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페이지의 분량을 하루만에 다 읽어버릴 정도로 무척 재밌는 내용이다. 뇌의 기능을 100% 끌어올릴 수 있는 알약이라니...일단 소재 자체가 무척 흥미롭다. 사실 SF 내용은 책은 거의 안읽는 편인데 이 리미트리스 는 영화가 우리나라에 언제 개봉되는지를 몰라서 일단 궁금한 참에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원작소설의 원제목은 '다크 필즈'인데 영화의 제목과 같은 이름으로 출간되었나 보다. 우연한 기회에 마법과도 같은 알약 한 알을 먹게 되면서 인생이 180도 바뀌게 되고, 그렇게 한번 맛들인 그 알약의 힘을 거부할 수 없게 됨으로써 점차 복용량도 늘어나고 그에 따라 부작용도 생기게 되면서 인생이 예상치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표지만 보고는 SF적 요소가 강할 듯 했는데 생각만큼 SF 성격은 강하지 않지만(영화에서는 어떻게 표현될 지 모르겠지만) 그 약으로 인해 주인공이 점차 파멸되어 가는 과정이나 그 약의 부작용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을 추적해가는 과정. 또는 약발이 점점 약해지면서 주인공이 겪게되는 위기의 장면들은 읽는 내내 가슴이 조마조마 해지고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어갈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이 시점에서 그만 멈춰...라고 주인공 에디에게 외치고 싶을 만큼 약효로 인한 에디의 주체할 수 없는 행동들의 결과가 두렵기만 하다. 에디~~약이 다 떨어지면 도대체 그 상황을 어떻게 처리하고 모면하려고 이렇게 무대책으로 행동하는거야.. 한편으로는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그 유혹- 외국어를 습득하는 속도도 엄청나고 평소 아주 어렵거나 관심밖이었던 분야도 아주 짧은 시간에 전문가 뺨치는 수준이 된다는 사실,,그로 인해 상상을 초월하는 돈도 벌 수 있다는 사실 등 - 에서 벗어나기란 정말 힘들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부작용만 없다면...나도 한번쯤은 이런 약의 효과를 경험해보고 싶긴 하다. (그런데 부작용이 너무 크기만 해서 그런 호기심은 책을 읽으면서 슬슬 꼬리를 감추게 되더라) 오랜만에 읽은 원작소설 기대이상으로 흥미롭다. 브래들리 쿠퍼, 로버트 드니로 주연 영화~ 우리나라에서도 빨리 만나보고 싶다.
내가 광수생각 을 읽은 게 언제였더라..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무튼 구구절절 맘에 와닿는 문구들과 의미가 팍팍 전해지는 컬러풀하면서도 단순한 삽화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요즘도 때때로 이 광수생각을 찾아보곤 하는데 어른이 되어서 봐도 역시 공감 백프로이다. 이번에 이 광수생각의 작가 박광수가 아주 멋진 포토에세이를 냈다. 여기저기서 발췌한 것들이 아니라 작가 자신이 직접 찍은 다양한 사진들..풍경도 있고 사물도 있고 그저 사진만 들여다봐도 마음이 너무 평화로워진다. 광수캐릭터와 함께 한 이야기들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뭐랄까. 훨씬 더 사색적이고 웬지 센티멘탈 해지는 느낌이랄까.. 책의 구석구석 굉장히 정성이 담긴 흔적이 느껴진다. 그래서 이 큰 크기의 책의 한 페이지마다, 요기조기 숨겨진 조그마한 정성까지 찾고픈 마음이 든다. 그냥 지나치기 아깝다. 이런 책은 선물용으로 참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인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그 중 내가 부모가 되고 보니 특히 "가업"을 읽는데 괜히 마음이 찡해진다. 아이와 밥을 먹을 때 부모는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맛도 제대로 음미하지 못한다. 맛있는 건 아이에게 먼저 주고픈게 부모 마음이다. 아이와 함께 삼겹살을 먹는 부모의 모습을 아주 직설적이면서도 감동적으로 표현한 이 문구, 아마도 내가 한창 광수생각에 빠져있었을 때 이 문구를 봤었다면, 지금처럼 공감을 느끼거나 감동적이지는 않았을 것 같다. 보석같은 명언들도 참 오랜만에 접해보는 것 같다. 자칫 그냥 지나칠 수 있을 정도의 자그마한 크기로 그림 하나마다 딸린 명언들..내가 그동안 참 삭막하게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위인들의 명언들이 너무 좋게 느껴지는걸... 금새 읽기 아까운 내용들이지만 한번 책장을 넘기니 사진도 보고 싶은 마음에 한장 한장 넘기다 보니 금새 마지막 장까지 와 버렸다. 요즘같이 우중충한 날 나도 주문을 외워볼까..~
드라마를 안보는 나에게 윤계상이라는 이름은 예전 GOD 멤버의 그 윤계상으로밖에 남아있지 않다. 그런 그가 김기덕 사단의 작품 [ 풍산개 ]의 주연이라는 사실을 듣고 호기심반 의문반.. 궁금해진다. 평도 나쁘지 않고. 아~그런데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윤계상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영화속 그 정체불명의 사나이에게 빠져버렸다. 정말 영화가 끝날때까지 한마디 말도 안하는 그. 그러나 강렬한 눈빛만으로도 영화 내내 관객을 사로잡는다. 남과 북을 넘나들며 무엇이든지 3시간만에 배달해주는 사람. 처음 아이를 배달할 때만 해도 이 사람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잘 파악이 안됐는데 그 다음 임무를 맡으면서 확실히 알게 되었다.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보호되어 있는 고위간부의 애인 인옥을 배달해오는 것. 3시간만에.. 배달하는 과정에서 한마디 말도 하지 않는 그. 어떠한 고문을 당해도 비명밖에 지르지 않는 그.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도 한마디 말도 어떠한 표정도 드러내지 않는 그. 그는 과연 어느쪽 사람인걸까..내가 남한 사람이니 내심 남한쪽 사람이길 바라는 마음도 조금 있었지만 결국 그는 어느 쪽도 아니면서도 모두에 속하는 존재인 것 같다. 양쪽을 오가며 충실하게 임무만 수행해주고 싶지만 그런 그는 결국 양쪽에서 이용당하고 고문당하고 어느쪽에도 속할 수 없는 참으로 가련한 존재이다. 그러나 남북으로 갈린 현실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그의 존재야말로 희망이고 유일한 끈일수 밖에 없다. 휴전선을 넘는 과정은 목숨을 담보로 하는 만큼 어떤 상황에서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이 영화에서 두 주인공의 누드에 관해 다소 오르내리곤 하는것 같은데 내가 영화를 본 생각으로는, 죽지 않으려면 당연히 어떤 방법이라도 써야 하는 절대절명의 위기인 만큼 그 장면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데 휴전선을 넘는 방법이 정말 생각지도 못한 방법이라 놀랍기만 하다. 그 방법이 정말 가능할까...)
오히려, 나중에 그가 양쪽에 복수를 하는 장면이 조금 길고 심리적으로 굉장히 잔인한 방법이어서 그 상황을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감독이 어떤 계기로 이 영화의 주연배우로써 윤계상이라는 배우를 택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주 탁월한 결정인 것 같다. 윤계상이라는 " 배우" 에 대해 아주 확실한 이미지 매김하는 계기가 되었다. 인옥 역할을 맡은 김규리도 지금까지와는 다소 다른 이미지로, 관객으로 하여금 이 무겁고 암울한 분위기에서 사랑과 그리움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하는데 톡톡히 한 몫 해준다. 6월말 개봉하는 영화가 꽤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독특한 분위기와 주제를 담고 있는 이 풍산개도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중간에 책을 내려놓지 못하고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서야 아주 긴 한숨이 흘러나온다. 주인공 윤영이 처한 현실이 너무도 마음아파서..그리고 윤영의 현실이 결코 소설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기에 더 마음이 아프다. 책의 구성이나 문체는 참으로 간결하고 깔끔하다. 너무 깔끔해서 독자가 읽는 내내 딴 생각을 할 틈도 없이 그냥 이야기속에 빠져들게 된다. 마치 소설 속 윤영이 자신의 처지를 직접 들려주는 듯하다. 남편이 무능력하면 여자가 얼마나 고생을 하게 되는지..이 소설이 잘 말해주고 있다. 고시공부? 정말 고시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윤영의 남편도 마찬가지이다. 결혼전부터 홀어머니의 헌신으로 고시에 도전하지만 매번 실패하고 윤영을 만나 아이까지 생긴 후에도 그 도전은 계속 된다. 과연 이것을 도전이라고 봐야 좋을까.. 결혼 초반 윤영도 남편의 합격이 곧 자신과 아이의 행복이라 생각하고 그때까지만이라도 자신이 돈을 벌기로 한다. 그러나 배우지 못하고 능력도 없는 여자가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이 있을까..윤영이 처음 들어간 곳은 도시 외곽에 자리한 음식점. 말만 음식점이지 별채까지 마련해놓고 여자가 접대하는 그런 곳이다. 이런 세상에 쑥맥인 윤영에게 있어서 그런 세계는 별천지이다. 평생 입에도 못대본 비싼 음식들이 거의 버려지고 돈을 몰쓰듯 하는 세계. 그러나 그런 그녀도 점차 그쪽 세계로 빠져들고 하루 일당보다 몇배의 돈을 챙길 수 있는 몸파는 일을 하게 된다. 그녀의 말마따나 처음이 어려운 법. 돈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인들 못할까..그렇게 윤영은 변해간다. 그러나 끝없이 손을 벌리는 친정식구들, 돈 벌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은 남편. 아이를 맡기면서 드는 돈까지 윤영이 그런 생활을 하면서 번 돈도 모이지 못하고 계속 세나가기만 한다. 그런 그녀에게 좋은 일이 생길 날이 있을까...사람이 몸과 마음이 힘들어도 뭔가 희망이 있다면 살아갈 만 한데 말이다. 윤영이 혼자 되뇌이는 말. 사람이 살아가면서 어떤 일이 가장 최악의 일인걸까..그녀가 자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최악의 경우를 떠올려보는데 그 최악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윤영에게 닥친 일들은 실로 여자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차기만 하다. 연약하기만 한 것 같았던 윤영이 세파에 물들어 그렇게 변한 것인지..아니면 그녀의 내면에 자신도 몰랐던 그런 면이 내재해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윤영은 지독하고 강하다. 마지막 한 문장으로 인해, 앞으로의 그녀의 삶에 대한 바램이 한순간에 무너져내리는 기분이지만...현실에서 그러한 결정 말고 택할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이 있을까.. 지독한 가난과 겹치는 불행에 시달리는 미지의 사람들의 모습.
토스카나의 태양 아래서~~~~ 아후~제목만 봐도 그 강렬한 토스카나의 태양속으로 빠져들고 싶다. 우리나라처럼 기미걱정으로 챙 큰 모자에 선글라스까지 동원한 모습이 아니라 그냥 모든 것을 자연속으로 풍~덩 하고 싶은 마음가득하다. 특히 요즘같이 우중충한 날에는 더더욱~~ 그런데 저자는 어떤 경유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머나먼 이탈리아까지 건너와서 그것도 토스카나의 아주 구석진 시골마을의 오래된 저택을 구입하게 되었을까.. 미국인들의 마음속에도 이탈리의 자연은 부러움의 대상인듯 싶다. 난 무엇보다 그네들의 낙천적인 기질과 먹는다는 행위에 대해 아주아주 큰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들이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다. 특히 요즘의 우리나라처럼, 회사에서 뚝딱 30분이면 점심을 해치우고(일하기 위해 먹는다는 느낌..) ,저녁에도 온가족이 한자리에 둘러앉아 저녁을 먹을 기회를 좀처럼 가지기 힘든 분위기이다보다, 식사시간에 장장 3시간을 할애하는 그들의 문화는 경외심마저 든다. TV나 책같은데서 봐도 한끼 식사로 나오는 양은 실로 어마어마한테도 그 많은 양들을 여유롭게.천천히, 대화하면서 맛도 음미해가면서..우리의 한끼 식사로도 거뜬한 디저트까지 소화해낸다. 이 책에는 미국인의 입장에서 느끼고 경험하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일상이 담겨져 있다. 너무너무 다양한 음식이야기는 당연히 빼놓을 수 없는 주제이고 오래된 집을 사서 수리하고 마침내 집다운 집이 되기까지의 과정. 주변 이웃들과의 관계, 자연환경 등 그야말로 토스카나의 모든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수업이 있는 시즌에는 샌프란시스코로 날라가 생활을 하고 그 외에는 다시 토스카나의 새로운 집으로 와서 생활하고..도시와 시골을 오가며 생활하는 저자의 모습이 참으로 부럽기만 한 생활이다. 한마디로 토스카나에 별장이 있는 셈 아닌가.. 토스카나에 잠시 머물다 다시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면 바로 탁한 공기와 다닥다닥 붙어있는 건물들의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고 하니..우리에게는 마냥 멋지게만 느껴지는 샌프란시스코이건만 역시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과는 비교가 안되나 보다. 시에스타를 즐긴다. 말로만 들었던 시에스타를 이렇게 생활과 함께 접하고 보니 정말 이쪽 나라에서 시에스타라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한 낮잠과는 차원이 다른 듯하다. 짦은 시간이었지만 책을 통해 나도 토스카나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어서 행복^^ 책에 나오는 수많은 이탈리아 음식들을 상상만 하기에는 이름이 낯설기만 해서 책을 다 읽고나서 인터넷에서 도대체 어떤 음식들인가 검색해봤는데 제대로 나온게 별로 없다. 궁금~~ 브루스게타 라비올리 씨푸드 카넬로니 프리모티아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