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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앤 차일드 - Mother and Child
영화
평점 :
현재상영
여자는 아이를 낳고 나서야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어른이 된다. 고 했던가...
모성이라는 본능은 매우 부드럽고 이 세상에서 가장 따스하면서도 또한 그 무엇보다 강인한 힘을 지니고 있다. 모성을 주제로 한 영화 [마더 앤 차일드] 를 만났다.
영화에서는 세 여자가 주인공이다.
14살에 아이를 낳자마자 입양시킨 카렌은 평생을 죄책감과 그리움으로, 그렇게 평생을 얼굴도 모르는 딸에게 편지를 쓴다. 지독히도 까다롭고 인간관계의 유지조차 힘든 여자 카렌.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직장동료에게조차 마음과는 다른 말을 내뱉고 상처를 주기도 한다.
낳자마자 입양되어 생모의 얼굴도 모른채 자란 엘리자베스. 자수성가한 그녀는 뉴욕의 변호사로서 성공한 삶을 살지만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굉장히 부정적이다. 오로지 하룻밤 대상으로만 상대를 대하고 아무 남자든지 가리지 않고 유혹한다.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도 주저없이 내뱉을 수 있지만 마음한구석에는 엄마에 대한 애증이 자리잡고 있다.
남편과 무척 사이가 좋지만 안타깝게도 그토록 원하는 아이를 가지질 못해 결국 입양을 선택하게 되는 루시. 미혼모의 아이를 입양하는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도 입고 미혼모와의 관계유지를 위해서도 갖은 노력을 다 한다. 오로지 아이를 내 품에 안기 위해서..
이 영화는 이렇듯 각기 다른 입장에서의 세 여자를 통해 엄마의 입장에서, 딸의 입장에서, 그리고 더 나아가 부모의 입장에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이 영화를 보면서 참 많이 울꺼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눈물을 쏟을 장면은 그다지 많지 않다. 내가 생각했던 결말로 갔었다면 영화는 완전 신파극이 됐을라나...예상을 못했던 결말이라 좀 의외였고 그러한 결말이 참 마음이 아팠다.
카렌이 딸의 소재를 알고 나서 딸에게 부치는 마지막 편지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난 네가 머리스타일을 바꾸고 새 신을 신은 것도 보지 못했구나.
초경은 언제 했니? 그때는 누가 도와줬니? 설명은 제대로 해줬니?
내가 빗소리를 듣던 그날 밤 너도 그 빗소리를 들었니?
넌 무엇으로 마음의 안정을 얻었니?
아네트 버닝과 나오미 왓츠의 연기 참 좋다. 특히 실제 만삭의 몸을 그대로 보여준 나오미 왓츠의 연기가 참으로 인상적이다. 상대에게 결코 마음을 줄 수 없는 엄마와 딸의 똑같은 모습. 그리고 사랑을 듬뿍 자란 것이 느껴지는 활발하고 다소 철부지아이같은 또 한명의 여성 루시(케리 워싱턴)의 모습이 참 대조적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카렌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엘리자베스는 배속에 생명을 가지게 되면서, 루시는 아이를 키우게 되면서 비로소 제대로 다듬어진 인격을 지닌 어른이 된다.
잔잔한 분위기의. 각자의 감정연기가 돋보이는 [ 마더 앤 차일드 ]는 이렇듯 여성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영화이다.
좀 더 노출장면이 없고 수위가 낮았다면 중고등생들도 함께 보면 참 좋았을 영화인데..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