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배우고 못 먹어도 유독 자식에 대한 희생정신만큼은 강했던 우리네 엄마들때부터 현대의 미시족들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아내들에게는 참으로 할 말이 많을 듯 하다. 또한, 기러기 아빠가 되기도 하고 주말도 반납한 채 회사에 치여사느라 가족구성원에서도 슬그머니 제외되어 소위감을 느끼기도 하는 대한민국의 남편들도 나름대로 할 이야기가 많을 듯 하다. 이렇듯 생면부지의 남자와 여자가 눈에 콩깍지가 씌워, 혹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결혼하게 되고 한 가족을 이루어 신혼 초에는 알콩달콩, 아이 한 둘이 생기면 티격태격 다퉈가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나만 가장 힘들고 불행하고 재미없는 남편과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쏘~옥 들어갈 정도로 다 사는게 비슷비슷하기만 하다. 예전에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던 [줌마병법]이라는 칼럼에 새로운 이야기를 추가해서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이 책은 그 당시 여성독자는 물론이거니와 남성독자들에게까지 열렬한 지지를 얻을 정도로 재미나다. 여자에게 있어서 시댁이라는 존재는 무엇일까..수많은 여성들이 며느리로 살아가고 그러다 누군가의 시어머니가 되고 또한 친정엄마가 되기도 한다. 시어머니가 하는 잔소리에 일일이 내면에 담긴 의도가 무엇일까 혼자 상상공상 다 하면서 머리 아파하지 말고. 그냥 가볍게 지나치자고 말한다. 가끔씩 같이 사우나라도 다니면 같은 여자로서 공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와의 관계는 서로의 압장에서 힘든 점을 말하기 보다 조금 더 이해하는 쪽이 강하다.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느끼게 된다. 시어머니의 존재가 점점 편하게 느껴지는 것을 보면서 나도 나이가 점점 들어가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저번 주에 [그대를 사랑합니다]라는 영화를 보면서도 들었던 생각인데. 미우나 고우나 남편과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 사는게 젤로 행복한 듯 싶다. 이 책을 읽고나면 지금 내 옆의 남편에게 웬지 모를 애틋함도 느껴지고 갑자기 시어머니께 안부전화 한 통 넣어보고 싶은 맘이 들 것이다. 물론 친정부모님께는 말할 것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