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먹는 게 불행해 - 믿을 수 없이 괴롭고, 참을 수 없이 터져나오는 나의 폭식 해방기
수연 지음 / 라곰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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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색깔도, 일러스트도 넘 예쁘지만 왠지 애잔한 마음이 느껴지는 그런 표지이다. 제목을 보지 않아도 그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

 

대학 때 친구가 찍어준 사진 속 자신의 모습에 경악한 후, 끝도 없는 다이어트가 시작되었고 살을 빼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폭식증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61키로에서 45키로 사이를 왔다갔다..몇 번의 성공과 실패 후에는 남들의 눈에 병적으로 보일 정도로 야위어도 계속해서 빼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어지는 폭식증과 대인기피증, 우울감 등 20대 때 저자가 겪은 이러한 힘겨운 다이어트의 과정을 아주 솔직히 낱낱히 들려주고 있다.

 

그 고난의 연속 이후에 진정한 다이어트의 방법을 깨닫게 되면서, 자신과 같은 고통을 받는 사람들을 위해 6년간 온라인 클래스를 운영하면서 2000 여명의 회원들의 다이어트를 도와주고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조금 먹거나, 가려서 먹거나, 운동을 죽어라고 하거나...이런 어렵고 힘든 다이어트가 아닌, 먹고 싶은 거 먹으면서 누구나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는 쪽으로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어쩌면 너무도 당연할 수도 있고, 너무도 단순한 방법이라 이게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구심도 들 수 있겠지만 저자가 말하는 다이어트의 진실을 읽고 있노라면, 이 단순한 방법이야말로 이름과 방법도 다양하고 금액도 천차만별인 별의별 다이어트법과 비교했을 때, 가장 현실성 있고 몸에도 좋은 다이어트 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저자 자신이 이 별의별 다이어트를 다 경험하고 터득한 방법이기도 하거니와 폭식증이라는 무서운 병도 앓았기 때문에, 이 폭식증으로 엄청나게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듯 하다.

 

폭식증은 개인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뇌의 중추에 이상이 생긴 것이기 때문에, 의지가 약하다고 스스로를 비난하고 자책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지금도 어디선가 한창 다이어트를 실천 중이시거나 다이어트에 실패한 경험이 있으신 분, 항상 마음속에 살을 빼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계신 분들은, 이 책을 통해 외롭고 힘든 그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힘을 얻고, 건강한 다이어트를 실천하고 성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라곰 출판사 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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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장님이 너무 바보 같아서
하야미 카즈마사 지음,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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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녁식사 후 읽기를 시작했고, 첫 장부터 기대이상의 재미를 맛보며 책장을 넘기다 어느새 새벽이 되어버렸다. 그만큼 나는 이 책 속의 캐릭터와 스토리에 흠뻑 빠져들어버렸다.

 

오픈 전 아직 공기가 탁하지 않은, 아침 햇살에 비치는 책의 먼지까지 빛나 보이는 서점의 아침 분위기를 묘사하는 처음 장면을 읽으며, 머리 속에서 그러한 서점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너무도 바보같은 점장의 분위기 파악 못하는 둔한 센스와 그런 점장을 너무도 한심해하는 주인공 다니하라 교코의 이야기가 정말 재밌는데, 마지막까지 펼쳐지는 이 두 캐릭터의 코믹스런 대화며 상황은 사실 이 책의 두번째 매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손꼽는 첫번째 매력은, 코믹한 스토리의 적재적소에서 출판업계와 서점의 리얼한 현실을 자연스럽게, 그러나 날카롭게 드러낸다는 점이다. 더불어 진정한 서점직원과 작가의 자세, 독서 애호가에 대해서도 정말 많은 걸 깨닫게 해준다.

 

점장이 쉽게 내뱉는 ' 책을 빌려준다는' 말에서, 수익을 저자에게 환원한다는 의식 부족을 날카롭게 지적한 부분이 꽤나 인상적이다.

서점직원이, 고객이 어떤 책을 샀고 어떤 책을 선호하는지에 대해 먼저 언급하는 것은 규정 위반이라는 사실을 첨 알게 되었는데, 단골고객정도라면 그 정도의 관심은 기본일테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또한, 서점직원이 실제로 읽어보고 재밌어서 추천한 책은 잘 팔리지 않는 반면, 베스트셀러는 진열만 해놔도 날개 돋친듯 팔리고, 점점 수준이 떨어지는 작가의 사인회를 버젓이 진행해야 하는 고충, 비록 사인회를 했다고 해도 그런 책을 손님들에게 팔고 싶지 않은 마음, 본사에서 떠안기 식의 책판매 등 서점직원의 고충도 여실히 드러나 있다.

 

점장이 '서점이 하는 일은 작가님들의 비위를 맞춰주는 게 아니라, 같은 목표를 향해, 불황인 출판업계의 거친 파도와 맞서는 것' 이라고 말할 때, 이전까지의 바보같고 책은 전혀 읽지 않는 점장의 이미지는 180도 바뀌어버렸다. 그리고, 주인공처럼 나도 이 점장의 진짜 정체를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모르겠다. 정말 바보인걸까? 읽는 내내 점장에 대한 이미지가 시시각각으로 변하곤 했는데 결론적으로도 잘 모르겠다.

 

그저 책이 좋아서 주구장창 읽기만 하는 나로서는, 책과 관련된 그 세계의 실상들이 너무 신선하고 새로웠고 또한 의외였다.

서점과 출판사, 유통업자와의 밀고 당기는 관계, 서점과 저자와의 관계..거기에 후반부에는 정말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드는 미스터리한 요소까지..

지금까지 읽은, 서점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 가운데 가장 재미있고 공감가는 문장들도 한가득이다.

 

 

 

[ 소미미디어 출판사 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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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였던 사람이 떠나갔을 때 태연히 밥을 먹기도 했다
박근호 지음 / 히읏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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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갈망하고 그리워하는 내용의 연애 에세이일꺼라 생각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사랑을, 이별을, 그리움을, 재회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대상은 다 다르다.

그래서 더 좋았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았고, 내가 좋아하는 에세이는 바로 이런 분위기였다는 사실을 오랜만에 상기시켜준 시간이었다. 긴 산문도 좋지만 짧은 산문도 꽤나 인상적이었다.

 

생일날에도 다시는 축하 문자를 보낼 수 없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한때 운영했던 카페의 단골 손님을 몇 년 후, 다른 곳에서 뜻하지 않게 저자의 눈에 띄었을 때 비록 인사는 못했지만 저자 혼자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반가움 !

중학교 시절에 키우기 시작한 강아지와의 뜻하지 않은 이별 후, 성인이 된 지금도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그 때의 그 강아지에 대한 그리움 !

초등학교 시절 참 잘해주셨던 선생님이 중학교 때 문득 생각나서 전근가신 학교로 연락해서 전화로나마 다시 했던 재회의 시간 !

 

내가 좋아하는 새벽. 저자가 좋아하는 새벽은 몇 시 정도를 말하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나는 1-2시의 새벽을 좋아한다.

'졸음을 참는 것조차 즐겁고,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해보는 시간,하루 속 유일한 내 시간' .새벽을 서술한 이 문구 완전 좋아 !!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의 연속이지만 자꾸만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고야 만다.

앞서 읽었던 에세이가 분석적이고 이성적이고 깊은 사고를 하게 만들면서 와인을 떠올리게 한다면, 이번 에세이는 감성적이고, 추억을 생각하게 만들고, 가을과 소주를 연상케 한다.

 

저자의 에세이는 이번이 첨인데, 찾아보니 이미 탄탄한 독자층을 가지고 계시는 걸 보니 기존의 작품들도 꽤나 좋나보다.

소설과 인문학 독서 중간중간 함 찾아 읽어봐야겠다.

참, 경기도 외곽에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의 집을 짓고, 그 곳에서 가구를 만들고 싶다는 저자의 꿈이 언젠가 꼭 이루어지시길 바래요.

 

 

[ 히읏 출판사 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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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생각 - 유럽 17년 차 디자이너의 일상수집
박찬휘 지음 / 싱긋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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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차분한 느낌의 에세이이다. 디자이너이신데 그림만 잘 그리시는 게 아니라 글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공감 팍팍가게 정말 잘 쓰신다.

그리고 주변의 사물들, 자연에 대한 관찰과 그것을 묘사하는 문장, 그리고 각 주제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거론되는 이야기들이 굉장히 인상적이고 깊이가 있다.

 

아들과 함께 타게 된 범퍼카를 예로 들어, 어린아이가 범퍼카 한 대 고르는 것도 '취향' 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그리고 이런 각자의 취향은 하나의 가이드라인을 형성하게 되고, 더 나아가 '트렌드' 가 탄생하게 된다는 문장을 읽으면서, 역시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보는 세상은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디자인은 희미하게 보이는 내일을 구상하고, 예술은 아득한 미래를 그린다고 말한다. 디자이너는 세상이 원하는 걸 만들기 위해 자신을 내려놔야 하기 때문에 비굴하고, 예술가는 세상을 배려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당당하다고 말한다. 이 비교문구들이 참 맘에 와 닿는다.

 

카세트 테이프를 되감을 수 있게 규격이 딱 맞아떨어진 연필, 침대 밑에 들어간 팽이를 꺼내기 위해 활용되었던 디자인용 자, 형제들 싸움을 제압하기 위해 친구 엄마가 자주 애용했던 파스타 반죽 방망이 등을 예로 들어, 인공지능이 점점 인간의 영역을 침범해 가는 현실을 지적한다. 디자인이나 예술분야라 할지라도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경우 인공지능에 어김없이 지배당하게 되므로, 인간만이 가능한 창의력, 즉흥적 발상이 가장 중요하고 현명한 무기임을 강조한다.

 

이 외에도 각 챕터에서 저자가 말하는 이야기들은 카메라, 종이, 커피, 지도, 와인잔 등 너무도 익숙한 대상이지만 읽다보면 어느새 새로운 이야기의 속으로 들어와 있다. 많은 부분을 공감하면서 읽어 내려갔다.

표지도 에세이의 분위기에 걸맞게 심플하면서도 강렬한 이미지가 참 맘에 든다.

 

 

 

[ 책키라웃과 싱긋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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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함 속 세계사 - 129통의 매혹적인 편지로 엿보는 역사의 이면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 지음, 최안나 옮김 / 시공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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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좋아하지만 편지글이 담긴 이야기는 다소 지루하지 않을까 싶어서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책이었는데, 오배송으로 나한테 잘못 배달되는 덕분에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만나는 행운을 가지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관계에서부터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관계까지, 사랑, 정치, 가족, 용기 등을 담은 다양한 내용의 129통의 편지를 통해 흥미로운 세계사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편지글에 앞서 이 편지를 주고받은 이들의 관계와 역사 이야기가 특히나 재미나다.

흥미로운 인물들에 대해서는 따로 검색하고 좀 더 자세한 내막을 들여다보느라 한 챕터씩의 마무리는 다소 더디었지만, 역시 이런 사생활, 은밀한 이야기는 항상 흥미롭기 마련이다.

 

예카테리나 대제가 포툠킨 왕자에게, 알렉산드라 황후가 라스푸틴에게, 피카소가 마리테레즈 월터에게, 나폴레옹이 조제핀에게 등등 긴 장문의 편지에서부터 몇 줄의 짧은 편지까지..담긴 내용의 성격도 제각각인데 이런 편지들이 다 역사적 인물들의 손에서 나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흥미진진하다.

 

뭐니뭐니해도 나의 최대 관심을 끈 편지는 헨리 8세와 앤불린, 그리고 이들의 사이에서 태어난 엘리자베스 1세가 메리 1세에게 보낸 편지이다. 간략소개된 이들의 스토리를 읽으며, 한 때 너무 흥미로워서 주구장창 읽어왔던 이 시기의 영국왕실 역사와 세계사에 대해 다시 책을 읽고픈 마음이 든다.

가장 끔찍한 편지는 작가 패니 버니가 여동생에게 쓴 긴 편지인데, 가슴의 혹을 제거하기 위한 수술과정을 아주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그녀는 마취도 없이 가슴을 절개하고 뼈까지 긁어내고 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감내해야 했는데 글자 하나하나에 그 끔찍한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 당시의 의료환경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그 정도의 수준이면 거의 전쟁 중 군인들이 받는 수술과도 맞먹는데, 더 놀라운 것은 그 수술을 받은 후 30여년동안을 더 살았다는 사실이다.

이 편지를 쓴 당사자들은 후대에 이렇게 자신들의 비밀스러운 편지가 책으로까지 엮어져 나오리라는 사실은 꿈에도 생각 못했을텐데..그래서 더욱 솔직하고 스스럼없고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지만, 아무래도 편지라는 것은 제 3자가 써내려간 평전이나 자신이 쓴 자서전과 비교했을 때 훨씬 더 개인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사생활을 엿봤다는 사실에 사알짝 미안한 마음도 든다.

 

실제 편지들의 원본이 조금이라도 같이 담겼다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훨씬 더 리얼하게 다가왔을텐데 하는 작은 아쉬움도 남지만, 내용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흥미있게 읽혔던 책이다.

 

 

 

[ 시공사 출판사 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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