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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공부합니다 - 가드너의 꽃, 문화, 그리고 과학 이야기
박원순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5년 4월
평점 :
*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꽃을 공부합니다
가드너의 꽃, 문화, 그리고 과학 이야기
박원순 (지은이) 사이언스북스 2025-04-30
일단 책의 편집이 좋습니다. 꽃의 사진, 그림, 관련 그림들이 있습니다. 슬슬 그림들만 보고 넘어가도 눈이 즐겁습니다. 그런데 내용도 괜찮습니다. 멋진 그림으로 독자를 부르고 좋은 글로 흥미를 일으킵니다.
파란수련 : 수련은 이집트의 대표꽃입니다. 네페르템 머리 위에 분수가 뭔가 했더니 파란수련이었습니다.
수선화 : 그리스 신화의 나르키수스가 시작입니다. 중국에서는 ‘물가의 신선‘이라고 수선화입니다. 아랍에서는 ‘금을 녹인 눈동자를 가진 은빛 눙이 에메랄드빛 줄기와 결합‘되어 있다는 아부 누와스의 시가 있습니다.
붓꽃 : 4천년 전 그리스 크레타 섬의 미노아 궁전 벽화에 있다고 합니다. 중세 프랑크 왕국 클로비스 1세의 생명을 구해준 꽃입니다.
난초 : 1억년 전 등장하여 2만 8000종이 있답니다. 공자님왈, ‘깊은 산 속 영지와 난초는 사람이 찾지 않는다고 해서 향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는 멋진 말로 존재를 알렸습니다. 프레더릭 센더는 난초왕(Orchid King)이라 불리며 영국에 온실을 60개나 만들었습니다.
튤립 : 광기의 상징이 되었지요. 튤립 파동, 오스만퀴르크에서 시작했습니다. 서양에서만 인기이고 동영에서는 관심이 없었나봅니다.
다알리아 : 아즈텍 인들이 덩이줄기를 먹었고 약으로 사용했습니다.
은방울꽃 : 조선식물향명집(1937)에 은방울꽃이라 등재되어 있습니다. 그 시절에 이런 멋진 이름을 지었습니다. 유럽에서는 페어리 컵스, 콘발라리아, 릴리, 벨스, 뮤게 등으로 불리었네요. 하지만 독성이 있어 섭취(왜 섭치하나) 시 복통, 메스꺼움, 구토, 불규칙한 심장 박동, 시야 혼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아칸서스 : 뿌리조각만 있어도 싹을 틔우고 곧은 뿌리를 내립니다. 이 디자인이 크리스의 코린트 양식이 됩니다.
해바라기 : 해바라기는 반 고흐만 기억이 나는데, 반 다이크도 멋진 해바라기 자화상을 그렸습니다. 오스카 와일드의 미국 방문도 ‘현대 구세주‘로 유미주의 예술가의 상징이었습니다.
동백 : 동양이 원산지입니다. 250여종으로 (읽다보니 몇백종은 적은 축에 속합니다) 겨울에도 푸르고, 산에서 자라는 차나무요, 봄을 알리는 나무입니다. 뒤마의 춘희가 동백꽃 여인입니다!
수국 : 원명은 수구繡球로 꽃 모양이 비단에 수를 놓아 만든 아름다운 둥근 꽃의 뜻입니다. 그런데 물을 좋아하는 국화로 水菊이 되었습니다.
접시꽃 : 삼국시대 ‘촉나라의 아욱꽃‘이라는 촉규화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37년에 촉규화였는데, 1949년에 접시꽃이 되었습니다.
백합 : 100개의 비늘 조각이 합쳐진 알입니다. 순우리말로 나리(나비, 나물)입니다. 이미 크레타섬의 크노소스 궁전 벽화에 있었습니다.
델피니움 : 이상한 모양이라 생각했는데, 내용을 읽어보면 좋아집니다. 선명한 블루, 아름다우면서 격조 높게 차려입은, 꽃봉오리가 물찬 제비를 닮아 비연초, 비취색 참새라는 취작, 멋진 일화들입니다.
카네이션 : 패랭이꽃이랍니다. 비밀스런 메신저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분홍은 감사, 흰색은 행운, 붉은색은 사랑, 노란색은 실망과 거절, 보라색은 변덕스러움입니다. (변덕을 메신저로 전해서 뭐할건가요)
장미 : rose하면 멋진데, 흰인가목, 찔레, 돌가시나무, 용가시나무라고 하면 옛스럽습니다. 그래도 해당화는 멋집니다.
작약 : 시작은 1억 5천만 년 전 백악기입니다. 아니, 그걸 어떻게 알지요?
이미 그리스 신화에서 치유의 신 파이온이 작약의 이름인 피어니, 파이오니아로 연결됩니다. 반면 동양에는 기원전 9세기의 시경에 묘사되어 있습니다. 작약에서 모란이 나옵니다. ‘야생 록키모란과 다른 2종을 교배시켜 수 세기 동안 육종한 결과‘!! 수프루티코사, 모란이 나왔습니다. 그것이 당나라에서 선덕여왕에게 보내온 선물입니다. 삼국유사에 나온답니다. 신라 이전에 육종 기술이 중국에 있었던건가요. 뭔가 굉징하면서 아득해집니다.
아네모네 : 세르모네타 공작인 프란체스코 카이타니는 아네모네를 좋아했는데... 230품종 2만9천본을 보유했다고 합니다. 뭐든 한가지에 미쳐야 나중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포인세티아 : 19세기 초반에 알려져서 인기라길래 최신종인가 했더니 아즈텍 제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조엘 로버츠 포인세트가 1828년 멕시코에서 가져왔습니다. 로버트 부이스트, 알레르트 에케, 폴 에케, 폴 에케 주니어... 포인세티아의 공로자들이 많습니다. 크리스마스 전에 미국에서만 7000만 본, 3천억이 팔립니다.
여기까지가 19개의 꽃입니다. 거기에 제비꽃, 무궁화, 국화, 샐비어, 앵초, 시클라멘, 연꽃, 원추리, 양귀비, 설강화!까지 29개의 다양한 꽃이 다채롭습니다.
꽃 하나의 얽혀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재미있습니다. 사실 모든 꽃을 좋아할 수는 없고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요. 그럼에도 읽다보면 없던 애정이 생기기도 하고 한번 키워볼까 하는 마음이 듭니다.
이 책을 잡은 이유 : 꽃과 공부를 연결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꽃도 알고 싶고, 공부도 하고 싶은데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다. 역시 책은 제목이 중요함.
제일 인상적인 장면 : 오스카 와일드의 현대 구세주는 사람을, 인간을 어디까지 칭송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