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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모르는 진짜 농업 경제 이야기 - 기아와 미식 사이, 급변하는 세계 식량의 미래
이주량 지음 / 세이지(世利知) / 2024년 10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보통 책이 아닙니다. 말년에 귀농하려고 유튜브, 서적, 인터넷 등을 기웃거리고 있었는데 그간 쌓였던 모든 의문과 궁금증을 상당 부분 해결했습니다. (시골로 갈 것이 아니라 수출입을 해야겠습니다)
모두 10여 장, 360페이지로 목차만 읽어봐도 너무 많은 내용에 놀랩니다.
1장 굶주림과의 투쟁, 식량에서 산업이 되기까지
농업이 시작된 1만년 전부터 200년 전까지는 초라한 생존의 농업이었습니다. 그나마 삼포식(3개로 나누어 경작)이 있었지만 새로운 기술은 없었습니다. 1850년 트랙터(!)의 출현(개발)으로 노동력을 대폭 줄이며 생산성을 향상시켰습니다. 트랙터 덕분에 가축은 노동에서 해방되어 축산업 발전으로 이어집니다. (저런...) 프리츠 하버의 질소 비료 등장으로 땅의 생산성은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하버는 비료도 개발하지만 독가스도 만들었네요. 이넘때문에 화생방훈련을 했던겁니다)
우장춘 박사의 품종 개량 연구로 벼, 감자, 무를 개량하고 통통한 배추도 개발합니다.
녹색혁명의 중심에 있는 왜성 유전자는 밀과 쌀의 품종을 개량하여 식량 부족을 해결합니다.
2장 치열하게 돌아가는 글로벌 식량 산업
글로벌 식량 산업은 몇몇 거대 기업이 지배합니다. 전세계 곡물의 80%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선물거래 시장은 곡물 가격 변동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금융과 농업의 결합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습니다.
세계 최초의 선물거래는 1637년 네덜란드의 튤립 버블, 1697년 오사카 도지마 쌀 시장입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는 현대 선물거래소의 모델로, 곡물 기업과 금융의 융합을 보여줍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첩보 활동과 시장 지배를 통해 식량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카길은 전 세계 기상과 작황 상태를 하루 3회 이상 위성으로 체크합니다. ABCD(ADM, Bunge, Cargill, Dreyfus, 하필이면 알파벳순일까)로 대표되는 곡물 기업의 독점 구조는 강력한데 신규업체 NOW(노블, 올램, 윌마)가 등장했습니다. 한국은 세계 4위의 곡물 수입국인데 그저 비싸게 사올 따름입니다.
거기에 종자시장도 당연히 글로벌화되어있습니다. 10대 회사가 70%를 장악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그저 종묘사직을 소중히 할 뿐이죠.
3장 왜 어떤 나라는 풍족하고 어떤 나라는 굶주리는가
농업의 발전과 식량 안보는 국가의 정책, 자원 배분에 따라 달라집니다. 미국은 풍부한 토지와 첨단 기술, 체계적인 농업 정책으로 농업 최강국이 되었습니다. 미국 농무부(USDA)는 방대한 연구와 지원을 통해 농업 혁신을 이끌며, 국가의 식량 안보를 책임집니다.
유럽은 CAP(공동농업정책)을 통해 국가 간 협력으로 농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합니다. 이는 단일 시장처럼 운영되며, 유럽 농업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반면, 싱가포르는 농지가 거의 없는 국가로, 초기에는 식량 자급률에 대한 개념이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식량 위기를 겪으며 식량 안보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습니다.
아프리카는 자연환경과 경제 불균형으로 굶주림 문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식량 재배 대신 커피와 같은 수출 작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국제 시장 의존도가 높고 자급률이 낮습니다. 악순환을 일으키고 농업 발전이 더디게 됩니다.
4장 한국 농업의 숨가쁜 발전사
한국은 최빈곤국이었으나 70년 녹색혁명, 80년 백색혁명으로 쌀의 자급자족을 해냅니다. 필리핀은 훨씬 나은 경제 조건이었으나 정책의 차이로 뒤집어졌습니다. 필리핀은 농업의 안정과 선진화에 실패하여 정체되었습니다.
통일벼 개발은 한국 농업사의 일대 사건입니다. 단순히 쌀 생산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체계적인 농업 시스템 구축을 이루었습니다. 비료 보급, 농기계 사용 확대, 수리시설 정비 등 다양한 정책이 통일벼와 결합해 농업 전반의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농업의 구조를 세분화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합니다. 병풀, 녹차, 쑥, 유자, 당근, 어성초 등 다양한 작물들을 연구하여 후방, 생산, 전방 농업으로 분류해야 합니다. 1차 산업에서 벗어나 가공, 유통, 서비스 등 다양한 가치 사슬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합니다. (다시 귀농의 꿈이 살아납니다)
5장 왜 농업 선진국은 원예산업에 집중하는가
유럽에 감자가 들어온지 200년이 지나서야 식품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합니다. 감자는 세계사를 바꾼 작물로 주식이 되었으나 아일랜드 대기근으로 1846년부터 5년간 200만 명이 기근으로 사망했습니다. 작물의 단일화, 식량 안보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사례입니다.
네덜란드는 원예산업의 강국입니다. 네덜란드에서 관리되는 꽃은 유럽 전역에 새벽배송으로 공급되며, 효율적인 물류와 품질 관리를 통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네덜란드에서 경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케냐에서 생산하여 네덜란드 기업들의 지휘 아래 전 세계로 꽃을 수출합니다. 글로벌 네트워크는 조직화와 효율성의 핵심이네요.
한국 딸기 산업은 원예산업 성공의 사례입니다. 한국 딸기는 품질과 맛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수출량이 계속 증가합니다. 하지만 딸기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뉴질랜드의 제스프리처럼 조직화된 협동조합과 브랜드화 전략이 필요합니다. 제스프리는 키위 생산자와 유통망을 체계적으로 연결하여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사례입니다.
6장 투뿔한우와 삼겹살, 치킨의 경제학
소는 인간에게 고기, 뼈, 기름, 내장, 가죽, 우유 등을 주었고 노동력, 운송 수단으로 활용했습니다. 투뿔 한우는 철저한 품종 관리와 사육 방식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장했으며, 한우, 육우, 젖소는 각기 다른 목적과 특성을 가진 소로 구분됩니다. 소는 개체 단위로 관리됩니다. (돼지는 돈방 단위, 닭은 농장 단위) 소 한 마리가 매일 30kg의 사료를 먹고 비슷한 양의 분뇨를 배출합니다. 만만치 않은 녀석입니다. 24년 기준 한우 330만, 육우 14만, 젖소 38만 마리가 있다고 합니다.
중국은 돼지고기를 자급하기 위해 26층 ‘돼지 아파트’가 있습니다.
닭고기는 한국에서 대규모 생산과 표준화를 이루었습니다. 수직계열화는 성공했지만 모든 닭의 맛이 비슷하다는 점이 약점입니다. 반면 프랑스는 30종이 넘는 다양화가 되어 다른 사육 방식, 특색 있는 스토리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7장 현대 농업은 연구 전쟁, 종자부터 GMO, 농약, 유기농까지
반쯤 넘어가니 조금 지칩니다. 너무 많은 정보들입니다. 그래도 정보가 과다하게 많기에 읽을 거리가 많습니다.
현대 농업은 품종 개량, GMO(유전자 변형 작물), 농약, 유기농업 등 계속 되는 연구가 이어집니다. 스타 품종을 만들어획일화되면 이익을 커집니다. 생태계를 위협하거나 유전자 다양성을 감소시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GMO 기술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라 역사가 있습니다. 옥수수, 대두는 이미 GMO 작물이고 막테리아, 효모, 유산균 등의 미생물도 GMO입니다.
거기에 유기농업과 농약은 참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입니다.
8장 모두가 토지 보상을 꿈꾸는 시대의 농지 이야기
농지에서 물의 흐름은 생산성을 좌우합니다. 4세기 초반 백제 시대에 전북 김제의 벽골제를 축조했다고 합니다. (삼국사지였습니다. 유사만 읽어서 몰랐네요) 조선 정조는 1799년 수원에 축만제를 만들었습니다.
유럽은 공동 농업 정책(CAP)으로 농지를 보호하며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유지합니다. 한국의 농지는 도시화와 산업화로 감소하며 식량 자급 기반이 약화되고 있답니다.
9장 다시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글로벌 식량 산업
글로벌 식량 산업은 환경 위기와 기술 혁신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팜유 생산으로 열대우림이 파괴되고, 계속 경고등이 켜지고 있습니다. 데이터 농업을 선도하는 존디어는 농업계의 구글을 목표로 하며, 몬산토는 종자와 농약 패키지로 시장을 혁신했습니다. 대체육과 기능성 식품은 식량 위기 해결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도시 농업과 에너지 생산을 결합한 모델도 확산 중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미래 식재료 개발과 도시농업에 투자해야 합니다. 앗. 다시 도시를 떠나지 않고 할 수 있는 도시 농부의 꿈을 키울 수 있을까요.
10장 우리가 모르는 K-농업의 잠재력
한국 농업은 바이오 산업과 푸드테크 혁명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입니다. 쌀, 수면 보조 상추 같은 기능성 식품은 한국 농업의 경쟁력을 보여줍니다. 종자, 농기계 수출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다양한 히트상품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농업 모델이 한국의 미래를 지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