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힘 (프레더릭 레이턴 에디션) - 최상의 리듬을 찾는 내 안의 새로운 변화 그림의 힘 시리즈 1
김선현 지음 / 세계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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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고 멋진 그림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건 알지만, 그림으로 마음의 병을 치유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많이 들어왔음에도 솔직히 반신반의해왔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조금은 이해가 가고 그림을 대할 때 순간순간의 내 자신의 감정을 생각해보니 과연 미술치료라는 것이 가능하겠구나 싶다.

그 '치유'라는 단어가 어떻게 보면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미술 에세이를 좋아하는 내가 그동안 수많은 그림들을 책을 통해 만나봤을 때, 평온해지거나 불안해지거나 웃음이 절로 나거나 슬프거나..하는 이러한 감정이 들었던 경험을 되살려보면, 바로 이런 감정들을 끄집어내고 도닥여주고 환자 스스로가 마음을 새롭게 만들어나가는 것이 치유의 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는 미술치료계의 최고 권위자인 저자가, 20여년 동안 미술치료를 하면서 가장 효과가 있었던 명화들만 엄선해서 수록해 놓은 책이기에 상당히 신뢰가 가고 작품 한 점 한 점이 굉장히 의미있게 다가온다.

수많은 작품들 가운데 몇 개만 꼽아보면,

 


짜증을 풀려면 붉은 방에 가라. 빨강은 사람을 흥분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더 짜증이 날 것 같지만, 상승과 분출에는 해소라는 기능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짜증이 날 때 빨간색을 보는 것은 결코 나쁘지 않다고 한다. 예시로 든 그림은 마티스의 ' 붉은 조화 ' 이다.

 


긴장을 풀어주는 노랑의 힘 !!

폴 고갱의 ' 기도하는 브루타뉴의 여인 ' 에서 여인의 노란 옷색깔은 밝고 긍정적인 사고를 하도록 돕고, 화면을 꽉 채울 정도의 풍만함과 따스한 옷의 질감 덕분에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중요한 시험이나 면접, 미팅 등을 앞두고 이 그림은 마음의 평화를 얻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피하지 않고 그 문제에 빠져들면 큰 위안이 된다고 한다.

후고 짐베르크의 ' 부상당한 천사 ' 를 통해 낙심한 사람은 천사와 자신을 동일시하게 되고, 이것이 바로 치료의 일환이 된다고 한다.

천사를 도와주는 힘없는 어린 소년들의 모습 또한 큰 위안을 받는다고 한다.

굉장히 인상적인 그림이다. 너무도 힘없어 보이는 천사도 천사지만 뒤의 소년의 심술난듯한 뿌루퉁한 인상은 순간 웃음짓게도 만든다.

 

 


저자는 어린아이들의 정서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그림 가운데 하나로, 파울 클레의 '세네치오' 를 꼽는다.

아이들에게는 무조건 재미있는 그림이 가장 좋다고 하는데, 색상 또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빨강,주황,노랑이 모두 적절히 들어가 있다는 점도 추천요인 중 하나이다.

 

책의 앞표지에 일반적으로 표시되는 책제목 출판사명 등 그 어떤 것도 담아내지 않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오롯이 < 불타는 6월 > 이라는 작품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독특한 표지디자인의 힘도 굉장하다. 표지에는 이러이러한 것들이 당연히 들어가야 한다고 믿었던 것들의 있고 없음이 이토록 큰 차이를 줄 줄이야..

2015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이유를 알 만 하다.

 

 

 

 

[ 세계사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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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자연에 기대어
레이첼 카슨 외 지음, 스튜어트 케스텐바움 엮음, 민승남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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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문제에 직면한 현대사회를 지키기 위해 생태학자, 조경가, 농부, 시인 등 21명의 작가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간은 거대한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의지해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내용들을 가장 함축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제목이다.

스튜어트 켄스텐바움라는 인물은 코로나로 전세계가 혼란에 휩싸이는 5월의 어느 날 책 위로 떨어진 단풍나무 씨앗 하나를 발견하고, 이 시기에도 자연은 끊임없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아주 단순한 경험에서 확고한 진실을 깨닫게 되고, 그러한 이유로 21명의 목소리를 한데 엮어 한 권의 책으로 만들게 된다.

 

살얼음이 아직 남아 있는 늦겨울의 연못 수영, 깊은 바다 속 프리다이빙, 선선한 가을밤 뒤뜰 해먹에 누워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등 작가들의 다양하고 독특한 경험담은 자연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가는 느낌이다. 물론 이 경험담을 통해 인간은 자연을 보호하고 자연에 의지해야만 한다는 사실이 더욱 실감나기도 하다.

 

< 옥스퍼드 어린이 사전 > 에서 도토리, 미나리아재비, 개암나무, 왜가리, 수달 등의 단어들은, 블로그, 첨부, 음성메세지 등의 단어추가에 밀려 사전에서 누락되었다는 점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사실이라 씁쓸하고 자연과 점차 멀어지는 아이들의 정서가 안스럽기만 하다.

수중 세계는 귀가 먹먹할 정도로 고요할꺼라는 예상과는 달리 산호들, 비늘돔 등 바다속 생물들이 내는 소리로 엄청나게 요란하다고 한다. 산소마스크를 쓴 채 깊은 수중의 세계에 머무는 동안 내 숨소리가 가장 요란하게 느껴질 것 같았는데..

 

우리 인간들은 먹거리 체계를 바꾸고 동물과 자연을 존중함으로써 둘 다 살아남을 수 있고, 이를 위해 도시의 버려진 땅이나 운동장, 교회 잔디밭 등을 이용해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면서 동시에 일자리 기회도 제공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여러 작가의 글 중 특히 맥스 모닝스타의 글이 맘에 와 닿는다.

자연은 자애롭지도, 악의적이지도 않고 단지 무심할 뿐이고, 영원의 가치를 지닌 체험은 한순간에 지나가버리고 우리들은 지나간 후에야 깨닫게 된다. 다음번엔 계절이 가기 전에 더 많이 주목하고 음미하리라 다짐한다고..

그러나,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아마도 매년 후회하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고 잊고 그러한 반복을 거치며 인생의 시계가 흐르는 것이 아닐까 !!

 

얇은 분량이지만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강렬하고 묵직하다.

거대한 자연 앞에서 우리 인간들은 한낱 미물에 불과하지만 자연은 결코 인간을 배신하지 않음을 다시 한번 기억해야 할 것 같다.

 

 

[ 작가정신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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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장소들의 지도 - 잃어버린 세계와 만나는 뜻밖의 시간여행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성소희 옮김 / 한겨레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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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뒷글자인 '지도'가 조금 걸리긴 하지만, 제목 앞부분의 '사라져가는 장소들' 이라는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매력적인 소재의 단어를 보고 고민할 것도 없이 선택한 책이다. 그리고, 지도와 그다지 친하지 않음에도 너무 좋은 책을 알게 되어서 참 좋다. 책속에 시원시원하게 그려진 지도를 보는 재미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내용들과 사진에 굉장히 만족한다.

 

총 4부로 구성되어졌고 전세계 37곳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된다.

먼저 1부에서는 동서양의 고대도시를 만나볼 수 있다. 파키스탄의 모헨조다로(이름은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몽골,중국의 상도, 2004년 인도네시아의 대지진으로 인도에 몰아닥친 거대 쓰나미 덕분에 발견된 인도의 마하발리푸람, 그리스의 헬리케, 요르단의 페트라, 그리고 유명한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등이 소개된다.

 

2부는 더 이상 찾아갈 수 없는 도시와 마을,섬에 대한 이야기이다.

- 페루의 찬찬은 반란군과 침략군들에 의해 많은 부분이 약탈당한 후 오랜기간 방치해둔 탓에, 1986년 뒤늦게 도시유적 보존작업이 시행되었지만 너무도 빠르게 진행되는 침식과정으로 조만간 이 도시는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 영국의 플리트강의 배들은 13세기까지만 해도 운송수단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었지만 런던 성벽 바깥의 거주인구가 늘어나면서 플리트강은 빠르게 오염되고 결국에는 복개천이 되어 하수관이 되고 말았다.

- 일본의 에산베하나키타코지마(이름이 정말 길다...) 라는 홋카이도 최북단의 작은 섬은 비록 무인도이긴 하지만 일본 영해를 결정하는 중요한 섬이었는데, 언제 어떤 이유로 갑자기 섬이 사라져버렸고 그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일본의 숨은 섬에 관한 도감을 펴낸 기자에 의해서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섬이 워낙 많은 나라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소중한 영토에 대한 관리가 소홀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러면서 남의 땅은 계속 탐내고..)

 

3부와 4부는 인간의 개입과 자연현상 그리고 기후위기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곳들이 소개가 된다.

멕시코의 치와와사막, 말리의 팀북투, 중국의 만리장성, 남태평양의 투발루, 유럽의 다뉴브강, 요르단의 사해, 콩고의 열대우림 등등 가장 흥미롭게 읽힌 부분이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더러운 강 중 하나' 로 꼽히는 인도의 야무나강의 수질오염으로 타지마할이 누렇게 변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국가에서도 그 심각성을 알아 대책을 세우는 등 노력은 하는 것 같은데 결과가 미비한 듯 하다.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는 해수면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30년 안에 완전히 물에 잠겨서 살 수 없는 곳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내년 초 베네치아 여행계획을 잡길 잘 했다는 생각이 문득 들면서도 참 안타깝기만 하다.

 

한 장소의 소개가 좀 더 길었으면 자칫 지루할 수도 있었을텐데 호기심으로 읽기에 딱 좋은 분량이지만 결코 내용이 허술하거나 가볍지 않다.

게다가 각 장소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특별제작지도들도 꽤 좋았고 특히 내셔널지오그라픽의 사진을 보는 듯한 고퀄리티 수준의 시원시원한 사진이 압도적이다.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만난 듯한 느낌이 든다.

 





 

 

 

[ 한겨레 출판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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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 - 그웬과 아이리스의 런던 미스터리 결혼상담소
앨리슨 몽클레어 저자, 장성주 역자 / 시월이일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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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편집


 

핑크빛 표지만 보고 현대 로맨스 소설인가 싶어서 큰 관심이 없다가, 인스타 블로그 이웃분들의 리뷰들을 보고 배경도 2차 세계대전후의 영국인데다 로맨스물이 아닌 추리미스터리물인 걸 알고 뒤늦게 관심이 간 작품이다.

받아보고 생각보다 두꺼운 분량이 맘에 들었고 내용은 두께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술술 잘 읽힌다.

 

그웬과 아이리스는 파티에서 우연한 만남 이후 자립을 위해 살짝 충동적으로 결혼상담소를 개업하게 되는데, 불행하게도 손님인 탈리의 상대를 찾는 도중, 탈리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경찰이 밝힌 그 사건의 용의자는 다름 아닌 자신들이 탈리의 상대로 점찍었던 남편감 후보인 트로워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신들의 사업을 살릴 목적으로 경찰에 의지하지 않고 직접 범인을 찾아 나서게 된다.

 

증거며 상황은 트로워에게 불리하기만 하고 두 주인공은 탐정 비슷한 경험조차 한 적도 없는데, 과연 트로워의 무죄를 증명할 수 있을까? 아님 경찰의 판단대로 트로워가 진짜 범인인걸까..

일단 트로워가 범인이라고 단정지은 이상 경찰수사는 더이상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금도 그렇지만 옛날에는 이렇게 허술한 과정으로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린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전쟁 후 피폐했던 영국이 조금씩 회복되어가는 과정과 그 당시의 영국인들의 삶이 소설 곳곳에서 보여지는데 이 점이 또한 매력있게 느껴진다. 한 편의 코지미스터리의 느낌도 나고 정통 추리물의 분위기도 느껴지면서 역사소설로도 볼 수 있다.

그웬과 아이리스의 '바른만남 결혼상담소' 가 아니라 '런던 미스터리 탐정사무소' 로 영업명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외모도 성격도 배경도,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주인공.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

멋진 역사추리 시리즈의 출발이 반갑기만 하다. 후속작부터는 이 두 주인공의 탐정으로서의 본격적인 활약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 시월이일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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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증인 - The Last Witness
유즈키 유코 지음, 이혁재 옮김 / 더이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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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읽어도 흥미로운 법정소설의 가장 큰 묘미는 역시, 법정에서 펼치는 법정 공방과 반론, 막판 뒤집기인데 이 책에서도 그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한 호텔에서 불륜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한 남녀의 몸싸움은 아마도 이것이 살인사건으로 연결되어지는 것 같은데, 아무 의심없이 당연하게 여겼던 피해자와 가해자가 어느 순간 헷갈리게 만드는 재미가 있다.

 

이 소설은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어린 아들의 사건 발생 7년 후 치밀한 계획하에 벌이는 복수극을 중심으로, 검사 출신 변호사가 호텔 치정살인사건에서 가해자의 변호를 맡고 거의 질게 뻔한 재판에서 최후의 증인을 내세우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이 재판의 판결과 7년 전 어린 소년을 죽게 만든 사건이 어떻게 교묘하게 연결지어지는지 마지막까지 그 흥미를 이어간다.

 

읽는 내내 혼자 화가 나고, 힘없는 시민의 억울한 죽음이 우리나라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기에 참 먹먹하기도 하다.

한 어린 소년을 음주운전자의 과속차량으로 한순간에 죽음으로 내몰게 한 사건이 발생하지만 그 가해자는 공권력을 등에 업고 불기소처분되고, 게다가 유일한 목격자인 소년의 친구의 증언도 무시당한 채, 사건은 피해자 소년의 신호위반으로 종결된다.

 

한순간에 자녀를 잃은 부모의 심정은 어떨지..장례식에조차 얼굴을 내밀지 않은 피해자라면 그 어느 누가 죽이고 싶지 않을까.

사건장소의 증인을 찾아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는 것도 몇 년. 점차 주변인들의 기억 속에서도 잊혀져 가고 부모의 가슴에는 한만 남는다.

 

결국 부모가 선택한 복수의 길 !! 독자로 하여금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고 당연스럽게 스토리를 따라 가게 만들다가 뒷통수를 치는 구성이 꽤나 재밌다.

뻔뻔한 가해자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 사가타가 중반까지는 밉기도 하고, 뭣 때문에 이런 자를 변호하려 할까 싶었는데 마지막에 가서야 그 의도를 알아채고 통쾌한 맘마저 든다.

이 변호사 사가타가 검사로 활약하는 내용인 사가타 검사 시리즈도 읽어보고 싶어진다.

과연 검사로서의 사가타는 어떤 모습으로 보여질지..

 

 

 

 

 

 

 

[ 더이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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