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거짓말쟁이들 - 살아남기 위해 속고 속이는 생물 이야기
모리 유민 지음, 이진원 옮김, 무라타 고이치 감수 / 키라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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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해서 순식간에 다 읽었습니다. 멧돼지의 어린시절, 악어거북, 너구리, 나비, 난초사마귀, 악어거북, 부엉이나비, 뻐꾸기의 탁란 등 온갖 흥미로운 동물들이 나옵니다.

좋은 책은 글이 쉬워 빨리 읽히는 맛이 있고, 다음 내용이 궁금해야 합니다. (앗 그럼 웹소설이 아닌가) 다시 아무데나 펼쳐봐도 새로운 생각이 들게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동물도 거짓말을 한다는 이런 재미있는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궁금해서 저자 소개를 보니 모리 유민 선생은 생물을 공부하고 평소에 동물원과 수족관을 취재합니다. 동물 관련한 책을 여러 권 냈습니다. (다른 책도 번역되어 나오면 좋겠습니다)

거짓말은 동물 중에서 인간만이 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어딘가에서 그런 이론을 들어 인간이 참 비겁하구나, 치사하네라고 지금까지 믿어왔는데, 이 책은 여지없이 그 내용을 반박합니다.
너구리, 오소리 등은 공격을 당했을 때 죽은 체를 합니다.
새끼 멧돼지는 수풀에 몸을 숨기기 위해 줄무늬로 위장합니다. 뻐꾸기는 탁란을 위해 알의 색과 무늬까지 모방합니다. 반날개 무리들은 개미가 좋아하는 약을 분비하여 개미집에 얹혀 삽니다. 때까치는 다른 새의 울음소리를 모방하여 먹이를 구합니다. 독나비의 경계색을 학습하여 위장하는 나비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살기 위해서 (사는게 뭔지...) 동물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상대를 속인다고 합니다. 당연히 말을 안하니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외형, 색상, 무늬, 습성, 생태로 속이는 겁니다. (뭔가 인간 입장에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뒤로 가면 더 복잡하게 지저귀는 십자새 수컷이 더 인기있고, 때까치는 다른 새의 울음소리를 모방하여 먹이를 구합니다. 거참.

하지만 생물의 속임수와 인간의 거짓말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무엇이 서로 다를까? 바로 ‘속이는 대상이 누구냐’는 점이다. 앞서 살펴봤듯이, 동물은 대부분 다른 종을 속이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의태를 비롯한 여러 거짓말이 먹고 먹히는 관계 속에서 진화해온 생존 전략이기 때문이다.
반면 인간은 같은 인간을 속이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이처럼 같은 종을 속이는 거짓말은 비교적 인간과 가까운 영장류에게도 나타난다. 특히 무리 생활을 하는 영장류가 복잡한 의사소통 과정에서 서로 속이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19p.
속임수와 거짓말이 조금 다르죠. 동물의 속임수는 살기 위한 한가지 방법이고, 인간의 거짓말을 다양한 등급이 있습니다.

검은색과 노란색이 얽힌 무늬는 자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호랑이 줄무늬가 대표적인데, 다만 호랑이의 줄무늬는 풀숲에 몸을 숨기는 데 유리한 위장술의 일종이다. 반면 벌 몸통의 검은색과 노란색 줄무늬는 자기 모습을 눈에 띄게 만들어 상대가 다가오지 않도록 경고하는 역할을 한다. 상대를 공격할 수 있는 침을 갖고 있으니 가까이 오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실제로 벌에게 쏘인 경험이 있는 동물은 벌의 줄무늬만 봐도 위험한 상대로 인식하고 경계한다. 벌보다 빠르게 날아다니며 곤충을 잡아먹는 새도 벌의 줄무늬를 보고 가능한 한 벌을 피하려 한다.
주변 환경에 녹아드는 위장술은 눈에 띄지 않는 것이 목적이지만 벌의 줄무늬는 자기가 위험한 존재라는 것을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자기에게 다가오지 못하도록 경고하는 의미를 지닌 생물의 색을 ‘경계색‘이라 한다.
46p.
호랑이의 눈에 띄는 줄무늬도 흑백으로 보면 잘 보이지가 않습니다. 초식동물들은 칼라로 선명하게 보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사이토 다카시의 요약의 힘을 읽고 감동받은 점이 모든 내용을 다섯줄로 요약한다입니다. 이제부터 읽은 책을 다섯줄 요약을 해보려고 합니다.

숲속의 거짓말쟁이들 다섯줄 요약.
“인간 이외의 생물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거짓말
동물의 거짓말은 오직 생존과 번식이 목적이다.
의태에는 유인, 공격, 포획하는 공격이 있고, 포식자를 교란시키는 계략도 있다.
세상은 거짓말과 희망으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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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은 내려놓고 그냥 행복하라 - 꺾이지 않는 마음을 위한 인생 수업
알렉상드르 졸리앵 지음, 성귀수 옮김 / 월요일의꿈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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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은 내려놓고 ; 우리 인생은 얼마나 많은 질문으로 이루어져있을까요. 좋은 질문을 하는 법, 핵심을 짚어주는 질문들, 대답을 알려면 질뮨을 잘 해야 한다고 알고 있는데 내려놓으라니, 뭔가 선지식의 깨달음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냥 행복하라 ; 할일이 많은데,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좀 더 하면 완성일 것같은데... 그냥, 지금, 당장 행복하라니 이것도 범상치 않은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제목만 생각하고 있는데 하드카바의 반짝이는 책이 왔습니다. 그냥 평범한 이야기입니다. 뭔가 엄청난 깨달음의 성자도 아니고 뇌성마비로 17년간 요양시설에 있었던 사람입니다. 1975년 태어나 세 살부터 요양시설에 있었습니다. 지금은 세 아이를 키우는 철학자의 말입니다. 


희안하게 이 책을 읽던 중에 유투브에 2015년에 방영된 사람과 사람이라는 영상에 저자 알렉산드르 쥴리앙이 나옵니다. 이건 뭐지. 싱크로노서티인가. 한국에 와서 살고 있는 철학자로 나옵니다. 


책의 내용은 평범한 이야기인데 평범하지 않습니다. 


첫번째, 내려놓기에서 놓아버린다, 집착에서 나오는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운문선사의 이야기와 금강경이 나옵니다. 서양철학자의 입에서 나와 놀랍지만 그 깨달은 경지가 더 놀랍습니다. 


그대가 앉아 있을 땐, 앉아 있어라. 그대가 서 있을땐, 서 있어라. 그대가 걸을 땐, 걸어라. 무엇보다 서둘지 마라

17p, 운문

우리는 이름이나 권위에도 집착합니다. 그 이름을 가졌을 때 그 역할을 하고, 그 자리에 있을 때 그 일을 히먼 되는 건데 왜 꼭 집착을 하게 되는 걸까요. 


선행에 대한 자기만의 시각을 내세운다면, 

그 도움은 타인의 진정한 이로움과는 

멀어지는 결과로 치닫기 마련이다. 

선행도 무작정 강요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 40p. 알렉상드르 쥴리앙

집착의 다른 면은 고집이겠습니다. 올바른 선행을 한다는 집착에 고집부리는 모습이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 


괴로움을 키우고 결함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바로 비교입니다. 스피노자가 아주 기막힌 말을 했는데, 제가 끊임없이 마음속으로 되뇌는 명언이죠. "실재성과 완전성을 나는 같은 것으로 이해한다." 다시 말해서 현실은 그 자체로 완전하다는 뜻입니다. 분명 장애, 결핍 같은 것은 존재합니다. 다만, 저 자신을 제 옆이나 앞에 앉아있는 사람과 비교할 때 그런 것들이 더 악화되고, 고통스럽게 변한다고 생각합니다.

53p. 

비교가 나쁘다고 알고 있었지만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이해시켜주니 반성하게 됩니다. 


우리는 무엇이든 악착같이 긁어모으려 애쓰는 탓에삶이 진정으로 베푸는 것을 거머쥐지 못합니다. 걸인이 아닌 걸인, 장애인이 아닌 장애인, 삶이 아닌 삶 그리고 벗어던짐이 아닌 벗어던짐 - 그래서 내가 이를 벗어던짐이라 이릅니다만 - 바로 거기에 길이 있습니다!

67p. 

우리 곁에 있는 성자같은 말씀입니다. 평범한 단어에 놀라운 통찰을 보여줍니다. 좋은 글은 두번, 세번 읽을 때마다 다른 풍경, 다른 차원을 보여줍니다. 


육조 혜능, 아시시의 프란체스코, 안겔루스 질레지우스, 어느 수도원의 수사, 마트의 여자점원, 심지어 아이의 행동과 말에서 배우고 생각하는 모습이 감동을 줍니다. 우리도 살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과 장면을 만나고 있을까요. 누구를 만나도 공부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행복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주는 것같습니다. 


#자기계발 

#질문은내려놓고그냥행복하라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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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에게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 흔들림 없이 나답게 나만의 인생을 사는 법
츠지 슈이치 지음, 한세희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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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에게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흔들림 없이 나답게 나만의 인생을 사는 법
츠지 슈이치 (지은이), 한세희 (옮긴이)
밀리언서재 2023-03-15

긍정이라는 착각이 있습니다. 자기긍정을 하는 순간 뭔가 다 이해될 것같고 용기가 솟구치고, 온갖 괴로웠던 과거가 용서받을 것만 같습니다.

저자는 1장에서부터 자기긍정이라는 자기만족을 지적합니다.
긍정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강박이 아닌가.
나를 긍정하다가 남을 부정하는 것이 아닌가.
긍정감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보다 떨어지는 사람에게 마운팅 행위를 하는건가.
오히려 자기긍정의 지나친 부정적인 면을 부각하는 감이 있지만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들입니다.

2장은 어떻게 나에게 집중할 것인가로 들어갑니다.

존 우든이 정의한 성공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것, 특히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성공의 피라미드'라는 개념을 주장했는데, 15개의 주요블록과 10개의 모르타르 구조로 배열되어 있으며 성공에 필요한 요소를 정리한 것입니다.

근면, 협동, 열정, 자제심, 정직, 평정, 성실, 투지, 인내, 신념입니다. 이는 모두 나의 내면에 존재하는 가치로 누군가에게 평가받지 않으며 타인과 비교하지도 않는 개념입니다. 우든이 말한 진정한 의미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 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갈고 닦으면 됩니다.
핵심은 결과 지향적인 성공 체험이 아니라, 나의 양식이 되고 자기존재감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하나씩 실천해보는 것입니다.
아주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10가지 중 단 하나라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이 자기존재감의 씨앗이 되어 당신만의 버팀목으로 자랄 것입니다.
이 씨앗은 우리 안에 하나쯤은 존재하며,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존재감의 원천으로 지니고 있습니다.
50-51p.
씨앗에서 발화되고 자라게 되어 어디까지 올라갈지는 나 자신에게 달려있는 겁니다.

깊이있는 통찰이 많이 있습니다.

자기긍정감에는 '다수결은 옳다'라는 고정관념이 깔려 있기 때문에 그 반대인 소수에 속해 있으면 틀림없이 자기긍정감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지적인 뇌는 다수결로 정답을 찾으려는, 다수가 정의라고 믿는 사고방식입니다. 인지적인 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기도 하지요.
59p.
절대, 완벽이란 없는거죠. 도덕조차 시대에 따라 달라집니다.

'기대'라는 감옥에서 살다 보면 자기긍정감이 생길 틈이 없습니다. 이러한 감옥에서 나를 긍정하려는 생각을 그만둬야 합니다. 그보다는 이러한 위험이 없는 나의 내면에 있는 것을 토대로 자기존재감을 기르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65p.
남에게 인정받고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오히려 거짓된 나로 살아간다고 합니다. 자기존재가 더 필요합니다.

3장에서 본격적으로 자기존재에 대해 생각합니다. 나는 하루에 내 생각을 얼마나 하는가, 나를 알고는 있는가, 나를 사랑할 수 있는가, 나를 믿을 수 있는가, 당연하다고 느끼고 별로 생각안해본 질문들입니다.

너는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지만 커다란 것을 매일 만들고 있단다. 네가 만든 것이 무엇인지는 인간으로서 살아 있는 한 반드시 그 답을 발견해야 한단다.
105p.
평범한데 의미있는 충고입니다.

4장은 성공과 실패 사이를 반복할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찾으라고 합니다. 앗. 그대로라면 그저 자기긍정이 아닌가요. 아닙니다. 무한긍정이나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자기존재감을 찾고 나의 좋아하는 꿈을 찾습니다.

5장은 내가 남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는 것처럼 나도 남을 조정하지 말자는 내용입니다. 저도 은근히 주변 사람들을 평가하고 이렇게 하면 좋을텐데, 저선 아닌 것같다는 식으로 판단을 합니다. (꼰대의 생각이었습니다)
잘했다 대신 고맙다
기대할께 대신 응원할께
로 생각을 전환하면 됩니다.

부모의 '기대할게'라는 말을 듣고 자란 아이는 부모의 사고방식에 맞춰 성장했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내서 그 기대에 부응하려고 합니다. 이때 아이는 물론 부모도 기대한 만큼 아이가 잘하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부모의 기대를 받고 자란 아이는 자기긍정감에 집착하여 항상 괴로워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기 쉽습니다. 반면 응원의 말을 듣고 자란 아이는 결과에 상관없이 힘을 얻고 자기존재감을 느낍니다.
208p.
기대를 받으면 부담스럽죠. 응원을 받으면 힘이 납니다.

결국 남에게 좋아요를 누르고, 나에게 좋아요가 몇개가 달리는지에 휘둘리면 끝이 없는 긍정의 세계로 가는 겁니다. 나 스스로에게 좋아요로 응원하라는 좋은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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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읽어주는 여자 - 공간 디자이너의 달콤쌉싸름한 세계 도시 탐험기
이다교 지음 / 대경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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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페이지밖에 안되는데 내용이 많게 느껴집니다. 글이 많은데 작은 폰트를 사용해서 꽉 찬 느낌입니다.
처음에 꼼꼼하게 읽다가 피곤해져서 슬슬 사진들만 보며 넘겨봤습니다. 멋진 건물들과 디자이너 얼굴들... 세상에는 특이한 건물, 공간, 모양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쉽게 본 후에 도대체 이 많은 나라들을 어떻게 간걸까 궁금해서 저자 소개를 봤습니다. 15개국 45개의 도시를 다닌 기록이라고 합니다.

다시 읽으니 1부에 20대 후반부터 해외로 나갔습니다. 가벼운(?) 46일의 유럽여행입니다. 런던에서 시작해서 암스테르담...
도대체 저 이상한 화장실은 뭘까요. 들어가면 다리가 보이는데? 얼굴만 가리면 되는걸까. 사진을 이해하려고 한참 보다보니 옆에 개방형 화장실이라고 설명이 붙어있지만 그래도 이해가 안됩니다.

다시 쿤스트하우스, 무어강, 비트라, 르코르뷔지에, 롱샹성당, 빌라 사보아 등 이 책이 아니면 절대 몰랐을 사진들과 내용을 알 수가 있습니다.

베낭여행으로 유럽을 돌아보고, 프랑스에 취업하여 인생을 즐기는 것까지는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했는데, 3부에서 생각지도 못한 인도로 갑니다.
그것도 1985년 내세널 지오그래픽 표지의 스티브 맥커리, 아프간 소녀의 사진을 보고 인도로 갑니다. 알 수 없는 정신세계입니다. 사실 인도사람의 사진은 뭔가 힘이 그대로 느껴져 나타납니다. 신화시대의 기억이 남아있는 듯한 눈빛과 분위기가 보는 동안 어디론가 다른 세상을 느끼게 하는 것같습니다만... 그 사진을 보고 인도로 달려가다니 대단한 열정과 의욕입니다.

뉴델리에 위치한 바하이교 성전 '로터스 템플'은 설명과 시진 그대로 숭고함이 떠오르는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타지마할, 리시케시(왜 이 도시 이름이 낯익은가 했더니 비틀스의 스승 마하리시 마헤시의 성지였네요), 찬디가르 수크나 호수의 록가든, 사진들만 봐도 장엄하고 아련한 기분을 즐길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대단하게 움직이다가 뉴욕으로 갑니다. 아니. 역마살이 있나. 이번에는 공간의 느낌으로 뉴욕을 바라봅니다. 이렇게 사진과 함께 자신의 관점으로 한 도시를 설명해주니 상당히 괜찮은 서술 방식입니다. 인도의 복잡함, 뉴욕의 고물가를 신경안쓰고 편안하게 방안에 앉아 전문가의 눈으로 보고 있으니 상당한 호강입니다. 책 한권으로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다니 행복한 일입니다.

그들이 빚어 놓은 도시 공간에 새로운 행복을 만들며 현재를 충실히 즐길 수 있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그들의 생각과 가치관을 배우고 아름다운 도시와 공간과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가야 한다. 그들은 채우는 삶이 아닌 덜어내는 삶에서 행복을 찾았다. 도시와 공간도 마찬가지 아니겠나? 개인을 위해 빽빽하게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공공을 위해 비울 때 비로소 아름다운 도시가 행복한 공간으로 사람들의 삶에 전해진다. 결국 아름다운 도시공간을 만들어 가는 것은 함께하는 행복 속에 있다.
3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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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니스
강남규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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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니스
강남규 (지은이) 스타리치북스 2023-02-28

기자생활 29년간 경제기사를 쓰다가 "돈"의 근본, 본질에 대해 세밀하게 깊게 연구한 내용입니다. 상당히 난해하게 논문처럼 진행하다가 사례들이 툭툭 들어가있어 다행입니다. 읽다 힘들어 포기하려다가 흥미로와지고, 졸리다가 깜짝 놀랩니다.

1장 돈은 사라지지 않는다에서 돈의 정체와 역사성을 이야기합니다. 상징화폐 > 귀금속 > 주화 > 종이돈 > 가상화폐까지 변화가 있었네요.

기존 화폐가 안고 있는 근원적인 문제는 신뢰 자체다. 신뢰는 기존 화폐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하는 필수 조건이다. 중앙은행은 화폐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란 믿음(신뢰)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중앙은행은 신뢰를 무수히 저버렸다. 시중은행들은 예금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고객의 주문에 따라 온라인망을 이용해 안전하게 송금해야 한다. 하지만 예금 가운데 극히 일부만 준비금으로 떼어놓고 신용거품 시대에 취해 마구 대출해준다.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
암호화폐는 뜬구름이라 생각했는데 상당히 깊이있는 고민에 나온 돈의 혁명이었습니다. 저 논문으로 가상화폐를 시작했습니다.

앗! 기원후 5세기에 영국에서 돈이 사라진 시대가 있었습니다. 제목에 '사라지지 않는다'가 있길래 당연한 소리아니야? 했는데 아닙니다. 서로마제국 붕괴 이후 영국이 물물교환형 농업경제로 200년간 이어졌었다고 합니다. 세상에. 돈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바이킹 드라마에서 훔치는 보물들이 죄다 금은보화였나 봅니다.

2장 돈을 지탱하는 트라이앵글, 삼각형은 3개를 말합니다. 정부, 중앙은행, 시중은행(금융기관)이라고 합니다. 정부는 세금을 거둬들이는 권력을 가지고 있고, 강제력이 있습니다. 시중은행은 여윳돈을 사람과 기업에 공급합니다. 중앙은행은 금리를 조절합니다. 이 셋이 불안정하면서 돈의 권력을 나눠갖고 있답니다.
조금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미첼 교수와 통화하는 것이 무슨 이단인지 모르겠습니다. (68p) 애덤 스미스의 이루어지지 않은 꿈은 또 뭔지 (75p) …

3장은 돈의 숙주를 말합니다. 조가비, 진흙토큰, 고래이빨, 돌덩이, 조개염주, 금붙이, 동전, 순금 바, 종이, 디지털 신호 등 돈은 마음대로 숙주를 바꾸는 바이러스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4장 돈에도 영토가 있다에는 37살 로스차일드의 워털루 전쟁 정보로 영국 공채를 사는 승부수가 멋집니다.

5장 그 많은 돈은 누가 가져가는가? (정말 궁금하죠. 매년 돈을 찍어내는데 어디로 가는걸까요)
에서는
돈은 표면에 찍힌 액수만큼 자유를 누리게 한다
Money is coined liberty
도스토옙스키
라는 명번역으로 재해석을 합니다.
메디치 가문이 은행업을 했다고 얼핏 들었는데 그당시의 혁신적인 발상을 했었네요.

현재 우리가 통화와 자산을 거래 · 관리하는 시스템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피렌체의 부호 메디치 가문이 나온다. 이때 처음 유럽의 화폐경제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차지했다. 메디치 가문 사람들은 기술적인 현상 타파세력이었다. 급진적인 아이디어 소유자들이기도 했다. 그들은 그 시절 사회가 무엇을 간절히 원하는지를 간파해 충족시켰다. 기본적으로 그들은 예금자와 대출자 사이를 어떻게 중개하는지를 알아챘다. 예금자의 돈을 받아들여 목돈을 조성한 뒤 필요한 사람들에게 빌려줬다.
155p.
은행에서 예술가들을 후원하는 것이 여기서부터 시작인가 봅니다.

6장 영토를 벗어난 돈은 그저 물건이다에서는 아테네 시절부터 지금까지 돈의 가치를 설명합니다. 돈의 가치가 뭔가 절대적인 기준이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네요. 주식처럼 멋대로 움직입니다. 절대가치라는 것은 없는 것같습니다.

읽다 보니 14장까지 한편 한편 돈의 14가지 측면의 에세이같은 느낌입니다. 처음 읽으면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두번 읽으면 사례로 든 이야기들로 살짝 빙산이 보이는 듯하다가 다시 또 혼란에 빠집니다. 재미있는 서술방식입니다.

전체적으로 너무 많이 알고 있어 생각한 것들을 다 풀지 못하고 일단 펼쳐놓을테니 아는 만큼 가져가세요 하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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