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자신이 약해졌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해가 뜨면 더욱밝은 모습으로 사람들을 대했다. 두려움을 말하고 인정하는 순간, 정말 두려움에 빠질 것 같았다. 낮에는 밝고 활발한, 밤에는음울한 생활이 반복되었다.
결국 그녀는 낮과 밤의 괴리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리움 앞에 마침내 무릎을 꺾었다. 그간 잘 버텨왔지만, 이번 명절은 견디기 힘들었다. 유독 가족이 그리웠다. 목줄이 기도를 막아오는순간 깨달았다. 그간 잘 이겨왔었던 것이 아니라, 잘 숨겨왔었던 것이었음을, 사랑하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결코 이길 수없는 것임을. p.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