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나요? 내 첫사랑들 - 외로움도 안나푸르나에서는 사랑이다
이종국 지음 / 두리미디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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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있나요? 내 첫사랑들
제목한번 참 이쁘구나.

신혼여행대신 네팔로 자원봉사를 떠난 신혼부부를 쫓아갔던 한 PD가
그곳에서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고 아이들과 한달을 보내고 그곳을 사랑하게 된 이야기들.
비록 사랑은 물 건너갔지만 네팔에서 아이들과 함께 했던 한달 간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행복했던 시간이었단다.
그곳에서 그가 만났던 사람들의 삶. 나도 익히 보아왔던 것이라 보는내내 마음이 찡했다.

아, 너무 반가웠다. 인도여행의 1/3을 할애한 곳이기도 했던 네팔.
내가 갔던 곳, 포카라와 카투만두 그리고 파탄이 이야기의 중심이었다.


그곳에서 내가 만났던 사람들, 모두 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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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일까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공경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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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었던 책중에 가장 공감하고 재밌게 읽은 소설이었기에 별 다섯개도 아깝지 않다.
알랭 드 보통의 책을 많이 갖고 있으면서도 쉽사리 그의 책에 손이 가지 않아 <우리는 사랑일까>가 처음 읽은 작품이었는데 그냥 왠지 그의 책은 딱딱하고 재미가 없을 것만 같았다. 사실 뭐, 이 책도 가볍거나 완전 재밌는 연애소설은 아니지만. 

보통은 앨리스가 에릭을 만나면서 겪게 되는 감정의 변화들을 자주 세심하게 잘 짚어내고 있다.
그리고 가끔씩 등장하는 도표와 그림, 난무하는 화살표들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을 재밌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
에릭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그를 향한 조바심과 사랑을 갈구하던 앨리스의 모습이 사랑에 서툴던 어린 시절 내 모습 같았다.
그때 이 책을 읽었다면 많은 도움이 되었을텐데-
한번의 이별로 성숙해진 앨리스는 필립을 만나 더욱 자유롭고 편하게 사랑할 수 있겠지.
이젠 나도 그러고 싶다.

참,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필히 읽기 전에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을 먼저 읽어볼 것을 권한다. 상황들을 분석할 때 자주 인용되었는데 난 아직 읽어보지 못한 탓에 아쉬운 마음이 컸더랜다.
아, 암튼 이 책은 내게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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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여행을 멈추다 - 멈추는 순간 시작된 메이의 진짜 여행기
메이 지음 / 삼성출판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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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희님 글처럼 처음엔 오마이뉴스에 연재하던 글이었나보다.
메이라는 서른두살의 여자가 지루한 일상을 탈출하고자 떠난 곳이자 여행자에겐 경제적으로 조금 만만한 곳, 바로 인도!
인도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 자꾸만 몇달 전 내가 머물렀던 인도가 너무나 그리워져.
나처럼 이곳 저곳 방랑하던 여행자에겐 한곳에 몇개월씩 느긋하게 뿌리박고 지내다 온 사람들의 여행이 참 부럽다.

이름도 특이하고 재미있는 곳, 골랄끼또리아.
잔시와 카주라호 사이에 있는 오르차의 작은 마을로 바로 메이가 5개월간 한국에서도 갖지 못했던 자신의 집을 처음으로 갖고 살았던 곳이다.
그곳에서 만난 소울메이트인 람, 그는 학교에서 무료로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메이는 그가 하는 일을 돕기 위해 델리로 떠났다가 다시 골랄끼또리아로 돌아온다. 그리고 언덕에 있는 바위 위에 그림을 그리고 돌을 나르고 풀을 베어 길을 만들기 시작했다.
가족처럼 지내게 된 마을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는 내가 인도에서 겪었던 일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고 중간 중간 삽입된 그림은 감각적이었으며 저자를 상징하는 토끼 '메이'가 등장하는 카툰은 귀엽고 재치가 넘쳤다. 단, 사진이 별로 없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원래 내 계획에 오르차는  없었는데 우연히 만난 한국인 관광객들 사이에 끼어서 카주라호 가는 길에 3시간 정도 머물렀었다.
참 작고 조용하고 예쁜 도시라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책에 내가 갔던 곳의 지명이 나오니 반갑고 다시금 그곳에 가보고 싶어지네.
정말 인도는 한번 발을 들이면 자꾸 빠져들게 되는 오묘한 매력이 있는 나라인 것 같다.
아, 아무리 생각해도 한달 반은 너무 했어. 더 오래 있었어야만 해.ㅠ 

신은 바쁘다. 멀리 있는 신을 귀찮게 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기적을 선물하자! 기적을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기적은 믿는 데서만 시작된다는 것을 기억하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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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번째 파도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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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의 다음 이야기가 나온지도 모르고 있다가 우연히 어떤 이가 쓴 글을 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전작을 가슴 설레며 너무 재밌게 읽었기에 레오와 에미의 뒷 이야기들도 몹시도 궁금했고 어제 새벽 세시에 읽기 시작해서 다 읽으니 날이 밝아왔다.
근데 사실 오래전에 읽었던지라 내용이 어렴풋이 기억이 나지만 확실하지가 않았는데 그건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9개월 간의 연락 두절끝에 또다시 시작된 레오와 에미의 메일질.
미지의 누군가에게 자신의 마음을 터놓고 때론 질투를 하고 때론 비꼬기도 하고- 그러면서 점점 서로에게 빠져드는 것.
상대가 어떤가에 대한 확신은 없지만 감정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없어 점점 집착하게 되는 것.
전화통화보다 더욱 애절하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고 그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받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메일 아닐까 한다.

역시나 이 책을 읽으면서 레오와 에미의 고무줄당기기에 나의 가슴도 설레였다.
서로를 질투하는 그들의 대화조차 재치가 넘치고 너무 사랑스러웠다.

일곱번째 파도는 조심해야 해요. 일곱번째 파도는 예측할 수 없어요.
오랫동안 눈에 띄지 않게 단조로운 도움닫기를 함께 하면서 앞선 파도들에 자신을 맞추지요.
하지만 때로는 갑자기 밀려오기도 해요. 일곱번째 파도는 거리낌 없이, 천진하게, 반란을 일으키듯, 모든 것을 씻어내고 새로 만들어놓아요. 일곱번째 파도 사전에 '예전'이란 없어요. '지금'만 있을 뿐. 그리고 그 뒤에는 모든 게 달라져요. 더 좋아질까요, 나빠질까요? 그건 그 파도에 휩쓸리는 사람, 그 파도에 온전히 몸을 맡길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판단할 수 있겠지요."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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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고 잘 죽는 법 - 선물같은 오늘을 더 행복하게 사는 지혜
이지현 지음 / 책이있는풍경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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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전에 이 책을 읽었었는데 서평을 계기로 다시 한번 훑어보게 되었다.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이 우리 사회에 던진 진정한 삶의 화두! Well Dying"
띄지에 씌여진 글을 보면서 아, 올해 김수환 추기경께서도 하늘로 가셨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그리고 정확히 6개월전 우리 외할아버지께서도 오랜 투병생활을 마감하셨기에 죽음이란 것이 그다지 먼 곳에 있지 않음을 느꼈다.
늘 죽음은 나와 상관없는 곳에 있다 생각하고 살았었는데 사실 생각해보면 죽음은 언젠가 한번은 만나게 될 '손님'같은 것이란 생각이 든다.

책에서는 말한다. 삶의 완성이 바로 죽음이라고. 
사람은 모두 죽지만 누구나 같은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잘 사는 것만큼 잘 죽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하루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가?
책에서는 삶에서 느끼는 뜻밖의 작은 행복과 평안히 떠나기 위한 계획들, 죽음에 대한 교육 그리고 삶에 대한 응원 등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인생 뭐 있어.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하고 싶은거 일단 다 하고 보자"는 식의 사고를 갖고 있던 내게 죽음의 의미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버킷 리스트도 작성해보고 한번도 써보지 않았던 유서도 써봤는데 새로운 느낌이었다. 그러면서 죽음을 바라보는 나의 자세가 조금은 진지해진 느낌이다. 
저자는 생애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후회하지 않기 위해 죽음을 준비하는것이 바로 잘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늘 후회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러므로 난 지금 잘 살고 있는 것이겠지.

"어떻게 죽어야 할지 배우게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배울 수 있다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진지한 자기반성이며, 그 같은 반성은 삶에 대해 보다 겸허하고 진실한 자세를 갖게 한다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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