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프 2
캐서린 스토켓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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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영화를 보고 나면 원작소설은 안 읽게 되는데 헬프는 영화를 보고 난 후 원작이 더 궁금해지고 읽고 싶어진다.

 

영화의 분위기만큼 예~쁜 색깔의 노란색과 하늘색 표지가 너무 맘에 든다. 표지만 본다면 아주 예쁜 로맨스 소설일 것만 같아~~
과연 원작소설은 어떤 분위기일까 궁금했었는데 영화만큼 통통 튀는 분위기지만 그 섬세함만큼은 역시 영화가 따라올 수가 없다. 책만이 표현해낼 수 있는 매력이랄까..

 

이 작품이 씌여진 시기가 그렇게 옛날도 아닌데도 5년동안 무려 60여번의 출판을 거절당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는다.
작가의 고향 미시시피에 대한 향수를 등에 업고 완성해 낸 '헬프'는 그렇게 자칫 사장될 뻔한 위기를 넘어서 2009년에 드디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됨으로써 이렇게 영화와 책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고 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여자주인공 3명은 절대 어울릴 수 없는 사이이다. 단지 흑인과 백인이라는 차이로..
아이빌린은 열일곱명의 백인 아이를 길렀지만 정작 자신의 아들은 어이없는 사고로 죽을 수 밖에 없었던, 큰 아픔을 가지고 있는 50대의 흑인 가정부이다.
아이빌린의 가장 친한 친구중 하나인 미니는 음식 솜씨에 있어서는 그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이고 성격 또한 보통의 흑인 가정부의 다소곳하고 순종적인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

백인 아가씨 스키터는 어릴 때 부모 대신 거의 자신을 키워준 흑인 유모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또 그러한 유모와 이별조차 제대로 못한 슬픔을 간직하고 있다. 아이빌린과 미니와 함께 흑인입장에서 본 흑인가정부에 대한 삶과 생활에 대한 책을 내게 된다.

 

자칫 자신의 유일한 수입원은 물론이거니와 그들의 세계에서 매장될 수 있는 큰 위험을 무릅쓰고 책의 출간에 앞장선 아이빌린과 미니를 비롯한 많은 흑인 가정부와 한 명의 백인여성의 행동은 그 어느 누구도 섣불리 시도해낼 수 없는 진정한 용기이다.

책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되면서 뉴욕의 취직자리를 얻게 된 스키터나 지역신문 칼럼일을 맡게 된 아이빌린이나 비로소 남편의 폭력에서 벗어나 아이들과 독립된 삶을 살 수 있게 된 미니를 보면서 겉으로 드러난 엄청난 승리 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는 하물며 화장실도 따로 써야 했던 흑인과 백인의 차별은 이미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물론 이러한 엄청난 변화가 한순간에 몰려오지는 않겠지만 그러한 시도는 점차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되리라 본다.

 

원작과 영화는 조금 다른 설정으로 진행되는데 영화도 좋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역시 원작을 능가하는 영화는 거의 찾아볼 수 없음을 알게 된다. 물론 영화만 봤을 때는 너무너무 좋았기에 그렇다면 과연 원작이 어느 정도의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 줄 지는 안봐도 삼천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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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 측 증인
고이즈미 기미코 지음, 권영주 옮김 / 검은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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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궁금하다. 영화를 많이 본 사람들은 웬만한 영화는 다 범인이 눈에 보이고 결과가 훤히 들여다보인다고 하는데, 그것과 마찬가지로 미스터리.추리소설 매니아들은 나름대로의 방식대로, 작가의 트릭에 쉽게 넘어가지도 않고 범인도 쉽게 예측할 수 있고 그러는 걸까..

 

왜냐하면. 추리소설을 많이 읽지 않은 나로써는 이 [변호측 증인]에 완전히 속았기 때문이다.
추리소설을 읽는 독자의 자세라는 게 따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일반 소설을 읽는 마음 그대로 읽는다. 아니 조금 다르긴 하다. 조금 더 긴장하고. 문장과 단어를 집중해서 읽게 된다.
그런데 그런 자세만으로는 역부족인가보다. 이번 작품이 그 점을 증명해주고 있다.

 

법정소설을 너무도 좋아해서 더 기대가 되었던 책이다. 중반이후까지도 등장인물도 복잡하지 않고. 내용은 의의로 쉽게 넘어간다. 그런데 마지막 장에 다다르면서 이상하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지금까지 읽은 내용이 잘못된 건가.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걸까..
자꾸 의구심이 생기기 시작하다. 그리고 앞부분을 다시 들여다봐도 잘못 이해한 부분은 없는데..이야기의 흐름이 너무 이상한 게 궁금해 미치겠고..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된 스트립 댄서 미미 로이는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재벌가 시댁식구들과 시아버지와의 사이에서 힘들어하면서도 언젠가 자신을 받아줄 날을 기대하며 하루하루 버텨나간다. 그러던 중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고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리라 희망해보지만...
어느 날 딸과 사위가 다 모인 날 밤 아버지가 살해되고 남편은 용의자로 몰리게 된다. 그러한 남편을 구하기 위해 위증을 하게 된 미미.
바로 그녀의 위증으로 그녀 자신도 모르는 채 사건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반드시 두 번 이상 읽게 된다.' 라는 평에 백배동감한다. 마지막 장을 덮자마자 바로 첫장부터 다시 훑어보게 되었으니까..
그리고 내가 이 이야기를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아무도 그런 방향으로 보라고 제한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비로소 내가 완전히 속았음을 알게 되고 나의 고정관념에 스스로도 우습기만 하다.
이 작품은 절대로 영화로 만들어져서는 안될 것 같다. 장면장면이 눈에 보이면 절대 속을 수가 없을 듯.

이렇게 독자를 속일 수도 있구나..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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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내리는 산장의 살인
구라치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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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9명의 사람들이 눈 내리는 산장에 모였다. 눈 내리는 산장이 주는 꽤나 운치있는 분위기는 그러나 1명이 살해됨으로써 하루아침에 끔찍한 살인장소로 변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폭설로 인해 8명의 남은 사람들은 산장에 갇히게 되면서 누군지 알 수 없는 살인자와 같은 공간에 있게 되는 너무도 끔찍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1명의 피해자가 2명으로 늘면서 그 공포분위기는 극에 달하지만 소설 속 분위기 자체에서는 그다지 공포가 느껴지진 않는다. 굉장히 섬뜩할 수 있는 분위기임에도 저자가 표현해내는 캐릭터들이 코믹까지는 아니더라도 꽤나 재밌기 때문에 긴박감은 조금 덜한 듯 하다.

 

그러나 이 책의 매력은 각 장마다 저자가 독자에게 살짝 살짝 암시를 준다는 점이다. 이 장에서는 어떤 복선이 있으며, 이 장에서는 너무 신경쓰고 읽을 필요는 없다던지, 이 장에서는 어떤 부분을 유의해서 읽으라는 등 독자 나름대로 추리해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저자가 암시해준 부분을 결국 놓치고 말았지만. 복선,암시가 있는 부분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놓치는 경우와는 달리, 이러한 저자의 친절로 인해 독자는 더 집중해서 읽게 되고 어설프게나마 추리해볼 수 있어서 꽤나 신선하고 독특하다.

 

서로를 의심하면서도 서로에게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 나라면 그 심정이 어떨까..뜬 눈으로 밤을 새지 않았을까..그런데 누구하고?? 누가 범인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누구를 믿고 같이 밤을 샐 것인가..소설 속 젊은 아가씨들의 행동이 백배 이해가 가는 상황이다.

 

제한된 공간을 살인과 잘 접목시켰고 7명의 등장인물을 하나하나씩 추론해가면서 용의자선상에서 제외시키는 과정은 꽤나 흥미롭다. 그리고 역시나 범인에 대해서는 속고 말았다.
별 내리는 산장의 비밀~겨울이라는 계절에 딱 어울리는 밀실추리소설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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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톨런
루시 크리스토퍼 지음, 강성희 옮김 / 새누출판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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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누군가 계속 응시하고 있을 때 자연히 그 사람에게 신경이 쓰이게 마련이다. 게다가 그 사람이 눈에 띄게 잘생긴 사람일 경우에는 더더욱.

16살의 소녀 젬마도 부모와 함께 출국대기하고 있는 방콕 공항에서 그런 남자를 만나게 되고 파란눈의 남자는 모두 선하다는 생각에 무작정 그 남자에게 끌린다.
그리고 시작된 대화, 그리고 그 남자가 건네준 커피를 마시고 무의식의 상태에 놓인 채 비몽사몽간에 그 남자에게 이끌려 어딘가로 자꾸 이동하게 되고, 드디어는 의식을 잃게 된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낯선 곳.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하기 그지없는 곳에 누워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파란 눈의 남자를 발견하게 된다. 자신이 납치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 곳이 지도에도 나와있지 않은 호주의 사막 한가운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를 납치해 온 남자의 이름은 타이. 어린 시절 부모에게 버림을 받고 세상으로부터 상처를 받고 세상을 등지고 은둔해 살아온 남자이다. 젬마는 그로부터 탈출하고자 애를 쓰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그녀를 끔찍히 아껴주고 생각해주는..그리고 지금이 처음 만남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부터 조금씩 그에 대한 마음이 변하게 된다.

스톡홀름 증후군. 인질이 인질범들에게 동화되어 그들에게 동조하는 비이성적 현상인데 과연 이러한 젬마의 심경의 변화는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사실, 후반에 들어설 때까지 이러한 타이의 행동은 흔히 여자들을 납치해놓고 비이상적인 애정을 드러내는 정신질환자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한없이 잘해주다가 순간 돌변해서 광폭해지는 그런 사람.
그러나 마지막의 타이의 행동을 보면서 이 남자는 왜 이런 결과를 선택해야 했을까..참 슬프기도 하고 어릴 때의 환경에 의해 그런 삶을 살아야만 했던 타이가 한없이 불쌍해보이기까지 하다.

이 소설은 이 사건 후에 젬마가 타이를 생각하며 쓴 편지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젬마의 심리묘사와 갈등이 아주 잘 드러나있고 주변의 배경이 한데 어우러져 정말 멋진 작품을 탄생시켰다.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서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배경만큼 황량하기도 하고, 젬마를 향한 타이의 마음이 잔잔하게 울리면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도 든다.
스톨런은 기대이상의 흥미와 여운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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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카나의 지혜 - 여유로운 사고, 건강한 식단으로 행복한 오늘을 사는 법
페렌츠 마테 지음, 박슬라 옮김 / 민음인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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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는 매력적이고 유명한 도시가 너무도 많은데 그 중 이 토스카나라는 곳은 특히 '진정한 삶'이라는 주제와 한데 어우러져 곧잘 소개가 되곤 한다. 그동안 읽은 토스카나에 대한 에세이 가운데 이번만큼 토스카나의 매력을 100% 잘 표현해준 책은 드문 것 같다.

미치도록 부러운 토스카나에서의 일상 이야기뿐만 아니라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세계인들의 삶에 대한 저자의 생각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소중한 이야기들이다.

토스카나에는 도대체 어떤 매력이 있길래 그 곳을 거친 사람들은 한결같이 머물고 싶은 도시로 손꼽는 걸까.,이 책은 그러한 토스카나의 매력을 구석구석 보여주고 있다.

가족과 같은 존재의 이웃들. 서로에 대한 관심도 많고 서로간의 도움의 손길이 끊이질 않는 따스한 곳. 토스카나에서 자동차 키나 집안열쇠를 가장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곳은 바로 그 키의 자물쇠구멍이라고 한다. 처음엔 그 단어를 듣고 순간 정말 비밀스런 장소인줄로 착각했다, 그런데 그 단어의 뜻을 깨닫고 나니 그 정도로 안전하고 서로간의 믿음에 대해 놀랍기만 하다. 대문이 없는 시골과는 또다른 느낌이다.

이탈리아 시골을 여행하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는, 대가족이 한데 살아가는 모습과 매끼의 식사를 그렇게 대가족이 몇시간동안 공들여 만들고 또 그 음식을 몇시간이고 여유있게 먹는다는  것이다. 특히나 토스카나는 보통이 3세대의 가족을 이루고 있고, 또 대부분이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점점 도시로 떠나가고 노인들만 남아 점점 쓸쓸해져가는 우리네 시골과 비교할 때 참으로 부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대대로 물려받는 가업은 그 업종이 뭐가 되었든지간에 일단은 긍지와 자부심, 그리고 세월이 차곡차곡 쌓여져서 만들어진,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그 깊은 역사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좀 더 큰 집을 원하고 아이들에게 각자의 방을 만들어주고, 남에게 보이기 위한 근사한 차와 부모의 자랑거리의 대용물이 되어가는 아이들. 없는 것 없는 거대한 쇼핑센터, 인스턴스 식품..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가족간의 대화단절은 더욱 심해지고 건강을 해치는 요소들은 우리몸에 점차로 쌓여만 간다. 행복을 위해 끊임없이 일하고 갚고 쓰고 버리고..
이러한 현대인들과는 정반대의 삶을 살아가는 토스카나 사람들의 삶은 한마디로 자연과 한데 어우러진 여유와 소박함이다.

식기건조기, 빨래건조기 등 인간의 삶을 더 편하게 하기 위한 기계들을 그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공짜로 쓸 수 있고 가장 무해한 태양과 바람이 있는데 왜 돈을 낭비하면서 그런 기계를 사용해야 하는지..생각해보니 우리들은 이러한 기계에 점점 더 속박되는 듯 하다.

그렇다고 토스카나의 삶이 무조건 찬미일색은 아니다. 아무래도 시골이고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는 습관이 몸에 배다보니 부지런히 텃밭도 가꾸고 가축들도 돌봐야 하고, 가만히 앉을 틈이 없다. 그러나 무엇에 쫓길 필요도 없고 자신이 필요한 만큼, 또 부족하면 이웃으로부터 나누어 먹는 그런 여유로움이 있기에 그러한 노동도 행복의 한 연속이다.

뻔한 인생에세이가 아니라 진정으로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들과, 비록 글이지만 이 책에서 토스카나의 풍경이 독자에게 주는 행복은 꽤나 크다. 나이가 들어가는 탓일까..이런 여유로운 삶이 자꾸만 맘에 와 닿는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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