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비타민
김현철 지음 / 와이쥬크리에이티브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친구중에 하나가 유난히 김현철의 음악을 좋아했다.
그런탓에 거부감없이 나도 그의 음악을 즐겨 들었었고.
어느날인가 그가 어린이를 위한 앨범을 냈다는 사실을 알았을때 솔직히 조금 의아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그가 어떠한 이유로 키즈팝 앨범을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난 어린시절 피아노를 배우지 못했다.
경제사정이 넉넉치 못했던 부모님께서는 아마 생각지도 못하셨을 거다.
그래서인지 난 자라면서 공부잘하는 친구보다 피아노를 칠줄 아는 친구가 많이도 부러웠었다.
책의 내용중 자식에게 악기를 가르칠 때 부모가 함께 배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글을 보고는 나도 나중에 내 아이와 함께 피아노를 배우면 되겠구나! 라는 생각에 기분이 들떴다.
물론 그건 아주 먼훗날의 일이 되겠지만 말이다.

책의 저자인 김현철씨는 어린시절부터 집안에서 음악을 들었고 자신이 하고자하는 음악에 대해
부모님께서도 무한한 지지를 보내주셨기에 지금처럼 훌륭한 뮤지션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처럼 어린 시절 부모가 아이에게 들려주는 음악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그것이 부모가 좋은 음악을 엄선해서 들려주어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좋은 음악이라고 하여 클래식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주제가들도 찾아보면 훌륭한 음악이 많으니
우선 부모가 많이 들어보고 그것을 구분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꼭 음악인이 되지 않더라도 음악은 우리 삶에 있어서 삶의 활력소, 즉 비타민의 역할을 하므로
음악을 통해 아이가, 또 가족 전체가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이미 그것은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 아닐까 한다.

난 아직 부모가 되어보지 않아 그가 말하는 음악교육에 대해 100% 공감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훗날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어 이 책을 읽는다면 그때는 더욱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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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거나 혹은 버리거나 in 부에노스아이레스
정은선 지음 / 예담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유난히 기대감이 컸던 책이었다.
잘못된 주소로 인해 힘들게 내 손에 들어오게 되어 아마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요즘 간간히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관련된 여행책들이 출간되고 있는데,
이 책은 단순한 여행책이 아니라 소설 형식을 취한 새로운 느낌의 여행책이었다.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나라 아르헨티나. 그곳의 수도인 부에노스 아이레스.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맑은 공기라는 뜻이라고 한다. (처음 알았다.)
그만큼 어느 지역보다 공기가 맑고 또한 소가 사람보다 많은 나라이기도 하단다.
아메리카 대륙에 한번도 발붙여 본적이 없는 내게 아르헨티나하면 생각하는 것이,
Don't cry for me Argentina를 부르던 마돈나가 연기했던 영화 '에비타'가 전부이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마치 나도 그곳에 다녀온 느낌이 들 정도로 그곳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게스트하우스OJ.
그곳의 주인인 OJ여사와 그녀의 아들 아리엘. 그들은 그곳에 정착해 살고 있는 한인들이다.
잘나가는 OK김은 자신을 떠난 여인, 로사를 찾기 위해,
막장 드라마의 나작가는 자신의 상황을 도피하기 위해,
한때 잘나가던 포토그래퍼였던 원포토는 사랑했던 여인을 잊기 위해,
자신을 가시고기라 말하며 쫓기듯 도망쳐온 박벤처까지.
이렇게 여러가지 사연을 가슴에 안고 모여든 사람들의 12월 23일부터 31일까지 9일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인공들의 이름이 성과 직업의 조합인 것도 나름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OJ여사의 이름이 옥자인데, 나는 문득 우리엄마 이름이 생각났다.
단순하게도 이니셜이 똑같아서.
우리엄마 이름은 옥주.

아, 이런식으로 한 도시를 소개할 수도 있는 거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른 여행서들과는 달리 독특함이 묻어나는 책이었다.
그냥 유유히 여행지를 소개해주는게 아니라 주인공들의 행동반경에 따라 새로운 곳에 대한 설명을 각주로 추가하고 사진을 담아냈다.
뽀드득 소리가 날 것만 같은 아름다운 사진들. 작가는 글뿐만 아니라 사진도 잘 찍는 편인 것 같다.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브라질에 걸쳐 있다는 거대한 이과수 폭포의 모습은 장관이었다.
칠레의 이스터 섬과 더불어 꼭 한번 가보고 말겠다! 하고 속으로 다짐했다.
곧 영화로도 만들어진다고 하니 OJ여사의 모습은 어떨지 사뭇 궁금해진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내 안의 여행유전자가 다시 꿈틀거리려고 한다. 제발 참아줘!


"여기, 지구 반대쪽 끝까지 오는 사람들은 둘 중 하나야.
필사적으로 뭔가를 찾으려 들거나, 아니면 모진 마음을 먹고 뭔가를 버리려 하거나.
어느 쪽이든, 그렇게 해서라도 자신의 행복을 찾기 바라는 마음에 그 고생을 하며 여기까지 온 거지."(2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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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여행 2 : 희망 - KBS 1TV 영상포엠
KBS 1TV 영상포엠 제작팀 지음 / 티앤디플러스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TV를 자주보지 않는 나이지만 간혹 케이블을 통해 재밌게 보고 있는 프로그램이 바로 1박 2일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우리들이 잘 알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곳곳을 찾아다니며 소개하고 게임도 하는 야생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특히나 강원도에서 태어나 서울 아래지역으로는 고작 부산 한번 가본게 전부인 나인지라 전라도 지역에는 지금까지 한번도 발붙여 본 경험이 없다.
같은 나라에 살면서도 '내가 가보지 못한 곳이 이렇게나 많구나' 하는 것을 새삼스레 느꼈는데 그런 내게 가보지 못한 곳들을 소개해주는 1박 2일과 내 마음의 여행은 왠지 비슷하게 다가왔다.  

사실 한참전에 내 마음의 여행 1편을 읽었었다.
그때까지 이런 프로그램이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나는 꼭 한번은 챙겨봐야지 했었는데
2편을 받아보고 나서야 한번 봐야겠다 했더니 아쉽게도 어느새 프로그램은 이미 종료가 된 상황이었다.
너무나 시적이고 아름다운 책이다.
글을 쓰신 한정, 신정아 작가님의 감성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직접 영상을 본 것은 아니지만 함께 우리나라 곳곳의 아름다운 마을에 다녀온 느낌과 그곳에서 느꼈을 법한 감정들을 고스란히 내게 전달해주었다.
중간 중간 삽입된 사진들의 노인들을 보고있노라니 시골에서 평생을 보내신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가 떠올라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리고 하나의 꼭지 마지막에는 음악감독님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삽입되었던 곡들의 리스트들이 담겨있다.
여러번 언급되었던 일 디보나 앤 머레이 같은 음악인들의 곡들에 관심을 갖게 해주셔서 개인적으로 감사하다.
그리고는 천천히 소리내어 읽어본다.
빠르게 쓱쓱 읽어내려가는 소설과 달리 이 책은 한자한자 소리내어 읽어야 가슴깊이 와 닿는 종류의 책인 것이다.
최고의 장면에 가장 어울리는 음악이 삽입되고 또한 이 좋은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정화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임에 분명할 것이다.

절망하지 않기 위해 함께 좋아했던 것들을 떠올린다.
눈꽃, 안개, 오솔길...
선택할 수 없었던 두 개의 마음을 어찌 헤아렸을까. 

눈이 소복하게 쌓인 화절령의 사진을 배경으로 씌여진 이 글이 내 가슴에 파고든다.

책을 읽고 나선 여행을 좋아한다고 말하던 내 모습이 조금 부끄럽게 느껴졌다.
수많은 나라들을 다녀봤다고 자랑했는데 정작 같은 나라안에서 내가 가본 고장의 숫자가 더 적다니.
그리고는 생각했다. 앞으로는 자주 자주 우리나라 곳곳을 다녀봐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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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윌리엄 폴 영 지음, 한은경 옮김 / 세계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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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적인 믿음으로 우리안에 거하시길 원하는 그분.
하나님은 곧 사랑이고, 따라서 하나님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

가장 끔찍한 고통이 일어났던 곳에서 가장 소중한 만남과 아름다운 축복이 이루어진다.
그곳이 바로 예수님이 태어난 곳이기도 했던 "오두막"
맥은 그곳에서 하나님과의 만남으로 거대한 슬픔을 떨쳐낼 수 있었고
실종된 미시를 찾아낼 수 있었으며 죄지은 자를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삼위일체인 하나님의 실체를 만나보니 우리의 편견을 단번에 깨버리듯
그는 우리가 흔히 생각했던 백인의 남자가 아니라 푸근한 느낌의 흑인 아줌마였고 예수님은 아랍인이었다는-ㅎㅎㅎ
맥과 하나님의 만남, 깜짝쇼, 동굴속 소피아와의 만남 등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느낌을 짙게 풍겼다.
다시 한번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책이었던 것 같다.
난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그다지 거부감은 들지 않았다는.


"용서란 너를 지배하는 것으로부터 너 자신을 해방시키는 일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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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위화 지음, 백원담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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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의 책은 언제나 읽을때 피식피식 웃음이 나온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가슴이 뭉클하고 눈시울이 젖는다.
허삼관 매혈기를 읽었을때도 그랬는데 "인생"을 읽으면서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일종의 액자소설로 책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푸구이라는 노인을 만나 그의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인지 푸구이가 나를 향해 자신의 삶을 들려주는 느낌! 이 든다.

대지주였던 푸구이는 놀음으로 가산을 탕진하고 아픈 어머니를 위해 위원을 부르러 성에 가다가 전쟁터에 끌려가게 된다.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오니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부인 자전과 딸 펑샤, 아들 유칭이 가난하게 살고 있더란 말이지.
네 가족에게 불어닥친 고난들.
아들 유칭은 현장의 부인을 위해 수혈을 하다가 죽고 벙어리 펑샤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다가 죽는다.
그리고 아내 자전은 구루병을 앓다가 죽는다. 홀로 남은 푸구이는 늙은 소를 키우며 홀로 남았다.
시대를 따라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던 푸구이 노인.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인생이 평범했다고 말한다. 오히려 볼품없어진 자신의 삶이 오히려 괜찮았다고-

"사람은 살아간다는 것 자체를 위해 살아가지.
그 이외의 어떤 것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 (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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