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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일하지만 외롭긴 싫으니까 - 따로 또 같이 유연하게 연결되는 법
정문정 외 지음 / 책장속북스 / 2026년 6월
평점 :
*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혼자서 일하지만 외롭긴 싫으니까
따로 또 같이 유연하게 연결되는 법
정문정, 고수리, 신효원, 김세희, 천지혜, 황유진, 김지연, 이현아 / 책장속북스 / 2026.06
책을 낸 작가 8명이 모여 같은 공간에서 일합니다. 월세를 아끼려고 그런건가 했는데 아닙니다. ‘창조성이 뛰어난 사람들은 젊은 시절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왜 모여있는 걸까요. ‘어느 순간 혼자 살기 위해 들여야 하는 에너지를 의식하고, 밤이면 잡생각과 불안으로 혼자 사는 즐거움이 고단함이‘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혼자라서 편하다가도 혼자라서 힘이 듭니다.
1번 글의 정문정 작가는 정글살롱의 창업자입니다. 남편과 이름짓는 상상이 재미있습니다. 뭐든 이름짓는 것부터 시작하는 거죠.
구체적인 기약이 없어도 우리는 곧 또 만난다. 겨울에는 그마저 있던 빛조차 줄어들지만 작가들이 여럿 모이기 시작하면 금세 공간이 따스해진다. 히터 두 개로도 총분하지 않던 실내가 어느새 훈훈해졌다고 우리는 겨울마다 새삼 놀라워한다. 동지들이 모이면 북쪽에 있어도 겨울이 혹독하지 않다.
41p, 북향에서도 충분한 온기
햇볕이 잘 들지 않는 북향의 방에서도 식물은 자랍니다. 서로의 존재를 확인해주는 동지들이 하나둘 합류합니다.
두번째 글은 파란 문을 열면, 고수리 작가입니다. ‘은행나무 길을 지나 골목을 돌아 좁다란 계단을 오르면‘ (참 가기 어렵군요) 파란 문이 나옵니다. 파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마주하는 공간과 그 곳에서 만나는 타인과의 연결입니다. 글쓰기에도 바쁜데 동지들의 면면을 잘 살핍니다. 그만큼 유대감이 깊나봅니다. 자신만의 독립적인 공간(키친테이블)도 필요하지만 소통할 수 있는 연결공간도 있어야 합니다.
세번째 글은 외롭지 않은 혼자로 일하기, 신효원 작가입니다. 퇴사후 3년간 골방에서 글만 써서 10만부 판매를 했다고 합니다. 어느새 공동작업실에 들어와 자연스레 소통의 가운데에 있습니다. 진짜 시골 노인정같은 풍경입니다. 이런 부분도 부럽습니다.
네번째는 비가 되는 경험, 김세희 작가입니다. 10년간 혼자서 작업을 하다 정글살롱의 사진 한장을 보고 넘어갑니다. 동지들과 전시회도 보러다니면서 쓰는 소설의 주제가 바뀝니다. (이런 체험도 좋아보입니다) 우치다 다쓰루의 ‘목표는 천하무적‘을 소개해서 얼른 책을 찾았습니다.
5번은 천 개의 지혜, 천지혜 작가입니다. 웹소설 작가입니다. 천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합니다. 이미 이름부터 웹소설의 주인공입니다. ‘낭랑한 패기, 상냥한 독기, 명랑한 광기‘를 가지고 걸어서 별까지 닿고자 하는 갈망을 품고 있습니다. 무슨 책을 썼나 보니 ‘금혼령, 조선혼인금지령‘입니다. 로맨스작가로군요.
6번은 1도씩 용감해지는 사람, 황유진 작가입니다. 재미있습니다. 정글살롱에 들어가고 싶지만 거부당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으로 신청메일을 겨우 보냅니다. 걸어서 30분이 걸리는데 걸어갑니다. ‘집으로 가는 길은 내리막길이라 수월‘합니다. 뭐든 장단이 있어야지요. 근심, 걱정, 두려움을 하루에 하나씩 이겨내는 모습에 같이 힘이 납니다.
7번은 땅에 뿌리를 못 내린 식물이라서, 김지연 작가입니다. 뿌리가 없으면 뭘까 했는데 바로 ‘부레옥잠‘인가보다고 합니다. (아니, 웃긴데요) 사람 알레르기가 있어 제주로 피신했는데 정글살롱에 나가기로 합니다. 역시 동지는 사람이 아니군요. 소속 없이 부유하는 삶인데, 땅에 뿌리를 내리지 못해 불안한데, 그렇기에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인생입니다.
8번은 유리 덮개를 열고 바다를 향해, 이현아 작가입니다. 유리덮개가 있으면 벼룩도 덮개까지만 뛰어오릅니다.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한때 교직에 있었고, 10권의 책을 내고 50권을 번역한 작가인데도 불안합니다. 살롱에서 동료들과 글을 쓰면서 ‘공통의 인간성‘을 발견합니다.
다들 사연이 많고 깊습니다. 책의 내용은 에세이라서 쉽게 넘어갑니다. 그저 작가의 생존기라 생각했는데 읽다보면 혼자 일하는 사람의 내면을 보게 되고 연대와 소통의 가치를 알게 됩니다.
제일 좋은 점은 다채로운 시선이 주는 같이 생활하는 입체적 공감대입니다. 저마다 자기 영역의 작가들이지만 살아온 삶의 모습이 전부 다릅니다. 어떤 이는 공간이 주는 안정감을 이야기하고, 또다른 이는 위안과 작은 용기를 말합니다. 당연히 독서중에 ‘나만 이런 생각을 한 게 아니었구나‘하는 공감과 위로를 받습니다.
고독하지만 고립되지 말자는 공동 작업실이 참 부럽습니다. (책을 낸 작가여야 가입이 가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