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장소들의 지도 - 잃어버린 세계와 만나는 뜻밖의 시간여행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성소희 옮김 / 한겨레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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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뒷글자인 '지도'가 조금 걸리긴 하지만, 제목 앞부분의 '사라져가는 장소들' 이라는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매력적인 소재의 단어를 보고 고민할 것도 없이 선택한 책이다. 그리고, 지도와 그다지 친하지 않음에도 너무 좋은 책을 알게 되어서 참 좋다. 책속에 시원시원하게 그려진 지도를 보는 재미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내용들과 사진에 굉장히 만족한다.

 

총 4부로 구성되어졌고 전세계 37곳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된다.

먼저 1부에서는 동서양의 고대도시를 만나볼 수 있다. 파키스탄의 모헨조다로(이름은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몽골,중국의 상도, 2004년 인도네시아의 대지진으로 인도에 몰아닥친 거대 쓰나미 덕분에 발견된 인도의 마하발리푸람, 그리스의 헬리케, 요르단의 페트라, 그리고 유명한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등이 소개된다.

 

2부는 더 이상 찾아갈 수 없는 도시와 마을,섬에 대한 이야기이다.

- 페루의 찬찬은 반란군과 침략군들에 의해 많은 부분이 약탈당한 후 오랜기간 방치해둔 탓에, 1986년 뒤늦게 도시유적 보존작업이 시행되었지만 너무도 빠르게 진행되는 침식과정으로 조만간 이 도시는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 영국의 플리트강의 배들은 13세기까지만 해도 운송수단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었지만 런던 성벽 바깥의 거주인구가 늘어나면서 플리트강은 빠르게 오염되고 결국에는 복개천이 되어 하수관이 되고 말았다.

- 일본의 에산베하나키타코지마(이름이 정말 길다...) 라는 홋카이도 최북단의 작은 섬은 비록 무인도이긴 하지만 일본 영해를 결정하는 중요한 섬이었는데, 언제 어떤 이유로 갑자기 섬이 사라져버렸고 그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일본의 숨은 섬에 관한 도감을 펴낸 기자에 의해서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섬이 워낙 많은 나라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소중한 영토에 대한 관리가 소홀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러면서 남의 땅은 계속 탐내고..)

 

3부와 4부는 인간의 개입과 자연현상 그리고 기후위기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곳들이 소개가 된다.

멕시코의 치와와사막, 말리의 팀북투, 중국의 만리장성, 남태평양의 투발루, 유럽의 다뉴브강, 요르단의 사해, 콩고의 열대우림 등등 가장 흥미롭게 읽힌 부분이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더러운 강 중 하나' 로 꼽히는 인도의 야무나강의 수질오염으로 타지마할이 누렇게 변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국가에서도 그 심각성을 알아 대책을 세우는 등 노력은 하는 것 같은데 결과가 미비한 듯 하다.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는 해수면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30년 안에 완전히 물에 잠겨서 살 수 없는 곳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내년 초 베네치아 여행계획을 잡길 잘 했다는 생각이 문득 들면서도 참 안타깝기만 하다.

 

한 장소의 소개가 좀 더 길었으면 자칫 지루할 수도 있었을텐데 호기심으로 읽기에 딱 좋은 분량이지만 결코 내용이 허술하거나 가볍지 않다.

게다가 각 장소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특별제작지도들도 꽤 좋았고 특히 내셔널지오그라픽의 사진을 보는 듯한 고퀄리티 수준의 시원시원한 사진이 압도적이다.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만난 듯한 느낌이 든다.

 





 

 

 

[ 한겨레 출판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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