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디는 언제나 매디
리사 제노바 지음, 김희정 옮김 / 북스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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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양극성 장애라는 단어는 생소한데 알고 보니 우리가 흔히 말하는 조울증을 일컫는 또 다른 말이다. 

이 기분장애는 우울증보다 더 위험하다는 글을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나는데, 실제로 미국에서는 사망원인 10위에 들 정도라고 한다.

이 소설은 바로 이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는 한 여대생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풀어내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영화로도 인기 있었던 

< 스틸 앨리스 > 의 원작 작가인 리사 제노바가 정신질환을 다룬 첫 소설이라고 한다. 


뉴욕대 학생인 매디는 가끔씩 우울에 빠져들긴 하지만 지극히 평범한 스무살 청년이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화장실에서 자해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손목에 상처를 내는 걸 시작으로 불안한 증세가 겉으로 조금씩 드러나게 되는데, 유명가수와의 계약이 성사된다는 망상, 주체할 수 없는 흥분과 자신을 방해하는 가족들에게까지 위협을 가하는 행동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결국 양극성 장애 판정을 받게 된다. 


엄마와 언니가 언제나 확인할 수 있게 위치추적앱을 깔고, 수시로 상태를 확인하는 엄마의 문자 등 숨막히는 구속과 남자친구마저 떠나버리고(사실 이 남친은 진즉에 헤어졌어야 맞다. 자기 마음대로 헤어졌다 다시 연락했다 웃기는 인간) 학교생활마저 이어갈 수 없는 상황에서, 매디가 유일하게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푹 빠진 것은 우연히 관람하게 된 스탠드업 코미디이다. 

그러나 가족과 주치의는 이 스탠드업 코미디에 대한 매디의 행동이 조증의 현상이라 보고, 매디는 이를 못하게 막으려는 가족을 속이면서까지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매디의 행동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안불안의 연속이다. 

평범했던 일상에서 갑자기 모든 것이 옥죄이고 구속받는 상황이 되고, 모든 행동을 조증의 증상으로 판단하는 가족의 시선에 힘들어하는 매디도 이해가 가고, 비슷한 장애를 가졌던 아빠로 인해 마음 고생이 심했던 엄마의 마음 또한 충분히 이해가 간다.

조금씩 동생을 이해하고 자신의 집에서 지내게 하면서 동생을 돌보는 언니가 매디의 돌발행동 때문에 맘고생 하는 걸 보면서, 매디를 책임지고 맡은 입장에서 얼마나 애간장이 탔을지는 안봐도 뻔하다. 


어쩌면 죽을 때까지 달고 살아야 하는 이 장애로 인해 20대가 감내해야 하는 현실과 주변의 시선으로 인한 자기 파괴가 많이 안타깝지만, 이 소설에서는 이러한 회색모드의 이야기를 무척이나 밝고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어서 읽는 내내 짠한 마음과 동시에 미소도 머금게 된다. 

원제도 좋지만 번역본 제목도, 심플한 표지도 마음에 들고 내용 또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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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의 무용수 - 인생은 언제나 다시 선택할 수 있다
에디트 에바 에거 지음, 안진희 옮김 / 북모먼트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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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살아 있는 안네 프랑크 ' 라는 평가를 받은 책 < 아우슈비츠의 무용수 > 는 아우슈비츠로 끌려간 후 수많은 죽음의 순간에서 생존한 한 여성의 처절하고도 고통스러운 회고록이자 치유의 기록이다.


훌륭한 발레리나를 꿈꿔온 16살의 에디트는 할머니, 아빠, 엄마, 언니와 아우슈비츠로 끌려가 그 곳에서 '죽음의 천사' 라 불리는 맹겔레 박사와 마주치고, 그로 인해 에디트와 언니를 제외한 가족은 가스실에서 죽음을 맞게 된다.

가족을 죽인 자 앞에서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춤을 추고 그 댓가로 빵 한 덩어리를 받는다. 에디트는 그 빵을 수용소의 다른 소녀들과 나눠 먹는데 후에 이 빵 덕분에 에디트는 죽음의 고비에서 또 한번 살아남게 된다. 가족을 죽인 맹겔레가 준 빵이 나중에는 그녀를 살리게 되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 공포의 세월 내내 언니와 서로를 보호하고 지켜주는 이야기는 애절하고 감동적이다.




< 가운데가 저자, 오른쪽이 수용소 기간 내내 함께했던 큰언니 >







500페이지의 두툼한 내용 안에는 죽음의 수용소의 끔찍한 경험들, 그 곳에서 살아남아 결혼하고 미국으로 이주해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는 이민자의 치열한 삶, 뒤늦은 나이에 박사학위까지 따고 심리치료사의 길을 걸으며 그녀가 만나온 내담자들의 상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런 성공의 길을 걷기까지 그녀가 겪었던 그 시간들과 몇 십년동안 감내해야만 했던 끔찍한 트라우마는 감히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죽음의 두 줄 오른쪽, 왼쪽 줄에서 생과 사로 갈리는 그 순간, 엄마와 다른 줄에 서게 되면서 애디트와 언니는 살아남지만, 엄마가 자신으로 인해 죽음의 줄에 서게 된 사실은 한참 나중에, 아우슈비츠를 재방문하고 한순간도 잊지 못했던 그 순간, 엄마에 대한 죄책감, 후회를 고백하면서 비로소 마음의 자유, 트라우마로부터 자유를 얻게 된다.


이 책은 빅터 프랭클의 < 죽음의 수용소에서 > 를 잇는 걸작으로도 평가를 받고 있는데, 실제로 저자는 빅터 프랭클의 책을 통해 치유를 얻고 우연한 기회에 그와 인연을 맺으면서 오랜 세월 우정을 이어간다.


자유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는 것, 그리고 그 선택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바로 현재에서만 가능하다는 사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과거의 상처에만 갇혀 있어서는 안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녀 자신의 고통에서, 내담자들의 고통에서 치유되는 과정들은 그 어떤 자기계발서에서도 만나볼 수 없는 감동과 진정한 힘이 느껴진다.

' 삶은 다시 좋아질꺼야 ' 이 한마디 말은 인생의 그 어떤 힘든 여정에서도 큰 힘이 되어 준다.

너무도 담담히 쓰여져서 더 마음 아프고 또 그만큼 감동이 느껴지는 홀로코스트 생존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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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티처
프리다 맥파든 지음, 최주원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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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프리다 맥파든 책을 많이 읽은 것 같았는데 '네버 라이' 고작 1권만 읽었다니..

하우스메이드는 영화로만 만나봐서 원작을 읽은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하다.

이 작가의 신간은 워낙 정신없이 쏟아져 나와서 언젠가부터 '신간'으로 만나는 건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운좋게 따끈한 신간을 읽을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최근 읽은 영미스릴러가 대부분 그런데, 특히 이번 맥파든 책은 480쪽의 두께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시간순삭 소설이다.

그리고 연달아 소설 속 주인공을 엄청 욕하면서 읽었다. 아. 요즘 영미 스릴러 주인공들 점점 더 맘에 안드네 !!!!


- 케스햄 고등학교의 수학선생인 이브.

고급 구두에 대한 애착이 심하고 이야기 전반에 걸쳐 이 구두의 연결고리가 꽤 되는데, 나중에서야 표지의 구두가 눈에 들어온다.

- 같은 고등학교의 최고 인기남인 영어 교사 네이트.

이브와는 부부 사이인데, 둘의 관계는 데면데면하다. '소울메이트'라는 단어에 지금까지 어디에도 없던 이미지를 탄생시킨 위인 !!

- 이 고등학교의 학생 에디. 아버지를 잃은 후 에디를 가엾게 여긴 한 교사의 사심없는 행동이 구설수에 오르게 되고, 그 후 에디는 왕따를 당하며 학교생활을 이어간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이 소설 속의 이야기는 불편하고 자극적인 이야기투성이다. 정상적인 관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뭐 소설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읽을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절대 이해불가 !!

읽으면서 그런 인물들과 또 그러한 관계에 짜증도 나고 욕도 나오는데, 스토리는 또 은근 긴장하게 만들면서 과연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결국 한 사람에게 모두가 놀아난 셈인데, 그 결과물에 도달하기까지 인물들의 끊임없이 바뀌는 심리변화도 알듯 말듯...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마지막까지 뒤통수를 때리는 결말이라니 !!!!

이해하지 말고 그저 스토리를 따라가며 읽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다음 맥파든 작품은 뭘로 골라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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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담아, 엄마가
일리아나 잰더 지음, 안은주 옮김 / 리드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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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영미 스릴러 작가의 소설이다.

처음에는 독립출판물로 발행되었는데,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가 조금씩 입소문을 타면서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까지 차지했다고 하니 읽기 전부터 기대 한가득이다.


뜻밖의 사고로 죽음을 맞은 유명한 스릴러 작가 E.V.렌지의 추모식 날, 그녀의 딸 매켄지에게 죽은 엄마로부터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그리고 그 후에도 마치 매켄지를 관찰하듯 전혀 뜻밖의 장소에서 편지는 계속되는데, 편지를 통해 엄마는 자신의 과거를 조금씩 들려준다. 고백하듯이..

그러나 사랑을 담아, 엄마가..보내는 편지와는 반대로 딸 매켄지는 엄마의 죽음에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을 정도로, 이중모습의 거짓된 엄마를 싫어하고 증오해왔다.


비밀을 알고 싶니? 사랑을 담아 엄마가..

엄마를 향한 감정과는 별개로 편지를 통해 엄마의 비밀스러운 과거가 조금씩 드러나고, 엄마의 소설 내용이 편지의 내용, 즉 엄마의 과거와 너무도 유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매켄지는 친구와 함께 엄마의 과거를 추적해 나가게 되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이 부분에서는 나 또한 뜻밖의 사실에 매켄지 못지 않게 경악하게 되고, 이야기가 점점 궁금해진다.


이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은 2장에서 아빠 '벤'과 한 여성의 시점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밝혀지는데, 1장이 죽은 엄마로부터 편지가 도착했다는 살짝 오싹한 분위기라면, 2장은 인간의 추악한 면모가 드러나면서 조금은 뻔한 듯한 느낌도 들지만 마지막은 반전과 함께 뭉클함과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결말로 마무리된다. 이 소설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을 것 같았던 캐릭터가 결말에서 어떤 의미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 된다는 점도 의외다.


엄청난 긴장감이 고조되는 스릴러는 아니지만,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페이지 터너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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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여성들의 북클럽
마리 보스트윅 지음, 이윤정 옮김 / 정은문고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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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조앤 @yozo_anne 이 모집한서평단에 선정되어⠀

정은문고 @jungeunbooks 로부터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북클럽' 이라는 제목에 혹했고, 표지 그림에 끌렸던 책이다.

1960년대 초반 미국 중산층의 여성들의 삶과 4명의 여성들이 이끄는 베티 프리단 북클럽 이야기 !

그 시대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아마도 북클럽의 시간을 담고 있는 듯한 표지 속 여성들은 참으로 자유로워 보이고 티타임의 여유로움마저 느껴진다. 그러나 실상의 그녀들은 그렇게 자유롭지도 못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하기조차 힘들다.


글쓰기 능력이 뛰어나지만 3명의 자녀를 키우며 가정일에 치여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했던 마거릿은 기대치 않았던 기회가 찾아오면서 칼럼을 쓰게 된다. 비록 최저시급이지만 스스로 돈을 벌고, 자신의 이름으로 글이 나간다는 사실에 굉장히 뿌듯해하면서, 빠듯한 가정과 육아 시간에서 글 쓰는 시간을 충당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대놓고 바람을 피우는 남편과 그런 남편을 딸보다 더 지지하는 돈 많은 부모의 억압 아래 약물에 중독된 채 그림자처럼 살아가는 샬롯. 그러나 북클럽 멤버들 사이에서는 꽤나 독립적이고 강인한 모습을 보여줘서 그녀의 이러한 어두운 삶은 미처 상상도 못했다.


참전 간호사로 뛰어난 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결혼 후 6명의 자녀를 돌보느라 직업전선에서 멀어진 지 한참인 비브.

성적이 뛰어나지만 그 어느 누구도 여학생에게 추천서를 써주지 않아 결국 대학진학을 포기한 채 마구간에서 일하는 빗시.


이렇게 4명의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마거릿은 우연히 알게 된 새로 이사온 이웃집 여성 샬롯의 평범하지 않은 분위기에 이끌려, 자신의 티타임에 초대하려 하지만 계획에도 없던 북클럽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자신의 이름으로 월급을 받지만 남편의 서명 없이는 계좌 하나 열지 못하고, 피임약을 사고 싶어도 약국에 남편과 대동하지 않으면 구입하지 못하는 등 여성의 지위가 많이 제한되었던 시대에 사는 이들 4명은 < 여성성의 신화 > 라는 책을 시작으로, 버지니아 울프의 < 자기만의 방 >, 샬럿 퍼킨스 길멋의 < 허랜드 > 등의 책을 읽으며 집안에만 갇힌 주부와 엄마에서 조금씩 벗어나, 주체성을 가진 한 인격체로 사회에서 인정받는 여성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책의 힘에 대해 다시금 느낄 수 있었는데, 북클럽이나 책모임 등에는 한번도 참여해보지 않은 나로써는 북클럽에서 이어지는 연대감이 새삼 궁금해진다.

이 책은 특히나 북클럽의 주제로 다루어도 참 좋을 듯한데, 작가의 생각도 그러했나보다.

책의 뒷편에는 책의 내용에 대한 토론용 질문이 정말로 다양하게 담겨 있어서, 혼자서도 이러한 질문에 내용을 다시금 되새겨보게 된다.

따스하고 공감 한가득인 소설이다. 영화로 만나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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