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 인구
엘리자베스 문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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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SF작가로 인정받고 있는 엘리자베스 문의 작품 2개가 최근 동시에 출간되어, SF 매니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 중 '어둠의 속도'는 이미 2007년에 출간되었던 작품이고, 나는 '잔류 인구' 를 먼저 읽어보게 되었다.

 

미래의 어느 한 시점. 지구를 떠난 인류는 콜로니라는 한 행성에 정착해서 살아가고 있다.

주인공인 70대 여성 오필리아도 40여년간 이 행성에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 남편과 두 자녀의 죽음 등 힘든 과정을 거친 후, 비로소 안정된 노후의 삶을 누리고자 한다.

그러나, 콜로니 정착을 관리하고 있는 기업의 사업상의 이유로, 또 다른 행성으로의 이주가 진행되는 가운데, 오필리아 같은 노인들은 '쓸모없는 존재'로 분류되어져 거주이전 비용은 커녕 오히려 본인이 추가비용까지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혼자 이 행성에 남아서 남은 인생을 살기로 결정한 오필리아는, 기업의 눈을 피해 콜로니 행성의 '잔류 인구' 가 되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이렇게 홀로 자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오필리아에게 어느 날 찾아온 불청객은 다름 아닌 외계생물체이다.

 

이 소설의 스토리는 이렇게 맞닥뜨린 외계 생물체와 오필리아간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후에는 다른 인간들과 이 외계 생물체의 중간자로써, 오필리아가 맡게 되는 중대한 역할에 대해서도 보여준다.

한마디로 '쓸모없는 존재' 였던 70대 노인은 그 누구도 실행할 수 없었던 큰 일을 이루게 됨으로써 '꼭 필요한 존재' 가 된다.

 

SF 소설을 많이 읽어보질 않은 나에게 SF 소설하면, 일단 외계인, 괴물체, 행성, 스릴러, 미스터리 뭐 이런 단어가 떠오르고 이번 작품도 그런 분위기의 소설일꺼라 생각했었는데, 전체적인 분위기가 생각과는 전혀 다르다.

SF소설에서 빠질 수 없는 외계생물체가 이 소설에서도 당연히 등장하지만, 이 외계생물체로 인해 공포를 느끼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 이들의 공격으로부터 피하고자 고군분투하는 동적인 분위기가 아니다.

오히려, 외계 생물체와의 교류와 소통을 이어가는 과정을 잔잔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선한(?) 외계생물체는 외계인의 대명사인 'ET' 를 연상케하고, 외계인과 소통을 한다는 점에서는 영화 '컨택트(조디 포스터 나오는 영화 말고, 에이미 아담스 나오는 영화) 를 떠올리게도 하고, 한 노인의 행성 생존기라는 내용면에서는 영화 '마션' 이 언뜻 생각난다.

그리고, 내 머리속에 박혀있던 SF소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계기가 되기도 하다.

이제 곧 또 하나의 작품인 '어둠의 속도' 를 빨리 읽어봐야겠다. 궁금하다.

 


 

[ 푸른숲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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