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 - The Last Statio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나는 이런 분위기의 영화가 참 좋다. 책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일단 인물이나 역사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내용이 좋고 고전적인 분위기의 작품이 좋다.
특히 금년 12월에는 이러한 영화를 많이 볼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 그 중 이번에 만난 영화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은 그동안 작품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톨스토이에 대해, 특히 악처로 알려진 그의 아내 소피아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참 좋았던 것 같다.

48여년간 톨스토이의 곁에서 그의 작품활동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다툼도 많았지만 진정 한 남편으로서의 톨스토이를 사랑했던 소피아.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 그의 작품의 저작권과 재산을 지키고 싶었던 소피아는 그런 문제로 인하여 톨스토이를 신봉하고 그의 철학을 전세계와 후대에게 전해주려고 움직이는 블라디미르 체르코프와 매번 부딪치게 된다.

이 작품은 톨스토이의 개인비서로 고용된 문학청년 발렌틴의 눈으로 바라본 톨스토이와 그의 주변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의 진행인 듯 싶다. 그래서 더 객관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다. 그리고 톨스토이의 존재감보다는 소피아를 비롯한 주변인물들이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톨스토이의 사상에 흠뻑 빠진 만큼 톨스토이를 존경하는 발렌틴은 대립관계의 소피아와 체르코프의 양쪽 입장을 다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어느쪽에 서지도 못하는 애매한 입장이 되지만 외로운 소피아는 그에게 많이 의지를 한 듯 하다.

영화를 보면서 나도 발렌틴과 같은 맘이 생긴다. 48년간 톨스토이의 아내자리를 지킨 소피아의 존재를 철저히 무시하고 자신의 확고한 의지대로 밀고 나가려는 체르코프지만 그런 그의 행동도 다소 이해가 간다. 그러나 자신이 꿈꿔왔던 목표를 지키기 위해 마지막 톨스토이의 희망도 막으려는 그를 보면서는 도대체 어떤 권한으로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의 소원을 막을 수 있는지..마지막 장면에서는 그런 그가 한없이 미워지고 화까지 난다.
톨스토이가 가장 신뢰했던 그녀의 딸 사샤만큼 소피아가 조금만 더 침착하고 생각이 깊었다면 조금 더 그녀의 위치가 존중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어느 정도 소피아를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웬지 가슴이 찡해지는것이 세계적인 대문호의 마지막 모습과 그가 마지막까지 원했던 사람은 결국 사랑하는 아내 소피아였다는 사실이(어찌 보면 당연한 사실이겠지만)  웬지 너무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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