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포더의 엘리멘탈은 다섯 가지 원소를 통해 생명의 역사와 인류의 미래를 탐구하는 책이다. 물·공기·흙·불·금속으로 지구를 바라보며,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히 사용하는 자원이 어떤 역사적 의미와 생태적 가치를 담고 있는지 깊이 있게 보여준다. 기대했던 가벼운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과학·철학·환경을 아우르는 묵직한 내용으로 읽는 난도가 높지만 그만큼 사유의 밀도가 크다.특히 다섯 원소가 인류 발전의 기반이면서 동시에 미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로 변해가고 있다는 분석은 위기감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지구의 미래를 고민하는 독자에게 의미 있는 시각을 제공하는 책이다.
최윤식의 2026 세계경제 시나리오는 불확실성이 짙어진 글로벌 경제 흐름을 분석하고 위험과 기회를 함께 제시하는 전망서다. “가장 위험한 순간은 모두가 안전하다고 믿는 때”라는 핵심 메시지처럼, 안도감 뒤에 숨은 변수를 경계하게 만든다.특히 중국 부채 문제, 제조업 축소, 인구 감소 등 구조적 위험을 짚으며 앞으로의 세계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흔들릴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단순한 공포가 아니라,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전략적 사고를 강조한다. 국내외 정세가 혼란스러운 지금, 경제 흐름을 큰 틀에서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게 유익한 책이다.
김재광의 AI시대 대체되지 않는 나는 AI 기술 확산 속에서 ‘대체될 것인가,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깊이 있게 다룬 책이다. 공포를 자극하기보다, AI 시대에도 인간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구체적인 생존 전략을 제시한다. 반복과 속도의 영역은 AI가 맡겠지만, 문제 정의·관계 형성·가치 창출 같은 의미의 영역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라는 메시지가 인상 깊다.읽는 내내 ‘과연 나는 어떤 역량을 준비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앞으로 필요한 역량과 방향을 고민하는 독자에게 현실적인 지침이 될 책이다.
이지형의 마흔에 시작하는 30일 주역은 난해하게 느껴지던 주역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낸 책이다. 30일 구성에 따라 한 괘씩 짚어 나가며 삶의 흐름과 선택을 되돌아보게 한다. 미래를 점치기보다 현재를 이해하고 마음의 방향을 정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주역을 처음 접하는 독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특히 불안과 흔들림이 많은 시기, 주역을 삶의 리듬을 읽는 지도로 바라보게 해 불안 해소에 도움을 준다. 점성학이나 타로와 연결되는 통찰도 느껴져 흥미롭고, 마흔 이후의 삶을 다시 세우고 싶은 독자에게 차분한 안내서가 되어준다.
한갑순의 <주저앉는 대신 펜을 들었습니다>는 삶의 바닥에서 글쓰기로 다시 일어난 작가의 기록을 담은 책이다. 과장이나 미화 없이 담담하게 적힌 문장 속에서 상실과 절망, 그리고 다시 살아보려는 의지가 깊게 전해진다. 작가는 글쓰기를 통해 발견한 네 가지 기쁨—기록의 기쁨, 관찰의 기쁨, 사유의 기쁨, 존재를 확인하는 기쁨—을 독자에게 조용히 건네며, 쓰기가 어떻게 한 사람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아프고 공감되는 경험을 진솔하게 풀어낸 이 책은 글쓰기의 의미를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주저앉고 싶은 순간 펜을 든 작가의 이야기가 묵직한 위로와 용기로 남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