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대한민국 : 왜 우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 - 한 외교관이 본 대한민국의 민낯
장시정 지음 / 렛츠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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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대한민국

: 왜 우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

한 외교관이 본 대한민국의 민낯

장시정 (지은이) 렛츠북 2023-03-22


389p, 83편의 이야기가 12장으로 나누어 들어있습니다.

정치, 헌법, 탄핵, 부정선거, 민주주의, 민족주의, 리더십, 고객정치, 자본주의, 재정, 환경까지 많은 분야를 다룹니다. 게다가 노선이 분명하여 말들이 많을 것같은 내용도 있습니다.


저자 장시정 선생은 81년 외무고시를 거쳐 36년간 외교 일선에서 일하신 분입니다. 아무래도 세계의 최전선에서 일한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옵니다. 글의 내용이 묵직하면서 꾹꾹 담겨있습니다. 너무 많이 담겨있어 버거운 부분도 살짝 있습니다.


저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아무래도 제 생각은 이쪽에 더 근접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유토피아주의가 우리 마음을 사로잡는 힘을 갖는 이유는, 우리가 지상 낙원의 건설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먼 미래의 이상에 불과한 유토피아적 청사진을 만들기 위한 투쟁을 멈출 때, 비로소 우리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

45p

신화나 유토피아를 그리워하는 이유가 이룰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안되기에 더욱더 원하는 이상의 세계입니다.


아렌트는 아이히만을 나치라는 톱니바퀴의 한톱니 조각과 같은 평범성의 존재로 부각시키면서 결과적으로 나치 범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했다. 흥미로운 것은 2011년에 아렌트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철학자가 나타났는데, 바로 서평자가 만난 베티나 슈탕네트 박사다. 그는 『예루살렘 전의 아이히만』을 써서, 유대인 1천만 명을 죽였더라면 이겼을 것이라고 말한 아이히만의 '악의 특별성’을 밝혀내고자 했다.

82p

악의 평범성이란 표현에 참 짜증이 났었는데 (게다가 그걸 말하는 사람들의 엄청나게 숭상하는 분위기도 싫었죠) 그걸 멋지게 반박했습니다. 읽어보고 싶은데 아직 국내에는 번역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재난지원금 기부란 게 국가지원금을 다시 국가에 반납하겠다는 것인데, 재난지원금을 다시 돌려줄 정도의 여유 계층이라면 이 돈을 처음부터 받지 않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그렇다면 재난지원금의 수령 대상을 처음부터 저소득층으로 한정하여 행정 비용과 번거로움을 덜어 주는 게 맞지 않나? 이렇게 본다면 이건 한낱 '소동'이다. 왜 이런 소동을 벌일까? 반납을 하더라도 지원금이 지급되었다는 사실은 변치 않으므로 결국은 국가의 시혜를 생색 내려는 의도일 것이다. 포퓰리스트적 발상이다.

248-249p

변명의 여지가 없을 올바른 의견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맞는 이야기를 해도 인간적인 면에서 어쩌구 저쩌구 이야기를 하겠지요.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세기의 회사들, 또는 기적의 회사들로부터 우리가 교훈을 얻기는 힘들다는것이다. 이러한 회사에서는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 단 한명이 독창적 아이디어를 내고, 불과 몇 년 안에 최고의 기업이 된다. 하지만 이런 회사가 우리의 롤모델은 아니다. 아인슈타인 같은 사람이 되겠다고 쉽게 결심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일반적인 사업가들이라면 중소기업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그들은 소소하지만 많은 일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 끈기와 장기적 목표를 갖추고 노력한다면 자신의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우리 회사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는 천재가 아니고, 우리 팀에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한 분야에 초점을 두고 이 사업을 세계화시켰다. 이런 것은 해볼 만하지 않을까?”

280 - 281p. 헤르만 지몬

아, 멋진 이야기입니다. 매번 구글에게 배운다, 아미존에서 배운다만 나오는게 상당히 불만이었습니다. 몇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전세계 1, 2위인 회사와 몇명있는 회사는 다른게 당연하죠. 정말 시원하게 이야기합니다.


더 이상 우리 앞에 세계화로 향하는 공동의 길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좀 더 권역화된 국가 그룹 간에 서로 다른 형태의 세계화가 지속되는 양상이다. 경제보다는 이데올로기를, 이데올로기보다는 개별적인 신뢰를 앞세운 국가 간 재편이 일어나면서 그룹별로 세계화가 계속 진전될 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역사의 종말'이 아니라 '역사로의 회귀'일 것이다.

310p

세계화의 반전은 탁월한 견해입니다. 미래학처럼 너무 멀리 가는 미래예측이 아닙니다. 현재 코로나가 전세계로 퍼진 상황에서 몇걸음 앞으로 나가 살펴본 세상입니다. 이런 식으로 생각을 이끌어주는 방식이 참 좋습니다.


나라의 위기는 가난한 나라들에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성공한 나라들도 걱정해야 한다. 상대적인 번영을 누리는 국가들에서도 국가의 기강이 해이해지고 분열의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소위 '엔트로피' 현상이 나타난다. '엔트로피'란 무질서와 혼란으로 넘어가려는 상태를 나타내는 자연과학 용어다. 이런 엔트로피 현상의 원인은 출산율 하락과 외국 이민자 증가, 애국심 고갈, 늘어나는 나랏빛, 근로의지의 쇠퇴 등이다. 바로 우리나라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이다. 빚은 무섭다. 달콤한 독약이다.

341p

빚이 늘어나고 헛된 돈을 쓰면 이렇게 걱정을 되는게 맞죠. 그게 아닌 사람들이 있어 문제입니다.


이 책의 저자 장시정 선생은 여기저기 강연도 많이 다니시는 분같습니다. 내용은 똑바르고 맞는 소리만 해도 막상 저런 내용을 강연에서 들으면 힘겨울 것같습니다. 이렇게 책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으니 80여 편의 명강연을 들은 것같아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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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한자 - 인생의 지혜가 담긴
안재윤.김고운 지음 / 하늘아래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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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지혜가 담긴 아침 한자 

안재윤, 김고운 (지은이)   

하늘아래   2023-03-25


정말 좋은 내용이 가득합니다. 이런 분야가 있군요. 한자를 많이 공부하고 아는 것이 넘쳐서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알리려고 책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너무 즐겁게 읽었습니다만 무언가 작은 틈새시장입니다. 독자가 일단 한자에 관심이 있어야겠습니다. 


모두 50가지 이야기로 한자를 소개하고 깊이있는 설명을 한 다음에 옛날 서적에 있는 명언을 소개합니다. 구성이 물흘러가듯이 깔끔합니다. 


근심 환患은 꼬챙이로 마음 心을 파고 들어 아프게 하여 근심이랍니다. 게다가 중심이 둘이면 串 혼란스러워지고 우환이 생깁니다. 


집착을 말할 때 쓰는 집執은 녑幸, 양손에 수갑을 치고 있는 모양입니다. 한자가 상형문자라더니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爲者敗之,執者失之. 

위자패지, 집자실지

하려는 자는 패하고, 붙잡으려는 자는 잃는다.

- 노자, 29p. 


이런 식으로 한자 설명과 함께 멋진 예문도 하나씩 소개합니다. 흔히 듣는 사자성어와 달리 처음 읽어보는 문장이 대부분이라 더 좋습니다. (하지만 인용문장 중에 논어가 많은데 전혀 모르겠습니다. 저는 한글로 읽어서 한자로 나오니 모르겠네요. 역시 한자와 함께 읽어야하나봅니다. 글의 느낌이 다릅니다.) 


厭싫어할 염은 개가 배가 부른 나머지 고깃덩이를 짓뭉개며 가지고 노는 모습을 나타낸 한자다. 여기에 土토를 더한 것이 壓압이다. 壓압은 위험해 보이는 바위 밑이나 아슬아슬하게 쌓여 있는 흙더미 밑을 꾸역꾸역 가다가 깔려 압사하는 걸 말한다. 

53p. 

설명을 들으니 한자가 딱 이해가 되지요! 마법천자문도 이렇게 시원한 설명은 없었던 것같습니다. 


量양은 농부가 논밭에 파종하기에 앞서 땅 넓이에 근거하여 뿌릴 씨앗의 분량을 정확히 헤아리는 모습을 나타낸 한자다. 자루東를 등에 짊어지고 논밭으로 나르는 모습이다. 무얼 나르는 걸까? 농작물 씨앗이다. 東동은 바로 농작물 씨앗을 담은 자루다. 윗부분(田)은 파종할 씨앗 수량을 재는 데 쓰는 그릇이다.

70p. 

한글자에 큰 그림이 그려집니다. 한자가 아무렇게나 나온 것이 아니네요. 한글자 힌글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어쩌면 저자 안재윤, 김고은 선생이 잘 꾸며서 그럴싸하게 들리는 걸까요. 


枕침 = 木목+尤임

木목은 나무다. 베개(목침)를 만드는 재료이기도 하다. 尤임은 '머무를 유'로 알고 있지만 '게으를 임'이다. 여기서는 발음 요소로 쓰였다. 尤임이 쓰인 한자는 거의 ‘침’이란 음을 갖는다.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枕베개 침, 沈가라앉을 침이고, 忱정성 침, 鈂쇠공이 침 등도 그렇다.

205p. 

아니. 임이 '머무를 유'인지조차 몰랐습니다. 이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자교과서입니다. 


어려운 한자를 책으로 읽으니 좋습니다. 이런 내용을  선생님 옆에서 배우면 하나도 대답못하고 삐질삐질 땀만 날 내용입니다. 


서문에 책을 쓰게 된 이유가 멋있으면서 엄숙합니다.


옛 글을 탐함은 은자를 찾아가는 것과 같다.

내가 직면한 현재 상황에 꼭 맞는 해답을 옛 글은 알려주지 않는다. 내가 누구인지 궁금해 하지도 않고, 그저 자기 할 말만 한다. 증상을 묻고 거기에 꼭 맞는 약을 처방해주지 않고, 여기저기에 좋은 보약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옛 글을 탐함은 구름 깊은 산 속에서 약을 캐는 것과같다.

무엇이 약이고 무엇이 독인지 알지 못하고 함부로 캐 먹으면 예상치 않은 불행을 겪을 수도 있다. 무엇이 약인지 알았더라도 어디에 가야 있는지 알지 못한다면 이리저리 찾아다니는 노력이 제 값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어디에 있는지 알았더라도 때를 살펴 가지 않으면 좋은 상태를 만나지 못할 수도 있고 아예 찾지 못할수도 있다. 

6p. 



옛 글을 탐함은 은자를 찾아가는 것과 같다.

내가 직면한 현재 상황에 꼭 맞는 해답을 옛 글은 알려주지 않는다. 내가 누구인지 궁금해 하지도 않고, 그저 자기 할 말만 한다. 증상을 묻고 거기에 꼭 맞는 약을 처방해주지 않고, 여기저기에 좋은 보약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옛 글을 탐함은 구름 깊은 산 속에서 약을 캐는 것과같다.

무엇이 약이고 무엇이 독인지 알지 못하고 함부로 캐 먹으면 예상치 않은 불행을 겪을 수도 있다. 무엇이 약인지 알았더라도 어디에 가야 있는지 알지 못한다면 이리저리 찾아다니는 노력이 제 값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어디에 있는지 알았더라도 때를 살펴 가지 않으면 좋은 상태를 만나지 못할 수도 있고 아예 찾지 못할수도 있다.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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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 그리고 리더십 - 개인과 조직을 이끄는 균형의 힘
김윤태 지음 / 성안당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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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다시 읽어보는 조선왕조실록입니다. 9명 임금의 리더십이라길래 도대체 선조는 어떤 리더십이 있는걸까 궁금했습니다. 제일 궁금한 사람입니다. 연도 순서대로 임금들의 이야기와 함께 자연스럽게 어떤 리더십이 있는지 알려줍니다.

태조는 나라를 세웠으니 그것으로 리더십이 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스스로 평가하기를 ˝장자를 버리고 어린 아이를 세자로 삼았으니, 사랑에 빠져 의리에 밝지 못한 허물˝이라고 반성합니다. 게다가 아들과 반목하고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리더답지 않은 모습이 나옵니다.

태종은 리더십이 있는 임금이 맞습니다.

태종이 즉위할 때 아버지 이성계는 ˝강명한 임금이니 권세가 반드시 아래로 옮겨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신하들이 권력을 갖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책임감이 떨어지는 리더는 자신이 욕먹는 일에 앞장서지 않는다. 누군가 해야 하지만 그냥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은 그에게는 성과라는 결과물도 없다. 목표가 분명한 리더는 자신이 욕먹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성과라는 보상이 더 가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그과정에서 희생되는 사람들이 있으나, 당시 태종은 그런 희생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자신만의 리더십을 보여 주었다.
75p.
리더십을 보이기 위해 참 많이도 죽입니다.

세종대왕 즉위 초기 4년간에 아버지 상왕에게 물어보겠다는 표현이 40여 차례나 있다고 합니다. 성군도 아버지가 살아계시면 이런 고충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세종의 수많은 치적들과 함께 ˝소통과 위임˝의 리더십을 말합니다.

소통과 위임의 리더십을 말하고 싶다. 세종 국정 운영의 시작은 회의로부터 시작했다. “먼저 그대들의 의견부터 듣겠다.”라며 신하들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충분한 토론을 통해 정책을 결정했다. ‘소수 의견의 대명사‘라 불리는 허조는 모두가 찬성하는 가운데서도 반대하기로 유명했다. ˝허조가 홀로 반대했다.˝라는 기록이 실록에 많이 나타난다. 참을성이 부족한 군주였다면 매번 딴지를 거는 허조를 좌천시켰을 것이다. 그렇지만 세종은 그의 다른 생각을 존중하고 중용했다.
그리고 정책이 정해지면 그 일을 맡은 신하에게 충분한 권한을 주고 결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했다. 정책이 정해지기까지는 신중하지만, 실행 단계에서는 주저 없이 믿고 맡기는 소통 위임형 리더로서의 세종이었다.
118-119p.

성종은 월 25일 이상 경연을 열어 공부를 했습니다. 오전수업, 주간수업, 저녁수업에 이어 야대(야간학습인가)를 할 것이냐고 물으니 한다고 합니다. 얼마나 공부를 좋아하는건가요.
장인인 한명회를 내쫓는 것이 시작입니다. 경국대전을 완성하고, 삼강행실도, 국조오례의, 동문선, 동국여지승람, 동국통감, 금양잡록, 악학궤범... 전부 성종 시기에 만들어집니다.

성종은 견제와 균형의 리더십을 통해 국정을 이끈 현명한 군주였다. 세조 때부터 권력을 쥔 훈구 대신들의 월권을 젊은 사람들을 등용해 견제하고, 대들의 지나침을 대신들로 하여금 저지할 수 있도록 노련한 처신으로 균형을 유지했다. 그리하여 왕과 대신, 삼사의 삼권분립이 자리 잡아 균형과 조화를 이룰 수 있었다. 또한 성종은 신하들의 직언이 비록 지나쳐도 이를 수용했던 관대한 리더였다.
192p.

선조가 정말 궁금했습니다. 침략을 7년간 당하면서 중국으로 도망갈 생각을 한 인간이 무슨 리더십이 있겠냐 생각했지요. 그런데 이순신의 전쟁 직전 파격적인 등용과 허준에게 참고서적 500권을 주면서 의서를 편찬하라고 한 공이 있습니다.

[선조가 허준에게 지시한 편찬 지침]
1. 병에 걸리지 않도록 수양이 우선이다. 약물 치료는 차선으로 하라.
2. 중국과 조선의 의서를 통틀어 핵심 처방만을 선별하라.
3. 국산약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향약을 장려하라.
208p.
이렇게 똑똑한 사람이 임진왜란은 왜 그렇게 대처했을까요. 거참.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임진년을 기점으로 선조가 뒤바뀐게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음모론일까요)

기축옥사 당시 권력의 정점에 있던 정철은 무소불위의 칼을 휘두르며 주변을 벌벌 떨게 했다. 하지만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는데, 옥사 직후 선조의 태도가 급변했기 때문이다. 선조는 정철을 향해 ˝호랑이와 독수리의 절개를 가졌다.˝고 칭송했지만, 옥사 직후 정철 때문에 무고한 인재들이 죽었다며 ‘독하고 간사한 정철이라고 비난했다
223p.
마음껏 죽이라고 시켜놓고 너무 죽이니 마음이 변했습니다.

광해군은 참 안타깝습니다. 태자 시절에 그렇게 뛰어난 인물이 즉위하고 변합니다. 인조반정에 따르는 사람이 내시 몇명 뿐입니다. 쫓겨난 임금이 어떤 리더십이 있을까요.

“고상한 말과 큰 소리만으로 하늘을 덮을 듯한 흉악한 적의 칼날을 막아낼 수 있겠는가. 적들이 말을 타고 들어와 마구 짓밟는 날에 이들을 담론으로써 막아낼 수 있겠는가. 붓으로 무찌를 수 있겠는가.”
- 『광해군일기』 166권, 광해 13년 6월 1일
광해군의 의중은 명분이 아니라 조선을 위한 실리였다. 우방인 명나라는 달래고 후금은 자극하지 않겠다는 현실적인 전략으로 강대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남으려 한 약소국 군주의 노력이었다.
256p.
조선 임금 중 제일 가는 균형감각이 있습니다.

저자 김윤태 선생은 서문에서 외세의 침략이 끊이지 않는 조선이 518년이나 유지된 것에 착안합니다. (그러고 보니 말도 안되는 세월입니다. 수많은 전쟁을 버티고 견뎌내는 조선입니다) 그 세월에서 배울민한 리더십들을 찾아냅니다. 3년의 수고와 노력끝에 이렇게 책이 나오고 즐겁게 읽을 수 있어 헹복한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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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변화가 큰 성공을 만든다
니시자와 야스오 지음, 황세정 옮김 / 씽크뱅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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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명언 90개가 번호까지 붙여 중간중간 나열되어 있습니다. 무슨 기준인지 몰라도 읽어보면 살아있어 고마워, 지구를 사랑해, 오늘 하루가 행복해 하는 느낌입니다.

1. 슬기로운 자는 역사에서 배우고, 어리석은 자는 경험에서 배운다. - 비스마르그
14. 다수파는 항상 틀리다. - 마크 트웨인
34. 재능이란 지속할 수 있는 열정이다. - 모파상
36. 약속과 파이 껍질은 쉽게 깨진다. - 조너선 스위프트
49. 한줄로 표현할 수 없는 영화는 히트하지 못한다. - 대릴 자눅, 리처드 자눅

거기에 플러스 마음을 흔드는 33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런 느낌의 글도 재미있습니다. 이런 의욕을 부추기는 글을 어떻게 쓰는걸까 했더니 사보 편집만 20년을 하신 분입니다. 매일 서적과 TV에서 지식과 잡학을 습득하여 다양한 일화나 명언에 정통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역시 한우물을 파면 좋은 책의 소재라도 나오나봅니다.

백혈병과 같은 난치병에 걸린 어린이들과 그 가족들을 디즈니월드나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무료로 초대하는 것이었다. ‘기브 키즈 더 월드’는 오직 이 한 가지 목적만을 위해 설립되었다.
이곳에는 난치병에 걸린 어린이와 그 부모가 초대된다. 일주일 동안 소요되는 숙박비는 물론이고 식사, 왕복 항공권 그리고 디즈니월드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입장권까지 모두 무료로 제공된다.

그리고 ‘언제 크리스마스를 마지막으로 보내게 될지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 이곳에서는 일 년 내내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린다.
게다가 평소 아이의 병간호를 하느라 지친 부모들에게는 둘만의 근사한 저녁 식사가 제공된다. 부모가 저녁 식사를 즐기는 동안 아이는 자원봉사자가 대신 돌봐 준다. 그야말로 꿈같은 일주일이다.
헨리 랜드워스는 이렇게 말했다.
“엄청난 통증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들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나게 하는 것. 그것이 내가 하고싶은 일입니다. 아이와 가족 모두에게 행복한 추억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30-31p.
죽음을 기다리는 아이에게 최고의 선물입니다. 다른 일이 없습니다. 이 단체는 오직 이 일 하나만 진행합니다.

하우스식품의 창업자였던 우라카미 세이스케 씨는 ‘어린이 입맛에 맞는 달콤한 카레를 만들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카레는 매운 것이 당연하다.‘라는 고정관념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 것이다. 그 후 카레 연구를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다 드디어 미국 버몬트 주에서 사과와 벌꿀을 넣은 달콤한 카레를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그 유명한 ‘하우스 버몬트 카레‘다.
42p.
고정관념은 무섭습니다. 모두 상식적인 척하지만 변화하지 않는 관념에 빠져있습니다.

어느 날 저녁식사 시간이었다. ˝할머니. 요즘엔 왜 밥만 줘? 반찬이 하나도 없잖아.˝
내가 그렇게 말하자 할머니는 하하하 웃으면서 대답했다. “내일은 밥도 없어.˝
나와 할머니는 마주보며 소리 내어 웃었다.
베스트셀러가 되어 영화로까지 만들어진 시마다 요시치 씨의 저서 <대단한 우리 할머니>의 서두에 나오는 내용이다.
118p.
하하하 웃는 장면이 압권이죠. 이건 가난한 날의 행복인가요. 이런 기가막힌 이야기를 어떻게 찾아내는 건지 대단합니다.

사람은 반드시 죽습니다. 그래서 생명은 소중한 것이죠…. 도자기도 마찬가지. 플라스틱이나 금속 그릇같이 깨지지 않는 그릇은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게 당연합니다.
- 가리야 데쓰(<맛의 달인> 21권 가운데)
176p.
아니. 이 분 맛의 달인까지 애독하시는군요. 저 대목이 어디서 나올까 다시 찾아보니 멋진 대목이었습니다.

조금 지치거나 의기소침할 때 읽으면 그래! 좀 더 해봐야겠다고 힘이 납니다. 체력이 있을 때 읽으면 더욱 힘이 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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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탈 없이 화내는 법 - 화를 참지 못하는 당신에게
모리세 시게토모 지음, 이지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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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탈 없이 화내는 법
화를 참지 못하는 당신에게
모리세 시게토모 (지은이), 이지현 (옮긴이)
알에이치코리아(RHK) 2023-03-30

화를 내는 이유가 뭘까요, 화를 내면 잘되더라는 착각이 있다고 합니다. 어라, 그러고보니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면 금방 해결이 된 것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잘못된 경험이 악순환을 만드는 모양입니다.

가정에서 자녀가 부모를 화나게 했을 때 “왜 엄마(아빠)를 화나게 하는 짓만 골라서 하니!˝라며 윽박지르다가도 담임 선생님에게 전화가 오면 곧바로 목소리를 바꿔서 차분하게 전화를 받지 않는가?
우리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분노의 감정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고 상대방에 따라서 분노를 조절할 수 있다.

이는 과거에 분노를 통해서 일이 잘 해결되었던 경험이있어서 그런 유형을 고집하는 것이다.
갑자기 화를 냈을 때 상대방이 자신의 요구를 잘 들어주는 등의 성공 체험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분노를 표출하는 버릇이나 유형을 스스로 구축한 것이다.
30p.
날카로운 통찰입니다. 자기 아래라고 생각하면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죠. 어찌 보면 비겁합니다. 조절가능하면서 하지 않는 겁니다.

화를 내면 기뷴이 풀리는 것같지만 결국 자신의 손해입니다. 분노표출 외에 다른 해결책을 몰라 사고 정지의 늪에 빠집니다.

분노가 생기는 4가지 원인으로 수면, 운동, 영양, 공부를 듭니다. 수면과 영양은 부족해지면 바로 나타나니 쉽게 이해가 되는데 운동과 공부? 이유가 있습니다.
운동은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교감신경을 활성화하여 운運을 옮겨줍니다. 하지만 화가 날 때 운동을 할 생각은 하기 힘들죠. 그래서 가벼운 산책이나 국민체조를 해보라고 함니다. 화가 나면 움직여보라는 겁니다.
공부는 6분간 독서로 스트레스를 68% 경감시킨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그밖에도 글이 짧지만 일리있는 충고들이 많이 있습니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화내는 상대를 별명으로 부르자, 감정을 퍼부어봤자 상처만 남는다...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해야한다고 하는데 안하면 화가 납니다. 나라면 이렇게 하겠다고 말을 해보라고 합니다.

자기 딴에는 기껏 생각해서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해봐라”고 조언했는데 상대방이 자신의 조언대로 따르지 않으면 속상하기도 하고 화가 날 수도 있다. 애초에 나는 이를 잘 알기에 처음부터 강요하거나 명령하지 않는다.

이때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더라도 일단 ‘나는 옳다‘, ‘나는 틀리지 않다‘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분노는 물론 다툼이나 언쟁 등은 대개 ‘나는 옳고 틀리지 않다‘라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당신이 ‘정의‘를 꺼내들면 반드시 상대방은 ‘악‘으로 치닫게 되므로 주의하자.
84p.
내가 옳고 정의라면 상대방은 틀리고 악이 됩니다. 왜 정치의 논리가 극단적으로 가는가 했더니 이런 이유였습니다.

읽고나니 뒷장에 분노를 날려버리고 활력을 되찾는 42가지 법칙이라고 합니다. 42개의 에세이와 4컷만화가 어우러진 멋진 구상입니다. 각각의 장마다 네컷 만화로 아무렇게나 설명해주는데 은근 재미있습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인데 웃자고 만든거라 이 부분만 따로 읽어도 웃깁니다.

이 책은 글이 쉬워 처음 읽으면 말도 인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네컷만화도 유치하고 어설프게 보입니다. 2번 읽으면 그렇게 볼 수가 있구나 하는 이해가 생깁니다. 3번 읽으면 글귀들이 마음속 깊이 스며듭니다. 유치했던 면이 오히려 적절하디고 느껴집니다.
화날때마다 펼쳐서 읽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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