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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너 없는 동안
이은정 지음 / 이정서재 / 2023년 3월
평점 :
📕지니 너 없는 동안
#이은정
단편소설 《개들이 짖는 동안》으로 2018년 동서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2020년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을 수혜했다. 웹진 《같이 가는 기분》에 손바닥 소설을, 계간지 《시마》에 '이은정의 오후의 문장'코너를 연재 중이다.
<저서>
#눈물이마르는시간
#시끄러운고백
#쓰는사람이은정
#이상한지니가나타났다
떠나기 싫은데 떠나야 하는 사람과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 없는 사람 중에 누가 더 불행할까? 떠나고픈 원인을 제공한 그가 들고 온 골동품 주둥이가 어설프게 기다랗고 휜, 달걀같이 작고 동그만 뚜껑에 고깔이 씌워진, 몸통이 절구통처럼 패여 물 한 컵도 안 들어갈 것 같은, 쓸모라곤 전혀 없어 보이는 주전자에서 나타난 지니.
일단 커다랗고 근육질의 우람한 존재는 아니다. 팬티 한 장 달랑 입고 요란한 털모자를 쓴 그것은 최신 AI로봇인가? 타인이 불행해 지는 소원 다섯가지를 들어 준다는 이상한 요정 지니의 등장.
인간은 남의 불행을 바라는 자신을 외면하고 싶어한다.
바라는게 진심이어야만 이루어 지는 소원이며 계약에 대한 사인 또한 진심이다.
불행이 양심에 걸리긴 해도 누군가가 행복해지긴 위해선 누군가는 불행해져야 하는 것을 보자면 행복도 불행도 경쟁이다. 돈이든 마음이든 일단 갖는 놈이 임자다.
#행복과불행의상관관계
인생에서 어떤 선택을 하든 자신의 몫이라는 걸 모르지 않는다. 어둠 속 손전등을 들고 내가 보고 있는 세상이 전부라면 내가 선택 할 수 있는 길은 극히 제한이 되어 있다. 그 선택에 있어 어느 한쪽은 내가 보는 관점에 따라 행복 또는 불행이 될 것이다. 양쪽 모두의 길이 될 수는 없으니. 그 불편한 진실에 우리는 항상 어떠한 선택이든 해야한다. 내가 조금 더 행복해 지는 쪽으로의 선택으로.
"인간은 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구나. 그저 돈, 명예, 미안하지만 나는 말이야, 불행만 들어줄 수 있어. 너 아닌 타인이 불행해 지는 소원 말이야. 그게 누구든, 그게 뭐든, 불행만 딱 다섯번이야."
남의 불행을 비는 소원을 한가지씩 이룰 때마다 남의 불행을 원하는 것이 좋지 않은 일임을 깨닫게 되고 마침내 주전자 요정 지니를 바닷속에 던져버린다. 남의 불행으로 인해 자신이 행복해 지는 것이야말로 진짜 불행한 일이라는 걸 깨달은 것이다.
#한줄서평
이 모든 것은 미리 알고 정하신 신의 뜻인가? 아님 신을 가장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동안의 선택인가? 그것도 아니면 진짜 인간에게 깨달음을 주기 위한 지니의 뜻인가.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건 그들이 이야기한 진심이란 말에 동조한다.
세상의 패턴에 발 마춰 살아가다보면 어느새 잊어버리고 있던 그 진심이란 감정은 나이가 들수록 진실이란 감정이 조금씩 왜곡 되어간다. 어른이 된다는 건 그 진실을 덮어가는 과정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그리고 어린시절 가슴으로 전해지던 진실의 시간이 새삼 그리워 지는 시간이다.
책을 읽다 문득 사춘기가 지나는 나이 허락이 필요 없는 나이거나 허락받을 사람이 없다는 건 좋은 걸까, 나쁜 걸까? 저자의 바램대로 어른인 내가 읽고 다른 어른 누군가에게 전할지 고민하게 만든 책이다. 그리고 천년의 시간을 보낸 지니가 나에게 오길 바라는 마음에 지니 너 없는 동안의 노래 가사를 조용히 되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