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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읽어주는 여자 - 공간 디자이너의 달콤쌉싸름한 세계 도시 탐험기
이다교 지음 / 대경북스 / 2023년 3월
평점 :
353페이지밖에 안되는데 내용이 많게 느껴집니다. 글이 많은데 작은 폰트를 사용해서 꽉 찬 느낌입니다.
처음에 꼼꼼하게 읽다가 피곤해져서 슬슬 사진들만 보며 넘겨봤습니다. 멋진 건물들과 디자이너 얼굴들... 세상에는 특이한 건물, 공간, 모양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쉽게 본 후에 도대체 이 많은 나라들을 어떻게 간걸까 궁금해서 저자 소개를 봤습니다. 15개국 45개의 도시를 다닌 기록이라고 합니다.
다시 읽으니 1부에 20대 후반부터 해외로 나갔습니다. 가벼운(?) 46일의 유럽여행입니다. 런던에서 시작해서 암스테르담...
도대체 저 이상한 화장실은 뭘까요. 들어가면 다리가 보이는데? 얼굴만 가리면 되는걸까. 사진을 이해하려고 한참 보다보니 옆에 개방형 화장실이라고 설명이 붙어있지만 그래도 이해가 안됩니다.
다시 쿤스트하우스, 무어강, 비트라, 르코르뷔지에, 롱샹성당, 빌라 사보아 등 이 책이 아니면 절대 몰랐을 사진들과 내용을 알 수가 있습니다.
베낭여행으로 유럽을 돌아보고, 프랑스에 취업하여 인생을 즐기는 것까지는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했는데, 3부에서 생각지도 못한 인도로 갑니다.
그것도 1985년 내세널 지오그래픽 표지의 스티브 맥커리, 아프간 소녀의 사진을 보고 인도로 갑니다. 알 수 없는 정신세계입니다. 사실 인도사람의 사진은 뭔가 힘이 그대로 느껴져 나타납니다. 신화시대의 기억이 남아있는 듯한 눈빛과 분위기가 보는 동안 어디론가 다른 세상을 느끼게 하는 것같습니다만... 그 사진을 보고 인도로 달려가다니 대단한 열정과 의욕입니다.
뉴델리에 위치한 바하이교 성전 '로터스 템플'은 설명과 시진 그대로 숭고함이 떠오르는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타지마할, 리시케시(왜 이 도시 이름이 낯익은가 했더니 비틀스의 스승 마하리시 마헤시의 성지였네요), 찬디가르 수크나 호수의 록가든, 사진들만 봐도 장엄하고 아련한 기분을 즐길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대단하게 움직이다가 뉴욕으로 갑니다. 아니. 역마살이 있나. 이번에는 공간의 느낌으로 뉴욕을 바라봅니다. 이렇게 사진과 함께 자신의 관점으로 한 도시를 설명해주니 상당히 괜찮은 서술 방식입니다. 인도의 복잡함, 뉴욕의 고물가를 신경안쓰고 편안하게 방안에 앉아 전문가의 눈으로 보고 있으니 상당한 호강입니다. 책 한권으로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다니 행복한 일입니다.
그들이 빚어 놓은 도시 공간에 새로운 행복을 만들며 현재를 충실히 즐길 수 있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그들의 생각과 가치관을 배우고 아름다운 도시와 공간과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가야 한다. 그들은 채우는 삶이 아닌 덜어내는 삶에서 행복을 찾았다. 도시와 공간도 마찬가지 아니겠나? 개인을 위해 빽빽하게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공공을 위해 비울 때 비로소 아름다운 도시가 행복한 공간으로 사람들의 삶에 전해진다. 결국 아름다운 도시공간을 만들어 가는 것은 함께하는 행복 속에 있다.
35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