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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던 일을 멈추고 바닷속으로
조니 선 지음, 홍한결 옮김 / 비채 / 2025년 7월
평점 :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세상에나..이런 일중독자가 다 있을까..
저자의 약력만 보더라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토론토 대학에서 공학 학사학위를, 예일 대학에서 건축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MIT에서 도시공학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란다. 엄청난 인재임에 분명한데다 능력까지 출중한 듯 하다.
남들은 하나의 직업을 구하기도 힘든 요즘 시대에 에세이스트, 일러스트레이터, 시나리오 작가, 프로듀서, 극작가, 설치예술가에 이어, 지금은 아티스트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한다. 세상에나 도대체 몇 개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거야?
이런 저자가 이 많은 직업 세계에서 하던 일을 멈추고 바닷속으로 가자고 외친다. 그런데 정작 쉬려고 떠난 휴가지에서 본인이 휴식하고 있다는 증거를 남기고 싶었고,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생각보다 집필 기간이 오래 걸리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일 년의 휴식(?) 기간은 삼 년이 되어 버렸지만...
이런 바지런한 저자 덕분에 상큼한 표지와 제목에서부터 들뜨게 만드는데, 사실 내용 자체는 휴가철과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다. 너무 진지하지 않게, 오히려 조금은 코믹스러운 부분도 있고, 귀여운 일러스트와 함께 이어지지만 진솔한 느낌이 전해진다.

맘에 꼭 드는 셔츠를 발견했을 때, 나중에 그 셔츠를 파는 가게가 없어졌다거나 셔츠가 세탁과정에서 줄어드는 등의 이유로 여유있게 사고 싶은 마음..굳이 셔츠가 아니더라도 이런 경우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해봤을 듯 하다.
저자는 데드라인이 어떤 행복감을 준다고 한다. 데드라인이 없으면 자신 앞에 놓인 시간이 너무 막연하게 느껴지고, 시간의 용도가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어야만 마음이 평온해진다고 하는데, 어렴풋하게나마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다. 나는 결코 일중독자도 아닌데 이런 저자의 생각에 공감이 간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기도 하고,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이 책에서는 식물에 대한 이야기도 참 많이 등장하는데, 저자가 식물을 특별히 잘 키우는 사람도 아닌데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식물을 통해 결코 마음 편하게 쉬지 못하는 자신을 위로받고 싶은 마냥..
특히 마란타라는 식물이 꽤나 궁금해졌는데 굉장히 움직임이 많은 식물이라고 한다.
이 책 휴가지에 들고 가서 읽기에 딱 좋을 책이다. 챕터당 분량도 그다지 많지 않아 부담없이 읽힌다.
뭔가 재밌는 에세이 없을까 고민중이라면 이 책 눈여겨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