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돌아오라 부를 때
찰리 돈리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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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잊고 있었다. 스릴러 소설이 주는 이 짜릿함과 두근거림을 !!

정말 오랜만에 가슴 졸이며, 뒷내용이 궁금해서 다른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푹 빠져 단숨에 읽어 내려간 소설이다.

이 작가의 전작 < 수어사이드 하우스 > 가 꽤 재밌다는 리뷰를 접했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 수어사이드 하우스 > 도 놓쳐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도적' 이라고 불리는 연쇄 살인범의 가석방을 앞두고 이 소설은, 범죄 재구성 전문가이며 자폐증을 앓고 있는 '로리 무어' 와, 40년전 인물로, 역시 범죄 분석에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고 또 역시나 자폐증을 앓았던 '엔절라 미첼' 를 중심으로, 40년 전과 현재를 오가며 숨가쁘게 전개된다

 

오랜 세월 '도적'의 변호를 맡아 왔던 로리 무어의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급작스런 죽음을 맞이한 후, 로리 무어는 그동안 아버지가 도적의 변호를 맡아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원치 않는 상황에서 이 일을 이어서 맡는 과정에서 엔절라 미첼 이라는 과거의 여성의 존재도 알게 된다.

그러면서 점차, 자신의 아버지와 도적과의 관계, 그리고 엔절라 미첼과 도적과의 관계, 그리고 자신의 주변 인물과의 연관성 등 알면 알수록 모든 것이 미궁에 빠지게 되고, 이러한 과거와 현재를 이어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뜻밖의 사실도 알게 된다. 

 

40년 전의 이야기와 현재의 이야기가 너무도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고,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사실도 밝혀지면서 뒤로 갈수록 점점 속도감도 붙고, 이야기의 호흡도 짧아지면서 동시에 나도 숨가쁘게 읽어내려가게 된다. 

 

과거의 여성인 엔절라 미첼과, 현재의 주인공인 로리 무어. 둘 다 너무도 똑똑하지만 자폐증으로 인해 힘들게 살아가야만 하는 두 여성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나마 로리 무어는 곁에 믿을 만한 사람도 있어서 (마지막에 이 남자의 행동이 너무 멋지다고 느낀건 나만 그런가...) 다행이다.

이 소설에서 자폐증을 앓고 있는 두 여자 주인공한테서 보여지는 증상은 마치 공황장애 같은데 ,이런 증상도 자폐증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스포가 될까봐 단어 하나하나에 무척 신경이 쓰여, 리뷰 쓰기가 좀 힘들긴 하다.

암튼 요즘 비슷비슷한 내용에, 읽고 돌아서면 딱히 기억에 남지 않는 스릴러 소설이 많은데, 간만에 꽤나 강력한 한방을 만나서 행복한 독서시간이었다.

 

 

[ 한스미디어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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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언의 정원
애비 왁스먼 지음, 이한이 옮김 / 리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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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당연히 식물에 관한 에세이인줄로만 알고, 식물과 많이 친하질 않아서 패스하려다 우연히 내용을 읽고 소설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책소개만 읽고 대충 식물을 통해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을 그리는 잔잔한 분위기일꺼라 생각했는데, 왠걸 !!

밝고 따스하고 약간은 통통 튀는 분위기까지도 느껴진다.

 

주인공 릴리언은 눈앞에서 남편의 죽음을 목격한 이후 3여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슬픔과 그리움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아직 어리기만 한 두 자녀를 키우기 위해 일러스트레이터로 바쁜 워킹맘 생활을 하는 그녀 곁에는, 든든한 조력자인 동생이 있다.

회사업무의 일환으로 6주 코스의 원예수업을 듣게 되면서, 그 모임에서 다양한 나이대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뜻하지 않게 자신의 정원을 꾸미는 일까지 벌이게 된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캐릭터들과 그들의 살아있는 대화에 있다. 

순간순간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의 분위기도 연상되면서, 이 캐릭터들의 생동감 넘치는 대화와 따스한 일상의 분위기가 읽는 내내 참 마음이 편했다. 

릴리언이 남편을 그리워하는 대목에서는 맘이 찡하다. 

점점 희미해져가는 채취를 조금이라도 맡으려 애를 쓰고. 일상에서 스치며 지나갔던 남편의 행동들을 너무도 그리워한다.

새로운 사랑에 대한 약간의 죄책감, 도덕성 이런 감정도 어느 정도 내재되어 있다.

 

이러한 릴리언에게 동생 레이철의 존재는 너무도 큰 버팀목이 되어준다. 

아직도 젊은 30대 중반의 언니가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있게끔 알게 모르게 기회도 마련하고, 어린 두 조카를 정말 잘 돌본다. 

그리고, 너무 현명한 시어머니. 

남편의 죽음 이후에도 연을 끊지 않고, 시어머니와 연락을 하며 지내는 모습이 참 보기 좋고, 특히나 며느리가 새 출발을 두려워하는데 있어서, 많은 용기를 심어준다. 

평범한 인생을 살고 있을 듯한 원예수업 멤버들도 제각각의 아픔과 사연을 지니고 있다.

 

릴리언의 어린 두 딸의 등장도 이 소설에서 톡톡히 한 몫 한다. 두 꼬마들이 가끔 어른들의 대화에서 아이의 눈으로 보고 느끼는 솔직함을 이야기할 때, 자기들끼리 말다툼할 때, 아이다운 순수함이 너무 사랑스럽다. 

 

섬세하고 쉽게 다가오는 문체들 덕분에 소설 분위기에 푹 빠져들 수 있었고, 단숨에 읽히지만 결코 가볍다고 느껴지질 않는다.

내가 딱 좋아하는 분위기의 소설!! 

생각지도 않게 득템을 한 기분이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커피 한 잔과 함께 이 따스한 한 권의 소설을 만나보시길 !!!

 

 

 

[ 리프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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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 인구
엘리자베스 문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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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SF 소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지만 꽤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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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 인구
엘리자베스 문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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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SF작가로 인정받고 있는 엘리자베스 문의 작품 2개가 최근 동시에 출간되어, SF 매니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 중 '어둠의 속도'는 이미 2007년에 출간되었던 작품이고, 나는 '잔류 인구' 를 먼저 읽어보게 되었다.

 

미래의 어느 한 시점. 지구를 떠난 인류는 콜로니라는 한 행성에 정착해서 살아가고 있다.

주인공인 70대 여성 오필리아도 40여년간 이 행성에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 남편과 두 자녀의 죽음 등 힘든 과정을 거친 후, 비로소 안정된 노후의 삶을 누리고자 한다.

그러나, 콜로니 정착을 관리하고 있는 기업의 사업상의 이유로, 또 다른 행성으로의 이주가 진행되는 가운데, 오필리아 같은 노인들은 '쓸모없는 존재'로 분류되어져 거주이전 비용은 커녕 오히려 본인이 추가비용까지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혼자 이 행성에 남아서 남은 인생을 살기로 결정한 오필리아는, 기업의 눈을 피해 콜로니 행성의 '잔류 인구' 가 되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이렇게 홀로 자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오필리아에게 어느 날 찾아온 불청객은 다름 아닌 외계생물체이다.

 

이 소설의 스토리는 이렇게 맞닥뜨린 외계 생물체와 오필리아간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후에는 다른 인간들과 이 외계 생물체의 중간자로써, 오필리아가 맡게 되는 중대한 역할에 대해서도 보여준다.

한마디로 '쓸모없는 존재' 였던 70대 노인은 그 누구도 실행할 수 없었던 큰 일을 이루게 됨으로써 '꼭 필요한 존재' 가 된다.

 

SF 소설을 많이 읽어보질 않은 나에게 SF 소설하면, 일단 외계인, 괴물체, 행성, 스릴러, 미스터리 뭐 이런 단어가 떠오르고 이번 작품도 그런 분위기의 소설일꺼라 생각했었는데, 전체적인 분위기가 생각과는 전혀 다르다.

SF소설에서 빠질 수 없는 외계생물체가 이 소설에서도 당연히 등장하지만, 이 외계생물체로 인해 공포를 느끼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 이들의 공격으로부터 피하고자 고군분투하는 동적인 분위기가 아니다.

오히려, 외계 생물체와의 교류와 소통을 이어가는 과정을 잔잔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선한(?) 외계생물체는 외계인의 대명사인 'ET' 를 연상케하고, 외계인과 소통을 한다는 점에서는 영화 '컨택트(조디 포스터 나오는 영화 말고, 에이미 아담스 나오는 영화) 를 떠올리게도 하고, 한 노인의 행성 생존기라는 내용면에서는 영화 '마션' 이 언뜻 생각난다.

그리고, 내 머리속에 박혀있던 SF소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계기가 되기도 하다.

이제 곧 또 하나의 작품인 '어둠의 속도' 를 빨리 읽어봐야겠다. 궁금하다.

 


 

[ 푸른숲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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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여행자, 도시를 걷다 - 낯선 곳에서 생각에 중독되다
김경한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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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는 인문학보다는 소설을 좀 읽어보자 했는데, 또 이런 제목만 만나면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나 같은 독자만 하더라도, 오로지 제목만 보고 책을 읽고픈 욕구가 마구 생겨나는걸 보더라도, 한 권의 책에 있어서 표지와 제목이 얼마나 중요한지..아마도 출판사 관계자분들도 이미 익히 알고 계시는 부분이겠지.

 

저자가 인문학쪽에 관련된 분인가 싶었는데, 뜻밖에도 경제쪽 전문이시다. 그럼에도 이렇게 다양한 도시와 관련된 인문학 이야기를 깊이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책 속의 장소들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느꼈던 감상과 함께 소개된 역사적 지식, 인물에 관한 이야기는, 저자가 인문학에 얼마나 많은 열정과 관심을 가지셨는지를 짐작케 한다.

 

비틀스, 링컨, 윤동주, 윤봉길, 호치민과 이승만, 맥아더 장군, 율브린너, 이중섭 등의 인물에서부터,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인 리스본 베르트랑, 멜크 수도원, 츠타야 서점, 루쉰공원 등의 장소, 거기에 더해 장미의 이름, 돈키호테, 더블린 3부작, 그리스인 조르바, 설국 등 고전문학에 이르기까지, 그 깊이와 다양성에 빠져 읽다보면 나의 지식의 폭도 조금은 더 확대되는 느낌이 든다.

 

이 곳에서 소개된 많고 많은 장소 가운데, 특히 인상적인 곳은 일본의 다케오 도서관과 츠타야 서점이다.

인구 5만의 작은 도시인 다케오시가 현재는 연간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오로지 이 도서관을 방문하기 위해 온다고 하니, 일본 최대의 서점인 츠타야 서점이 이루어낸 성과는 가히 놀랄만하다. 코엑스의 별마당 도서관이 이 다케오 도서관을 벤치마킹했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소개된 인물 가운데, 영웅으로 신격화까지 되고 있는 호치민과, 건국대통령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독재자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이승만의 비교는 쉽게 잊히지 못할 대목이다.

 

이처럼 인문여행자인 저자가 도시를 걸으면서 사색하는 그 느낌을 책을 통해 전해주고 있는데, 내가 이쪽 분야에 조금만 더 아는게 많았다면 훨씬 더 공감을 하고, 그 느낌을 팍팍 전수받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런 지식을 가지고 해당 장소를 직접 찾아간다면 거기서 느끼는 의미와 감동은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텐데, 나는 언제쯤 이러한 감동을 몸소 체험할 수 있을까..부럽기도 하고, 그러한 열정이 존경스럽기도 하다.

 

초반에 말했듯이 이 책의 제목과 더불어 표지, 구성 다 맘에 쏙 드는데 단 한가지, 대부분의 사진들이 너무 콩알만하고, 그 중 또 대부분이 저자의 인증샷 사진이라 해당장소로서의 사진으로는 큰 의미가 없어서 그 부분은 좀 아쉽다.

 

 

[ 쌤앤파커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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