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계절 - Another Year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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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매우 따스한 인생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라 기대하며 영화관을 들어선 나는, 지독히도 쓸쓸한 인생의 고독을 느끼며 영화관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 영화에서는 인생에서, 큰 행복보다는 매일매일의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참된 행복과, 동시에 나이가 들면서 느낄 수 있는 처절한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지질학자인 남편톰과 심리상담사로 일하는 부인 제리는 큰 부자는 아니어도 눈빛만 봐도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부부로써 주말농장에서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가정에서는 남편 톰이 요리며 아내의 커피담당까지 도맡아 하는 아주 모범적인 가장이다.

제리는 오랜 세월 함께 근무해던 직장동료 메리를 자주 집에 초대해서 함께 시간을 보내곤 한다.
처음 메리에 대한 이들 부부의 행동을 보면서 참으로 따스한 사람들이구나..생각했다. 그러나 그러한 따스함와 배려가 정반대의 메리 입장에서는 좋으면서도 한없이 부럽고 상대적으로 자신이 더욱 초라해지는 걸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런 메리를 보면서 그들의 따스한 배려가 메리에게 절대적으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돈은 많지만 이혼 후 계속 불어나는 살 때문에 걷는 것도 귀찮은 톰의 친구 켄. 그를 보면 인생이 너무 힘들어보인다. 심지어 숨쉬는 것도..

아내의 장례식 장면으로 우리가 처음 들여다볼 수 있는 톰의 형 로니의 집안. 홀로 남은 외로운 처지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로니의 집안 분위기는 회색빛에 얼마 있지도 않은 낡은 가구..을씨년스럽기만 하다. 
따스하고 행복이 넘쳐나는 노랑과 오렌지빛깔의 톰과 제리의 집안과 얼마나 큰 대조를 이루는지..
게다가 대면하는 양쪽 아들만 해도 그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톰의 아들 조에게 애인이 생기면서(이 애인또한 이 집안 분위기에 딱 맞게 쾌활하고 눈치빠르고 귀여운 여성이다.) 톰과 제리 가정에게 있어서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더욱 강하게 작용한다.

이들 부부는 주변 사람들에게 무엇을 베풀기보다는 그냥 있는 그대로의 자신들을 보여주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러나 단지 들어줄 뿐이다.
결국 우울증이든 인생의 무료함이든 외로움이든 인생에 있어서 이러한 감정들은 자기 스스로가 치유하고 극복해낼 수 밖에 없는 것임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 엔딩부분은 참 여운이 남으면서도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메세지를 가장 잘 드러낸 장면이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메리는 톰과 제리의 가정을 자주 방문하면서 자신의 외로움을 재차 확인하기보다는 자기와 비슷한 처지 또는 주변의 불우한 이웃을 도우면서 생활해간다면 현재의 자신을 좀 더 사랑하고 행복해할 수 있지 않을까..안타까운 마음이다. 새로운 계절 봄이 찾아오면 메리에게도, 톰의 형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생기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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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 Confession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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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충격적인 영화를 만났다. 이 영화를 어떻게 설명을 해야 좋을까..이 영화를 보기 전에 이미 충격적인 내용이라는 걸 접했지만 단순히 내용면에서 그런줄 알았다. 그러나 직접 보고 느낀 이 영화는 내용는 물론이고 영상도 음악도 주인공들의 연기도 쉽게 잊혀지지 않을 듯 하다. 전체적으로는 밝고 경쾌하면서도 약간 사이코패스적인 느낌이 드는, 극과 극을 이루는 분위기이다.

'내 딸아이를 죽인 범인은 이 교실안에 있습니다.'
범인은 영화초반에 이미 밝혀진다. 그렇다면 그 다음 그 긴 런닝타임동안 과연 어떤 내용으로 채워질런지..단순히 범인의 범행스토리를 보여주고 선생님이 복수를 하고 뭐 그런 식의 내용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영화를 너무 가볍게 생각한 것이다. 앞으로 생각지도 못한 내용이 펼쳐질 테니까..

영화가 시작되면 아주 밝은 분위기의 중학교교실이 나온다. 이 교실안의 학생들도 너무 순수하고 티없는 그야말로 학생모습 그대로이다. 우리네처럼 일본청소년들도 우유급식을 하나보다. 빨대로 우유를 마시는 한 남학생이 모습이 포착된다. 너무도 맛나게 마시는 우유..

초반의 평화롬던 교실의 이미지는 순식간에 현실로 돌아온다. 선생님의 말은 듣는 둥 마는 둥 난장판인 교실분위기, 담임선생님께 결코 공손하지 못한 말로 대드는 학생들..그런 학생들에게 지나치리만치 격식을 차린 유코선생의 말투...한글번역으로 보면 잘 느끼지 못하겠지만 일본어 그대로로 들어본다면 그 차이를 훨씬 더 확연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딸을 죽인 범인이 자신의 반 학생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침착하고 무서우리만치 냉정한 담임교사 유코.
천사와 악마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철저히 계획된 복수. 마지막까지 결코 느슨해질 수 없는 분위기이다.

 [고백]영화를 보기 전 '청소년법 찬반투표' 때 난 당연히 죄를 줘야 한다 쪽이었다. 그러나  영화속에서 범인 A 와 B의 고백을 차례로 접하면서 그들을 그렇게 만든 건 가정적 요인 특히 부모의 잘못이 가장 크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어쪄면 그들도 또 하나의 피해자는 아닐런지..(그렇다고 살인까지 저지른 그들의 잘못을 옹호하는 쪽은 절대 아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당연시 여겨왔던 내 가치관이 많이 혼란스럽다.

결코 깔끔하지도 않고 오히려 보고 나오면 불쾌한 느낌마저 들게 되는 영화 고백이지만 그러한  불쾌감이 결코 나쁘지만은 않다. 고백 도서에 대해서 대단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는데 정말 이 작품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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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Q정전 ㅣ 문학동네 루쉰 판화 작품집
루쉰 지음, 이욱연 옮김, 자오옌녠 판화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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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세계문학에 빠져살던 때 유독 읽혀지지 않아 도중하차한 책이 더러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아Q정전' 이다. 그 당시에 왜 이 책이 그렇게 어렵게 느껴졌는지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무래도 중국소설자체를 별로 선호하지 않았던 개인적인 성향이었던 같기도 하고 분량에 비해 내용면에서 다소 어려웠던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성인이 되어서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아~이렇게 재밌는 책을 왜 이제서야 만나게 되었는지.. 내용적으로 보면 시대적 사건에 의해 희생당한 아Q의 허망한 삶을 보여주는 내용이라 사실 재밌다는 표현은 좀 그렇긴 하다. 

특히 이번 책은 중국판화계에서 루쉰작품을 가장 깊이 있게 연구한 자오옌넨이라는 작가의 판화그림이 함께 실려 있어서 그 장면을 이해하는데 굉장한 플러스 요소가 되었다.

중국의 신해혁명의 전후에 아Q라 불리우는 시골 날품팔이가 살았다. 성도 모르고 마을 사람들도 그를 그냥 필요할 때 일손을 돕는 아Q로 기억할 뿐 일손이 없으면 그의 존재를 금새 잊어버린다. 그는 다소 모자르고 겁도 많지만 얼핏 보면 허황된 자존심도 센 한편 자신가 처한 상황을 직시하지 못하고 자기 좋을대로 해석하는 성격의 소유자이다.
이러한 성향은 한때 모두가 멸시하고 직업도 잃고 방황하던 아Q의 위치를 올려놓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시대적 상황의 억울한 희생양이 되어버린다.

굉장히 비참하고 슬픈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씌여졌음에도 이 책은 참으로 코믹스럽고 풍자적인 표현으로 씌어져 있어 읽는 동안에는 아Q가 나름대로 해석하는 상황으로 따라가게 된다.
죽으러 가는 마당에도 눈앞이 깜깜해지면서도 살다보면 원래 목이 날아갈 때도 있게 마련이라고 생각하는 아Q를 어찌하면 좋을까..

앉은 자리에서 뚝딱 읽어낼 수 있는 분량의 소설이지만 이 소설이 보여주는 의미는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다. 신해혁명을 맞이한 중국의 현실을 이렇듯 짧고 굵게 보여준 작품은 없지 않을까 싶다.
책을 다 읽고 다시 한번 판화그림을 훑으니 판화속 아Q가 당장이라도 책 밖으로 뛰쳐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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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캐나다
박용일 지음 / 페이퍼북(Paperbook)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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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스타일리스트와 떠나보는 캐나다 여행은 어떤 느낌일까..
책을 펼치기도 전에 벌써부터 책표지의 케익의 달콤함과 커피향이 느껴진다. 아~제목처럼 무척이나 달콤한 여행이 될 것 같은 기대감에 맘이 한껏 부풀어오른다.

프랑스의 '르 꼬르동 블루'출신의 국내 1호 남성 푸드 스타일리스트 박용일이 들려주는 238일간의 캐나다 여행일지는 무척이나 나른하고 여유롭고 그리고 참 맛나다. 처음에는 저자가 아무래도 푸드쪽 관련직종인 만큼 요리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일꺼라 생각했는데 요리뿐만 아니라 캐나다의 일상이 가득 담겨 있어서 읽는 동안 참으로 행복했다.

나름 여행기를 많이 읽어왔다고 생각했는데 그러고 보니 캐나다여행기는 접해본 기억이 없다.
캐나다하면 단풍잎이 그려진 국기와 메이플 시럽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역시나 이 책에서 가장 먼저 소개한 요리는 메이플 시럽을 첨가한 비프 스테이크 오픈 샌드위치이다.

그 외에도 당근케잌, 브리치즈 두부 커틀릿,카레와 요구르트 디핑소스를 곁들인 치킨쿠스쿠스 토르티아. 영화 <섹스 앤 더 시티>에서 나왔던 달달한 컵케잌, 맥주에 곁들인 깔라마리 튀김, 연어를 곁들인 오믈렛과 구운 호밀식빵,바닷가재와 치즈를 곁들인 밀쌈 + 버터와 치즈를 곁들인 호밀 치아바타...이 책에서 소개된 맛잇는 요리들이다. 역시나..전문가답게 음식에 대한 표현이 어찌나 풍부하고 리얼한지 사진을 쳐다보는 내내 너무도 먹고 싶어진다.
그리고 카페 Beano에서 파는 커피가 얼마나 특별하고 맛있는 맛이길래 저자가 한모금 들이킨 순간 탄성을 지를 수 있을까...그 끝내주는 맛이 너무도 궁금하다.

이러한 요리이야기 이외에도 두 흑인자매와 같은 집을 사용하게 되는 특별한 경험을 시작으로 캐나다 결혼식의 모습, 메이플 시럽축제, 벼룩시장과 골동품 가게, 헌책방의 모습 등 너무도 일상적인 캐나다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이렇듯 저자의 눈을 통해 들여다본 캐나다는 세련된 이미지보다는 느리고 고풍스러운 옛스러움이 한껏 묻어난다.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하다보면 점점 느릿느릿해지고 여유스러워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곤 하는데 특히 저자의 장기간의 캐나다여행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그런 여유로움이 많이 느껴진다.

캐나다에서의 238일간의 여정을 끝내고 떠나게 되는 뉴욕..캐나다와는 정반대의 이미지를 풍기는 젊음의 도시 뉴욕에서 저자는 또 어떠한 색깔의 여행을 하게 될까..제 2편 뉴욕이야기도 나와줬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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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 (양장)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5
이반 투르게네프 지음, 이항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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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성인이 되어서 다시 읽는 고전작품은 확실히 그 느낌이 어릴 떄 읽던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일단 감수성 예민하던 시절 읽었던 고전에 대한 추억은. 그 고전의 심오한 작품해석까지는 따라가지 못했던 것 같지만 대신 감성으로 그 느낌이 전달되어진 듯 하다.

성인이 되어서 한권 한권 다시 읽어보니 그때 무작정 감동적이었던 그 느낌은 도저히 살아나질 않지만 대신 이성적으로 작품을 다시 평가하게 되는 이점이 있다.

이번 작품 [아버지와 아들]도 어릴 때 읽었을 때는 부모와 자식간의 갭 같은건 와닿지 않았었는데 내가 부모가 되고 구세대가 된 시점에서 다시 읽어보니 이 작품이 새롭게 다가오게 되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아르카디와 바자로프인데 특히 바자로프의 비중이 더 크게 느껴진다. 자칭 '니힐리스트'라고 얘기하는 바자로프는 신세대들이 일반적으로 지니고 있는 진보적 성향에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가치와 사랑을 부정한다. 그런 그에게 친구 아르카디의 큰아버지 파벨의 사상과 태도는 매우 고리따분하고 신랄하게 비판하기에 충분한 대상이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뜻하지 않은 사랑이 찾아오고 그런 자신의 이성과 모순된 감정에 방황하게 된다.
아무리 잘나고 완벽한 척 하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감정 특히 사랑의 감정은 절대로 이성적으로 제어할 수 없음을 이 작품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바자로프와 아르카디의 부모님 특히 아버지들의, 아들에 대해 대단히 헌신적이고 오로지 아들만들 바라보며 사는 모습은 지금도 변합없는 부모의 모습이다.

오랜만에 집에 들른 아들이 좀 더 오랜 시간 머물줄 알고 기대에 차 있던 바자로프의 부모는 예상외로 일찍 떠나는 아들에게 한없는 슬픔과 미련을 내비친다. 자식은 오고 싶으면 오고 떠나고 싶으면 떠나지만 부모는 한 곳에서 꼼짝도 않고 있다는 바자로프 아버지의 탄식이 왜 그리도 맘에 와 닿는지..

바자로프의 인생의 마지막길은 지금까지그려져왔던 도도하고 항상 자신만만하던 그의 이미지에 비해 너무도 어처구니없고 허무하기만 하다.

부모와 자식 구세대와 신세대간의 대립과 갈등은 투르게네프가 살았던 시대에도 그랬고 15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당연히 앞으로는 더욱 그 골이 깊어지겠지만..그렇기에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에 와서도 이 작품이 여전히 독자들의 공감과 많은 사랑을 얻을 수 있지 않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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