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면서 이기는 전략 필사 : 손자병법 100 - 이기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승리의 문장들
손무 지음, 진성수 감수 / 서울문화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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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쓰면서 이기는 전략 필사 : 손자병법 100
이기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승리의 문장들
손무, 진성수 (감수) 서울문화사 2026-03-23

손자병법은 읽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쓰면서 익히는 책이었습니다. 손자병법의 글이 많지 않은데 왜 이리 안읽힐까 궁금했는데 써보니 그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눈으로 글자를 읽어 내려가는 행위는 소설, 에세이에서 통용됩니다. 눈을 통해 뇌의 표면에 정보가 잠시 지나갑니다. 하지만 필사를 하면 시각, 촉각, 그리고 근육의 동작으로 여러 가지가 집중된 과정입니다. 달랑 네글자에 왜 번역문은 수십글자일까요. 심오한 문장은 글자 하나에 함축된 의미가 있어 적으면서 머리 속에 색인됩니다.

상병벌모(上兵伐謀) 최상의 병법은 적의 전략(의도)을 미리 꺾는 것이다.
문제가 터지기 전, 그 원인과 기류를 파악해 미리 차단하는 선제적 대응이 가장 현명하다.
72p, 모공, 싸우지 말고 이겨라.

이 책의 4단계 구조, 읽기 - 쓰기 - 생각하기 - 적용하기를 따라가다 보면 한자 원문이 가진 심오한 매력이 손끝을 통해 스며듭니다. 손자병법이 한문으로 대략 6000여자라고 합니다. 그중 4글자에서 9글자씩 100회를 써보니 1000자를 써보는 겁니다. (천자문인가...)
독서의 속도를 의도적으로 늦춰보면서 생각하고 생활에 적용시켜 볼 수 있습니다.

계, 작전, 모공, 형, 세, 허실, 군쟁, 구변, 행군, 지형, 구지, 화공, 용간까지 모두 13편의 핵심 문장을 가져와 따라쓰기, 단어장, 정확한 해설, 한글현토, 마지막 전략적 사고까지 한장에 담았습니다. 준비에서 정보로 이어지는 13편의 흐름을 따라 필사하다 보면 인생에서 미처 놓쳤던 실수를 깨닫게 됩니다. 자신의 삶이 하나의 거대한 전략판으로 보입니다. 매일 한 문장씩 적어 보면 (사실 몇글자 안되니 대여섯편씩 적어봅니다) 혼탁한 세상에서 중심을 잡는 한문장이 보입니다.

책 소개글에 ‘호흡이 정리된다‘고 하는데 이는 필사가 가진 강력한 효과 중에 하나입니다. 현대인은 끝없는 디지털 알람과 정보 속에서 피로감이 가득 찬채로 살아갑니다. 가만히 펜을 들어 빈 공간을 채워 나가는 시간은 외부 세계와 분리되어 오직 문장과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명상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한자 원문과 뜻풀이를 적어보면 필사의 핵심은 한자의 깊은 뜻에 있었던 것인가는 생각도 듭니다. (영어를 적어보면 무슨 말인지 몰라서 또 깊은 뜻을 느끼겠지요) 한줄 한줄 채워가면 웬지 두뇌의 완성도가 한칸 한칸 올라가는 기분입니다.

사실 필사가 좋은 줄 알고 있었지만 동양 고전을 써보는 것은 처음입니다. 이렇게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것을 보면 논어, 맹자, 대학, 중용도 써봐야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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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진리를 찾아서 - 마하바타르 바바지와의 영적 여정
김진아 지음, 김정우 옮김 / 창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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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진리를 찾아서
마하바타르 바바지와의 영적 여정
김진아, 김정우 (옮긴이) 창해 2026-04

김진아 작가가 쓰고, 파라마한사 요가난다의 저서를 번역했던 김정우 선생이 우리말로 옮긴 ‘사랑과 진리를 찾아서‘는 구도자가 보이지 않는 스승을 향해 가는 치열하고 생생한 기록입니다. 고귀한 성자의 가르침보다는 저자 자신이 겪은 인간적인 고뇌와 영적 체험이 가득합니다. 특히 요가난다의 스승 스리 유크테스와르, 그 스승인 라히리 마하사야에게 크리야 요가를 전수했던 불멸의 성자 바바지가 (세상이 멸망할 때까지 죽지 않으시겠다고 하셨는데...)
인간의 육체로 화현하여 인도합니다. 전혀 안닮았는데 그 사람이 맞다고 합니다. 갸우뚱 하면서 읽어가는데 신을 찾는 인생이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경이롭달까, 당혹스럽달까 난해합니다. 때로는 서양 노인으로, 때로는 한국인 할머니로 툭하면 나타나는 바바지의 현현은 저자가 (혹은 독자가) 방심하는 순간이면 나옵니다.

더욱 놀라운 지점은 구도의 길에서 마주하는 인간적 욕망입니다. 베트남 참전용사 밥의 성적 집착, 이혼 후에도 끝없이 힘들게 하는 전남편 영 김, 세션 도중 성적 욕심을 드러낸 요가 센터의 박 원장, 번역가 정 선생도 그렇고, 저자와 미래를 약속하려 한다던 닥터 김까지, 이들은 끊임없이 저자를 향해 집착의 손길을 뻗칩니다. 심지어 구루지와도 미묘한 관계까지 치달아갑니다. 이런저런 인간관계를 읽다보니 ‘이 무슨 사랑의 요기니인가‘하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어린 시절부터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민감함과 고독에서 출발합니다. 끊임없이 진리를 갈구하던 저자는 파라마한사 요가난다의 저서를 통해 SRF에 들어갑니다. 열심히 교단에 다니던 중에 UFO를 만납니다. 그들을 만나니 어린 시절 UFO를 목격한 것도 기억이 나고 여러 종족들을 접합니다. 자신이 ‘빛의 형제들‘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제가 있는 곳과 다른 평행세계입니다. 사실 요정이나 정령같은 것도 기대했는데 그것까지는 안나옵니다)
인도로 가서 드디어 보이지 않는 스승 바바지를 만납니다. 바바지는 금새 사라지고 (이건 의식의 흐름인가) 스리 무니라지에게 교육을 넘깁니다. 사소한 갈등 후에 스승에게 승복합니다.
크리야 요가를 세상에 가르쳐주기 위해 3대를 걸쳐 준비한 바바지께서 갑자기 만트라와 메시지를 전하는데 조금 이상하긴 합니다. (사실 저분은 그냥 아버지 바바지가 아닌가 생각하는데 책은 굳게 믿고 있습니다)
대행스님의 사찰을 방문하는데 스님도 바바지의 화신입니다. 이건 신을 향한 눈을 가지고 있으면 보이는 사람 전부 신의 모습으로 보이는건가. 온세상 우주와 한마음이 되는 것같습니다. 나중에는 저자 자신의 몸에 깃들어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1,018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책은 술술 읽힙니다. 어렵지 않고 생각의 흐릌과 머릿속 생각을 그대로 말로 적었습니다. 구도자의 일기장같은 느낌입니다. 고양이를 돌보는 사소한 일상, 생계를 위한 직장을 구하는 문제, 가족 간의 뿌리 깊은 갈등, 예기치 못한 교통사고와 금전적 위기 속에서 저자는 항상 스승의 보이지 않는 손길을 발견합니다. 저자에게 구도란 산속에서의 수행이 아닙니다. 현실의 고난을 신성한 유희(릴라)로 받아들이고 스승의 도구로서 치유 워크숍을 열며 센터를 운영하는 활동입니다. 스승을 믿고 따르면 삶의 고난은 더이상 고난이 아닙니다.
거기에 본인의 부족함과 취약함을 그대로 이야기합니다. 성욕에 대한 갈등, 죄의식, 두려움, 좌절, 어둠의 세력... 누구나 이런 인간적인 한계를 가지고 살아가는 겁니다.

어둠의 세력은 세상을 분열시켜 통제하려고 합니다. 이들과 벌이는 영적 전쟁도 진행됩니다. 자신에게 가혹한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어둠의 세력입니다. 이런 부분 재미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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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어떻게 노화를 늦추는가 - 40부터 늙지 않는 역노화의 뇌과학 쓸모 많은 뇌과학
로버트 P. 프리들랜드 지음, 노태복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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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어떻게 노화를 늦추는가
40부터 늙지 않는 역노화의 뇌과학
로버트 P. 프리들랜드, 노태복(옮긴이) 현대지성 2026-03-24

3부 27장인데 각 장 앞에 내용을 꿰뚫는 좋은 말이 먼저 나옵니다. (할 이야기가 없을 때는 슬쩍 넘어갑니다. 1장과 27장은 같은 말이 반복되기도... 편집의 실수인가 보니 워낙 중요한 문장이라 앞과 끝을 맞춘듯합니다.)
당신이 하는 모든 일이 중요하다는 듯 행동하라. 실제로도 그렇다. (14p, 윌리엄 제임스)
가장 위대한 자유는 우리의 태도를 선택할 자유다. (26p, 빅터 프랭클)
왜 많은 사람은 평생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결코 일어나지 않을 비극으로 괴로워하며‘ 늘 걱정하고 사는가? (192p, 랜돌프 네스)
나이가 들어도 놀이를 멈춰서는 안 된다. 우리는 놀이를 멈추기 때문에 나이가 든다. (224p, 조지 버나드 쇼)
344페이지의 은근 두꺼운 느낌이었는데 아침 무렵에 펼쳤다가 순간 다 읽어버렸습니다. 뇌와 노화 이야기이니 관심도 있고 전개 방식이 빠져들게 만듭니다.

1부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한 기초 다지기
노화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과 뇌과학 기초 지식입니다. 노화는 불가피한 쇠퇴 과정이 아닙니다. (그래야 읽겠죠?) 관리에 따라 충분히 늦출 수 있는 생물학적 기회랍니다. 노화를 받아들이되, 주도하라고 합니다. ‘다중 예비 요소‘는 인지, 신체, 심리, 사회적 예비 요소 4가지입니다.

인지적 : 뇌가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고차원적 기능을 수행하며 도전에 맞서 회복력을 유지한다.
신체적 : 노화에도 불구하고 잘 작동하는 전신 기관의 능력
심리적 : 건강한 정신 기능을 유지한다.
사회적 : 인간관계, 상부상조, 유대 능력
50p,
뇌는 단순 신체 기관을 넘어 우리의 정체성과 기억을 주관하는 사령탑이며, 유전, 미생물 군집과 전신 건강에 의해 결정됩니다. 신경퇴행성 질환, 뇌졸중, 다양한 형태의 치매가 발생하는 것을 설명하고 유전자가 운명을 결정짓는 절대적 요소가 아니다고 강조합니다. (결국 노력하면 좋아진다는 동기부여)

2부 노화의 기회를 잡는 실천 전략
2부가 핵심이죠. 뇌 노화를 잡는 구체적인 실천 전략입니다.
신체 활동! 중요합니다. 일단 시작해야 하고, 계속 해야합니다. (맞습니다. 실내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하루 빠지면 몸이 다릅니다)
정신 활동, 뇌건강의 정신활동은 학습입니다. 독서, 체스, 음악, 미술 전부 좋습니다. 핵심은 ‘나의 경험은 내가 주의를 기울이기로 한 것‘입니다. 단어가 떠올리지 않는 설단현상도 그 사건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면 좋아진다고 합니다. (부호화와 저장 후에 기억 인출 과정)
마음 회복력을 키우는 심리적 습관으로 ‘의미 찾기‘가 있습니다. ‘직업, 취미, 관계, 활동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는 것‘입니다. 의미는 은퇴 시점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인생의 모든 단계에서 관심사와 능력을 찾아 추구해야 합니다.
사회적 교류, 스트레스 대처, 수면의 질, 식단 관리, 미생물 인식, 구강 관리까지 두루 살펴야 합니다.

3부 노화의 의미를 다시 묻다
1, 2부에서 전부 이야기했지만, 너무 실용적인 내용들이라 (오히려 실천가능하여 좋았는데요) 3부를 덧붙였습니다. 사회적 차원에서 노화와 미래를 조망하고, 남은 생애를 길게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의미 있게 채울 것인가‘는 질문을 던집니다.
늙으면 죽어야지가 아니었습니다. 삶의 완성도를 높이는 기회입니다.

40대부터 시작되는 뇌의 변화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전환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1장의 4가지 예비 요소를 보면 무엇이 부족한지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가 보입니다. 질병이 생긴 후에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40대부터 꺽어지는 신체를 당겨주는 실천적 방법들이 있습니다.
노화는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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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의 심리학 - 투자 실패와 상실을 회복하는 마음의 기술
김형준 지음 / 드림셀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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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의 심리학
투자 실패와 상실을 회복하는 마음의 기술
김형준 드림셀러 2026.03

투자를 하면 당연히 손실이 뒤따릅니다. 조금 내리면 웃으면서 이정도는 차트상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여유롭게 넘기지만, 장중 하한가를 맞거나 (요즘은 30%에요. 왜 상한가를 별로 없고 하한가는 자주 보는 건지...) 00일 연속 하락을 맛보면 입맛도 사라지고 머리도 어질어질 합니다. 그럴 때에 나타난 이 책 ‘손실의 심리학‘은 그런 안절부절하는 마음을 다잡아주지 않을까요 기대하고 책을 펼쳤습니다.

1장 어쩌다 손실
저자 김형준 선생의 투자실패담입니다. 손실 상황을 실감나게 묘사합니다. 나는 그저 머리만 좀 아플 뿐인데 책에서는 온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도 책이 223p이니 뒤로 가면서 반전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강건너 불구경하면서 읽습니다.
재미있는 부분은 투자에 대한 관점을 심리학으로 해석해줍니다.
초보 투자자의 인지 오류 중 하나는 ‘개인화‘다. 가격 변동은 나와 관계없이 벌어지는데 마치 나의 행위와 관련이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24p)
어떤 행동의 빈도를 증가시키는 것을 ‘강화‘라고 하는데 중요한 것이 바로 보상이다. (25p)
인간은 사실이나 상황을 무시하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는다. (30p)
또다른 오류는 의미 확대와 축소이다. 수익이 오르면 나의 행위에 대한 의미를 부풀리고, 손실을 보면 운이 나빴던 것이라 의미를 축소한다. (31-32p)
이렇게 논리적으로 상황을 다 알고 있지만 코인판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소액으로 수익을 맛보고 투자를 들어갑니다. 하락장에서 버틸까 도망칠까 고민하다가 패닉셸을 하고 마음 편하려다 다시 들어갑니다. 이 부분이 참 인상적입니다. 본전을 만회하려는 심리가 있습니다. 누구나 그런거 아닌가요.

2장 상실의 강을 건너다
손실 이후 찾아오는 감정입니다. 명언이 등장합니다. ‘손실은 사건이 아니라 과정이다‘ 아아. 기막힌 표현입니다. 반토막난 주식을 들고, 상장폐지까지를 진행하면서 마지막 매도기회에 본전의 5%라도 건져야 옳은건가, 혹시 다시 재상장이 되지 않을까 고민합니다.

실제로는 투자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는 무언가에 투자할 때 단순히 돈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돈과 함께 시간을 투자하고, 희망을 투자한다.
65p, 손실은 사건이 아니라 과정이다
맞습니다. 저것들은 나의 돈만 갈취한 것이 아니라 나의 인생, 청춘을 가져갑니다. 못된것들.
상실의 강은 불안, 공포, 좌절, 분노, 무력감, 수치심, 자책으로 맴돌다가 최종 슬픔으로 이어집니다. 아. 가만히 있는데 눈물이 나는 것은 투자실패자의 공통점인가 봅니다.
무엇보다 주변에 알리지 못하는 고립감도 상당합니다.

3장 감정을 잃으면 그때부터 진짜 손실이 시작된다
손실의 늪을 지나 상실의 강을 건너면 이제 생존해야 합니다. 감정의 시세창을 닫습니다. 불쾌한 감정에 몰입하면 더욱 우울해집니다. 관심을 전환하여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려야합니다.
빚내서 투자하면 당연히 심리적 압박과 조급함에 실수를 합니다. 혹여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한다면 ‘차라리 신용 불량자가 되라‘고 조언합니다. 경제적 파산이 인생의 파산은 아닙니다. 깔끔하게 돈만 잃고 영혼은 지켜내야 합니다.

4장 손실을 딛고 성장하기
침습적 반추라는 어려운 단어가 나오는데 딱 맞는 말입니다.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나타나서 돌이키고 싶지 않은 기억이 자꾸 떠오르는 것이라 합니다. 떠올리기 싫은 악몽의 순간이 떠오릅니다. 알수 없는 알고리즘입니다. 이때 재생을 누르면 안됩니다. (SNS에서 벗어나는 것과 비슷합니다) 해결책은 ‘생각이 떠올랐다고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합니다.
지울 수 없는 과오가 아니라 인생 학교에 지불한 비싼 수업료입니다. 수업료라고 생각하면 뭔가 배웠구나, 비싸게 배웠네 하는 여유가 생깁니다. 워런버핏과 점심자리에 54억을 내는 사람도 있으니 말입니다.

5장 로 리스크 하이 리턴, 행투하라
어느새 마지막 장입니다. 반전이 일어나 손실을 극복하고 성공투자자의 길로 가는 것이 아니었나요. 그렇게 쉽게 성공하면 왜 손실관리가 필요하겠습니까.
투자의 목적을 행복 투자로 돌려봅니다. 자산 관리보다 자기 자신 관리로, 자기애를 키워갑니다. 영화 마션의 주인공처럼 눈앞의 문제부터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태도를 가져봅니다. 중간중간 나오는 아이의 천진한 행동이 의미로 다가와 저자에게 큰 가르침을 줍니다. 작은 행복을 놓치지 않고 의미와 재미를 찾으며 손실로 인한 상처를 지나갑니다.

어떻게 하면 투자에 성공할 것인가를 열심히 읽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손실에 대한 대처법입니다. 하한가를 맞으면 종목게시판에 한강가자는 소리만 보이는데 그건 아니지요. 저처럼 상처입고 감정을 슬쩍 감춰놓은 독자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습니다.
손실 후에 겪게 되는 분노, 수치심, 우울은 경험자라면 다들 공감합니다. 여기서 더 내려가면 안됩니다. 재난으로 인식하고 하나씩 치유할 수 있는 새로운 배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손실에 대한 감정 변화도 이렇지만, 다음 책은 성공에 대한 감정이 또 나오면 좋겠습니다. 이 부분도 만만치 않은 영역입니다. 4만원에 매수한 모전자를 몇년을 보유하여 두배를 벌고 나왔는데 다섯배로 올라가버리면 이건 또 뭔가 하는 자책과 수치심에 빠져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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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하는 인간의 태도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동규 옮김 / 쌤앤파커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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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하는 인간의 태도
카를로 로벨리(지은이), 김동규(옮긴이) 쌤앤파커스 2026-03

프롤로그 과학적 사고의 탄생
최초의 과학자인 아낙시만드로스의 일대기입니다. 그 사람을 이야기하면서 올바른 과학의 태도를 이끌어갑니다. 이런 구성 굉장합니다. 기록도 얼마 없는데 그야말로 과학적인 분석으로 접근합니다.
지금에서 2,600년 전, 기원전 6세기 고대 그리스의 해안 밀레토스에 살았습니다. 과학은 단순히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한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태도입니다. 모든 것을 신에게서 받았던 신화의 세계에서 이성적인 의문을 던진 사람입니다.

1 어느 해변에서 시작된 혁명
그 시절에 북유럽은 철기시대로 전환, 아메리카는 고대 올멕문명, 인도에는 자이나교, 중국은 주광왕 (20대) 입니다. 고대 세계입니다.

바빌론의 기록들은 일식이나 행성의 위치 등 천문학 데이터를 확보하려 애쓴 근본적 동기가 무엇인지 분명히 보여준다. 이런 천체 운행의 정보가 전쟁과 홍수, 지도자의 사망 같은 인간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근거가 전혀 없는 오류투성이의 믿음이지만,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 심지어 교육 수준이 대단히 높은 국가의 고위층에게서도 이런 믿음이 심심찮게 발견되는 것이 현실이다.
고대 바빌론 사람들은 천문학 데이터 속에서 천상의 일과 인간사 사이의 패턴과 관계를 찾았다.
40p,
쇄기문자로 별자리와 인간사의 패턴을 정리했습니다. 아낙시만드로스는 탈레스와도 교류했었고 스파르타로 가서 해시계를 만들어 지진을 예측했습니다.

2 자연으로 가는 문
그가 저술한 ‘자연에 관하여‘는 남아있지 않지만 후대의 인용된 문헌들로 추정합니다. 여기서 ‘세상은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으로 분리되며 창조되었다‘고 합니다. (이건 동양의 음양이론아닌가!) 지구는 우주에 떠있는 유한한 크기의 천체이고, 기상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자연이라 헀습니다.

3 제우스의 천둥을 훔치다
비는 제우스가 내리고, 바람은 아이올로스가 불고, 파도는 포세이돈이 일으킨다고 믿던 시기에 ‘바람은 공기 중에 가볍고 축축한 부분이 태양의 힘으로 흔들리고 뒤섞이며 일정한 흐름을 형성한다‘고 말합니다. 뭔가 차원이 다른 사람입니다. 신비주의에서 지식을 분리해냈습니다.

4 허공에 떠 있는 지구
중세 유럽 사람들은 지구평평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단테의 신곡에 ‘지구가 둥글다‘고 되어있답니다. (가짜뉴스였군요) ‘떠 있는 지구‘를 말하고 우주 공간을 생각해냅니다. 칼 포퍼는 이를 ‘인류의 사상사에서 가장 대담하고 혁명적이며 선구적‘이라 칭찬합니다.

5 단 하나의 근원을 찾아서
만물의 기원을 탈레스는 물로 보았고 아낙시메네스는 공기로 보았습니다. 여기에서 나아가 무한, 아페이론으로 4대 원소 이전의 다른 존재가 있다고 했습니다. 복잡한 현상들을 관통하는 법칙을 찾고자 했던 시도는 현대 물리학까지 이어집니다.

6 반항으로 갚는 스승의 은혜
스승의 가르침을 존중해야 하지만 오류가 있다면 지적하고 넘어서는 비판이 필요합니다. 그리스 칠현자인 탈레스의 제자였지만 스승의 생각을 비판한 것이 오히려 스승에게 배운 태도입니다. 이때부터 후배들이 거리낌없이 저마다의 학설을 내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7 비밀의 지식을 얻은 대가
지식은 독점일 때 가진 자의 힘이 되지만 공유되면 과학이 됩니다. 문자가 권력의 유물에서 정보 전달의 도구로 변모하는 과정이 나옵니다.

8 과학이란 무엇인가
과학은 ‘지식에 대한 욕구라는 인간의 본성‘(프란체스카 비도토)입니다. 과학의 목표는 예측이 아니라 세상의 작동 원리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확신이 아니라 끊임없는 의심과 확장되는 영역입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최선의 설명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저자의 신념이 투영되는 명문입니다.

9 순진한 변명을 그만둬야 할 때
각자의 세계에서 자신의 과학을 만들어가고 그 맥락 안에서 존재합니다. 서로 다른 그들이 만나게 되었을 때 어떻게 반응하고 변화하는가를 이야기합니다.

10 신이 떠난 세계에 서다
신을 배제한 세계를 이해하는 시도를 했지만 그후로도 (지금까지도) 신은 계속 모습을 들이밀고 있습니다. 지금 전쟁을 일으키는 진영은 신은 자기 편이라고 확신하고 있지요. 신들의 변덕과 유일신의 의지는 현실에 아직 남아있습니다.

11 그럼에도 아름다운 이곳에서

세상이 언제, 어떻게 창조되었는지 그 누가 알 것인가?
신들은 이 세상이 창조된 후에 나왔다.
그런데 세상이 창조된 시기를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이 창조의 첫 번째 근원인 그는
만물의 형체를 부여했든 하지 않았든
천상에서 내려다보며 만유를 주재하므로
진실을 알거나 혹은 알지 못할 것이다.
259p, 리그베다, 기원전 1500년경
마지막이 비장합니다. 인간이 가진 유한함과 무지함으로 우리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어설프게 과학이라는 이름을 들먹이는 인간에게 경종을 울리는 멋진 책입니다. 인간은 무지에서 시작하고 기존의 지식에 대한 성찰로 발전해 나갑니다. 과학에 대해 지식이 아닌 태도가 중요합니다. 절대지식은 없습니다. (신만이 절대적이죠) 아직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찾아내는 올바른 태도입니다. 읽고 보니 과학만이 아니라 삶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유연한 사고방식을 배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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