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음악의 창작 행태는 그야말로 '소비 음악'이다.
장르를 불문하고 무수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오래도록 기억되는 것은 드물다.
소비 음악이라는 말 그대로, 듣고는 소비되듯이 잊혀져 버린다.
가요를 예로들면, 길어봤자 수명은 몇 개월이다.
그 후에는 거의 잊혀지다시피 한다. 유행만 타는 음악, 보는 음악, 매너리즘에 빠진 후크송과 버블검 스타일의
곡들이 반짝인기를 구가하고는 쥐도 새도 모르게 급속히 지워진다.
요즘은 작곡이라는 것 자체가 별다른 의미를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
'혼'을 담은 창작이란 진정으로 찾아보기가 힘들다.
쇼팽의 즉흥환상곡(Fantasie Impromptu)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이지만 생전에는 세상에 나오지조차 않은
작품이다. 그가 출판을 허락하지 않을만큼 이 작품을 아꼈기 때문이다.
창작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출판을 허락하지 않을만큼 아끼며 진정으로 열정과 힘을 다해 만든
작품들이 있느냐고..
어떤 이는 가요의 작사를 30분만에 끝냈다고 하는 어처구니없는 발언을 자연스러운 듯 하고, 작곡도 1시간만에
끝냈다는 걸, 빨리 했다는 점을 자랑하듯이 말하는 우도 너무나 많다.
참.. 헛웃음만 나온다.
스스로를 아티스트, 예술가라고 칭한다면 자신의 작품에 열성을 기울이라는 오지랖 넓은 발언을 할까 한다.
대량생산 하듯이 찍어내면서도 예술가로 불리기 원하다면, 차라리 앤디 워홀처럼 스스로를 상업 예술가라고
정의 하는 것이 낫다.
마음으로 전달해야하는 음악으로 타인에게 무언가를 전해주고 싶다면, 더 힘을 기울여야하는 것이 아닌가?
이도저도 아닌, 조금 있으면 잊혀져버릴 음악을 만들려면 왜 창작을 하는가?
그러면서도 역사적으로 자신의 이름이 남기를 바란다고 할 수 있는가?
초심도 잃고, 내세울 것도 없는 흐리멍텅한 음악들이 판을 치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