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죽을 거니까
우치다테 마키코 지음, 이지수 옮김 / 가나출판사 / 202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만에 밝은 색 표지의 소설을 만나니 일단 기분이 좋다. 1분마다 웃음이 터지는 시한폭탄 같은 소설 이라는 문구도 꽤나 인상적이면서도, 아주 코믹스런 소설은 그다지 좋아하질 않아서 너무 유치하면 어쩌나..하는 걱정도 살짝 들긴 했는데, 초반 읽어보니 내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

중간중간 코믹한 문구도 많고, 그 상황을 상상만 해도 시트콤을 연상케 하는 장면들이 많은데도 유치하지 않고 유쾌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일흔 여덟 할머니 하나씨는 최고 멋쟁이 할머니시다. 

나이 들수록 외모를 가꾸는 것이 일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하나씨가 자신의 남편과, 자녀, 손자, 며느리 그리고 주변인들과 살아가는 일상을 그린 이 소설은, 어찌 보면 외롭고 두려울 수 있는 노년의 삶을 솔직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가꾸는 것에 관심 1도 없는 자칭 화가 며느리에게 매순간 느끼는 감정들(고부간의 갈등과는 조금 다른), 타인이 보면 고루하고 재미없는 남편이지만 하나씨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자상하고 하나씨를 받들어 모시는 남편과의, 노년의 부부 이야기, 주변인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굉장히 민감한 하나씨의 생각들, 이러한 감정의 표현들이 참으로 맛깔나게 보여지고 있어서, 오랜만에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없이 소설 속 인물들에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이 소설은 개인적으로는 크게 3가지 배경으로 정리가 되는데, 남편과 함께 알콩달콩 살아갈 때의 분위기는 일상의 따스함이 묻어난다. 남편이 갑자기 죽고 난 후에는 남은 사람의 그 쓸쓸함이 문장에 고스란히 묻어나는데, 아 !! 앞서 코믹한 분위기에서 이렇게 급반전이 가능도 하구나. 구구절절 다 공감이 가고,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표현들도 많다.

그리고, 남편의 죽음 후 하나의 사건으로 분위기가 또 한번 급반전을 하게 된다. 하나의 소설에서 이렇듯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해 내기는 꽤나 힘들텐데, 이 소설은 그런 점에서 아주 매력적으로 읽힌다. 


작가의 나이가 일흔 셋, 주인공 하나씨의 나이는 일흔 여덟. 주인공의 모습에서 작가의 모습이 연상이 되고(이미지를 찾아보니 하나씨처럼 멋쟁이 할머니시다.) 같은 연령대이기 때문에 더욱 더 노년의 삶과 생각에 대해 더 리얼하게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웃음을 선사하는 동시에 매우 섬세하고 진지함도 묻어나는 소설 !!! 

이 가을에 참 어울리는 작품이었다. !!




      



[ 가나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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