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앤드)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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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전미 대륙에서 6초마다 한 권씩 팔렸다는 이 책.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에밀리 블런트가 주연으로 나왔던 영화도 평이 꽤 좋아 원작소설이 굉장히 궁금해진다.


주인공 레이첼은 매일 8시 4분 런던행 기차를 탄다. 기차 안에서 그녀는 매일 한 쌍의 남녀를 주시하고 관찰하는데 더할 나위 없이 사이가 좋은 그들을 보면서 부러워하고 자신의 행복했던 과거의 시간을 그려보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여자가 남편(혹은 애인)이 아닌 다른 남자와 불미스런 행동을 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나중에 그녀가 실종되는 사건까지 일어나게 되면서 레이첼은 이 사건에 조금씩 발을 들여놓게 된다.


주인공 레이첼은 알콜중독자이고 실업자이고, 단기기억상실증 환자이다.

불륜으로 이혼 후 상대방 여자와 결혼해 아이까지 낳고 행복하게 사는 남편 톰을 잊지 못해 계속 연락을 하고, 기차안에서 관찰했던 대상이 실종되면서 자신의 목격장면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사건에 자꾸 개입하는 등 레이첼의 집착증상은 상당한 듯 싶다.


레이첼과 레이첼이 기차안에서 관찰했던 대상의 한 명인 메건이라는 여성. 그리고 남편 톰의 현재 부인인 애나.

이 3명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번갈아 서술되고, 남편 톰과 메건의 남편인 스콧 이렇게 5명의 인물이 등장하는데, 메건의 실종 이후 이 모든 인물들이 조금씩 수상하게 다가온다. 하물며 초반에는 실종자인 메건조차도 자작극인 것 같은 느낌도 들었고..






몸에는 상처가 나 있고 피까지 묻은 채로 아침에 눈을 뜨지만 그 전날 일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얼마나 두렵고 끔찍할까..레이첼이 처한 이런 상황이며, 알콜 때문에 자꾸만 무너져내리고 자신감을 잃은 그녀가 조금은 안됐다는 생각도 든다. 기차 안에서 오랜 기간 관찰하는 대상에 대해 상상 속 이름도 짓고, 그들의 관계를 혼자 추측하고 부러워하고..매일 같은 시간에 눈에 들어오는 장면이며 대상이 있다면 어느 누구라도 이렇듯 혼자 상상공상 다 할꺼라는 생각도 든다.


사건보다는 심리에 중점을 두며 풀어나간 스토리이고 초반 전개가 조금 더디고 주인공들의 행동이 답답한 면이 없진 않지만,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작품이다.

알콜중독에 빠져 불안한 매일을 사는 레이첼의 모습을, 영화에서는 과연 에밀리 블런트가 어떻게 연기했을지 영화가 급 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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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 나는 자전거와 사랑에 빠졌다 - 은퇴한 70대 누런콩의 2,239km 국토완주기
민창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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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제목도 멋지고, 저자의 마인드도 멋지다 !!

안경점 응모권에 당첨되서 받은 자전거가 저자의 인생에 이렇게나 멋진 계기가 될 줄이야..

같은 기회가 오더라도 누군가는 그냥 흘러보낼 수도 있었을텐데, 저자는 운명과도 같은 그 자전거와의 만남을 인생의 전환점에 아주 시기적절하게 잘 이용하셨다.


여행기는 참 좋아하지만 언젠가부터 시중에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책들이 대부분 내용도 가볍고 크게 공감가는 부분이 없어 점점 여행기와 멀어지고 있는 요즘, 이 책은 단순히 여행에 관한 이야기 외에도 인생의 경험담이 녹아들어 있고, 인생의 선배로써 들려주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마주하며 역시 연륜은 무시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매력은 화려한 수식어를 동반하지 않은 문장들에서 수수하고 담백한 맛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책의 챕터마다 담겨 있는 한줄 명언 '일흔의 한 마디' 도 굉장히 맘에 와 닿고, 국토를 종주하는 중간중간 들른 음식점에서의 시골밥상은 더할 나위 없이 맛나보인다. 여행과 삶에 대한 이야기도 적절히 어우러져 지루한 줄 모르고 읽힌다.


일흔이 되어도 사그라들지 않는 그 열정.

물론 자전거에 푹 빠져 일흔의 나이에 국토완주에까지 도전했지만, 이러한 열정은 결코 한 순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인생을 허투루 살지 않고, 삶을 사랑하는 분이 아니실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 회사생활도 굉장히 성실하게 임하셨을 것 같다.


일흔의 나를 상상해본다. 과연 나는 그 나이에 도달했을 때 무엇에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게 될까?

열정의 대상을 우연으로라도 만나게 된 저자가 부럽기도 하다.

퇴직을 앞둔 분이나, 중년 이후의 삶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신 분들이 읽으면 특히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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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눈을 감지 않는다 - 연쇄살인범의 딸이 써 내려간 잔혹한 진실
에이프릴 발라시오 지음, 최윤영 옮김 / 반타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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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2번의 탈옥, 4번의 방화...그리고 5건의 살인사건을 저지른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 에드워드 웨인 에드워즈 ' 는 FBI의 10대 지명수배자 가운데 한 명이다.

이 책의 저자 에이프릴은 바로 이 웨인의 첫째 딸로, 성인이 되고 자신의 가정을 꾸린 후에야 자신의 아빠가 악마의 탈을 쓴 살인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많은 고민과 갈등 끝에 그를 고발하기에 이른다. 그녀의 동생들은 고발 후에 자신들의 삶에 미칠 영향이 두려워 극구 반대하고, 고발 후에는 에이프릴과 연을 끊는다.


이 책은 4명의 동생과 함께 아빠의 기이한 행동과 극과 극을 달리는 성격으로 인해 불안의 나날을 보내는 한편으로는 아빠에 대한 사랑의 감정도 품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그린 범죄고발 실화 에세이이다.


일반적인 사이코패스들의 경우처럼, 웨인 또한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고 신뢰감을 주고(이러한 신뢰감을 바탕으로 엄청난 사기도 부리지만) 자상한 이미지를 부여하지만, 집안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행동으로 애정과 폭력의 양극을 보여준다.

자식들을 끔찍히 사랑하는 것 같으면서도, 2살부터 7,8살 먹은 에이프릴까지 5명의 어린 자녀들의 고통에 즐거워하는데, 맘에 들지 않을 때는 어린 딸의 머리채와 팔을 순간 들어올려 반대편 벽에 던져버리고, 벌의 일종으로 어리디 어린 자녀를 인형처럼 천정의 줄에 매달고, 전기가 흐르는 곳에 오줌을 싸게 하고, 아이들을 향해 총을 쏘는 등의 가학적인 행동까지 서슴치 않는다.

엄마 또한 가정폭력의 피해자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어린 자녀들이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당하는 순간에도 전혀 그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침묵으로 일관한다.





그 어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이야기.

사이코패스가 가정에서는 과연 어떤 행동을 하는지..가장 가까운 가족의 위치에서 오랜 세월 경험했던 이야기들이 읽는 내내 소름끼치도록 무섭다.


밝혀진 것만 5명이지만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더 빨리 신고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자신의 아빠를 신고했다는 죄책감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통을 받지만, 그녀의 큰 용기와 행동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소재 자체가 원체 파격적인 덕분일 수도 있겠지만, 내용이나 전개면에서도 몰입감이 장난 아니다.

500쪽이 넘는 두께임에도 순식간에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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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저택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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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너무 궁금했던 미미여사의 에도시리즈를 드디어 만나보았다.

기타기타 시리즈라는 것도 이번에 첨 알았는데, 도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어떤 분위기이길래 그토록 이 시리즈의 팬이 많은건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에도시대 배경의 작품은 내겐 너무도 낯설어서 선뜻 도전하기가 쉽지 않았다.


첨에는 제목만으로 굉장히 쫄았었는데, 사실 제목과 관련된 사실적인 귀신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리고 예상과는 달리 분위기도 무겁지 않다. 오히려 인간적인 분위기가 많이 느껴지고 캐릭터들이 입체적으로 통통 튀는 느낌이다.

에도시대의 신분제도를 느낄 수 있는 내용들이 많고, 특히나 그 시대의 먹거리가 정말 많이 등장해서 이야기와는 별개로, 하나하나 찾아보고 싶을 정도로 궁금증을 자아낸다.






제목의 귀신 저택의 내용은 두 번째 이야기에서 등장하는데, 이야기가 단독인 듯 싶지만 첫 번째와 이어지는 부분도 있어서 연작의 느낌이 더 크다.

나는 이 시리즈가 첨이라 잘 몰랐는데, 책 속 주인공들이 이 시리즈에서 계속 등장하나보다.

주인공 기타이치는 예리한 탐정의 이미지와는 조금 거리가 멀지만 인간미가 팍팍 느껴지는 정겨운 캐릭터이고, 짱구라는 인물은 이름 자체로 쉽게 잊히지 않을 듯하다. 특출한 능력을 가진 기타지와 기카이치의 티각태각하면서도 서로를 챙기는 모습에 미소가 절로 나고, 앞을 보진 못하지만 뛰어난 청력을 지니고 지혜롭게 사건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마쓰바 마님은 든든하기만 하다.






없어져도 찾는 이 조차 없고, 누구 하나 걱정하는 사람이 없는 여성성을 상대로 행해지는 연쇄살인사건은 소설 속 에도시대 때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서양에서도 동양에서도, 먼 과거에도, 현재에도 이런 사회적 약자를 겨냥한 사건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두 편의 이야기 다 흥미로웠지만 갠적으로는 특히 1편의 이야기가 재밌다.

목욕탕이라는 다소 독특한 배경도 그렇고, 이 시리즈의 주인공들을 한 명 한 명 만나는 재미도 꽤나 좋다.


혼자 생각해 왔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지만, 소박하고 인간적인 서민들의 모습을 마주하는 즐거움이 컸던 작품이다. 이제 조금씩 이 작가의 작품도 도전해봐야겠다.

그나저나 원서의 표지는 국내표지와는 분위기가 정말 다른데, 왠지 코믹스럽고 가벼운 소설 같은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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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고 - 세계사를 훔친 오류와 우연의 역사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글루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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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아메리카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콜럼버스인데, 왜 그의 이름을 따서 콜럼비아라 칭하지 않고, 뜬금없이 아메리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을까?

그에 대한 믿지 못할 역사적 오류에 대한 이야기가 한 편의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아메리고 베스푸치. 수업시간에 이 이름을 들은 기억이 전혀 없고, 아메리카라는 명칭을 이 사람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베스푸치는 다른 탐험가들처럼 돈과 황금 등의 물질에 대한 욕심도 없었고, 그저 신대륙을 찾고 싶다는 일념 하나만 가지고 있었던 항해가였다. 정작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는 그 땅이 신대륙이 아니라 인도였다고 믿었고, 베스푸치는 그 땅이야말로 신대륙, 신세계임을 세상에 인지시켰다.


몇 가지 역사적 오류가 있지만 신대륙이 베스푸치의 이름으로 명명된 가장 큰 계기는, 바로 지도 제작자인 마르틴 발트 제뮐러가 자신의 책인 < 지리학 입문 > 에서 신대륙을 발견한 사람을 베스푸치로 기록한 데에 있다.

그 후 베스푸치의 명성은 나날이 하늘로 치솟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는 이 점에 대한 의혹을 가지며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는 분위기로 전환되면서 베스푸치를 사기꾼으로 치부하는 사람들도 등장하게 되고, 동시에 콜럼버스라는 이름이 다시 인기를 얻게 되기도 한다.

정작 본인들은 죽고 난 후라, 후대에 자신들에 대해 이렇게 왈가왈부할꺼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듯 하다.






츠바이크는 이렇듯 말도 안되는 순간적인 오류와 우연으로 인해 아메리카로 불리게 된 사연을 낱낱이 추적하고 풀어가는데, 누가 옳고 그른지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양쪽을 지지하는 견해를 나열하고, 콜럼버스와 베스푸치의 인간적 관계도 조명하고 있다.


일단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의 신간이라 정말 반가운 맘으로 신나게 읽어 내려갔고, 내용 자체도 매우 흥미로워서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역사에 있어서 진실이란 존재하는가,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과연 어느 부분까지 믿어야 할까..등등에 대한 의문도 가지게 된다.


츠바이크가 쓴 평전들을 가장 좋아하지만 소설도 그만의 매력적인 문체 덕분에 아주 재밌게 읽히는데, 이번 책 역시 츠바이크가 뛰어난 스토리텔러 작가라는 사실과 정말로 해박한 역사 지식을 가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역사의 숨겨진 진실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특히 재밌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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