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 한옥에서 치매 엄마랑 살아요
김영연 지음 / 문학세계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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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책 소개에서 한옥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치매 엄마를 돌본다는 내용을 읽었다. '한옥'이라는 단어 때문일까 '엄마'라는 단어 때문일까 '치매'가 주는 무거움이 적게만 느껴졌다. 치매가 무섭다는 걸 들어 알면서도 작은 낭만을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첫 장을 넘기자마자 치매는 무한의 돌봄을 필요로 한다는 현실을 마주했다.


분명 쉽지 않은 현실인데 그 안에서 저자는 씩씩하게 아픈 엄마와 빛나는 하루하루를 보낸다.


돌봄은 결코 고귀한 선행이 아니었다. 거울 속에 비친 나의 추한 밑바닥을 마주해야 하는 냉혹한 자기 고백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정신이 돌아온 순간 엄마가 던진 한마디가 무너진 나를 지탱한다. "우짜건노, 자식잉께" p68


엄마는 가족에 대한 기억을 잃어 자신의 동생도 딸도 알아보지 못한 채 날카로운 말들을 던진다. 저자도 화가 나서 칼날 같은 말로 대응하다가도 자신을 알아보는 엄마의 짧은 순간은 기어이 저자를 다시 바로 세운다.


많은 순간 자식에게 그러했듯 부모에게도 그러하게 되는 시간이 오나 보다. 사춘기 아이들의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행동에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가도 한번 웃어주면 혹은 배고프다고 하면 화는 사라지고 애정이 퐁퐁 올라온다. 치매로 아픈 엄마가 쉼 없이 힘들게 해도 자식인 걸 알아봐 주는 말 한마디가 위로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망각은 엄마를 오늘만 사는 사람으로 만들었고, 엄마는 눈앞의 잎사귀 하나에 온 마음을 다했다. 

사람들은 치매를 앓는 이를 돌보는 일이 제일 힘들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다. 기억은 흐릿해져도 감정은 살아 있다. p80


기억은 흐릿해져도 감정은 살아있다는 문구가 내내 마음에 남았다. 그래서 기억이 사라져도 사랑이라는 감정은 남나 보다. 


간병 노트


치매 돌봄은 성인의 길이 아니다. 끝없는 반복과 억지 속에서 사랑은 비명이 되고, 단단했던 인내는 가루처럼 부서지기 마련이다.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불효자여서가 아니다. 그저 몸과 마음이 지쳤으니 잠시 쉬어 가라는 영혼의 신호다. p108


엄마와의 일상 글이 이어지는 중간중간에 간병 노트가 있다. 그 간병 노트 속 글이다. 


같은 걸 두세 번만 물어도 짜증이 올라오는데 끝없는 반복과 억지 속에서 어찌 평온할 수 있을까. 자책하지 말고 쉬어가라는 신호로 알라는 말 기억해야겠다. 


병과 사람을 분리하라고.

힘들게 하는 건 엄마가 아니라 '치매'라는 병임을 기억하라고.

말문 막히고 손이 떨릴 정도의 화라면 '타임아웃'으로 명명하고 잠시나마 자리를 피하라고 알려준다.


뒤죽박죽 기억 속 빛나는 앎

가죽나무... 외갓집 앞에 있었다. 그 이파리로 가죽자반도 맹글었다. 찹쌀품 무쳐 말렸다가 튀겨 먹으면 참 맛있데이!" p164


'가죽나무'에 대한 글을 읽으며 문득 사라지는 기억 속 난 무얼 가장 오랫동안 기억할까란 생각을 했다. 나의 외갓집 앞에도 가죽나무가 있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다 지나도록 그냥 지나치기 일쑤인데 먹을 때마다 커다란 존재감을 드러냈다. 말려서 튀겨먹어도 맛있고, 전으로 부쳐먹어도 별미다. 특유의 향이 입맛을 돋운다. 먹어보지 못한지 몇 해가 지났어도 코끝에서 그 향이 느껴진다. 가죽나무로 시작했는데 나의 기억은 저절로 외할머니로 이어진다. 


치매가 있어도 불행하지 않을 권리

세상에 '착한 치매'는 없지만, 그 병을 대하는 '착한 돌봄'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그 돌봄의 온도가 결국 우리가 마주할 삶의 풍경을 결정한다. p177


착하고 나쁜 치매는 선택할 수 없지만, 돌봄의 착하고 나쁨은 선택할 수 있다는 소리로 들린다. 그 선택에 따라 삶의 풍경 또한 달라질 수 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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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양장)
타샤 튜더 지음, 리처드 W. 브라운 사진, 공경희 옮김 / 윌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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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타샤 튜더'하면 생각나는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꽃이 흐드러지게 핀 널따란 정원, 그림들과 복고풍 옷, 그리고 헬렌 니어링이다. 


헬렌 니어링은 자급자족하는 삶이라 꽃들이 가득한 정원과는 거리가 있었을 텐데 전원생활을 했다는 점 때문일까 타샤와 이미지가 겹쳐진다. 


이 책을 통해 알았는데 이미지로만 보던 정원이 넓어 보이는 이유가 있었다. 30만 평이라고 한다. 그 넓은 정원을 가꾸며 그림을 그리고 동물들을 돌보며 요리하고 옷 만들기까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인생이라는 짧고도 긴 여정을 보냈다. '행복한 사람'이라는 문구가 붙은 이유일 것이다.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 그녀의 일상을 사진과 글로 전해준다. 


작가 소개

타샤 튜더

아동 도서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책장을 화사하게 채운 수선화를 보고 곧 있을 곤지암 수선화 축제가 떠올랐다. 가꾸는 사람 많은 회사에서나 하는 거지 개인이 이렇게 가꿀 수 있는 건가 싶어서이다. 


타샤의 정원을 수선화로 가득 채울 수 있었던 건, 그녀가 버몬트에 정착해서 처음으로 한 일이 수선화 구근을 천 개 이상 심었기 때문이다. 삽으로 커다란 구덩이들을 파고 그 안에 많은 구근을 한꺼번에 심어서 멋진 수선화 꽃밭을 완성했다. 


p22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온전히 마음에 달려 있다. 난 행복이란 마음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이곳의 모든 것은 내게 만족감을 안겨준다. 내 가정, 내 정원, 내 동물들, 날씨, 버몬트주 할 것 없이 모두.


버몬트에 이사 와서 여름부터 11월까지 헛간에서 새들을 데리고 염소 우리 한 칸에서 보냈다. 그리고 이어진 말이 바로 '행복은 마음에 달렸다'이다. 


내 작은 마음 안에 행복이 있음을, 접어둔 행복을 펼 수 있는 건 자신뿐이라는 걸 다시금 생각해 본다. 


여름



타샤가 말하는 정원을 가꾸면 쏟아지는 보상이란?

다이어트할 필요가 없다.

우울하거나 두통이 생기지 않는다. 


다이어트할 필요가 없다는 말하는 부분에서 괜히 웃음이 났다. 사진으로 봐도 이렇게 말랐는데 다이어트를 생각하나 싶어서. 

정원에 계절마다 각가지 꽃들이 지천으로 흐드러지게 핀다. 이렇게 어여쁘게 가꾸려면 한시도 쉴 틈이 없기도 하겠다. 살찔 시간이 없을 거 같고 늘 부지런히 움직이니 우울이 발도 못 붙이겠다. 


과일과 채소도 직접 길러 자급자족한다고 하니 마냥 입이 벌어진다. 한평도 안 되는 밭에서 풀 뽑다가 땀을 뻘뻘 흘려봤기에 그러하다. 딸기 사진이 나오는데 얼마나 붉고 땡글땡글한 지 모른다. 이 딸기와 염소젖으로 딸기 아이스크림을 만든다. 맛도 맛이지만 진정 건강식이겠다.


가을


가을이면 배나무에서 배를 수확해서 병조림을 만드는데 산 것보다 맛이 좋다고. 이쁜이 배나무라고 불렀다는데 배 모양이 우리 것과는 사뭇 다르다. 


배나무 아래에서 올려다보고 있는 강아지들이 우리 티모 같아서 눈길이 가는 사진이다. 

풍성하고 평화롭기 그지없다. 


알록달록 단풍으로 물든 가을 정원과 노오란 호박이 그림책 속 장면 같다. 23살에 출판한 첫 작품 '호박 달빛' 표지에도 할로윈 등불로 쓰는 호박이 나온다.  


겨울

눈이 내린 후에는 발자국을 살핀다. 오늘 아침에는 아주 작은 생쥐의 발자국을 발견했다. 눈에 작은 목걸이 같은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 ~

가장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는 것은 단연 새들이다. 새들이 발자국은 레이스 같았다. p150


눈이 내린 후에는 발자국을 살피는데 새가 남긴 흔적이 레이스 같다고 표현했다. 눈에 새겨진 새들 발자국이 저절로 떠오르면서 아하 했다. 너무도 레이스 같아서... 


타샤는 물레질, 뜨개질, 직조를 하면 마음이 푸근해진다고 했는데, '잠자는 숲속의 공주' 그림책에서 봤던 물레를 직접 돌려 실을 뽑는다. 


눈이 가득한 동네를 그리고, 손수 인형들과 가구를 만들어 인형의 집을 완성한다.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그녀의 정원과 그림들 

멋들어진 복고풍 의상들

눈으로 먼저 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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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한눈에 보이는 영국 책방 도감 - 개성 넘치고 아름다운 영국 로컬 서점 해부도
시미즈 레이나 지음, 이정미 옮김 / 모두의도감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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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책방'하면 괜히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집에 있는 책들도 밀리의 서재에 담아둔 책들도 다 읽지 못하면서 도서관에 가면 꼭 책들을 빌려오고야 만다. 나를 보면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것과 책을 좋아하는 건 같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책도 좋고 책방도 좋다. 가본 적도 없는 영국의 책방에 관심이 가는 건 아마도 책을 좋아하는 마음 때문이지 싶다. 


작가 소개

시미즈 레이나

저널리스트, 번역가


저자는 2010년부터 서점 취재를 시작했고, 소개된 저서도 서점과 도서관에 관한 것으로 봐서 책을 무척 좋아하는 거 같다. 


워드 온 더 워터 


p28

석탄을 나르던 바지선에 서점이 만들어졌다. 선실에는 책과 함께 붉은 커버가 씌워진 소파가 있다. 

소파에 비스듬히 앉아 고른 책을 읽으면 낭만적이겠다. 


중고 책 전문점으로 시작했으나 신간을 함께 취급하며 매출이 늘기 시작했다고 한다. 갑판의 무대에서 시 낭독회와 음악 공연을 한다고 하니 볼거리도 많고, 둥둥 뜬 배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이 존재하는 곳이다. 


주문과 재고 관리를 컴퓨터가 아닌 기억에 의지하는 것 또한 옛날 서점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공간이 넓어 보이진 않지만 소개를 보면 다양한 분야의 책을 구비하고 있다.  


개업 연도 2011년

매장 면적 62제곱미터

매장 재고 약 3~4,000권 


오픈 북


p106

소개하는 책방들이 모두 개성 가득하지만 '오픈 북'이라는 곳에 관심이 간 것은 작가 클레어 토말린이 아끼는 곳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클레어 토말린은 영국의 전기 작가로 '찰스 디킨스 평전'이 알려져 있다. 


2004년부터 오픈 북 근처에 살면서 소설가인 남편 마이클 프레인과 함께 단골이었다고 한다. 


프롤로그에 그녀가 한 말이 인상 깊었다.

"좋은 서점이 있으면 좋은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없어진 우리 동네 서점이 생각났다. 

중고등학교가 근처에 있어 학교 별 문제집과 함께 소설류 등도 꽤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곳이었다. 문제집도 학교만 말하면 과묵한 사장님이 척척 바로 찾아주는 곳이었다. 

늦게까지 하는 곳이라 언제든 책을 살 수 있는 곳이었는데 없어져서 많이 아쉽다. 


오픈 북은 입구를 보면 아주 작은 곳으로 느껴지는데 깊숙이 안쪽으로 긴 곳이다. 책장에 틈 만들지 않기가 무언의 규칙인 곳이라고 했는데 사진으로 봐도 책이 아주 빽빽하다. 


개업 연도 1987년

매장 면적 약 75제곱미터

매장 재고 약 2만 5,000권


미스터 비스 엠포리엄

p206

바스는 고대 로마 목욕탕의 유적이 남아 있는 곳이다. 이 책에 실린 미스터 비스 엠포리엄 외관 사진에서도 오래된 역사가 느껴진다. 이 서점이 있는 시가지는 18세지 조지 양식의 역사 건축물이 늘어선 곳으로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서점의 창업자가 미스터 B로 불리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서점 이름이 미스터 B씨의 상점이 되었나 보다. 변호사였던 부부가 신혼여행에서 시애틀 해변의 독립 서점을 방문 후 변호사를 그만두고 책방을 차리기로 의기투합해서 개업한 곳이다. 


지역 이름인 바스에서 착안, 욕조에 책을 진열했다. 욕조 받치고 있는 구조물이 고양이 발이네. 직접 가서 보고 오면 수도꼭지까지 특이한 이 욕조가 내내 기억에 남겠다. 


편안한 매장과 점원들의 믿을 수 있는 책 추천과 조언으로 2006년 창업 이후 영국 최고의 독립 서점으로 2번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개업 연도 2006년

매장 면적 약 190제곱미터

매장 재고 약 1만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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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 글쓰기
    김혜원 지음 / 북플랫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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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표지에 쓰인 '일상을 기록해두는 일은 노후 대비와 비슷하다.' 란 문장에 호기심이 일었다. 

    진짜? 경제적인 노후 대비는 어려워도 일상을 기록하는 건 해볼 만하잖아. 


    읽으면서 알았다. 왜 제목이 '생활 글쓰기'인지. 

    글을 잘 쓰자는 게 아니고,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제안해 준다. 


    목차

    1장

    삶에는 생각보다 글쓰기가 좀 필요하다

    2장

    쓰는 만큼 내 인생이다


    나를 위한 노후 대비

    블로그 일상 기록


    기록하는 사람의 인생은 높은 해상도로 아카이빙된다. '기록한 만큼이 내 인생이다'라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성실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p45


    비슷비슷한 하루의 시간이 흘러간다. 자잘한 이벤트조차 없는 그날이 그날 같기만 한 날들이 이어진다. 일주일이 한 달이 일 년이 휙휙 사라진다. 20대가 30대가 되고 40대가 되고 십 년이 훌렁훌렁 바람처럼 스쳐 지나간다. 


    어떤 인생은 이룬 게 많을 수도 있겠지만 내 것은 그렇지 못했다. 은행 잔고가 두둑해지지도 않았고 멋들어진 경력을 쌓지도 못했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 많았다. 


    언젠가부터 기록을 하기 시작했다. 기록은 마음먹기에 달려있으니까.. 

    블로그 기록을 하는 난 성실한지는 모르겠으나 혼자서 잘 노는 편이다. 우선 블로그에 글 올리는 시간은 늘 혼자다. 시간도 참 잘 간다.   




    리뷰 잘 쓰는 법


    리뷰나 댓글을 쓸 때 라디오 사연을 보낸다는 느낌으로 접근하곤 한다.

    ~

    내가 느낀 감정, 분위기를 함께 서술해야 살아 있는 리뷰가 된다. p65


    우리는 뭔가를 먹고 사고를 반복한다. 이것 또한 글을 쓰기 위한 소재가 된다.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먹으며 느낀 감정을 담는다면 그 또한 인생의 기록으로 거듭날 수 있다. 

     스토리를 담으라는 말이겠지. 




    여행 에세이를 쓴다는 로망

    여행기를 위한 여행 떠나기 

    안식월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하루 한 컷 기록을 남기는 게 나의 작은 로망 중 하나다. p74


    여행기를 쓰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라니 멋지다. 5년 한 번 한 달의 유급 휴가를 주는 회사는 더 멋지고. 

    유급 휴가는 아니고 얼마 전 미국으로 유급 출장을 다녀왔다. 일하는 곳과 호텔 그리고 식당 정도를 오가는 일상 중에 시간을 내서 데스밸리를 다녀왔다. 비가 오긴 했지만 처음 보는 자연 풍광에 감탄에 감탄을 했었다. 윈도우 화면에서나 보던 풍경을 직접 봤으니 어떠했겠는가. 사진과 영상을 마구 찍고는 정리를 못했다. 감흥이 남았을 때 기록했어야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아쉽다. 




    어떤 콘텐츠든 제목이 반이다

    챗 GPT 활용하기


    챗 GPT 활용해 보라고 해서 평이한 하루에 대한 글의 제목을 물어봤다. 그에 맞는 제목을 12개나 만들어줬다. 제일 마음에 드는 제목은 8번 '그냥, 오늘'이다. 



    매일 일기 쓰는 법

    감정의 흐름을 기록하는 감정 일기

    감사한 일 매일 세 개씩 쓰는 감사 일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의식의 흐름대로 3페이지 채우는 모닝 페이지


    매일은 아니어도 한 번씩은 해봄직한 일기 혹은 일지들이다. 


    글을 쓰면 좋은 점이 많아요.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모든 날들을 꼭꼭 접어 둘 수 있어서 영원히 날아가지 않아요. 


    아무리 좋다 말해도 글쓰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루틴으로 만들고, 쉽고 재밌어야 지속 가능하다. 

    그 방법을 밀착해서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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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충 살기를 권합니다 - ‘열심히’의 저주를 끝내는 ‘적당히’의 지혜
    리나 놈스 지음, 김미란 옮김 / 한문화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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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대충 살기를 권합니다'라는 제목의 책에서 내가 얻고 싶은 건 뭐였을까. 너무 애쓰지 않아도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확신이었을까. 아니면 지금껏 보도 듣도 못한 신박한 삶의 노하우였을까. 


    여기저기서 봤던 평이한 내용이구나 싶다가도 생각지 못한 방법을 제안해서 놀라기도 하면서 읽었다. 확실한 건 여기서 말하는 '대충'은 절대 '게으르게'가 아니란 거다. 포기를 부르는 '완벽하게'를 조금 내려놓고, 쉽게 지치게 만드는 '열심'에서 조금 떨어져 걸어가는 것이다.   


    저자의 유튜브를 잠깐 들여다봤다. 목소리에서 활기가 넘치고 많은 영상들이 올라와 있다. 꾸준히 올린 영상으로 볼 땐 어째 '대충'보다는 '열심'에 가까워 보인다.  


    목차




    전략적 대충주의



    '좋은 사람'이나 '성실한 사람'이라는 정체성에 혼란을 느낄 때조차 대충 하기는 그 무거운 정체성을 잠시 내려놓게 한다. 자기혐오는 잠시 얼려두고 '존재하는 사람(being)'이 아니라 '행동하는 사람(doing)'이 돼볼 수 있게 한다. 

    ~

    '나 자신을 바꿀 수 있을까?' 같은 생각은 하지 말자. 그건 너무나 큰 과제이며, 어쩌면 꼭 해야 할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보다는 지금 내가 가진 자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계획을 작게 세워보는 편이 훨씬 부담이 없다. p20


    '명사'가 아닌 '동사'가 되는 것이 왜 어려울까, 고민에서 실행으로 옮겨가는 건 왜 또 어려울까 등등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던 터라 이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큰 목표' 말고 '작은 거' 지금 내가 가진 자원으로 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보자고 하니까 코칭 프로세스도 생각나고, 내가 먹을 밥을 차린다든지 자고 일어난 잠자리를 정리한다든지 등 무언가 작은 행동들이 주는 영향력이 떠올랐다. 


    무엇보다 힘들 때가 '나 자신이 싫을 때'다. 그런 마음 혹은 생각이 들 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자꾸 더 깊숙히 그 생각 속에 매몰된다. 그럴 때 대단한 게 필요하지 않더라. 무작정 걷거나, 먹이고 보살펴야 하는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하다 보면 그 생각이 저절로 옅어진다. 



    대충 스타일링 하기

    캡슐 옷장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많지 않은 옷들을 조합해서 맞춰놓고 입는 걸로 기억한다. 


    직접 캡슐 옷장을 만들어 봤다는 저자는 캡슐 옷장의 허상을 이렇게 얘기했다. 

    값비싼 스타일리스트나 테일러의 도움이 없는 보통 사람에겐 전문가들이 말하는 것보다 휠씬 더 많은 '삽질'이 필요하다. 실패할 확률이 높다. 미니멀리즘이 다 함께 '평온'을 찾기보다는 쓰레기장을 늘리는 데 기여한 것처럼, 내가 보기엔 온라인 속 캡슐 옷장은 결핍의 미학은 갖췄지만 실질적 만족은 없다. p60


    그래서 제안하는 건?

    마우스 대신 바늘을 들어라

    간단한 바느질이나 뜨개질 기술을 배우는 게 패스트 패션이 던지는 많은 고민을 잠재우는 좋은 방법이다. p71


    스스로도 엉뚱하게 들릴 수 있다고 했는데 읽으면서 '설마 진짜 바느질이라고?'라는 생각을 들었다. 맞다. 진짜 바느질을 이야기한다. 


    자신의 취향에 맞춰 개조해서 꿰매는 것이다. 혹은 직접 스웨터를 뜨개질로 만드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걸 반영할 수 있고, 내가 직접 만들었다는 의미를 듬뿍 담고 있는 좋아하는 옷이 탄생한다. 


    유튜브 영상에 나오는 저자의 옷들은 하나같이 색감이 특이하고 개성이 진하게 배어있다. 

    (직접 만들었는지, 개조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대충 희망 품기

    반창고 해결책을 실행할지 아무것도 하지 않을지 선택해야 한다면, 일단 반창고를 붙이고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반창고는 큰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일을 계속하고, 테니스를 치고, 걷거나 요리도 할 수 있게 해준다. 반창고가 없다면 아예 멈춰야 할 수도 있는 일들이다. p224


    지금 시작해야 하는 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커지기에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두 손 두발 다 들고 싶은 심정이 들었다. 연휴 전날 퇴근 전까지 진한 두통과 함께 했다. 


    일단 반창고를 붙이고 몇 걸음이라도 나아가 봐야겠다. 상처가 덧나서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와야 할 수도 있지만 가봐야지. 어둠이 있으면 빛도 있는 법이니 가다 보면 무슨 방도가 생길 수도 있다. 



    목표와 행동을 일치시켜라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행동이 어려워서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현명한 행동을 찾아라. 


    어려운 행동

    비싼 헬스장 회원권 결제해서 운동하겠다는 다짐

    행동의 진짜 목적 

    건강을 챙기고 꾸준히 몸을 움직이는 습관 들이기

    더 현명한 행동

    오직 '움직일 때만' 들을 수 있는 중독성 강한 오디오북이나 팟캐스트 찾기


    자신만의 중독을 고르라고 했는데, 저자는 범죄 소설을 선택했다. 


    건강을 위해 요가를 배울까 복싱을 배울까 종종 생각한다. 저녁 시간이나 주말 시간을 내는 것이 부담스러워 계속 미루고 있다. 대신 걷기는 매일 한다. 언제고 시간 날 때 아무 때나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추워도 뛰고 걷다 보면 추위를 잊을 수 있고, 치안이 잘 되어 있어 늦은 시간에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내가 가진 환경 내에서 사부작거리며 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그래서 몇 년간 지속할 수 있었을 것이다. 


    희망 품기

    우리가 결코 가질 수 없는 것들과 화해할 때라야 비로소 지금 우리가 가진 것을 즐길 수 있다. 미래를 들여다볼 수 있는 마법의 창문 같은 건 내게 없지만, 대신 과거와 현재는 있다. 과거는 세상이 얼마나 급진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고, 현재는 그 변화가 이미 빠르게 진행 중이라는 걸 말해준다. '충분히 크고 대단한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완벽한 삶이 아니라는 이유로 좋은 삶을 스스로 박탈해서도 안 된다. p253


    토스 명언이 생각난다. 

    '불확실한 미래보다, 내가 확실히 할 수 있는 오늘을 선택한다.'


    누구에게나 '오늘'이 주어진다. 가지지 못한 것보단 가진 것을 어제와 내일 말고 오늘을 선택해 보자. 


    닿기 어려운 크고 완벽한 거 말고, 닿을 수 있는 적당히 소소한 즐거움을 선택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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