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스완 - Black S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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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고 연약하게만 느껴지던 그래서 로맨스 영화에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나탈리 포트만에게 이런 강한 포스를 느껴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이번 작품에서의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는 정말로 대단하다.
더군다나 보통 작품도 아닌 그 유명한 백조의 호수의 백조와 흑조를 연기하기 위한 필수적 요소인 발레를 완벽히 소화해 낸 그녀의 완벽성.
영화속 니나의 완벽을 추구하려는 모습은, 공부든 연기든 어느 분야에서든 완벽을 추구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나탈리 포트만의 모습과 흡사하게 느껴진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전문 발레리나를 뺨칠 정도(기술적인 면에서는 전문가가 아니라 뭐라 평은 못하지만)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보면서 나탈리 포트만은 발레를 했었어도 정말 성공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미지가 너무 잘 어울린다.

백조의 호수 공연에서 1인 2역을 하게 되어 있는 백조와 흑조. 우아하고 섬세한 이미지의 니나는 백조연기는 완벽하게 해내지만 사악하고 온 몸에서 강렬한 이미지를 분출시켜야 하는 흑조의 연기는 부족하기만 하다. 이제 내면의 그녀에게 어떤 변화가 필요할 때이다. 이렇듯 이 영화에서는 흑조의 완벽한 연기를 해내기 위해 나타나는 주인공 니나의 망상과 강박증에 의해 그녀가 서서히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예전에 유니버셜 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공연을 봤을 때도 백조보다는 흑조의 이미지가 더 강하게 다가왔는데 정말 그 때 흑조의 모습은 사람을 빨아들이는 듯한 압도적인 분위기였다.

영화내내 보여지는 발레공연의 연습장면과 발레리나들의 세세한 모습들 토슈즈의 발끝, 니나가 몇번이나 보여줬던 화장법 그리고 너무도 귀에 익고 가슴에 남아있는 백조의 호수 발레곡과 공연모습을 보면서 마치 한편의 발레공연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였다.
영화를 보면서 이 발레공연을 꼭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마도 다음에 공연을 본다면 이미 예전의 백조의 호수에서 느꼈던 그 감동보다는 자꾸만 그 속의 백조와 흑조의 모습에서 니나의 모습을 떨쳐 버릴 수가 없을 듯 싶다.

엄청난 몰입도와 긴장감이 들게 하는 블랙 스완. 나탈리 포트만이 니나이고 니나가 곧 나탈리 포트만이라는 착각에 들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연기였다.

이 블랙스완은 반드시 대형스크린 영화관에서 봐야 제대로 그 묘미를 느낄 수 있을 듯 싶다. 이런 영화를 3D로 보면 또 어떤 느낌일까...
개인적으로 포스터는 외국포스터가 더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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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텀 - Sanctum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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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하는 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것이 다큐영화이건, 재해영화이건..특히 우주와 해저탐험을 소재로 한 영화는 빼놓지 않고 보는 편인데 그런 나에게 3D 해저탐험 어드벤처영화인 생텀은 더할 나위 없는 매력을 안겨준 영화였다.

일단 보기만 해도 너무도 아찔할 정도의 깊고 거대한 해저동굴이 쩍~하니 입을 벌리고 있는 처음 장면을 보면서 아~저 동굴에서 모험이 시작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약간의 공포가 밀려온다.
아들에게 동굴에 괴물이나 뭐 그런거 나오냐고 물어보니 그런건 전혀 안나온다고 해서 일단 그런 점은 안심을 했지만..이런 동굴에서 괴물까지 나와버리면 정말 너무 끔찍해진다. (그러나 꼭 그런 공포의 대상이 외적인 대상에만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이 영화를 보면서 느끼게 된다. 그 공포의 대상은 바로 나 자신. 죽을 수도 있다는 극도의 불안감과 그로 인해 분출되는 내면의 본능에 있다는 사실)

영화초반부터 사고의 암시는 여기저기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보조 산소통을 놓고 가는 순간의 실수로 끔찍한 상황을 접하게 되는 전문 스쿠버. 그런 상황에서 산소호흡기를 나눠 쓸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듯하다. 그걸 알면서도 그 몇 초의 장면은 순간적인 인간의 본능을 아주 리얼하게 느낄 수 있었고 너무도 숨막히고 내가 사고를 당한 것처럼 끔찍하기만 하다.

그렇게 한명의 전문스쿠버가 죽고 침체된 분위기에 설상가상으로 지상에서는 열대폭풍우가 몰아쳐 동굴에서 나가는 통로가 모두 차단되어 버리고 몇시간내에 동굴도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 깊고 깊은 해저동굴에서 빠져나가기 위한 대탈출 모험이 시작되는데 그 도중에도 대원들은 하나둘씩 죽어나가고 그런 상황에서 인간은 점점 나약해지고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로 변하게 된다.

그러나 자식에 대한 부모의 마음은 자신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살고 싶은 인간의 본능보다 더 강하게 작용한다. 처음 장면에서 동료의 죽음을 눈앞에 두고도 자신의 산소 호흡기를 뗄 수 없었던 아버지 프랭크지만 나중에 아들과의 생사의 갈림길에서는 그런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내가 그 상황에 놓인 듯한 리얼체험~
내용자체야 대부분의 재난영화가 보여주는 그런 내용이라 특별하다는 느낌은 안 들지만 2시간내내 긴박감과 공포감, 인간의 본능과 부성애를 느끼기에 충분한 영화였다.
굳이 아바타의 특별한 감동을 기대하지 않아도 이 영화도 나름대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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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사랑을 모르는 남자와 산다
김윤덕 지음 / 푸른숲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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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배우고 못 먹어도 유독 자식에 대한 희생정신만큼은  강했던 우리네 엄마들때부터 현대의 미시족들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아내들에게는 참으로 할 말이 많을 듯 하다.
또한, 기러기 아빠가 되기도 하고 주말도 반납한 채 회사에 치여사느라 가족구성원에서도 슬그머니 제외되어 소위감을 느끼기도 하는 대한민국의 남편들도 나름대로 할 이야기가 많을 듯 하다.

이렇듯 생면부지의 남자와 여자가 눈에 콩깍지가 씌워, 혹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결혼하게 되고 한 가족을 이루어 신혼 초에는 알콩달콩, 아이 한 둘이 생기면 티격태격 다퉈가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나만 가장 힘들고 불행하고 재미없는 남편과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쏘~옥 들어갈 정도로 다 사는게 비슷비슷하기만 하다.  

예전에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던 [줌마병법]이라는 칼럼에 새로운 이야기를 추가해서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이 책은 그 당시 여성독자는 물론이거니와 남성독자들에게까지 열렬한 지지를 얻을 정도로 재미나다.

여자에게 있어서 시댁이라는 존재는 무엇일까..수많은 여성들이 며느리로 살아가고 그러다 누군가의 시어머니가 되고 또한 친정엄마가 되기도 한다. 시어머니가 하는 잔소리에 일일이 내면에 담긴 의도가 무엇일까 혼자 상상공상 다 하면서 머리 아파하지 말고. 그냥 가볍게 지나치자고 말한다. 가끔씩 같이 사우나라도 다니면 같은 여자로서 공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와의 관계는 서로의 압장에서 힘든 점을 말하기 보다 조금 더 이해하는 쪽이 강하다.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느끼게 된다. 시어머니의 존재가 점점 편하게 느껴지는 것을 보면서 나도 나이가 점점 들어가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저번 주에 [그대를 사랑합니다]라는 영화를 보면서도 들었던 생각인데. 미우나 고우나 남편과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 사는게 젤로 행복한 듯 싶다.
이 책을 읽고나면 지금 내 옆의 남편에게 웬지 모를 애틋함도 느껴지고 갑자기 시어머니께 안부전화 한 통 넣어보고 싶은 맘이 들 것이다. 물론 친정부모님께는 말할 것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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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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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풀의 원작을 보진 못했지만 일단 배우들만 보고도 꼭 보고 싶었던 영화이다. 보통 한 영화에 이렇게 내놓라 하는 배우들이 대거등장하는 경우 각 배우의 연기를 보는 맛은 있지만 그 영화자체는 어딘가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그다지 좋은 영화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그대를 사랑합니다] 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솔솔하지만 전체적으로 하나의 조화로운 색깔을 띠는 듯해서 더할 나위 없이 마음 따스하면서도 울컥해지는 감동을 선사해준다.
역시 연륜이 쌓인 명배우들의 명연기란 이런 것인가 보다.

외국영화를 보면 노년이 되어서도 예쁘게 치장하고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연애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고 그러한 소재를 다룬 영화들이 많은데 국내영화는 대부분이 젊은이들의 사랑만을 다뤄 아쉬운 적이 많았다. 그래서일까. 이 영화를 통해 홀로 남겨진 만석 할아버지의 이뿐 할머니에 대한 사랑의 감정. 그리고 그런 할아버지를 통해 태어나서 처음 행복을 느끼고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이는 이뿐 할머니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한편, 남편만을 의지하며 살아온 치매에 걸린 순이 할머니와 그런 아내를 평생 돌보며 사랑해온 군봉 할아버지의 애틋한 부부애는 너무 마음 따스하게 느껴지고 눈물을 자아내게 한다.

자식을 키우고 자식에게 올인했던 행복하면서도 희생적이었던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가버리고 다시 부부만 남게 되는 인생.. 그리고 결국에는 홀로 남게 되는 인생의 의미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또한,노년의 외로움과 배우자의 죽음 후에 홀로 남겨질 두려움. 이런 감정들이 벌써부터 공감이 간다.  

부부가 건강하게 오래 함께 사는 것이 더할 나위 없는 축복임을 다시 한번 느끼며 주위의 중년 노년부부들이 함께 보면 참 좋을 영화로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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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얼음 위를 건너는 법 - 인생을 달리는 법을 배우다
롭 릴월 지음, 김승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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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손에 잡힌 여행기이다. 오랜만이라고 해봤자 한달안짝이겠지만 그래도 내가 한달여 동안 여행기를 읽지 않았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는 대단한 기록이다.
그리고 슬슬 여행기에 목마를 즈음 어떤 신간이 나왔나 두리번거리던 참에 딱 내 눈에 들어온 책이 바로 [자전거로 얼음위를 건너는 법]이라는 책이다. 제목을 통해 자전거 여행일꺼라는 추측은 쉽게 할 수 있다.

여행기치고는 안에 사진은 고작해야 뒷부분에 흑백으로 몇 장 있을 뿐이지만 읽으면서 사진이 없는 것이 전혀 아쉽지 않을 정도로 재밌다. 물론 사진이 있었다면 상황을 이해하는데 훨씬 더 수월했겠지만..(그래서 나중에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그 느낌을 받을 수는 있었다.)

저자는 아주 평범한 중학교 지리교사이다. 누구나 그렇듯이 아주 우연한 기회에 러시아에서 런던까지의 길을 자전거로 여행하는 길을 떠나게 된다. 그러나 애초의 계획은, 몇년간 앞서 자전거 여행을 해오고 있는 든든한 친구 앨과의 동행이었다.그러나 너무 오랜 시간 함께 다니면서 둘의 사이는 점점 악화되고 드디어 각자의 여행길로 행선지를 바꾸게 된다.

보통 이런 힘든 여행기를 읽다 보면 저자가 무척 강인하고 외로움도 잘 견디는 듯해보인다. 책에는 그런 내용이 안 적혀있지만 읽으면서 그런 느낌이 들곤 했었다. 그런데 이번 여행의 저자 롭은 다르다. 겁도 많고 외로움도 잘 타고 실수연발에 여행내내(특히 친구엘과 헤어진 후에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런 점이 오히려 읽는 내내 공감대도 형성되고 진정 보통사람이 이룬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롭은 시베리아,중국,일본을 거쳐 우리나라도 잠시 지나치는데 동양을 전혀 접해본 적이 없는 서양사람의 눈에 비친 중국,일본,한국의 모습이 참 재밌다. 일본은 비데가 설치된 공중화장실이 너무도 깨끗한데 놀라고 공사판 인부들의 모습을 레고인형처럼 비유한 부분. 일본특유의 회사단체 아침체조를 보면서 느낀 부분이 참 재밌다. 반면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자전거를 타기에 너무도 위협적인 버스운전사들에 대한 이미지(이것은 중국이 최악이라고 나중에 다시 얘기하지만)와 북한을 방문한 후의 느낌들이 조금 아쉽기만 하다. 그에게 비친 한국은 별로 좋아보이진 않았기에..

저자 롭은 여행하는 내내 정말로 많은 사람을 만나고(몇단계의 소개를 거쳐 알게 된 사람이 수도 없다) 각 여행지마다 그들의 도움을 참 많이 받는다. 여행의 진정한 맛은 바로 이렇게 각 나라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데 있는 것 같다.

1년 계획했던 여행이 3년이나 걸렸지만 그 3년이라는 시간을 통해 롭은 매우 강인해지고 인생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

인생이 따분한 사람, 지금의 자신의 생활에 너무 안주해 있다고 느껴지는 사람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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