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대한민국 : 왜 우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 - 한 외교관이 본 대한민국의 민낯
장시정 지음 / 렛츠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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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대한민국

: 왜 우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

한 외교관이 본 대한민국의 민낯

장시정 (지은이) 렛츠북 2023-03-22


389p, 83편의 이야기가 12장으로 나누어 들어있습니다.

정치, 헌법, 탄핵, 부정선거, 민주주의, 민족주의, 리더십, 고객정치, 자본주의, 재정, 환경까지 많은 분야를 다룹니다. 게다가 노선이 분명하여 말들이 많을 것같은 내용도 있습니다.


저자 장시정 선생은 81년 외무고시를 거쳐 36년간 외교 일선에서 일하신 분입니다. 아무래도 세계의 최전선에서 일한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옵니다. 글의 내용이 묵직하면서 꾹꾹 담겨있습니다. 너무 많이 담겨있어 버거운 부분도 살짝 있습니다.


저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아무래도 제 생각은 이쪽에 더 근접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유토피아주의가 우리 마음을 사로잡는 힘을 갖는 이유는, 우리가 지상 낙원의 건설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먼 미래의 이상에 불과한 유토피아적 청사진을 만들기 위한 투쟁을 멈출 때, 비로소 우리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

45p

신화나 유토피아를 그리워하는 이유가 이룰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안되기에 더욱더 원하는 이상의 세계입니다.


아렌트는 아이히만을 나치라는 톱니바퀴의 한톱니 조각과 같은 평범성의 존재로 부각시키면서 결과적으로 나치 범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했다. 흥미로운 것은 2011년에 아렌트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철학자가 나타났는데, 바로 서평자가 만난 베티나 슈탕네트 박사다. 그는 『예루살렘 전의 아이히만』을 써서, 유대인 1천만 명을 죽였더라면 이겼을 것이라고 말한 아이히만의 '악의 특별성’을 밝혀내고자 했다.

82p

악의 평범성이란 표현에 참 짜증이 났었는데 (게다가 그걸 말하는 사람들의 엄청나게 숭상하는 분위기도 싫었죠) 그걸 멋지게 반박했습니다. 읽어보고 싶은데 아직 국내에는 번역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재난지원금 기부란 게 국가지원금을 다시 국가에 반납하겠다는 것인데, 재난지원금을 다시 돌려줄 정도의 여유 계층이라면 이 돈을 처음부터 받지 않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그렇다면 재난지원금의 수령 대상을 처음부터 저소득층으로 한정하여 행정 비용과 번거로움을 덜어 주는 게 맞지 않나? 이렇게 본다면 이건 한낱 '소동'이다. 왜 이런 소동을 벌일까? 반납을 하더라도 지원금이 지급되었다는 사실은 변치 않으므로 결국은 국가의 시혜를 생색 내려는 의도일 것이다. 포퓰리스트적 발상이다.

248-249p

변명의 여지가 없을 올바른 의견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맞는 이야기를 해도 인간적인 면에서 어쩌구 저쩌구 이야기를 하겠지요.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세기의 회사들, 또는 기적의 회사들로부터 우리가 교훈을 얻기는 힘들다는것이다. 이러한 회사에서는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 단 한명이 독창적 아이디어를 내고, 불과 몇 년 안에 최고의 기업이 된다. 하지만 이런 회사가 우리의 롤모델은 아니다. 아인슈타인 같은 사람이 되겠다고 쉽게 결심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일반적인 사업가들이라면 중소기업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그들은 소소하지만 많은 일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 끈기와 장기적 목표를 갖추고 노력한다면 자신의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우리 회사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는 천재가 아니고, 우리 팀에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한 분야에 초점을 두고 이 사업을 세계화시켰다. 이런 것은 해볼 만하지 않을까?”

280 - 281p. 헤르만 지몬

아, 멋진 이야기입니다. 매번 구글에게 배운다, 아미존에서 배운다만 나오는게 상당히 불만이었습니다. 몇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전세계 1, 2위인 회사와 몇명있는 회사는 다른게 당연하죠. 정말 시원하게 이야기합니다.


더 이상 우리 앞에 세계화로 향하는 공동의 길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좀 더 권역화된 국가 그룹 간에 서로 다른 형태의 세계화가 지속되는 양상이다. 경제보다는 이데올로기를, 이데올로기보다는 개별적인 신뢰를 앞세운 국가 간 재편이 일어나면서 그룹별로 세계화가 계속 진전될 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역사의 종말'이 아니라 '역사로의 회귀'일 것이다.

310p

세계화의 반전은 탁월한 견해입니다. 미래학처럼 너무 멀리 가는 미래예측이 아닙니다. 현재 코로나가 전세계로 퍼진 상황에서 몇걸음 앞으로 나가 살펴본 세상입니다. 이런 식으로 생각을 이끌어주는 방식이 참 좋습니다.


나라의 위기는 가난한 나라들에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성공한 나라들도 걱정해야 한다. 상대적인 번영을 누리는 국가들에서도 국가의 기강이 해이해지고 분열의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소위 '엔트로피' 현상이 나타난다. '엔트로피'란 무질서와 혼란으로 넘어가려는 상태를 나타내는 자연과학 용어다. 이런 엔트로피 현상의 원인은 출산율 하락과 외국 이민자 증가, 애국심 고갈, 늘어나는 나랏빛, 근로의지의 쇠퇴 등이다. 바로 우리나라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이다. 빚은 무섭다. 달콤한 독약이다.

341p

빚이 늘어나고 헛된 돈을 쓰면 이렇게 걱정을 되는게 맞죠. 그게 아닌 사람들이 있어 문제입니다.


이 책의 저자 장시정 선생은 여기저기 강연도 많이 다니시는 분같습니다. 내용은 똑바르고 맞는 소리만 해도 막상 저런 내용을 강연에서 들으면 힘겨울 것같습니다. 이렇게 책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으니 80여 편의 명강연을 들은 것같아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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