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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뜨는 여자
파스칼 레네 지음, 이재형 옮김 / 부키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특별히 예쁘지는 않지만 둥글둥글한 아이, 뽐므. 어린 시절 아버지는 집을 나가 버리고 엄마는 몸을 팔아 살아간다.
그녀가 열여덟 살이 되었을때 시골을 떠나 파리로 와서 미용실 보조로 일하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마릴렌과 함께 바닷가로 휴가를 갔을때 만난 귀족 집안 출인인 대학생 에므리와 만나 불꽃튀는 사랑은 아니었지만 서로에 대한 끌림으로 파리로 돌아와 동거를 시작한다.
하지만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은 당연히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다.
에므리는 뽐므를 자기가 원하는 모습으로 변화시키려 하지만 그녀는 그저 현실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점차 그런 시간이 반복되자 에므리는 뽐므와 함께 있는 시간을 견디기 힘들어하고, 그걸 느낀 뽐므는 말없이 짐을 챙겨 그 집을 나온다.
그리고 실연에 대한 슬픔과 세상에 대한 수치심으로 점점 자신을 방치하게 되어 결국 병원에 입원한다.
훗날, 두 사람이 병원에서 다시 만났을때 에므리는 뽐므가 무관심했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그녀에겐 가슴 깊이 남아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알게 된다.
단순한 내용 구성에 비해 대부분의 프랑스 소설이 그러하듯 쉬이 읽히지는 않는 소설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제목에서 느껴지던 따뜻했던 느낌과는 거리가 먼, 야릇한 슬픔이 느껴진다.
"그때 그녀는 구성과 세부가 그 모델을 마치 몸짓 속에 박아 넣은 것처럼 비치는 그런 풍속화 가운데 한 폭이 됨직했다. 이를테면, 틀어 올린 머리를 매만질 때 머리핀을 입으로 무는 그 자세! 그녀는 '속옷가지를 맡은 하녀', '물 나르는 여인', 또는 '레이스 뜨는 여자'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