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니스
강남규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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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니스
강남규 (지은이) 스타리치북스 2023-02-28

기자생활 29년간 경제기사를 쓰다가 "돈"의 근본, 본질에 대해 세밀하게 깊게 연구한 내용입니다. 상당히 난해하게 논문처럼 진행하다가 사례들이 툭툭 들어가있어 다행입니다. 읽다 힘들어 포기하려다가 흥미로와지고, 졸리다가 깜짝 놀랩니다.

1장 돈은 사라지지 않는다에서 돈의 정체와 역사성을 이야기합니다. 상징화폐 > 귀금속 > 주화 > 종이돈 > 가상화폐까지 변화가 있었네요.

기존 화폐가 안고 있는 근원적인 문제는 신뢰 자체다. 신뢰는 기존 화폐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하는 필수 조건이다. 중앙은행은 화폐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란 믿음(신뢰)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중앙은행은 신뢰를 무수히 저버렸다. 시중은행들은 예금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고객의 주문에 따라 온라인망을 이용해 안전하게 송금해야 한다. 하지만 예금 가운데 극히 일부만 준비금으로 떼어놓고 신용거품 시대에 취해 마구 대출해준다.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
암호화폐는 뜬구름이라 생각했는데 상당히 깊이있는 고민에 나온 돈의 혁명이었습니다. 저 논문으로 가상화폐를 시작했습니다.

앗! 기원후 5세기에 영국에서 돈이 사라진 시대가 있었습니다. 제목에 '사라지지 않는다'가 있길래 당연한 소리아니야? 했는데 아닙니다. 서로마제국 붕괴 이후 영국이 물물교환형 농업경제로 200년간 이어졌었다고 합니다. 세상에. 돈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바이킹 드라마에서 훔치는 보물들이 죄다 금은보화였나 봅니다.

2장 돈을 지탱하는 트라이앵글, 삼각형은 3개를 말합니다. 정부, 중앙은행, 시중은행(금융기관)이라고 합니다. 정부는 세금을 거둬들이는 권력을 가지고 있고, 강제력이 있습니다. 시중은행은 여윳돈을 사람과 기업에 공급합니다. 중앙은행은 금리를 조절합니다. 이 셋이 불안정하면서 돈의 권력을 나눠갖고 있답니다.
조금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미첼 교수와 통화하는 것이 무슨 이단인지 모르겠습니다. (68p) 애덤 스미스의 이루어지지 않은 꿈은 또 뭔지 (75p) …

3장은 돈의 숙주를 말합니다. 조가비, 진흙토큰, 고래이빨, 돌덩이, 조개염주, 금붙이, 동전, 순금 바, 종이, 디지털 신호 등 돈은 마음대로 숙주를 바꾸는 바이러스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4장 돈에도 영토가 있다에는 37살 로스차일드의 워털루 전쟁 정보로 영국 공채를 사는 승부수가 멋집니다.

5장 그 많은 돈은 누가 가져가는가? (정말 궁금하죠. 매년 돈을 찍어내는데 어디로 가는걸까요)
에서는
돈은 표면에 찍힌 액수만큼 자유를 누리게 한다
Money is coined liberty
도스토옙스키
라는 명번역으로 재해석을 합니다.
메디치 가문이 은행업을 했다고 얼핏 들었는데 그당시의 혁신적인 발상을 했었네요.

현재 우리가 통화와 자산을 거래 · 관리하는 시스템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피렌체의 부호 메디치 가문이 나온다. 이때 처음 유럽의 화폐경제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차지했다. 메디치 가문 사람들은 기술적인 현상 타파세력이었다. 급진적인 아이디어 소유자들이기도 했다. 그들은 그 시절 사회가 무엇을 간절히 원하는지를 간파해 충족시켰다. 기본적으로 그들은 예금자와 대출자 사이를 어떻게 중개하는지를 알아챘다. 예금자의 돈을 받아들여 목돈을 조성한 뒤 필요한 사람들에게 빌려줬다.
155p.
은행에서 예술가들을 후원하는 것이 여기서부터 시작인가 봅니다.

6장 영토를 벗어난 돈은 그저 물건이다에서는 아테네 시절부터 지금까지 돈의 가치를 설명합니다. 돈의 가치가 뭔가 절대적인 기준이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네요. 주식처럼 멋대로 움직입니다. 절대가치라는 것은 없는 것같습니다.

읽다 보니 14장까지 한편 한편 돈의 14가지 측면의 에세이같은 느낌입니다. 처음 읽으면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두번 읽으면 사례로 든 이야기들로 살짝 빙산이 보이는 듯하다가 다시 또 혼란에 빠집니다. 재미있는 서술방식입니다.

전체적으로 너무 많이 알고 있어 생각한 것들을 다 풀지 못하고 일단 펼쳐놓을테니 아는 만큼 가져가세요 하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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