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모르는 아이 - 학대 그 후, 지켜진 삶의 이야기
구로카와 쇼코 지음, 양지연 옮김 / 사계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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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를 당한 아이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후 그 아이들의 생활에 대한 책을 만나보았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뉴스에서도 종종 접해왔던 아동학대 사건들이 오버랩되면서 마음이 참 많이 착잡했다.

 

저자 역시 어릴 때 아동학대를 당하고 지금은 싱글맘으로 두 아이를 키우면서 아동학대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아동학대의 환경에서 무사히 살아남은 아이들이 위탁가정에 맡겨진 후의 생활을 취재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위탁가정의 일종인 패밀리홈, 폐쇄병동, 아동양호시설, 사회복지사 등 사회복지 시스템에 대한 내용과, 아동학대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들려준다. 

 

학대받은 아이들은 친부모앞에서는 그 분노를 표출할 수 없기 때문에, 위탁부모와 같이 상대적으로 자신을 보호해주는 사람에게 향하게 된다고 한다.

이 아이들을 정서적으로 따스하게만 해준다고 해결되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뇌 성장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게 되므로 발달장애, 혹은 해리성 장애라는 끔찍한 결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학대피해 아동을 대할 때는 절대로 뒤에서 제압해서는 안되는 등 충분한 교육과 이해가 필요하다. 

생후 3년까지가 부모와의 애착이 가장 깊게 형성되는 시기이므로, 특히 이 기간에 학대를 받은 아이들은 그 후의 삶에 너무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따라서 가능한 어릴 때 가정양호가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고 한다. 

책에 소개된 것처럼 좋은 위탁가정을 만난 아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위탁가정을 전전하고, 또한 '버려졌다는' 현실에 대한 상실감으로 인해 어떻게든지 생부모와의 인연의 끈을 놓치고 싶지 않아, 그렇게 큰 상처를 받았을지라도 생부모에게 돌아가기를 원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 책은 일본의 케이스이지만 우리나라라고 별반 다를게 없기에 마치 우리나라의 아동학대의 실상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이 세상에는 부모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은 것 같다. 정신이상자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어린 자식에게 이런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러한 학대피해 아동에 대한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시스템이 어떤지 잘은 모르겠지만, 정말 어른들이, 국가가 이러한 아이들을 보호해주고 책임져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겠고 특히나 사회복지사, 아동시설, 위탁가정 등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읽어보셨으면 좋을 책이다. 

 

 

 [ 사계절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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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와 춤을 - 진정한 자유인과 함께한 그리스 여행기
홍윤오 지음 / 넥서스BOOKS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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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여행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산토리니인데 이 책을 보니 산토리니 외에도 너무도 아름다운 곳이 많다. 그리스라는 나라가 이토록 아름답다니..감탄이 절로 난다.

그리스 신화를 품고 있어서일까? 아기자기한 유럽의 여러 나라들과는 확실히 다른 포스를 풍긴다. 

 

유명한 작품이나 음악, 위대한 작가, 예술가와 관계되는 장소를 직접 찾아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멋지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와 조르바, 그리스 신화의 무대인 그리스로 떠난 12일간의 여정을 담고 있는 이 책은 그리스라는 나라의 특성에 걸맞게 철학적 사색이 듬뿍 담겨 있다.

이상한 것은, '그리스 인 조르바'를 읽지 않았음에도, 저자의 글을 따라가다보니 나도 어느새 '조르바'라는 인물과 친숙해진 느낌이고, '그리스 인 조르바 '라는 책이 굉장히 친근감이 느껴진다는 사실이다. 

 

저자의 여정에서 만나보게 되는 그리스의 유적지는 정말 멋드러진다. 파르테논 신전, 에레크테이온 신전, 디오니소스 극장, 고대 아고라,아크로티리 등대, 델포이 유적지, 아폴론 신전, 메테오라 수도원, 발람 수도원, 크노소스 유적 등등 당장에라도 그리스 신화의 여러 신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다.

 

조금씩 그리스 로마신화에 흥미를 느끼는 나에게 꽤나 매력적인 책임에 분명하다.

그러니,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은 독자라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훨씬 더 저자의 글에 공감을 하면서 여행길을 따라갈 수 있을 듯하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소설로도, 그리고 저자가 언급했던 안소니 퀸 주연의 영화로도 꼭 만나보고 싶어진다.

그리고....나이는 들어가고, 코로나로 몇년 째 발이 묶이고, 이런 책을 만날 때마다 가보고 싶은 여행지가 계속 추가가 되긴 하지만, 에라 꿈이라도 꿔보자. 꿈이 현실이 되는 그날까지..내 해외여행 목록에 그리스 추가함 !!!!

 

참, 저자는 그림을 너무 잘 그리심. 책 속 그림들까지 직접 그리셨다.  

특히,하니아의 베니치아 항구 그림은 실제와 너무 흡사하다. 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귀국 후 풍경화 그림까지 공부하셨다니..하나에 빠지면 완벽하게 올인하는 저자의 열성이 느껴진다. 

 





 [ 넥서스북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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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염장이 - 대한민국 장례명장이 어루만진 삶의 끝과 시작
유재철 지음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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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한국에 없었고 한국을 떠나기 전에도 장례식에 거의 가본 적이 없어서, 사실 한국의 장례문화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리고 최근에 청년 장례지도사가 진행하는 장례식을 경험하게 되었는데, 젊은 사람이 너무도 예의 바르고 공손하게 장례식을 주관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었다.

그래서 이번에 김영사에서 출간되는 '대통령의 염장이'라는 책 제목을 보고, 이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에 대해 알고 싶어졌고 서평단을 통해 이 책을 만나보게 되었다.

 

읽는 내내 마음이 숙연해지고,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도 하게 되고, 진실된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에 대해 무한한 존경심이 생기게 되었다. 

이 책은, 최규하, 노무현,김대중,김영삼,노태우,전두환 대통령, 법정스님, 이건희 회장 등을 비롯해서 30여년 동안 수천 분의 고인의 장례식을 주관했던 대한민국 장례명장 유재철님이 들려주는 장례에 대한 이야기이다.

위의 유명인사들의 장례식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비롯해서, 고인을 떠나보내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 장례문화에 대한 이야기 등을 담고 있는데, 쉽게 접하기 힘든 내용들이 대부분이라 정말 몰입해서 읽었다.

 

곱게 가신 분들은 100kg의 거구라 할 지라도 염할 때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 반면, 억울하게, 험하게 가신 분들을 염할 때는 상당히 무겁다고 한다.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우리들은 고인을 위해 가능하면 값비싼 좋은 관을 사용하고 싶어하지만, 실제로는 무겁고 단단해서 나무가 습기를 먹으면 불어나 틈이 없어지고, 행여나 물이 스며 들어도 빠져나가질 못해 시신이 물에 잠기게 된다고 한다. 가능하면 값싼 오동나무나 소나무관을 사용하기를 권한다고 한다. 

 

여자가 고인인 경우에는 가능하면 여자염습자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는데, 여자염습자원봉사자가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평소에 자원봉사자들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염습자원봉사자들에 대해서는 더 큰 존경심이 들었다. 

 

요즘은 장례식장에서 울지 않는 자식들을 종종 본다고 한다. 돈 때문이든, 어떤 가족사이든 고인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 가족이 점점 줄어든다는 사실이 참으로 의아하면서도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저자가 처음 장례지도사의 일을 시작할 때는 주변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아서 가족에게도 비밀로 했다고 한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장례문화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변화가 없다고는 하지만, 고인을 대하는 저자의 마음가짐과 자세가 너무도 경건하고 엄숙해서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장례지도사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바뀌게 됨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이 책을 통해 미처 알지 못하고, 준비하지 못했던 장례와 죽음에 대해 상당부분을 알게 되었다. 

이런 분들이 앞으로 많아져서 천편일륜적이고 형식적인 우리나라의 장례문화와, 장례식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너무도 진실된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꼭 읽어봤으면 한다. 

 

 

 

 [ 김영사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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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아파트먼트 - 팬데믹을 추억하며
마시모 그라멜리니 지음, 이현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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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더믹을 추억하며'...표지에 적힌 이 문구가 꽤나 인상적이다.

과연 지금 팬더믹을 겪고 있는 우리들은 먼 훗날, 이 팬더믹 시대를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을까? 있겠지? 그렇게 되길 바래본다. 

그래서 나는 이 문구가 더더욱 위안이 되고 힘이 된다. 

책의 내용 또한, 여느 팬더믹 관련 책과는 다르게 표지에서 풍기는 이 느낌처럼 따스하고 때론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9살 소년 마티아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에서 팬더믹은 그렇게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 그저 학교 안가는 것은 좋고, 윗층에 사는 할머니를 마음대로 만나지도, 포옹하지도 못한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고, 자신들을 떠나 다른 여자와 사는 아빠는 마티아가 제일 싫어하기에, 그들이 사는 밀라노가 록다운되는 바람에 아빠가 그들과 잠시 함께 살아야 한다는 사실만이 끔찍히 싫을 뿐 !!

아빠와 마티아, 엄마의 애인과 마티아, 아빠와 엄마, 마티아와 누나..그 좁은 아파트 안에서 아웅다웅 살아가는 마티아 가족들의 이야기는 불행으로 끝나지 않아서 좋다. 

팬더믹으로 이웃간, 가족간에 마찰도 있고, 다툼도 있지만 소설 속 이들은 그러한 과정들을 잘 이겨내면서 팬더믹 속에서의 일상을 다시 꾸려나간다.

 

9살 마티아는 60년 뒤 할아버지가 되어 자신의 손주들에게 이 때의 추억을 들려주고, 손주들은 시시한 상상 속 이야기라고 여긴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마티아의 성장소설인 동시에 마티아의 회고록이 되는 셈이다. 

팬더믹으로 인해 집안에만 있다보니 가족간의 불화가 극에 달하고 안 좋은 소식들만 들리는 현실과는 다르게, 소설 속 사람들은 오히려 팬더믹으로 인해 가족의 소중함, 이웃간의 따스함을 더 느끼게 된다. 

 

이 책의 원제가 '아주 오래전 그때는' 라는 걸 책을 다 읽고 알았는데, 원제가 참 맘에 든다. 

영화로 만나도 좋을 분위기의 소설이다. 

 

 

 

 [ 시월이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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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
렌조 미키히코 지음, 양윤옥 옮김 / 모모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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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지를 읽기 시작하자마자 엄청난 몰입감으로 몇 시간만에 읽기를 마친 책 !!!

이런 짜임새의 추리소설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4살 여자아이의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7명의 가족 및 주변인물들 각자의 시각에서 자신이 간직하고 있던 비밀을 고백하면서, '과연 누가 범인인가' 라는 의문에 대한 진실에 조금씩 다가가게 된다. 

각자의 입장에서 보여지는 사건의 전말과 추측되는 범인은 그들의 이야기에 몰입해서 읽어내려가다 보면, 화자가 생각하는 범인이 정말로 맞는 것 같다. 사건의 전개과정에서 앞뒤가 딱딱 들어맞고, 아..그런 이유가 있었기에...그래서 결국 그 아이를 살해하게 되었구나..라고 드디어 정리가 되나 싶다.

그런데, 다음 화자의 고백이 시작되면 바로 앞에서 고백한 인물의 이야기가 완전 뒤집힌다. 이야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이거 이거~사람을 미치고 환장하게 만든다. 

 

모든 화자의 고백은 진실임과 동시에 거짓인 셈이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는다고 했던가..

어쩌면 모두가 의도치 않게 공범이 되어버린 것일수도 있고, 어쩌면 간접적인 살인을 저지른 것일 수도 있다. 

결국 가장 가여운 사람은 이런 어른들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인해 희생된 4살 여자아이이다. 

거짓과 비밀, 치정, 시기 등으로 둘러싸인 이들 가족 구성원의 이야기를 맞닥뜨리면서, 이들 가운데 결국 가장 나쁜 사람은 누구일까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다. 

 

이 작품은 추리과정도 복잡하게 꼬여있지 않고, 그냥 화자의 이야기에 몰입해 따라 읽으면 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더욱 매력있었던 작품이다. 사전지식 없이 그냥 만나볼 것을 추천한다.

 

 

소설 백광은 반전이 백미인 추리소설인 만큼 지금 출판사에서
"범인의 정체에 놀라지 않았다면 전액 환불해드립니다." 환불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벤트 내용은 (@studioodr) 에서 확인해주세요.

 

 

 [ 모모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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