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에 기억된 50개의 장소 - 시대의 이야기를 품은 특별한 공간, 땅 위에 남겨진 역사를 읽다
제이콥 필드 지음, 김산하 옮김 / 미래의창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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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에 약한 나에게 이런 책은 무척이나 고맙기만 하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50개의 장소만 알아도 어디 가서 조금은 아는 체를 할 수 있을 듯한 기대감도 생기고 말이다. 

그런데 역시나, 50개의 장소 가운데 내가 조금이라도 들어본 장소는 우리나라 장소를 제외하고 열 손가락을 꼽을 정도였다. 

그래도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는 세계사를 역사의 현장 속 장소와 연결지어 읽으니 일단은 재미있고, 이해하기도 쉽다.


순서는 선사시대서부터 고대, 중세, 근대, 혁명시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순으로 나열이 되어 있다.

- 최초의 현생인류가 등장했던 올두바이 협곡(이름만 익숙한 곳)을 시작으로, 

- 동아시아 최고의 문명인 황허 문명지인 황허강 유역(중국 고대문명을 암기할 때 양쯔강 문명과 항상 붙어다녔던 단어)

-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독립공화국인 나우루

- 학문과 예술의 상징인 고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곳은 최근 읽은 2권의 책에서도 언급된 바가 있어 확실히 기억되는 곳인데, 이것이 독서의 장점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 무슬림들의 성지인 히라동굴 (생전 처음 들어보는 곳)

-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의회 민주주의 개최지인 팅벨리르(이 곳도 생전 처음 들어보는 곳)

- 중앙 아프리카 최대의 유적지인 그레이트 짐바브웨 (짐바브웨가 이 정도 규모의 유적지인 건 처음 알았다.)

- 노예무역의 중심지인 케이프 코스트섬

- 산업혁명을 체계화한 스코틀랜드의 뉴 래너크(이렇게 작은 마을에서 그 대대적인 혁명이 체계화되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 러시아의 역사와 정치의 중심인 크렘린 궁과 붉은 광장  등등...

50개의 장소 중 우리나라의 경복궁(조선최고의 법궁)과 비무장지대 DMZ (냉전의 상징)도 포함되어 있다. 


그 방대한 세계사와 연관된 장소 가운데 50개를 추려서 설명되다 보니, 조금은 간략한 내용일 수도 있지만, 좀 더 깊은 내용을 알고 싶은 장소는 따로 더 찾아보면 되겠기에, 생소한 장소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꽤나 유익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설명과 함께 실린 사진은 컬러에 사이즈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컸고, 자주 소개되는 유명한 장소들 외에도, 평범한 장소와 연관된 역사적인 사실을 풀어내는 부분이 참 좋았다. 

역사를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라도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알지못했던 역사적인 장소를 새로 알아나가는 시간이 될꺼라 생각된다. 

책 한권과 함께 했던 재미있는 역사여행이었다. 



[ 미래의창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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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으로 바라보는 세상
신연강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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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색깔의 에세이는 참 오랜만에 만나본다. 

'인문' 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서 왠지 딱딱하고 어려울 것 같은 선입견과는 달리, 책 속의 내용은 따스하고 온화하다.

굳이 인문이라는 단어를 연결시키지 않아도 좋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이다.

맺음말의 형식이 일치하지는 않아 찾아보니 코스미안 칼럼에 실린 글을 중심으로 편찬한 책이어서 그런듯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좋았던 부분은, 3장 '책 속의 책' '글 속의 글' 이다.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오래된 미래-라다크로부터 배우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등, 다른 작가의 작품을 읽고 느낀 생각을 표현한 부분이다.

읽으면서 저자가 겸손하신 분 같다는 느낌도 들고, 자신을 낮추는 겸허함이 느껴진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말했다는 부분이 꽤나 인상적이다. 하루키 자신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소설 쓰는 재능은 유전이나 금광 같아서 발굴되지 않을 경우 영원히 묻힐 수도 있다고..

모든 일이 다 그렇겠지만, 물 때를 잘 만나는 것. 특히 이 글 쓰는 부분이 그러한가보다. 


저자가 피에르 바야르의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의 특징 중 서문이 꽤 길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앞으로 책을 쓸 때는 서문을 절대 길게 쓰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부분도 흥미롭다. 

맞다. 독자마다 다르겠지만 나도 서문이 길면 벌써 흥미가 조금 떨어지는 면도 없지 않다.

몇달 전 읽었던 '굿 이너프'라는 책은 지금까지 읽은 책 가운데 가장 긴 서문을 자랑한다. 

이 책에서 소개된 피에르 바야르의 책도 한번 읽어보고 싶다. 


알게 된지 얼마 안된 출판사의 이 책은 표지도 그렇고, 책의 분위기도 그렇고, 일부러 멋부리지 않은 소박한 느낌이지만, 그래서 더 정이 가는 책이다. 




[ 바른북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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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카타의 세 사람
메가 마줌다르 지음, 이수영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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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계 미국 작가가 쓴 단 한 권의 책이 21세기의 찰스 디킨스, 포크너에 버금가는 작가 라는 찬사를 받으며 일약 문단계의 떠오르는 스타로 부각되었다.

그 책 한 권이 바로 이 '콜카타의 세 사람' 이다. 

정부와 대중이 죄없는 한 사람의 시민을 얼마나 쉽게 범죄자로 만들고, 삶을 한순간에 짓밟아 버릴 수 있는지를 여지없이 보여주는 날카로운 소설이다.

문장 스타일이 간결하고 군더더기가 없어서 그 여운이 더 많이 남는다.


집 근처에서 기차 폭탄 테러가 터지고 그 사건에 대해 지반과 그녀의 친구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는다. 그 과정에서 평소 페북친구들이 아무도 자신의 글에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것을 상기하고, 조금 자극적인 말을 자신의 페북에 올린다.

이 단 하나의 문장으로 인해, 지반 그녀의 삶은 철저히 무너지게 된다.

정부에서 그녀를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고 체포해 간 것이다. 어느 누가 봐도 어이없는 구실에 불과하지만, 분위기에 휩쓸리기 좋아하는 대중들은 그런 정부의 처리에 힘을 더한다.

그 후,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그녀의 재판 과정과 대중매체에 속아 넘어가는 힘없고 순진하기만 한 지반의 처지를 보면서 참 마음이 아팠다. 


한 때 그녀의 학교 체육 선생님이었던 한 남자!

우연한 기회에 아무도 존중하지 않는 체육선생님의 위치에서, 정치계에 입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 이 기회를 잘 이용해 한순간에 중산층의 계열에 합류하게 된다. 


지반에게서 영어를 배워 왔던 배우 지망생인 트랜스 여성 러블리 !

그녀는 유일하게 지반의 증인이 되어줄 수 있었고, 기꺼이 증인석에 참여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그토록 갈망하던 대스타의 기회가 눈앞에 보이면서 이 증언이 발목을 잡게 된다. 

과연 이 두 사람은 지반을 위해 구원자가 되어 줄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지반을 버릴 것인가...


이 소설의 배경은 인도의 콜카타이지만, 이러한 사회적 정치적 부조리와 진실을 왜곡하는 대중매체, 거짓 뉴스 등은 우리나라의 한 때의 모습, 그리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우리 사회의 모습을 고스란히 비추는 듯하다. 

너무도 열악한 감옥의 환경, 비참한 빈민가의 환경은 콜카타의 모습을 충분히 상상하고도 남을 정도로 리얼하다. 


간결하고 다소 무심한 문체로 씌여진 이 책은 그 어느 사회파 소설 못지 않은 묵직함을 전달한다.

작가의 다음 작품은 어떤 색깔로 씌여질지..벌써부터 기대된다. 




[ 북하우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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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죽을 거니까
우치다테 마키코 지음, 이지수 옮김 / 가나출판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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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표지만큼이나 유쾌하고 때론 진지함도 묻어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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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죽을 거니까
우치다테 마키코 지음, 이지수 옮김 / 가나출판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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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밝은 색 표지의 소설을 만나니 일단 기분이 좋다. 1분마다 웃음이 터지는 시한폭탄 같은 소설 이라는 문구도 꽤나 인상적이면서도, 아주 코믹스런 소설은 그다지 좋아하질 않아서 너무 유치하면 어쩌나..하는 걱정도 살짝 들긴 했는데, 초반 읽어보니 내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

중간중간 코믹한 문구도 많고, 그 상황을 상상만 해도 시트콤을 연상케 하는 장면들이 많은데도 유치하지 않고 유쾌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일흔 여덟 할머니 하나씨는 최고 멋쟁이 할머니시다. 

나이 들수록 외모를 가꾸는 것이 일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하나씨가 자신의 남편과, 자녀, 손자, 며느리 그리고 주변인들과 살아가는 일상을 그린 이 소설은, 어찌 보면 외롭고 두려울 수 있는 노년의 삶을 솔직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가꾸는 것에 관심 1도 없는 자칭 화가 며느리에게 매순간 느끼는 감정들(고부간의 갈등과는 조금 다른), 타인이 보면 고루하고 재미없는 남편이지만 하나씨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자상하고 하나씨를 받들어 모시는 남편과의, 노년의 부부 이야기, 주변인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굉장히 민감한 하나씨의 생각들, 이러한 감정의 표현들이 참으로 맛깔나게 보여지고 있어서, 오랜만에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없이 소설 속 인물들에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이 소설은 개인적으로는 크게 3가지 배경으로 정리가 되는데, 남편과 함께 알콩달콩 살아갈 때의 분위기는 일상의 따스함이 묻어난다. 남편이 갑자기 죽고 난 후에는 남은 사람의 그 쓸쓸함이 문장에 고스란히 묻어나는데, 아 !! 앞서 코믹한 분위기에서 이렇게 급반전이 가능도 하구나. 구구절절 다 공감이 가고,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표현들도 많다.

그리고, 남편의 죽음 후 하나의 사건으로 분위기가 또 한번 급반전을 하게 된다. 하나의 소설에서 이렇듯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해 내기는 꽤나 힘들텐데, 이 소설은 그런 점에서 아주 매력적으로 읽힌다. 


작가의 나이가 일흔 셋, 주인공 하나씨의 나이는 일흔 여덟. 주인공의 모습에서 작가의 모습이 연상이 되고(이미지를 찾아보니 하나씨처럼 멋쟁이 할머니시다.) 같은 연령대이기 때문에 더욱 더 노년의 삶과 생각에 대해 더 리얼하게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웃음을 선사하는 동시에 매우 섬세하고 진지함도 묻어나는 소설 !!! 

이 가을에 참 어울리는 작품이었다. !!




      



[ 가나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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