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월든 (일러스트 에디션)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정윤희 옮김 / 오렌지연필 / 2025년 6월
평점 :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너무도 유명한 책인만큼 다양한 버전으로 많은 출판사에서 끊임없이 출간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일러스트 에디션으로 출간된 소식을 접한 후, 일러스트의 도움을 받으면 좀 더 쉽게 월든을 소화해 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도전하게 되었는데, 만나보니 이 책 기대 이상으로 맘에 쏙 든다. 몇년 전 다른 출판사 일러스트 버전으로도 만나봤었는데 그 버전과는 또 다른 분위기.
' 국내 최초 영구 보존판 ' 이라는 홍보문구는 전혀 과장된 것이 아니었다.
책에 수록된 일러스트의 기법이 꽤나 다양해서 고요하고 잔잔하기 그지 없는 월든의 분위기가 좀 더 생동감 있게 느껴지고, 책의 내용이 훨씬 더 친근감 있게 다가온다.

그런데 소로가 월든 호숫가에서 살았던 기간이 2년밖에 안되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소로가 그 시대에 하버드대를 나온 엘리트였다는 사실 또한..)
꽤나 긴 세월을, 속세와 거의 단절된 상태로 자연인으로 살았을꺼라 생각했었는데 의외다.
이 짧은 기간 동안 월든 호숫가에서 머물며 보고 느끼고 사색하며 쓴 글들이 170 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기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자연을 묘사한 부분이 특히나 맘에 와 닿는데, 월든 호숫가의 시시각각 변해가는 풍경을 소로의 글로 마주하는 내내, 내 맘은 어느 새 그 호숫가로 훌쩍 떠나가 있는다.
소로가 느끼고 깨달은 그 모든 것을 평범하기 그지 없는 내가 다 이해한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일테고, 그래서 솔직히 모든 문장이 맘에 콕 와 닿은 건 아니다.
그러나 읽는 내내 왠지 맘이 무척 편안해지고, 주변에 차고 넘치는 물건들이 순간 하찮게 느껴지기도 하고, 소박하게 사는 삶을 잠시나마 꿈꿔보게도 된다.
이 책을 도서관에서 조금 더디게 틈틈히 읽었는데, 조용한 도서관 분위기 덕분에 몰입이 꽤 잘 됐던 것 같다.
월든을 시작하고 싶지만 왠지 두려운 독자라면, 이 일러스트 에디션이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