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일하지만 외롭긴 싫으니까 - 따로 또 같이 유연하게 연결되는 법
정문정 외 지음 / 책장속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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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혼자서 일하지만 외롭긴 싫으니까
따로 또 같이 유연하게 연결되는 법
정문정, 고수리, 신효원, 김세희, 천지혜, 황유진, 김지연, 이현아 / 책장속북스 / 2026.06

책을 낸 작가 8명이 모여 같은 공간에서 일합니다. 월세를 아끼려고 그런건가 했는데 아닙니다. ‘창조성이 뛰어난 사람들은 젊은 시절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왜 모여있는 걸까요. ‘어느 순간 혼자 살기 위해 들여야 하는 에너지를 의식하고, 밤이면 잡생각과 불안으로 혼자 사는 즐거움이 고단함이‘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혼자라서 편하다가도 혼자라서 힘이 듭니다.

1번 글의 정문정 작가는 정글살롱의 창업자입니다. 남편과 이름짓는 상상이 재미있습니다. 뭐든 이름짓는 것부터 시작하는 거죠.

구체적인 기약이 없어도 우리는 곧 또 만난다. 겨울에는 그마저 있던 빛조차 줄어들지만 작가들이 여럿 모이기 시작하면 금세 공간이 따스해진다. 히터 두 개로도 총분하지 않던 실내가 어느새 훈훈해졌다고 우리는 겨울마다 새삼 놀라워한다. 동지들이 모이면 북쪽에 있어도 겨울이 혹독하지 않다.
41p, 북향에서도 충분한 온기
햇볕이 잘 들지 않는 북향의 방에서도 식물은 자랍니다. 서로의 존재를 확인해주는 동지들이 하나둘 합류합니다.

두번째 글은 파란 문을 열면, 고수리 작가입니다. ‘은행나무 길을 지나 골목을 돌아 좁다란 계단을 오르면‘ (참 가기 어렵군요) 파란 문이 나옵니다. 파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마주하는 공간과 그 곳에서 만나는 타인과의 연결입니다. 글쓰기에도 바쁜데 동지들의 면면을 잘 살핍니다. 그만큼 유대감이 깊나봅니다. 자신만의 독립적인 공간(키친테이블)도 필요하지만 소통할 수 있는 연결공간도 있어야 합니다.

세번째 글은 외롭지 않은 혼자로 일하기, 신효원 작가입니다. 퇴사후 3년간 골방에서 글만 써서 10만부 판매를 했다고 합니다. 어느새 공동작업실에 들어와 자연스레 소통의 가운데에 있습니다. 진짜 시골 노인정같은 풍경입니다. 이런 부분도 부럽습니다.

네번째는 비가 되는 경험, 김세희 작가입니다. 10년간 혼자서 작업을 하다 정글살롱의 사진 한장을 보고 넘어갑니다. 동지들과 전시회도 보러다니면서 쓰는 소설의 주제가 바뀝니다. (이런 체험도 좋아보입니다) 우치다 다쓰루의 ‘목표는 천하무적‘을 소개해서 얼른 책을 찾았습니다.

5번은 천 개의 지혜, 천지혜 작가입니다. 웹소설 작가입니다. 천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합니다. 이미 이름부터 웹소설의 주인공입니다. ‘낭랑한 패기, 상냥한 독기, 명랑한 광기‘를 가지고 걸어서 별까지 닿고자 하는 갈망을 품고 있습니다. 무슨 책을 썼나 보니 ‘금혼령, 조선혼인금지령‘입니다. 로맨스작가로군요.

6번은 1도씩 용감해지는 사람, 황유진 작가입니다. 재미있습니다. 정글살롱에 들어가고 싶지만 거부당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으로 신청메일을 겨우 보냅니다. 걸어서 30분이 걸리는데 걸어갑니다. ‘집으로 가는 길은 내리막길이라 수월‘합니다. 뭐든 장단이 있어야지요. 근심, 걱정, 두려움을 하루에 하나씩 이겨내는 모습에 같이 힘이 납니다.

7번은 땅에 뿌리를 못 내린 식물이라서, 김지연 작가입니다. 뿌리가 없으면 뭘까 했는데 바로 ‘부레옥잠‘인가보다고 합니다. (아니, 웃긴데요) 사람 알레르기가 있어 제주로 피신했는데 정글살롱에 나가기로 합니다. 역시 동지는 사람이 아니군요. 소속 없이 부유하는 삶인데, 땅에 뿌리를 내리지 못해 불안한데, 그렇기에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인생입니다.

8번은 유리 덮개를 열고 바다를 향해, 이현아 작가입니다. 유리덮개가 있으면 벼룩도 덮개까지만 뛰어오릅니다.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한때 교직에 있었고, 10권의 책을 내고 50권을 번역한 작가인데도 불안합니다. 살롱에서 동료들과 글을 쓰면서 ‘공통의 인간성‘을 발견합니다.

다들 사연이 많고 깊습니다. 책의 내용은 에세이라서 쉽게 넘어갑니다. 그저 작가의 생존기라 생각했는데 읽다보면 혼자 일하는 사람의 내면을 보게 되고 연대와 소통의 가치를 알게 됩니다.
제일 좋은 점은 다채로운 시선이 주는 같이 생활하는 입체적 공감대입니다. 저마다 자기 영역의 작가들이지만 살아온 삶의 모습이 전부 다릅니다. 어떤 이는 공간이 주는 안정감을 이야기하고, 또다른 이는 위안과 작은 용기를 말합니다. 당연히 독서중에 ‘나만 이런 생각을 한 게 아니었구나‘하는 공감과 위로를 받습니다.
고독하지만 고립되지 말자는 공동 작업실이 참 부럽습니다. (책을 낸 작가여야 가입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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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촉·오나라 역대 황제 평전 - 正史 『삼국지』에 근거한 세 나라의 치열한 흥망사 역대 황제 평전 시리즈
강정만 지음 / 주류성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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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위·촉·오나라 역대 황제 평전
正史 『삼국지』에 근거한 세 나라의 치열한 흥망사
강정만 주류성 2026-06

삼국연의라면 좀 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사 삼국지도 읽고 최근 나온 배송지주 번역도 읽고 있습니다. 지도, 장군, 인물, 관련 책들은 다 있습니다. 그래서 복습하는 겸 위촉오나라 역대 황제 평전을 잡았습니다. 큰 오산이었습니다. 저자 강정만 선생의 날카로운 눈으로 본 위촉오 황제들의 이야기입니다.

황건에서 시작하여 동탁으로 이어지는 연의가 아닙니다. 조조, 유비, 손권의 다툼이 아닙니다.
위무제, 문제, 명제, 소제, 폐제, 원제 (6황제) 한소열제, 효회황제 (촉나라), 오태조, 폐제, 경제, 손호까지 모두 12명의 황제의 자리에서 바라본 220 - 280년간의 역사입니다. 불과 60년 세월에 황제만 12명이 나왔습니다.

위나라
1 위 무제 조조 ; 조조의 시대를 따라가면서 읽어보니 달리 보입니다. 환관 가문의 배경 아래 평생을 전장에서 보냈습니다. 동탁에 대항하고, 연주에 자리잡으며 헌제를 모셔 허도에 천도하여 천하를 호령합니다. 관도대전에서 승리하고 적벽대전에서 패배해도 북방의 지배자입니다. (북부의 왕인가...)
2 위 문제 조비 ; 조비는 조조의 아들 25명 중 한명입니다. 큰아들이나 조충이 살았더라면, 황위를 물려받지 못했을텐데 황제가 될 운명이었나 봅니다. 아비의 후궁들을 취하면서 문학적 재능은 뛰어납니다. 뭐. 시인들이 그런가보죠. (하지만 패륜 문제는 정사 삼국지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어디인가 살펴보니 세설신어에 나온 거라 합니다)
3 위 명제 조예 ; 진수의 평가가 탁월합니다. 결단력과 식견이 있었으며 소신있게 행동했다. 하지만 거대한 궁궐과 화려한 누각을 짓는데만 힘을 쏟았다. 35세로 죽으면서 사마의에게 아들의 후견을 맡깁니다.
4 위 소제 조방 ; 7세에 3대 황제로 등극합니다. 막장입니다. 조상과 사마의가 국정을 주도하는데 사마의가 이깁니다. 사마의 생전에는 버티다가 사마사에게 강등당합니다.

5 위 폐제 조모 ; 12세 4대 황제는 아주 똑똑합니다. 고구려 동천왕과 유주자사 관구검의 싸움이 이 시절입니다.
성인이 보이지 않는 신령스러운 이치를 꿰뚫어 변화가 잘 드러나게 한 후, 하늘의 형상을 관찰하고 땅의 이치를 살펴서 처음으로 8괘를 만들었소. 그 후 또 다른 성인이 팔괘를 중복하여 64괘로 만들고 효(爻)를 세워서 수(數)의 극치에 이르게 하였소. 이 세상의 모든 법칙과 질서는 이 대의(大義)에 갖춰지지 않은 것이 없소. 그런데 하나라 시대에는 이것을 연산(連山), 은나라 시대에는 귀장(歸藏), 주나라 시대에는 주역(周易)이라 칭하였소. 도대체 이 역이라는 책은 이처럼 시대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 까닭은 무엇이오?
296p, 유가 경전에 자신의 견해를 밝히다
지금도 궁금한 질문을 14세 황제가 합니다. 이 시절의 14세는 다릅니다. 앗. 그런데 64괘를 신농씨가 만들었다고 순우준이 대답합니다. 잠룡 황제는 4년간 더 버티다가 열받아 시종 수백 명을 이끌고 사마소의 저택으로 돌진합니다.

6 위 원제 조환 ; 조환은 마지막 꼭두각시 황제입니다. 263년 사마소는 촉한 정벌을 감행하여 멸망시켰습니다. 이 군사적 업적으로 사마소는 진왕에 올랐습니다. 사마소가 죽고 아들 사마염이 자리를 이어받자, 265년 조환은 사마염에게 황위를 선양하고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조위는 45년 만에 멸망하고 진(晉)나라가 건국되었습니다. 조환은 진류왕으로 책봉되어 삼국의 황제들 중에서는 편안하게 살다가 깄습니다.

촉나라
1 한 소열제 유비 ; 후한 황실의 후손이죠. 이 대목도 유비의 관점으로 이어보니 재미있습니다. 이래서 관점, 시야가 중요합니다. 짚신팔이에서 시작하여 공손찬의 도움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도겸에게서 서주를 물려받으며 성장하는 듯하다가 여포의 배신과 원술의 공세에 밀려 조조 밑에서 때를 기다립니다. 이후 북방의 원소와 형주의 유표에게 의탁하며 살아가다 융중에서 제갈량을 만나 방향을 찾습니다. 손권과 연합하여 적벽대전에서 승리하고, 형주, 익주를 차지하고 한중 공방전에서 승리한 후 한중왕에 오릅니다. 하지만 관우의 복수를 위해 감행한 이릉대전에서 육손에게 패하며 백제성에서 죽습니다.
2 후주 유선 ; 아버지가 유언 대로 전권을 제갈량에게 위임하여 잘 굴러갔지만, 제갈량, 장완, 비의 등이 잇달아 세상을 떠나자 점차 무능함을 보입니다. 황호를 총애하여 조정은 부패하고, 간유의 북벌로 국력은 고갈됩니다. 결국 등애의 공격에 항복합니다. 낙양으로 끌려와 편안하게 살면서 ‘이곳이 너무 즐거워 촉 땅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태평한 말을 남기고 64세까지 살았습니다.

오나라
1 오 태조 손권 ; 손견의 아들이고 손책의 동생입니다. 19세에 강동을 물려받아 잘 운영합니다. 그러나 재위 후반기에 후계자 문제로 태자 손화와 노왕 손패를 대립시키고 내분과 쇠퇴의 길로 갑니다.
2 오 폐제 손량 ; 너무 어린 나이에 권력과 재산을 가지면 안됩니다. 9세에 황위에 오르고 제갈각이 국정을 맡습니다. 종실인 손준이 제갈각을 학살하고 권력을 장악했습니다. 손준이 죽고 사촌인 손침이 권력을 승게합니다. 성장한 손량이 그를 제거하려는 음모를 꾸몄으나, 도리어 발각됩니다. 손침은 황제 손량을 폐위하고 회계왕으로 강등시키는데 이후 의문의 죽음을 맞이합니다.
3 오 경제 손휴 ; 손권의 여섯 번째 아들로, 권신 손침의 삼엄한 감시 속에서 순종하는 척하며 때를 기다립니다. 노장 정봉과 장포 등 충신들과 모의하여 손침을 제거하고 황권을 강화합니다. 하지만 촉한 멸망 다음해에 병으로 갑니다.
4 동오의 마지막 황제(귀명후) 손호 ; 즉위시에는 좋았는데 바로 미친짓을 합니다. 결국 진나라 군대에 항복하고 낙양으로 압송되어 귀명후라는 봉호를 받고 몇 년 후 사망합니다.

원래 책을 대충 보는 성격인데, 내용이 새롭고 재미있어 꼼꼼하게 3번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1. 삼국연의의 신화적인 주인공들의 환상이 씻어집니다.
2. 바람을 부르고 도술을 부리던 제갈량 대신 행정가이자 전략가의 모습을 알게 됩니다.
3. 툭하면 주변 사람들을 죽이는 조조의 인간미를 보게 됩니다. (하지만 결국 화타는 조조가 죽인거죠. 그밖에도 많이 죽였습니다)
4. 주인공 3인 외에 기타 등등의 삶을 보게 됩니다.
*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조모와 학자들간의 대화 내용입니다. 이 부분이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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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전
시라카와 시즈카 지음, 장원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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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공자전
시라카와 시즈카, 장원철 (옮긴이) AK 2025-03

그저 공자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려니 하고 책을 펼쳤습니다. 아니, 아니 이거 굉장한 책입니다. 시라카와 시즈카 선생, 1910-2006으로 상당히 오래 살았습니다. 내용이 독특해서 찾아보니, 상용자해, 한자, 주옥같은 책의 저자입니다.
저옛날 고정된 성인 공자가 아니라 춘추시대의 격변기를 힘겹게 살아낸 인간 공자의 모습을 고증과 비판으로 분석합니다.

1 동서남북을 떠도는 사람
공자가 무녀의 아들이 아닌가 하는 분석에 한자의 단어로 유추해가는 대목은 추리소설의 호름같습니다.

공자의 혈통과 세계(世系)에 대해 『사기』 등에 기록된 이야기는 모두가 허구다. 아마도 공자는 이름 없는 무녀의 사생아로 일찍이 고아가 되어 비천하게 성장했을 것 이다. 그리고 바로 그러한 점이 인간에 대해서 최초로 깊이 응시할 줄 알았던 이 위대한 철인을 낳았던 것이리라. 사상은 부귀한 신분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28p, 공자, 성인의 후예인가 무녀의 아들인가

양호와 외모가 비슷하여 죽을 지경을 당했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는데, 둘 사이의 관계를 기막히게 복원합니다. 망명을 다니게 된 이유가 양호였습니다. 기원전의 인물을 자료만 가지고 시간 순서로 정리합니다. 맞다 틀리다의 분석이 대단합니다.

2 유교의 원류
역시 한자 선생답습니다. 유儒에 군자와 소인이 같이 들어있습니다. 유교(儒敎) 사상과 집단의 역사적, 사회적 배경부터 내려갑니다. 공자는 무축의 전통을 이었지만 그 중에서 허망한 것은 제거합니다. 기준이 엄격합니다.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남을 탓하지도 아니하며, 아래로부터 인간의 일을 배워 위로 천리에 통달해 나아가노니, 나를 알아줄 이는 하늘뿐일 것이다. 헌문,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조차 없느니라. 팔일
하늘이 덕을 나에게 주셨다​. 술이
136p, 하늘이 바뀌다
유를 주술, 장례에서 제사자, 지식인으로 승화시키면서 ‘옛것을 서술하되 새로 창작하지 않는다(述而不作)는 멋진 말을 합니다.

3 공자의 자리
살아서는 공자는 외부자였습니다. 그와 제자 집단은 체제 밖의 인간이며 불평분자의 무리입니다. 일부는 공자가 인(仁)을 통해 인간 존엄성을 이야기한 ‘노예해방의 지도자’로 격상시키지만 일부일 뿐입니다. 배움에는 자별이 없다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공자의 위대함은 혁명이 아니라, 수많은 제자 양성에 있습니다.

4 유교의 비판자
공자 이후 유가의 비판자로 등장한 묵가, 묵가의 대립자로 일어난 양주, 양묵의 지판자로 등장한 맹자, 맹자는 정통이 아니라는 순자까지 이어집니다. 도둑인 도척도 공자를 조롱합니다. (장자에 나온답니다)
비판보다 놀라운 사실은
묵자 71편 중에 남아있는 것은 53편 뿐입니다.
시대순은 노자, 장자인데 일부 내용은 장자가 더 앞설 수가 있다는 근거가 나옵니다. 무려 55개 항목이나 됩니다. (왜 이런 부분이 재미있을까요)
유교가 독점적인 진리로 군림한 것이 아니고, 묵가, 도가, 법가의 비판과 공격을 받아내면서 더욱 단단한게 구축됩니다.

5 논어에 담긴 뜻
공자 이후 유가는 8개 학파로 나눠지고 전부 자신이 정통이라 합니다. 논어 역시 성립 과정을 거치고 문장 뒤에 숨겨진 의미가 있습니다. 문체, 양식의 분석도 탁월합니다. 왜 대화체를 그대로 가졌왔는가도 끄덕이게 됩니다. 제자들의 눈에 비친 공자의 다채로운 면모가 입체적으로 나타납니다. 자로의 무모함을 꾸짖고, 안연의 죽음에 통곡하며, 자공의 영민함을 칭찬하던 인간적인 공자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1. 고정화된 성인 공자에서 살아있는 인간 공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무녀의 아들!이 충격입니다.
2. 위인전, 평전이 아닌 문자학을 바탕으로 살펴보는 유儒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3. 살아서 한평생 고생만 한 것이 시간낭비가 아닌 공자가 완성되는 시간이라는 의미를 배웁니다.
어느 시기든 혼란하지 않는 시대가 없습니다. 공자가 살았던 춘추시대는 가치관이 붕괴하고 힘과 이익만이 지배하던 가혹한 난세였습니다. 끊임없는 좌절과 망명 속에서 ‘도가 행해지지 않는다‘고 탄식은 하지만 끝까지 인간 안에서 답을 찾으려 노력합니다. (어쩌면 진정한 자기계발의 책이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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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의 생각 수업 - 수학적 모델링과 과학적 사고를 둘러싼 30가지 질문
주하오난 지음, 이지수 옮김, 김지혜 감수 / 미디어숲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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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의 생각 수업
수학적 모델링과 과학적 사고를 둘러싼 30가지 질문
주하오난, 이지수(옮긴이), 김지혜(감수) 미디어숲 2026-06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책입니다. 나 어릴적에 수학 좀 했었는데 하는 기억을 산산히 무너뜨립니다.
이렇게 어려울 수가 있을까? 평소에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 일독입니다.
그렇게 휘청거리고 나서 가만히 앞과 뒤의 표지를 살펴봅니다.

왜 어떤 전염병은 걷잡을 수 없이 퍼질까?
한정된 자원으로 최고의 효율을 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수백만 개의 변수를 가진 AI는 어떻게 미래를 예측할까?
우리는 왜 수학을 배울까?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일까?
이 책은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현실의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수학의 언어로 설명하는 과정을 탐구한다.
- 뒷표지.
질문, 가설, 선택, 검증 등 현실에서 마주치는 모든 상황을 수학으로 풀이해냅니다. 아아 그렇습니다. 한 분야의 전문가만이 해낼 수 있는 작업입니다.
복잡한 현실 세계의 문제를 수학의 언어로 번역하고 해결합니다. 수학적 모델링과 과학적 사고로 이어지는 30개의 깊이있는 대화록입니다.

대략 3가지 흐름으로 진행됩니다.
1. 현실을 수학의 언어로 번역한다
그저 문제집의 정해진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어떤 문제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서 출발합니다. 좋은 문제를 선택하는 비결, 현실 세계의 변수 중 핵심을 추려내는 요인 분석. 모델링을 만드는 기본 가설의 설정이 시작입니다.
복잡한 현실을 그대로 수학식에 집어넣는 것은 어렵습니다. 대상을 단순화하고 과감하게 가정을 세우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데이터 수집과 노이즈 필터링은 수학적 추론의 기반입니다.

2. 모델링의 바탕인 핵심 수학 원리
현실을 파악하고 제어하기 위한 수학적 도구와 법칙들이 가득합니다. 이름조차 모르겠는 회귀, 보간다, 스플라인, 반복 진화 등이 나옵니다.

3. 과학자처럼 생각하여 현상, 지식, 관념, 결과를 이해한다
이 부분은 재미있습니다. 과학의 역사가 흘러가면서 수학의 비밀이 밝혀집니다. 은유와 유추도 수학적 구조가 있는 인지적 도구입니다. 얼음같은 수학에도 철학과 감성이 들어있습니다.

왕양명의 전습록傳習錄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순금의 가치는 순도에 있지 중량에 있지 않으며, 성인의 가치는 천리天理의 순수함에 있지 재능의 크기에 있지 않다.˝
이는 곧 인간이 도學를 구하는 과정은 마치 금을 단련하는 것과 같으며, 핵심은 순도成色에 있고 등급分兩에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465p,

이 책을 읽으면
1. 세상이 수학으로 보입니다. 수학은 계산기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철학. 이해, 결론의 언어입니다. 가설을 세우고, 제약 조건을 식별하며, 최적의 대안을 도출하는 과정을 할 수 있습니다. 혼돈 속에 들어있는 수학적 질서를 감지하고 문제를 논리와 인과로 나눌 수 있습니다.
2. 현대 과학 역사를 재미있게 찾아봅니다. 물리, 과학, 수학의 단편적인 지식들이 수학적 모델링으로 융합됨을 경험합니다. 단편적인 지식의 나열이 아닌 과학사 전체를 통찰하는 인목이 생기는 듯합니다. 3. 직관(감성)과 논리(이성)의 균형 감각이 생깁니다.
몇페이지가 넘어가는 수식을 보다보면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됩니다. 폭망한 주식 가치를 보면서 감성은 무너졌지만 다시 한번 데이타를 모아 분석해보려는 이성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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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설계자들 - 트랜스휴머니즘에서 바이오해킹까지, 실리콘밸리 영생 프로젝트를 추적하다
알렉스 크로토스키 지음, 최정숙 옮김 / 미래의창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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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설계자들
트랜스휴머니즘에서 바이오해킹까지, 실리콘밸리 영생 프로젝트를 추적하다
알렉스 크로토스키, 최정숙(옮긴이) 미래의창 2026-06

제목만 보면 거짓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몇년전에 우주로 가는 사업에 투자한다는 책들이 나올 때도 그런 생각을 했었지요. 지금은 우주사업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불멸사업도 가능한 이야기아닐까요.
서문에 플로리다 북동부 ‘젊음의 샘‘ 일화가 나옵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 물 한잔에 22.95달러를 지불합니다. 1901년 멕코넬이 개발하여 지금까지도 번창합니다. 재미있는 일입니다. 저도 영생을 약속받으면 23불 정도 쓸 것같습니다.

1부는 테이터가 우리의 몸을 기계로 바꾸는 일,
2부는 수명연장을 믿는 투자자, 과학자, 신도들.
3부는 기술이 어떻게 변화를 가져오는지,
4부는 연장된 수명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5부는 정치권력도 빠져드는 믿음을 추적합니다.
요약만 읽어도 흥미롭습니다. 바로 등장인물, 용어, 단체 사전이 나옵니다. 이 대목이 사전처럼 잘 정리되어있습니다.

엔지니어 증후군은 ‘기술 전문가가 잘 알지 못하는 생소한 분야의 복잡한 문제에 공학적 전략을 들이대는 증세‘입니다. 이들은 고장나면 버그와 오류를 잡으면 된다고 믿습니다. 노화는 고칠 수 있고, 기술적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자들도 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엄청난 실리콘밸리의 CEO, 투자자들이 상당히 관여하고 있습니다. 죽음은 아직 풀지 못한 고난도의 기술적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긍정심리학인가...) 인간의 몸을 업그레이드 가능한 하드웨어로, 유전자를 수정 가능한 코드로 취급합니다. 결국 노화는 치료 가능한 ‘질병‘일 뿐입니다. 투자자들의 주장입니다.

진시황의 불로초, 유럽 현자의 돌, 세카르의 고환추출즙, 젊은피 수혈까지 노화와 죽음에 맞서는 인간들이 늘 있었습니다. (저들은 그저 오래 사는 것이 인생 목표인가요) 유전자 가위, 역노화 유전자 칵테일, 줄기세포 치료도 있습니다. 모두 과학과 미신의 사이에 있는 젊음의 샘입니다. 이런 기술들이 어쩌면 거대 자본이 만들어낸 환상인지 질문을 던집니다. *

3부 불멸(Post-Mortal)에서 이들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육체의 한계를 벗어나는 경지를 꿈꿉니다. 기술적 특이점을 기대하며 뇌의 기억과 의식을 네트워크에 동기화할 수도 있습니다. 세포핵을 나노공학물로 대체하면 DNA 코드부터 달라집니다. 인간은 이제 육체가 아닙니다. 아아, 불멸과 영생에 빠지면 알 수 없는 세계로 가버립니다.

인간으로 실험할 수 없으니 개의 수명을 늘려주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됩니다. 임상실험에 들어갔습니다. 영생과 젊음의 기술은 검증되지도 않았는데 엄청난 비용이 들어갑니다. 부자들만이 유전자를 교정하고 수명을 연장합니다. 이것도 문제입니다.

5부 장수 국가에서 아직 일어나지 않는 온갖 근심걱정을 늘어놓습니다. 개인의 영생 노력이 사회로 확장된다면, 수명 연장 기술이 합법화된다면, 그런 치료를 시도할 권리를 가져야 하나, 인간의 은퇴가 사라진다면, 죽음을 극복한다면 사회는 어떻게 재구성될건지 다양한 상상을 펼칩니다.

불멸이라 너무 거창한 주제이지만 권력자들은 기원전부터 바래왔던 희망입니다. 세계 경제와 기술을 쥐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권력자들이 실제로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고 있는지를 보면 뭔가 있어보입니다. 저자 알렉스 크로토스키는 불멸이라는 매혹적인 스토리텔링에 무조건 동조하지 않습니다. 엔지니어 증후군의 오만함과 무지, 과학적 검증이 부족한 불로장생 마케팅의 허점을 날카롭게 분석합니다. 한편으로는 기술이 일으킨 혁신을 인정하면서 계속 주시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
1 기술 낙관주의 뒤에 숨은 위험성을 찾아냅니다.
2 바이오 기술의 가능성과 과장된 환상을 분별할 수 있습니다.
3 진짜 죽음을 극복하면 어떻게 하지? 걱정할 것이 아니라 미래를 대비할 수 있습니다.
* 부수적으로 죽음이 없는 삶은 과연 가치있는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등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뭐가 됐든 생각하게 만듭니다. (제가 먹는 당뇨약 메트포르민이 노화를 막는 약이라는 것도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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