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배하는 자들, 호모 피델리스
한민 지음 / 저녁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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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배하는 자들, 호모 피델리스
한민 (지은이) 저녁달 2024-11-25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토종문화심리학이라는 특별한 직업을 만든 저자입니다. 그저 한국에서 종교는 어떤 의미인지 얼만큼 자리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책을 잡았는데 너무 재미있는 내용들이라 단숨에 다 읽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종교적인 교육을 받아온 저자여서 내용이 깊이들어갑니다.

1장은 종교와 문화, 2장은 한국에서의 종교 현상, 3장은 무속의 확장, 4장은 사이비 종교, 5장은 종교의 미래입니다.

1장에서 참신하게 2014년 발굴된 1만1,700년 전의 괴베클리 테베의 유적을 이야기합니다. 신석기 시대에 10-20톤의 5.5m가 넘는 큰 돌은 종교의 힘으로 건설되었고, 거대한 건축물을 건설하기 위해 모여 살다가 정착하게 되었다는 가설입니다. 2019년에는 근처에 더 거대한 유적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어딘지 원시적인 느낌이 나는 샤먼은 영혼이 몸에서 분리되고, 신계, 영계의 영혼들과 만나는 대단한 재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이클 퍼싱어의 갓 헬멧 God Helmet도 재미있습니다. 측두엽에 자기장을 보내 실험자의 80%가 뭔가 보게 만듭니다. 보이면 무서울 것같기도 하지만 보고 싶기도 합니다.

2장에서 놀란 점은 전세계 고인돌의 50%가 넘는 3만기가 한국에 있다고 합니다. 무서운 숫자입니다. 뚜껑돌에는 거의 북두칠성 별자리가 그려져있다고 합니다. 역시 칠성신을 모시는 민족! 그런데 2000년 초반 한국의 교회 수가 8만 개를 넘었다고 합니다. 무속인의 수는 80만이어서 그중 반만 신당을 열었다고 해도 40만개입니다. 대단한 나라입니다.

3장은 궁금하던 무속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신내림을 받아 굿을 하는 강신무는 북방 샤머니즘이고, 이어받은 세습무, 경을 읽는 독경무는 남방 주술사 계열이랍니다. (이게 또 이렇게 나눠지는군요) 조선 시대 유교의 탄압, 일제 시대 신교의 탄압, 박정희 시대의 미신 타파 운동에도 여전히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무당의 역할이 제관, 컨설턴트, 상담가, 의사, 연예인 등으로 변신하면서 존재합니다.
신병, 굿, 귀신들림... 이 모든 것들을 취급합니다. (귀신들림은 불교에서도 다루지 않나요) ‘어깨가 아픈 이유는 억울하게 죽은 누군가가 앉아 있기‘ 때문에라고 합니다. 이런, 침 한방 맞으면 좋아지는데...
무속학자 김태곤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무속신이 273종이라고 합니다. (종이라고 해야하나요. 273신이라고 해야되지 않을까요) 이쯤 되면 만신전이라도 열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4장은 종교계의 삐뚫어진 실태를 조용히 이야기합니다. 맹목, 광신, 사이비, 끝없이 펄쳐집니다.

사이비의 조건도 정리해놨습니다.
특정인의 주장이 유일한 진리라고 한다.
교주 등 득정 개인을 신성시 한다.
교주 및 교단의 주장에 의문을 용납하지 않는다.
신도의 권리를 무시하고 착취한다.
신도의 사회적 적응, 지적, 인격적 성장을 저해한다.
사회적 상식, 지식, 법질서를 무시한다.
이를 정당화하도록 가스라이팅한다.
교단과 내부 인사들의 통제나 자정작용이 없다.
311-313p,
참 애매합니다. 누구를 좋아하다보면 그것만이 전부라고 생각하게 되지요. 믿다가 빠져들게 되나 봅니다.

5장은 그런데도 종교의 미래를 이야기합니다. 믿음의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무당의 수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2000년 초반의 20만 명에서 2024년 80만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불과 24년만에)

과거의 종교는 사람들이 의심을 품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과거의 종교는 필연적으로 체제 유지의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래의 종교는 의심을 품는 자들을 포용해야 한다.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의심을 품는 이들을 내치는 일을 멈춰야 한다.
370p,
이렇게 변화하여 발전하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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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이 일상으로 오기까지 한 번에 이해하는 단숨 지식 시리즈 3
마이클 맥레이.조너선 베를리너 지음, 김수환 옮김 / 하이픈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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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구성이 알찹니다. 토막상식, 본문, 퀴즈, 간단 요약, 쪽지 시험으로 분류되어있습니다. 사실 술술 읽는 책을 좋아해서 본문만 읽어나가는데 잠깐 토막 상식을 읽어보면 비껴나가는 지식을 얻습니다. 챕터의 끝에 쪽지시험이 있습니다. 전부 정답이거나 쉬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저자도 여기에 신경을 썼는지 '답을 베끼지 말고 꼭 자신의 힘으로' 풀어보하고 합니다.

1장에서 발명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아이디어나 개념을 발전시켜 개선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2장에서 전문용어를 배웁니다. 대형 강입자 충돌기, 중성미자 탐지기, 초대형 망원경, LIGO(시공간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는 장치) ; 이건 우리말 번역어가 없나봅니다.
힘(N)=질량(kg)X가속도(m/s²)라고 배우죠. 마찰력, 압축력, 장력, 수직항력, 공기 저항력, 부력, 추진력, 반력... 다양한 힘의 종류가 있습니다.
저장된 에너지는 중력, 운동, 탄성, 열, 자성, 정전기, 화학, 원자로 저장이 됩니다. (살짝 어렵습니다. 에너지 불변의 법칙이 떠오르는 것같기도 합니다)

3장은 '건축'인데 전혀 몰랐던 개념들을 배웁니다. 기원전 9000년경의 쾨베클리 테베도 놀라운데 4만년 전의 호주 바원강의 건축물도 남아있다고 합니다. 높은 건물, 다리, 터널 등에 공학이 들어갑니다. 그냥 나온 것이 아닙니다.

4장은 동력입니다.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는 원자력, 석유, 석탄, 가스이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는 바이오매스, 파력, 태양열, 수력, 지열, 풍력이랍니다. 무슨 차이일까요. 한번 연소하면 영원히 사라지니 불가능이고, 계속 사용해도 사라지지 않으니 재생 가능하다고 보는 겁니다.

5장은 운송 수단입니다. 벌써 움직이는 것이 나왔습니다. 고대 로마인들은 유럽 전역에 80,000km의 중간을 높게 하여 배수가 되는 돌길을 건설했습니다. 돌길에서 갑자기 잠수함, 비행기, 우주선, 자율주행차, 플라잉카가 나옵니다. 독자의 수준을 너무 높게 보는게 아닌가요.

6장은 기계입니다. 지렛대, 바퀴, 경사면에서 즐겁게 보는데 로봇, 튜링머쉰, 양자컴퓨터가 나옵니다. 공학은 중간이 없는 건가요. 지렛대에서 서너페이지만에 양자컴이 나오네요. 큰 기계 장치들도 단순한 구조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합니다.

7장은 화학입니다. 7장이 제일 재미있습니다. 공학의 여러 부분을 읽다가 화학에 확 빠지게 됩니다. (재능이 있는걸까요. 취미로 삼아야겠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데모크리토스의 원자에서 시작합니다. 보이지도 않던 시절에 작고 나눌 수 없는 단위 '원자'를 생각해냈습니다. 나무를 태우면 검게 변하고, 얼음이 녹아 액체가 되며, 암석을 가열하여 금속으로 만드는 것들이 화학입니다. 연금술입니다. 제철, 전기분해, 안료, 플라스틱 등도 화학입니다. 플라스틱이 처음 개발된 것이 200년 전이랍니다.

8장은 생명 공학입니다. 제약, 심장재세동기, 뢴트겐, 엑스레이, MRI, 초음파, 인공 기관, 장기 이식, 클론... 공학은 샘영의 영역까지도 가는군요. 연금술과도 비슷합니다.

9장은 통신입니다. 아니, 공학에 무슨 통신이 들어갈까 생각이 들지요 (저는 연결이 안됩니다) 불을 피워 신호를 보내다가 모스 부호가 나오고, 전화기, 디지털신호, 테이터로 넘어갑니다. 1689년 라이프니츠의 이진수가 250년후 컴퓨터를 탄생시켰습니다!

이제 공학은 어디로 가는건가요? 10장에 미래의 모습을 그립니다. 우주로 갑니다. 184p의 우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재미있습니다. 이건 바벨탑이 아닌가요. 하나님의 비위를 건드리면 안될텐데요. 36,000km를 가는 구조의 힘을 안정적으로 받아낼 재료가 아직 없어 공상의 영역입니다. 역시 공상이 재미있습니다.
무한대의 우주로 나가기도 하지만 더 작은 세계로 가기도 합니다. 나노 기술은 벌써 코팅기술로 물건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부록으로 인류를 변화시킨 위대한 발명품과 공학 기술들을 시대별로 한눈에 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단한 공학입니다. 그저 균형이나 쌓기놀이를 하는 줄 알았는데 기술의 모든 바탕에는 공학이 들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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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대사와 명장면으로 보는 삼국지 한 권으로 끝내는 인문 교양 시리즈
스미타 무쿠 지음, 양지영 옮김, 와타나베 요시히로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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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대사와 명장면으로 보는 삼국지
스미타 무쿠 (지은이), 양지영 (옮긴이),
와타나베 요시히로 (감수) 알에이치코리아(RHK) 2024-11-15

삼국지 10권을 한권으로 압축해놨습니다. 명장면으로 추렸다고 하지만 열권이나 되는 분량을 어떻게 압축할 수 있겠어 생각했지요. 가능합니다. 삼국지의 내용을 대충 알고 있으면 가능합니다. 모르고 있어도 이 책으로 삼국지를 시작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명장면은 맞지만 명대사는 뭘까 했는데 중간 이야기를 대화체로 꾸며서 명대사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삼국지연의의 핵심장면 42회가 있습니다.
황건적의 난, 도원결의, 영웅들의 등장, 군웅할거, 환관들의 전횡, 하진의 죽음, 동탁의 등장, 여포의 배신, 동탁의 폭정, 반동탁 연합, 호뢰관전투, 손견의 죽음, 초선의 이간질, 조조와 원소의 대립, 유비의 서주 통치, 원술의 황제 자칭, 여포의 최후, 관우의 항복, 조조와 원소의 백마전투, 관도대전, 순책의 죽음, 원소의 몰락, 유비의 삼고초려, 적벽대전 (적벽대전만 5편입니다) 방통의 죽음, 위나라 건국, 관우의 최후, 조조, 유비의 종언, 제갈량의 남만 정벌, 그리고 북벌, 읍참마속, 장대한 이야기의 결말입니다.
이렇게 42장면으로 열권이 한번에 펼쳐집니다.

삼국지는 항상 전체 버전으로 봐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김구용, 이문열, 본삼국지, 요시카와 판본에서 (삼국지는 거의 20여 번역본이 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이 4종뿐입니다) 하나 잡고 주말 하루 비워놓고 읽기 시작해서 재미있는 부분만 다시 집중하면서 열권을 다 읽어내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권 42장면으로 읽어보니 10권이 압축되어 머리속으로 들어옵니다. 마치 수백페이지 책을 한페이지 깔끔 요약으로 정리하는 기분이 듭니다. 저자가 학창시절 요약정리를 잘했을듯 싶습니다.
거기에 일러스트가 상당히 귀엽고 도표가 깔끔합니다. 누군가의 멋진 식견으로 삼국지를 해설해주는 듯한 기분도 듭니다.

사실 더 재미있는 부분은 2부입니다. 진수의 삼국지에서 평화삼국지, 연의, 이탁오본, 모종강본까지 정말 쉽게 설명해서 눈에 쏙쏙 들어옵니다. 삼국지를 읽으면서 모종강본에서 번역하였다는 글을 많이 봤는데 그 역사가 이 책에 나옵니다. 명나라 시절에 독립서점(?)들이 제각기 자기류의 삼국지를 만들어냅니다. 아. 그런 이유로 여러 가지 판본이 나온 거였습니다.

방대한 소설로 읽다가 이렇게 자신의 관점을 가지고 분석한 내용을 보니 새로운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동탁의 위치가 역적자리에 있지만 등장 당시에는 영웅이 아니었을까?
조조가 빈찬합을 보내니 순욱이 뜻을 알아차리고 자살을 하는데 이것이 연의에서의 극적인 소설입니다.
장비는 저팔계같은 이미지였지만 삼국지평화에서 직정경행의 솔직한 사나이였습니다.

감수를 한 와타나베 요시히로 선생의 다른 책이 있나 보니 얼마전에 읽은 ˝삼국지 인재 전쟁˝의 저자였습니다. (다른 책들고 읽고 싶은데 절판되었네요)

제일 감탄한 부분은 위나라가 정통이냐, 촉한이 정통이냐는 해석이 시대에 따라 주장되는 부분이었습니다. 결국 세상을 판단하는 것은 정치였습니다. 무서운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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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호흡법
전채연 지음, 강설 설법 / 황금테고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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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호흡법
전채연 (지은이), 강설 / 황금테고리 2024-10-20

불과 다섯번의 가르침으로 호흡법을 배워나갑니다. 근심걱정이 많은 일반인의 입장에서 스님을 찾아가 하나씩 배워나가는 이야기입니다. 대충 보면서 겨우 다섯개인가, 요즘은 보통 10여개의 가르침이어야 할건데 걱정했지만 아닙니다. 보통의 가르침이 아닙니다.

첫번째 가르침은 청량골이 서 있는지 확인합니다. 아니, 이건 기본이 아닌가, 이렇게 평범한 이야기를 가르침이라고 하는건가 하고 읽었는데... 역시 평범한 것이 아닙니다.

상체가 앞으로 기울어 무게중심이 단전보다 앞에 있게 되면 대퇴부 고관절 근육이 당기게 되요. 그러면 고관절이 틀어지게 되고 조금만 앉아 있어도 다리가 저릴 거에요.
37p, 강설 스님
깜짝 놀랬습니다. 왜 1분만 앉아도 다리가 저려오나 했더니 똑바로 앉지 않아서였습니다. 거기서 계속 되면 내장 근육에 이상까지 생겨 소화불량, 근육긴장, 온갖 증상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육체의 증상이 명상하고 비슷합니다. 잠깐 딴생각이 들면 온갖 망상이 일어나지요.
그렇게 잠시 5분간 청량골을 생각하면서 가부좌로 앉아보는데 척추를 따라 기운이 자유자재로 오르락내리락하길래 자세만 바로되면 명상이 시작되는구나 감동을 느끼게 됩니다. 게다가 명상할 때의 자세를 교정하니 평상시의 자세도 신경을 쓰게 됩니다. 사무실에 나가 자리에 앉아 거의 8시간을 구부정한 자세로 있었던 것을 깨닫습니다. 지금 이렇게 타자를 치는 (아니, 사무실에서 일을 안하고 독후감을 쓰고 있군요) 순간에도 청량골을 느끼면서 바른 자세를 취하면 호흡도 달라집니다. 굉장합니다. 1번 가르침이 이렇게 훌륭한 결과를 보이면 다음은 어떨까요.
각각의 장의 말미마다 부록으로 스님의 강의를 정리해놨습니다. 1장에는 ‘양 팔 올리고 호흡하기‘와 ‘열중 쉬어 자세로 호흡하기‘가 있습니다. 어쩐지 군대에서 열중 쉬어를 제일 좋아했습니다.

두번째 가르침은 호흡, 횡격막 호흡입니다.

수행자의 호흡은 화두를 보는 호흡이에요. 삶의 이치를 통찰하고 자신의 소명을 발견하고 현실에서 그것을 이룰 수 있는 힘을 갖기 위해 절치부심으로 호흡을 해요. 반면 일반인들은 어떤가요? 기껏해야 건강과 장수를 위해서 혹은 그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호흡을 할 뿐이에요.
61p, 강설스님
가수, 다이버, 무술인 모두 자기류의 호흡법이 있다고 합니다. 명상을 하면서 청량골이 바로 서면서 좀더 호흡이 잘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 화두와 연결되는 호흡법을 해야 합니다.

명상할 때 ‘정진‘은 바를 정正이 아니라 미세할 정精이랍니다. 정미하다, 미세하다의 뜻을 사용합니다. 호흡을 미세하게 파악해야하고 횡격막 호흡이 필요합니다.

세번째 가르침은 가슴 호흡입니다. 청량골이 바로 서면, 횡격막 호흡을 하면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닌가 했는데 호흡의 마무리단계입니다. 가슴을 펴면 비염도 좋아지고, 우울증도 개선됩니다. 그러나 쉽지 않습니다.

40년쯤 호흡을 하다 보니까 이제는 척추를 세운 상태에서 가슴에 힘을 뺄수록 기운이 점점 아랫배로 내려오는 걸 느껴. 그 감각을 터득해야 해. 호흡을 하다 보면 어느 날, 자기도 모르게 긴장되어 있던 부위의 힘이 툭 하고 빠질 때가 있어. 신경 하나가 힘이 빠지잖아? 그러면 몸 전체가 그만큼 릴렉스 되면서 얼마나 편안해지는지 몰라. 그 맛을 보면 참선을 놓을 수가 없지.
101-102p, 강설스님
이야. 뭔가 될 것같은데, 40년은 해야 그 감각을 느낄 수가 있는걸까요. 그래도 재미있는 부분은 겨우 이틀 해봤는데, 자세가 달라지고 뭔가 깊숙히 들어가는 호흡이 되는 것만 같습니다. 그동안의 잘못된 자세와 명상도 이렇게 제대로 하는 방법만 알면 바로 달라집니다.

스님의 경혈지압(?) 자극을 받고 막힌 곳을 뚫어 개선되는 과정에 저자 전채연 선생은 과거의 추억과 감정을 만납니다. 이런 미진한 감정이 명상중에 항상 떠도는데 그걸 풀어줘야 하나 봅니다. 명상을 하다보면 오만 잡생각과 지난 감정이 폭포수마냥 내려옵니다. 솟아나기도 하지요. 그걸 즐길 것이 아니라 풀어내야 합니다. 청량골, 횡격막, 가슴호흡으로 풀어줍니다.

네번째 가르칭은 화두입니다. 화두만 잡으면 호흡을 놓치고 얕은 호흡이 됩니다. 비유로 밀가루 반죽을 이야기하는데 절묘합니다. 가루와 물이 끝없이 따로 놀지요. 그렇게 따로 된 것을 계속 치대다 보면 반죽이 완성됩니다. 호흡과 화두 역시 따로 노는 것이 당연한데 계속 치대면 하나로 합쳐지나 봅니다.

닭이 알을 안을 때는 더운 기운이 늘 지속 되고 있으며,
고양이가 쥐를 잡을 때는 마음과 눈이 움직이지 않게 되고,
주린 때 밥 생각하는 것이나 목 마를 때 물 생각하는 것이나
어린아이가 엄마를 생각하는 것은 모두가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고 억지로 지어서 내는 마음이 아니므로 간절한 것이다. 참선하는 데 있어 이렇듯 간절한 마음이 없이 깨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132p, 휴정스님
다른 것은 몰라도 느닷없이 배고플 때 밥 생각하는 것은 알겠습니다. 다른 생각이 안들죠. 어지럽고 오직 먹어야겠다는 생각만 나지요. 하아. 그렇게 명상과 호흡을 해나가야할텐데요.

다섯 번째 가르침은 더욱 놀라운 내용입니다. (이것 하나는 남겨둬야 책을 읽어보지 않을까요)
다 읽고 생각해보니 굳이 다섯 가지로 나눌 것이 아니라 계속 되는 가르침이 나올 것같습니다. 저자가 더 수행하면서 새롭게 배우고 발견하는 내용을 속편으로 만들면 좋겠습니다.

읽으면서 살짝 놀란 점은 종이를 고급지로 인쇄했습니다. 보통 인쇄소에 맡길 때 뒷면에 비치지만 않게 제일 싼 제지를 선택하곤 합니다. 그런 책은 사진 찍어보면 뒷면이 훤히 비쳐보입니다. 이 책은 그런 책에 비해 서너겹은 더 두꺼운 종이를 쓴 듯합니다. 두고두고 읽어보시라는 세심한 배려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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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개발자 되는 법 4주 만에 준비하는 N잡러 가이드 2
김현석 지음 / 유아이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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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개발자 되는 법
김현석 (지은이) 유아이북스 2024-11-20

나이 50도 훌쩍 넘은 나이에 이런 책을 본다는게 약간 부끄러웠습니다. (어린 시절 서점에서 썬데이서울을 슬쩍 눈여겨보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도 오프라인 서점을 통하지 않고 비대면으로 책을 구해 다행입니다. 하지만 읽다보니 만들어봐야겠다는 의욕도 생기고 지금 하는 게임을 더 발전시킬 아이디어도 나옵니다.

1인이 혼자서 뚝딱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요? 있다고 합니다. 마인크래프트, 스타듀벨리, 플래피 버드 등이 1인개발로 시작해서 성공한 게임입니다. (웬지 의욕이 솟아납니다) 그럼 어디서 배워야 할까요? 어딘가에 학원을 찾아가서 게임개발 훈련원에 들어가야 할까요. 아닙니다. 세상이 바뀌어서 비주얼 스크립팅이나 노코드 툴이 있어 보는 것처럼 만들 수가 있습니다. 게다가 커뮤니티, 유튜브에서 배울 수가 있습니다. 
이쯤에서 왜 게임을 개발하려는지 목적이 나옵니다. 수익, 게임을 보는 시야를 확장, 게임업계 진입, 창작 활동, 취미 활동의 이유입니다. 취미로 게임개발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40페이지가량 읽으면서 이건 4주 코스 중에 얼마나 되는걸까 했더니 아직 시작단계였습니다.

2부에서 본격 28일, 4주 코스 게임 개발 플랜이 나옵니다. 

1. 어떤 게임을 개발할지 결정합니다. 플랫폼, 개발엔진, 게임의 장르 (쉬운 장르만 5개를 소개합니다), 개발 재료 (에셋) 찾기, 구성과 기획서 작성입니다. 아. 좋은 글쓰는 방법도 제시합니다. 

6. 6-10일차에서 프로토타입을 설명해줍니다. 구현하고 싶은 리스트에서 다른 조건이 전재되어야 하는 것을 제외하면 프로토타입이 만들어집니다. 그 다음 그래픽을 정하고 리스트에 있는 기능들을 구현합니다. 이제 테스트하면서 타이틀 화면을 구상합니다. 글로만 읽으니 너무 쉽습니다. 

11. 콘텐츠 추가입니다. 10일만에 큰 그림을 그렸으니 이제 더 많은 악당들과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오호. 똑같은 게임이라도 배경화면을 바꾸면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그러고보니 그동안 했던 수많은 게임들이 그저 배경과 길만 수정해서 계속 같은 짓을 했었습니다. 점점 더 강한 몬스터가 나올 수도 있지만, 밸런스가 중요합니다. 너무 터무니없이 난이도만 올라가면 질리게 되지요. 콘텐츠를 추가한 후에 또 테스트를 합니다. 

14. 시스템 추가입니다. 점프만 하던 주인공이 주먹을 휘두릅니다. 무기를 사용합니다. 이거 중요하죠. 어느 세계를 가든 발전하는 모습이 있어야 계속 하게 되고 애정을 갖게 됩니다. 

17. UI 기획입니다. 이것도 에셋이 있어 구입해서 해결할 수도 있지만 기획이 필요합니다. 게임을 하기 위해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것은 UI를 잘못만든 거겠죠. 

20. 기기 테스트와 마무리 개발입니다. 기기별로 테스트를 해볼 수 있게 빌드번호를 매깁니다. 그리고 향후 방향성을 결정합니다. 맞습니다. 버전이 올라가면서 전혀 다른 게임으로 바뀌기도 하는 것이 이런 방향성인가 봅니다. 

24. 테스트와 버그 수정입니다. 다시 한번 전체 테스트를 하고 (인생과 같습니다. 끝이 없습니다) 용량을 줄이거나 메모리 최적화 작업을 합니다. 

26. 최종 테스트와 폴리싱입니다. 해상도, 그래픽, 속도 조절 등으로 더욱 이쁘게 단장합니다. 

28. 드디어 대단원의 출시입니다. 구글과 애플만 있는 줄 알았는데 피씨 스팀과 닌텐도 이숍도 있습니다. 모든 시장을 노려야죠. 

28일 코스이지만 한시간이면 다 읽습니다. 그저 읽기만 했는데 마치 게임을 개발한 듯한 기분이 듭니다. 아, 중간중간 수정을 얼마나 했는지 아득해지는 것같습니다. 

마지막 부록으로 궁금한 점에 대한 대답도 해줍니다. AI를 이용해서 게임을 만드는 것도 잠시 소개합니다. 전체 158페이지밖에 안되는데 내용이 상당히 알찹니다. 괜히 당장 뭔가 만들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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