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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취미 - 취미가 인생을 바꾼 여자들의 이야기
남우선 글.사진 / 페퍼민트(숨비소리)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너무나 재밌게 읽은 책이다. 여자의 취미, 여자들이 취미로 하던일이 본업이 되기도 한다는 수많은 기사들을 접해봤지만, 이 책은 진정한 취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준것 같아 읽는 내내 생동감이 넘쳤다. 취미란 행복해야하고, 그리고 본업못지않게 열정이 필요한 일. 무엇보다 행복하게 해준다는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에 나와있는 여러 여성들의 취미는 조금은 독특하다. 그렇기때문에 더 신선하기도 했다. 매번 반복되는..또는 취미와 본업을 하나로 만들고 싶어하는 여성들에게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접근한 책이라 반갑고 취미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새로 내려볼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의 소제목은 취미가 인생을 바꾼 여자들의 이야기이다.
여기서 눈여겨봐야할것은 돈을 벌기 위해 출발했다기 보다 정말 취미 그 자체로 접근했다는것이다.
잠시 머리말을 인용해 볼까 한다.
취미의 시계도 마찬가지다. 하고 많은 취미서들과 자기계발서들이 마치 미국의 하우스와인처럼 저렴하며, 요리하기도 쉽고, 가격대비 이익이 많이 남는 가벼운 것들을 소개하느라 경쟁이다. 반면 시간과 품이 많이 들고, 자신의 고통과 고뇌를 연료로 하며, 인생을 품삯으로 바쳐야 되는 깊이 있는 취미들을 소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누가나가 하기 쉬운 도락이나 취미는 말하자면 케이블 텔레비전의 드라마 시청만큼의 무게밖에 나가지 않는다. 취미는 좁고 편협할수록 좋다. 그것때문에 애태우고 방황하고 가슴 졸이며 사랑해야한다.
충분히 아팠지만, 힘겨운 투병의 동반자는 역시 취미생활이었다.(저자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하고 많은 투병생활을 겪었다)
-머리말중에서...
취미에 대한 생각들을 다시 해보게 한 책. 인생에 있어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저자의 말처럼 창조적게으름이 필요한 어른들에게 삶의 활력소, 삶의 동기가 되어줄것이다.
이 책에는 9명의 여자들의 취미가 나온다. 그 중에 인상적인 몇 명을 소개해볼까한다.
첫번째 주인공인 서핑이 취미인 김나은씨. 어찌보면 서핑에 미친, 그럴 정도의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그녀. 처음으로 서핑에 관해 좀더 알게 되었는데, 이 여자의 사는법이 아주 멋지다.
발가락이 찢어져도 바다로 뛰어나갔던 그녀. 그녀가 남긴 한마디는 시원했다.
전사의 몸에 칼자국 하나쯤 더 새겨진들 대수랴.p.20
서핑은 파도를 타는것이고 자연의 섭리를 이해하고 몸으로 느끼는 것인것 같다. 오랜 기다림끝에 만나는 적절한 파도에 몸을 싣고 온몸으로 느끼는 기쁨. 행복감...서핑을 해보진 않았지만, 김나은씨의 글에서, 사진에서, 느낄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삶에서 고통이란 지나가는 것이고, 좋은 순간은 약속없이 나타나는 것이다. 얽매이지 않고 순리를 따르는 마음자세는 파도가 그녀에게 가르쳐 준것이지 사람들로부터 배운 것은 아니었다.p.32
사람은 사람속에서 살아가며, 그 속에서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좌절과 상처를 입기도 한다. 그러한 사람을 위로해주고 다 받아주는 것이 자연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여행도 떠나는거 아닐까?
두번째 주인공인 오현숙 여행가. 그녀의 말 중에 유독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오히려 나이 들어서 내 의무감에서 벗어날때가 참 좋습니다. 그때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거니까요. 요즘 젊은 사람들은 밖에서 무언가를 이루어야만 성공한 여성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아니라고 봐요. (중략) 집에서 아이 잘 키우고, 남편이 퇴근했을때 반갑게 맞아주면서 가정을 돌보는 삶이 결코 뒤쳐지는게 아니라는 거죠. 조금만 참자. 그러나 때가 오면 미루지 말자는 것입니다. 내 의무가 끝났을 때 하고 싶은 것을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아요. 꿈을 가슴에 두고 계속 물을 주어 길러야 합니다. 때가 오면 터뜨릴수 있도록요."p.87
나도 한 가정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이기에 기억에 많이 남았던 구절이다. 요즘 젊은 엄마들은 부업을 위해서라도 자격증을 따놓아야할 것만 같고, 혹시 몰라 취미로 성공한 사람들을 쫓아 뭔가 하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런 의미에서라면 이미 취미가 아닌게 아닐까? 시기가 언제가 되든..또 얼마나 그 취미에 열정을 쏟을수 있을지는 나의 행복을 위해서가 되어야만 진정한 취미가 아닐까?
포토그래픽 아티스트 손현주씨.. 그녀의 이력도 참으로 특이하다. 그런데 삶을 즐기는 방식도 참 새로웠다.
"취미가 10년을 이어오면 전문 영역이 되고 가끔 자신의 삶과 노년까지 바뀔수 있습니다.(중략) 여자가 행복하면 가정에 웃음이 넘칩니다. 엄마의 콧노래를 듣는 일은 엄마를 적극적으로 인정해 줄때 가능한 일이에요."p.197
주부이든, 싱글이든 스스로가 행복해야 다른이들도 그 행복감을 느낄수 있다. 그게 살아가면서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그러한 영향력을 미치고, 내가 행복하면 삶은 즐거워진다. 내 본분. 내 할일을 해놓고 취미생활을 통해 나를 찾고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면 그 누가 반대를 할까? 그게 바로 내 가족일지라도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같은 행복감과 즐거움을 느낄수 있었다. 취미란 그런것이어야한다. 이 책은 스스로 그런 취미. 그런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자! 그럼 나의 취미는 이제 무엇인가 한번 생각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