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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였던 사람이 떠나갔을 때 태연히 밥을 먹기도 했다
박근호 지음 / 히읏 / 2022년 7월
평점 :
품절

사랑을 갈망하고 그리워하는 내용의 연애 에세이일꺼라 생각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사랑을, 이별을, 그리움을, 재회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대상은 다 다르다.
그래서 더 좋았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았고, 내가 좋아하는 에세이는 바로 이런 분위기였다는 사실을 오랜만에 상기시켜준 시간이었다. 긴 산문도 좋지만 짧은 산문도 꽤나 인상적이었다.
생일날에도 다시는 축하 문자를 보낼 수 없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한때 운영했던 카페의 단골 손님을 몇 년 후, 다른 곳에서 뜻하지 않게 저자의 눈에 띄었을 때 비록 인사는 못했지만 저자 혼자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반가움 !
중학교 시절에 키우기 시작한 강아지와의 뜻하지 않은 이별 후, 성인이 된 지금도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그 때의 그 강아지에 대한 그리움 !
초등학교 시절 참 잘해주셨던 선생님이 중학교 때 문득 생각나서 전근가신 학교로 연락해서 전화로나마 다시 했던 재회의 시간 !
내가 좋아하는 새벽. 저자가 좋아하는 새벽은 몇 시 정도를 말하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나는 1-2시의 새벽을 좋아한다.
'졸음을 참는 것조차 즐겁고,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해보는 시간,하루 속 유일한 내 시간' .새벽을 서술한 이 문구 완전 좋아 !!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의 연속이지만 자꾸만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고야 만다.
앞서 읽었던 에세이가 분석적이고 이성적이고 깊은 사고를 하게 만들면서 와인을 떠올리게 한다면, 이번 에세이는 감성적이고, 추억을 생각하게 만들고, 가을과 소주를 연상케 한다.
저자의 에세이는 이번이 첨인데, 찾아보니 이미 탄탄한 독자층을 가지고 계시는 걸 보니 기존의 작품들도 꽤나 좋나보다.
소설과 인문학 독서 중간중간 함 찾아 읽어봐야겠다.
참, 경기도 외곽에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의 집을 짓고, 그 곳에서 가구를 만들고 싶다는 저자의 꿈이 언젠가 꼭 이루어지시길 바래요.
[ 히읏 출판사 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