한다. 기쁨을 드러내기보다 비추는 것으로 설명하는 이 책은, 자기 존중의 감각을 회복하게 한다. 일상의 속도를 늦추고 자신만의 기쁨을 돌아보고 싶은 독자에게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