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전
시라카와 시즈카 지음, 장원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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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공자전
시라카와 시즈카, 장원철 (옮긴이) AK 2025-03

그저 공자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려니 하고 책을 펼쳤습니다. 아니, 아니 이거 굉장한 책입니다. 시라카와 시즈카 선생, 1910-2006으로 상당히 오래 살았습니다. 내용이 독특해서 찾아보니, 상용자해, 한자, 주옥같은 책의 저자입니다.
저옛날 고정된 성인 공자가 아니라 춘추시대의 격변기를 힘겹게 살아낸 인간 공자의 모습을 고증과 비판으로 분석합니다.

1 동서남북을 떠도는 사람
공자가 무녀의 아들이 아닌가 하는 분석에 한자의 단어로 유추해가는 대목은 추리소설의 호름같습니다.

공자의 혈통과 세계(世系)에 대해 『사기』 등에 기록된 이야기는 모두가 허구다. 아마도 공자는 이름 없는 무녀의 사생아로 일찍이 고아가 되어 비천하게 성장했을 것 이다. 그리고 바로 그러한 점이 인간에 대해서 최초로 깊이 응시할 줄 알았던 이 위대한 철인을 낳았던 것이리라. 사상은 부귀한 신분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28p, 공자, 성인의 후예인가 무녀의 아들인가

양호와 외모가 비슷하여 죽을 지경을 당했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는데, 둘 사이의 관계를 기막히게 복원합니다. 망명을 다니게 된 이유가 양호였습니다. 기원전의 인물을 자료만 가지고 시간 순서로 정리합니다. 맞다 틀리다의 분석이 대단합니다.

2 유교의 원류
역시 한자 선생답습니다. 유儒에 군자와 소인이 같이 들어있습니다. 유교(儒敎) 사상과 집단의 역사적, 사회적 배경부터 내려갑니다. 공자는 무축의 전통을 이었지만 그 중에서 허망한 것은 제거합니다. 기준이 엄격합니다.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남을 탓하지도 아니하며, 아래로부터 인간의 일을 배워 위로 천리에 통달해 나아가노니, 나를 알아줄 이는 하늘뿐일 것이다. 헌문,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조차 없느니라. 팔일
하늘이 덕을 나에게 주셨다​. 술이
136p, 하늘이 바뀌다
유를 주술, 장례에서 제사자, 지식인으로 승화시키면서 ‘옛것을 서술하되 새로 창작하지 않는다(述而不作)는 멋진 말을 합니다.

3 공자의 자리
살아서는 공자는 외부자였습니다. 그와 제자 집단은 체제 밖의 인간이며 불평분자의 무리입니다. 일부는 공자가 인(仁)을 통해 인간 존엄성을 이야기한 ‘노예해방의 지도자’로 격상시키지만 일부일 뿐입니다. 배움에는 자별이 없다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공자의 위대함은 혁명이 아니라, 수많은 제자 양성에 있습니다.

4 유교의 비판자
공자 이후 유가의 비판자로 등장한 묵가, 묵가의 대립자로 일어난 양주, 양묵의 지판자로 등장한 맹자, 맹자는 정통이 아니라는 순자까지 이어집니다. 도둑인 도척도 공자를 조롱합니다. (장자에 나온답니다)
비판보다 놀라운 사실은
묵자 71편 중에 남아있는 것은 53편 뿐입니다.
시대순은 노자, 장자인데 일부 내용은 장자가 더 앞설 수가 있다는 근거가 나옵니다. 무려 55개 항목이나 됩니다. (왜 이런 부분이 재미있을까요)
유교가 독점적인 진리로 군림한 것이 아니고, 묵가, 도가, 법가의 비판과 공격을 받아내면서 더욱 단단한게 구축됩니다.

5 논어에 담긴 뜻
공자 이후 유가는 8개 학파로 나눠지고 전부 자신이 정통이라 합니다. 논어 역시 성립 과정을 거치고 문장 뒤에 숨겨진 의미가 있습니다. 문체, 양식의 분석도 탁월합니다. 왜 대화체를 그대로 가졌왔는가도 끄덕이게 됩니다. 제자들의 눈에 비친 공자의 다채로운 면모가 입체적으로 나타납니다. 자로의 무모함을 꾸짖고, 안연의 죽음에 통곡하며, 자공의 영민함을 칭찬하던 인간적인 공자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1. 고정화된 성인 공자에서 살아있는 인간 공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무녀의 아들!이 충격입니다.
2. 위인전, 평전이 아닌 문자학을 바탕으로 살펴보는 유儒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3. 살아서 한평생 고생만 한 것이 시간낭비가 아닌 공자가 완성되는 시간이라는 의미를 배웁니다.
어느 시기든 혼란하지 않는 시대가 없습니다. 공자가 살았던 춘추시대는 가치관이 붕괴하고 힘과 이익만이 지배하던 가혹한 난세였습니다. 끊임없는 좌절과 망명 속에서 ‘도가 행해지지 않는다‘고 탄식은 하지만 끝까지 인간 안에서 답을 찾으려 노력합니다. (어쩌면 진정한 자기계발의 책이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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