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놀이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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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시대적 배경의 소설 참 오랜만에 읽어본다. 그동안 주로 여행기며 외국소설에 빠져 지내던 참에 오랜만에 조정래 작가님의 책이 눈에 띄니 참으로 반가울 따름이다. 사실 바로 전의 허수아비책도 아직 못 읽어봤지만 이 불놀이 책이 더 구미가 당긴다.
그런데 알고 보니 최근에 씌여진 신간이 아니라 82년도 문예지에 실린 네 편의 중편소설을 이번에 한권의 장편소설로 재출간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시대적 배경을 주제로 씌여진 소설은 별로 손이 안간다. 읽으면 너무 우울해지고 마음이 편치 않기 때문이다. 비극의 역사소설이라 해도 외국소설은 아무래도 나와는 무관하다는 생각때문인지 국내소설보다는 그 심적아픔이 덜한 게 사실이다.
그래도 다른 사람도 아닌 조정래 작가님의 작품이니 이번 작품만큼은 꼭 읽어보고 싶어진다.

이 책은 첫장부터 긴장감이 고조되기 시작한다. 대규모의 기업을 운영하는 황복만 사장에게 어느 날 갑자기 걸려온 의문의 전화. 그 한 통의 전화로 암울했던 역사적 사건이 다시 한번 드러나게 되고, 그동안 철저히 과거를 숨기고 겉모습뿐만 아니라 배점수라는 이름까지 바꿔가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던 황복만 사장에게는 씻을래야 씻을수 없는 과거의 끔찍한 잘못에 대한 심판을 받기에 이른다.

착하기만 하던 배점수는 좌익사상에 물든 방선생에게 글을 배우게 되고 점차 그를 따라 활동을 하게 되면서 급기야는 인민위원회의 부위원장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다. 그는 어릴때 자신의 부모가 일하면서  핍박을 받았던 신씨지주집안에 대해 무차별 복수를 가하게 된다.
그의 아버지에 대한 원한의 복수..이 복수로 인해 무고한 죽음을 당한 신씨가문의 자손 중 한명인 신찬규는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배점수를 추적하게 되고 드디어 그의 행방을 찾게 된다.
배점수에게 뿐만 아니라 그의 아들에게까지 뻗치는 그의 복수는 분명 대를 잇는 복수이긴 하지만 거기서 끝내고자 한다. 아들에게는 아버지의 과거를 알리고 그 사실을 확인하는 것만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배점수는 분명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인이지만 어떻게 보면 그 또한 피의 복수를 하게끔 만든 시대적 상황의 피해자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 시대의 상황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이 책을 통해 얼만큼 끔찍한 상황이었는지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조정래 작가님의 손꼽히는 대하시리즈물에 비하면 너무도 짧은 분량의 소설이라 상대적으로 조금 아쉬운 면도 없진 않지만 그래도 책을 읽는 동안에는 푹 빠져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재미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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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 - The Last Station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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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분위기의 영화가 참 좋다. 책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일단 인물이나 역사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내용이 좋고 고전적인 분위기의 작품이 좋다.
특히 금년 12월에는 이러한 영화를 많이 볼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 그 중 이번에 만난 영화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은 그동안 작품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톨스토이에 대해, 특히 악처로 알려진 그의 아내 소피아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참 좋았던 것 같다.

48여년간 톨스토이의 곁에서 그의 작품활동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다툼도 많았지만 진정 한 남편으로서의 톨스토이를 사랑했던 소피아.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 그의 작품의 저작권과 재산을 지키고 싶었던 소피아는 그런 문제로 인하여 톨스토이를 신봉하고 그의 철학을 전세계와 후대에게 전해주려고 움직이는 블라디미르 체르코프와 매번 부딪치게 된다.

이 작품은 톨스토이의 개인비서로 고용된 문학청년 발렌틴의 눈으로 바라본 톨스토이와 그의 주변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의 진행인 듯 싶다. 그래서 더 객관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다. 그리고 톨스토이의 존재감보다는 소피아를 비롯한 주변인물들이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톨스토이의 사상에 흠뻑 빠진 만큼 톨스토이를 존경하는 발렌틴은 대립관계의 소피아와 체르코프의 양쪽 입장을 다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어느쪽에 서지도 못하는 애매한 입장이 되지만 외로운 소피아는 그에게 많이 의지를 한 듯 하다.

영화를 보면서 나도 발렌틴과 같은 맘이 생긴다. 48년간 톨스토이의 아내자리를 지킨 소피아의 존재를 철저히 무시하고 자신의 확고한 의지대로 밀고 나가려는 체르코프지만 그런 그의 행동도 다소 이해가 간다. 그러나 자신이 꿈꿔왔던 목표를 지키기 위해 마지막 톨스토이의 희망도 막으려는 그를 보면서는 도대체 어떤 권한으로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의 소원을 막을 수 있는지..마지막 장면에서는 그런 그가 한없이 미워지고 화까지 난다.
톨스토이가 가장 신뢰했던 그녀의 딸 사샤만큼 소피아가 조금만 더 침착하고 생각이 깊었다면 조금 더 그녀의 위치가 존중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어느 정도 소피아를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웬지 가슴이 찡해지는것이 세계적인 대문호의 마지막 모습과 그가 마지막까지 원했던 사람은 결국 사랑하는 아내 소피아였다는 사실이(어찌 보면 당연한 사실이겠지만)  웬지 너무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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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홀릭 두 번째 이야기 - 다시 만난 겨울 홋카이도 ㅣ 윈터홀릭 2
윤창호 글.사진 / 시공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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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읽고 싶었던 책이다. 제목도 웬지 센티멘털한 느낌이 나는 것이 무척 근사하다.
그리고 읽는 내내 너무 쓸쓸한 느낌이 드는데 그 쓸쓸함이 결코 싫지 않은 느낌이랄까.
바로 전에 책으로 북유럽 핀란드의 겨울여행을 다녀왔는데 핀란드의 겨울과는 또 다른 느낌이 나는 일본 홋카이도의 겨울이야기.

홋카이도는 일본사람들에게 있어서도 외국같은 느낌을 가지게 하는 곳인데 사진을 보니 정말 눈도 엄청 오고 이국적인 풍경이 일본의 한 도시라고는 전혀 느껴지질 않는다.

겨울에 홀로 떠나는 여행은 특히 더 외로울 것 같다. 그러나 그런 외로움이 있기에 조금의 따스한 베품도 감동이 되고 아무렇지도 않은 상황에 눈물도 나고 그러나보다.
저자가 홋카이도에서 만난 몇 안되는 사람들. 보통 일본 사람들에 비해 더 쿨하고 개방적인 그들과의 만남이 그래서 저자의 기억속에 오래 남을 수 있는 듯 하다.

저자가 이 여행기간동안 자주 먹었던 일본라멘이 너무 그립고 꼭 한번 떠나보고 싶은 료칸온천여행이야기에 또다시 가슴이 설렌다.

개인적으로 일본의 대도시보다 소도시가 더 맘에 드는데 우리나라의 시골과는 또 다른 느낌의 일본의 시골마을..소박하고 깔끔한 그 분위기를 느낄 때마다 알록달록 간판과 우후죽순 생겨나는 음식들로 즐비한 우리나라 시골의 분위기가 많이 아쉽기만 하다.

너무 좋았던 핀란드의 여행기를 읽으면서 느꼈던 그 차거움은 이번 홋카이도 겨울여행기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아마도 따스한 온천과 라멘, 녹차 그리고 일본특유의 소소한 느낌이 한데 어우러진 덕분에 읽는 내내 전혀 추위를 느낄 틈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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쩨쩨한 로맨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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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영화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연애이야기 같은 건 유치하고 이제 나와는 거리가 먼 얘기라 그닥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을 듯 했는데 전에 시라노나 김종욱도 그렇고 이번 쩨쩨한 로맨스,도 그렇고 그런건 다 제껴두고라도 일단 넘 재밌어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영화에 푹 빠질 수 있었다.

사실 영화를 보고 나면 별로 비호감이었던 남자배우들도 대부분 멋지게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번  쩨쩨한..에서는 어째 이선균에 대한 이미지가 그닥 바뀌질 않는다. 오히려 극중역할상 더 초췌해지고 지저분해진 모습. 대신 같은 여자가 봐도 최강희 넘넘 귀여워라~

짜장면 먹을 떄의 그 변화된 모습이란...남친앞에서 예뻐보이고 싶은 모든 여자들의 심리 ㅋ~
중간중간 만화스토리의 오버된 장면들이 조금 눈에 거슬리고 보고 나서 남는 건 없지만 올만에 만난 상큼하고 유쾌한 로맨스 영화. 그닥 유치하다는 생각도 안들고 남녀가 어떤 상황이든 오랜 시간 함께 하면 정이 붙는다는 사실을 또 한번 느껴본다.
추운 겨울에 커플끼리 보면 딱 좋을 영화이다.

그나저나 어휴~만화가든 스토리작가든 정말 만만한 게 없다. 한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거의 폐인직전까지 가버리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만화가를 살짝 꿈꾸는 아들을 당장 말리고 싶은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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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딕 라운지
박성일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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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핀란드라는 나라와 연관된 책이 종종 눈에 띄는 덕분에 그동안 세계 여러나라에 비해 꽤 멀게 느껴지고 또 그만큼 신비스러운 느낌이 들었던 핀란드가 어느새 살며시 내 맘속에 자리잡게 되었다.
핀란드 부모혁명이나 핀란드 디자인 산책 같은 책의 제목만 봐도 핀란드라는 나라에 대해 어느 정도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데 이번 책에서도 이 핀란드의 뛰어난 디자인 감각에 대해서는 많이 언급이 되어 있다.

다양한 성격의 여행에세이 가운데서 이번 노르딕 라운지는 유독 음악과 디자인,건축 등 예술면에서의 핀란드를 느낄 수 있었다.
아~핀란드에 이토록 하늘색이 어울리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이 책의 표지부터 책안의 사진들을 보면서 하늘색이 기가 막히게 딱 맞아 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서 난 이 책의 다소 차갑게 느껴지는 표지부터가 사랑스럽기 그지 없다.

굉장히 사색적인 여행에세이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그런 사색적인 느낌이 별로 느껴지질 않는다.
그 추운 날씨에도 바깥에서 볼이 빨개진 상태로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기들, 걷기조차 힘든 미끄런 길에서 조깅도 하고 빠른 걸음으로 걷는 사람들이 참 신기하게만 느껴진다. 정말 주어진 환경에 맞게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의 놀라운 적응력.

핀란드의 모든것이 참 좋아보이는데 딱 하나..음식이 그렇게 맛이 없다니..전혀 몰랐던 사실이다. 가장 평범한 맛을 보여줄 수 있는 빵도 커피마저도 맛이 없다니..여행의 즐거움 중 가장 큰 즐거움중의 하나가 없어진 셈~난 먹을것이 가득한 나라가 좋은데..그렇다 해도 핀란드의 매력을 결코 떨쳐 버릴 수는 없다.

핀란드에 이어 저자가 여행한 곳 스웨덴..하얀 눈과 파아란 하늘의 핀란드를 접하다 스웨덴을 만나니 스웨덴이 더더욱 활기차고 컬러풀하게 느껴진다.
유모차동반인 경우 많은 혜택이 주어지는 덕분에 거의 모든 엄마들의 필수품인 유모차. 유모차를 타기에 이미 다 커버린 아이들과 함께 해도 이 유모차는 거의 함께 한다는 사실이 참 재밌기만 하다.  스웨덴 이야기도 좋긴 한데 핀란드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다가와서 상대적으로 다소 밋밋하게 다가온 듯 하다.

올만에 맛본 북유럽 여행기 읽는 내내 넘 좋았는데 한가지 아쉬웠던 건..하필 젤 추울 때 훨씬 더 추운 나라의 책을 읽는 바람에 읽는 내내 너무 너무 추웠다는 점. 그래서 밖에서는 웬만해서는 이 책을 읽고 싶은 기분이 나질 않았다는 점..뭐 이런 건 책을 읽는 시기를 잘못 택한 나의 잘못이니 누구를 탓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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