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역 100인의 조언 - 당신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100가지 질문
디엔에이 지음 / 데일리뉴액션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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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역 100인의 조언

이 책은 시대를 건너온 100명의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철학자, 작가, 정치가, 신학자, 예술가…
삶을 견뎌본 사람들이 건네는 말에는 감정의 비약이 없다.
겪어본 사람의 말은 조용하다.
이 책이 바로 그렇다.

큰 이론을 가르치지 않는다.
“이렇게 살아라”라고 가르치지도 않는다.
대신,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책을 읽으며 마음에 오래 남는 건
‘위로’가 아니라 시선의 조정이다.
삶을 멀리서 다시 보게 해주는 느낌.

읽는 맛은 차분하다.
손에 남는 건 고요함.
좋은 문장은 머리를 흔들지 않고 가슴의 속도를 늦춘다.
이 책은 그런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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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스미는 사람 -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피어나는 문장들
김혜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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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마음의 온도를 1~2도 올리는 힘이 있다.
다정함이란 거창한 이벤트가 아니라,
말의 결, 눈빛의 방향, 손의 위치, 침묵의 길이를 조절하는 일임을 다시 알게 해준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사랑은 ‘붙잡는 사람’이 아니라 ‘머물 줄 아는 사람’이 하고 있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의 곁에 오래 머무른다는 것.
그건 능력이고, 선택이고, 훈련이다.

책을 덮은 후 마음에 이런 생각이 남는다.
“나는 누구에게 스며들었을까. 그리고 나는 누구를 스며들게 하고 있을까.”

사랑은 크지 않아도 된다.
대신 진실해야 한다.
이 책은 그 단순한 진실을 잊지 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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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문장이 되어 흐른다
박애희 지음 / 청림Life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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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삶을 ‘흐름’으로 바라보는 한 작가의 조용하고 단단한 사유 기록이다.
박애희 작가는 삶을 강물에 비유한다. 물은 머무르지 않는다.
깨끗한 물도, 흐린 물도, 차가운 물도, 뜨거운 물도 결국 흘러간다.
그 흐름 속에서 우리는 기쁘기도 하고, 상처받기도 하고, 다시 일어나기도 한다.

작가는 말한다.
“삶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순간이 있다.
그때 필요한 건 거창한 의지가 아니라 물 위에 잠시 몸을 띄우는 용기다.”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누군가를 붙들고 싶어 하고, 잃어버린 것을 되찾으려 하지만,
물은 손안에 잡히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흐름은 사라짐이 아니라 다음으로 이어지는 길이라는 것.
상실을 애도하고, 지나간 시간을 인정하고,
지금 여기의 숨을 천천히 들이켜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말하는 ‘살아낸다’의 방식이다.

책 곳곳에는 조용한 문장들이 오래 머문다.
소리치지 않는데 마음을 움직인다.
그 이유는 작가가 위로를 “해주려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지나온 상실과 회복의 시간을 정직하게 바라본 사람이기 때문이다.

읽는 동안,
나는 내 안에 오래 떠다니던 감정 하나를 마주하게 되었다.
붙잡고 싶었지만 붙잡을 수 없었던 것들.
말하지 못했던 마음.
애써 강했던 순간들.
그 모든 것이 이 책에서는 흐름이라는 이름으로 놓여진다.

책을 덮고 나면, 마음이 아주 조금 부드러워진다.
크게 달라진 건 없는데, 몸과 마음의 힘이 살짝 빠진다.
견디는 방식이 아닌, 흘려보내는 방식을 배운 느낌.

이 책은 크게 울리지 않는다.
대신 오래 잔향이 남는다.
마치 잔잔한 물결이 발목을 적시는 순간처럼.

조금 지친 날,
무언가를 풀어내고 싶은 날,
붙잡은 마음을 천천히 내려놓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조용하지만 확실한 자리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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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살 것 같은 느낌에 관하여 - 저항의 문장가 윌리엄 해즐릿 에세이의 정수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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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4️⃣9️⃣9️⃣

📚영원히 살 것 같은 느낌에 관하여

“젊음은 영원을 믿는다. 성숙은 유한을 안다. 그리고 그 둘 사이에서 우리는 비로소 살아간다.”

버지니아 울프 .. 최고의 문장가..
젊은 날의 우리는 마치 시간이 무한한 공간처럼 펼쳐져 있다고 느낀다. 해즐릿은 바로 그 감각을 '우리는 영원히 살 것만 같았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 책은 청년의 무모함이 아니라, 젊음이 가진 깊은 존재감과 세계에 대한 확신의 정서를 해부해낸다. 그는 말한다.

“젊을 때 우리는 우리의 삶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마치 시간이 우리 편인 것처럼.”

해즐릿은 영원히 살 것 같은 느낌을 단순한 허세나 자만이 아니라, 존재가 자기 자신에게 완전히 봉인되어 있는 상태, 아직 상실이나 죽음의 냄새를 배워버리지 않은 순정한 시간으로 설명한다. 그 시절의 세계는 날카롭고 선명하다. 모든 감각이 열려 있다. 인생의 가능성과 열망이 우리를 완전히 지배하던 시기.
그때 우리는 내일을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내일은 언제나 우리에게 남아 있을 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나이가 들며 우리는 끝을 배운다. 사랑이 끝나고, 관계가 마모되고, 몸이 반응을 늦추고, 경조사에 참석하는 일이 점점 많아진다. 죽음과 유한성은 멀리 있는 이웃이 아니라 우리 삶의 현관문 근처에서 서성이는 그림자가 된다.
해즐릿은 그 시간을 비관으로 보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죽음을 알게 되면서 비로소 삶을 이해한다.”

젊음은 영원이라는 환상 속에서 시작되고, 성숙은 유한함을 깨닫는 순간에 도달한다. 그리고 그 깨달음은 삶을 가볍게 만들기보다는 더 깊게 가라앉게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청춘을 그리워하는 회고담이 아니라,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다.

읽다 보면 슬프지 않다. 오히려 담백하다. 해즐릿의 문장은 한 걸음 떨어진 시선으로 삶을 바라본다. 인생을 너무 붙들고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냉소하지도 않는다.
그는 삶을 사랑하지만, 붙드는 방식은 우아하다.

책장을 덮고 나면 문득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영원을 믿었던 그 시절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숨겨져 있을 뿐.

그 감각은 아직 우리 안에 있다.
영원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모양을 바꿔 기억과 태도 속에 남아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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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일본어판 - 星の王子さま - 日本語を學ぶあなた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미니학습지 콘텐츠 개발팀 기획 / 노이지콘텐츠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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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日本語版 필사 후기』

예전에 영어로 『어린 왕자』를 필사한 적이 있다.
문장 하나를 따라가다 보면,
언어가 감정의 결을 어떻게 바꾸는지 자연스럽게 느껴졌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일본어판을 선택했다.
조금 더 낯선 언어, 조금 더 생소한 호흡.
같은 이야기인데도 표현이 달라지면 감정의 방향도 달라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쉽지 않았다.
히라가나와 가타카나가 섞여 흘러가는 리듬,
마음으로는 따라가는데 손끝은 자꾸 속도를 놓쳤다.
이미 알고 있는 문장인데도
다시 배워야 하는 문장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바로 그 지점에서
되풀이의 의미를 깨달았다.

어린 왕자의 세계는
한 번 읽어 아는 이야기가 아니라
여러 번 다시 만날 때마다 새로운 의미가 피어나는 이야기였다.

> “大切なものは、目に見えない。”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말은
일본어로 적었을 때, 더 조용하게 가슴에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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